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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월 10, 11일 양일 간에 걸친 "로마 회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지원 또한 지지부진?
    지난 7월 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종결된 BRICS 정상회의는 회원국 수가 11개국으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불참으로 인해 그 위상이 오히려 퇴색됐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같은 논리로 지난 10, 11일 로마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10일 우크라이나 복구 회의(Ukraine Recovery Conference, URC 2025)와 11일 '의지의 연합(Union of the Will)' 정상회의도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불참했다. 오히려 로마에서 벌어진 양일 간의 회의 의미가 BRICS 정상회의보다 더 반감되었다고 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러나 젤렌스키 등 우크라이나 재건 회의 참석자들이 초대된 만찬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키예프에 대한 유럽 대륙의 경제 지원은 무료 봉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Il Presidente del Consiglio italiano Giorgio Meloni ha ricordato che gli aiuti economici del continente a Kiev non sono un servizio gratuito)."고 서술한 이탈리아 일간지 란티디플로마티코(L'Anti Diplomatico)의 보도가 겨우 나타나고 있을 정도로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홀대로 인해 우크라이나 지원을 거의 홀로 책임지게 된 유럽 국가들이 로마에서 다시 반러시아, 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결속을 다졌을까? rbc 등 러시아 언론과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의하면 10, 11일 이틀간 열린 로마 정상회의에서 유럽 국가들은 우선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사적,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우크라이나 복구 회의(Ukraine Recovery Conference)는 로마에서 우크라이나 기업들과 줄어들고 있는 노동자에 대한 인적 자원, 우크라이나 국내 각종 지역 문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등 4가지의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이같은 우크라이나 복구 회의는 2022년 스위스 루가노, 2023년 런던, 2024년 베를린에 이어 4번째 모임이었다. 이 회의는 2017년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개혁 회의(Ukraine's Reform Conference)가 출범된 것이 시초로 러시아-우크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이후 우크라이나 복구 회의로 이름을 바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번에 열린 로마 회의의 성과는 초기 자본금 2억 2,000만 유로의 특별 기금(Ukraine Recovery Fund)을 조성하는 합의에 있다. 주최국인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유럽투자은행(EIB)이 이 기금을 내년인 2026년까지 5억 유로로 늘리기로 했다. EU를 대표하는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Gertrud von der Leyen) 집행 위원장은 EU가 우크라이나 복구 사업의 지원을 위해 국제 금융기관들과 약 23억 8,000만 유로 상당의 투자 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3억 중, 18억 유로는 대출 보증 형태로, 5억 8천만 유로는 무상 원조 형태로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EU는 앞으로 규모를 최대 100억 유로로 키울 작정인데 EU는 나토 분납금인 국가 GDP의 5%를 맞춰야 하고 각 국의 분담금 지급 시기도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EU 분담 지원금을 만약 축소하기라도 한다면 국가 GDP의 상당 부분을 EU 분담 지원금에 의지하고 있는 GDP 낮은 동유럽의 국가들이 가장 먼저 반발할 것이다. 그리고 자국 운영 자금에 세금도 그만큼 부과해야 하니 부담되는 것은 EU 시민들이다. 시민들의 불만도 그만큼 심해질 것이고, EU 각 국은 이러한 시민들의 불만들을 달래야 한다. 즉, EU는 우크라이나로 인해 서서히 자금난에 시달릴 가능성도 생각해봐야 한다. 한편 네덜란드는 우크라이나 피해 복구를 위해 3억 유로를 내놓기로 하는 등, EU 국가들도 개별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이번 회의에서 나타난 우크라이나 복구 지원금 23억, 그리고 앞서 언급한 5억, 3억 유로와 같은 금액은 실제로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자금들, 초창기인 2022년과 비교해 보면 현저히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회의에 참석한 우크라이나의 데니스 슈미갈 총리는 "앞으로 14년 동안 우크라이나의 재건 및 현대화에 필요한 재원은 1조 달러(Сума, необхідна для відбудови та модернізації України протягом наступних 14 років, становить 1 трильйон доларів)."로 추산했다. 그러면서 2개의 기금 조성을 제안했다. 하나는 서방 측에 의해 동결된 러시아 해외 자산과 러시아 원자재 수출에 대한 특별세 부과로 5,400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부과하고, 또 다른 하나는 유럽의 민간 투자로 4,600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만들자는 것이다. 전자는 완전히 날강도 짓이고, 후자는 민간 투자를 열어 EU 시민들의 피같은 돈을 빨아 먹겠다는 것이다. 이에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피해 규모를 추산하는 것에서부터 우크라이나 측에 이의를 제기했다. 메르츠는 우크라이나의 전쟁 피해를 약 5,000억 유로로 추산한다고 주장했으며 슈미갈 총리의 1조 달러 주장을 부인했다. 그리고 러시아가 피해 보상을 하기 전까지, 러시아 자산 동결을 해제해서는 안 된다며 비교적인 정상적인 주장을 했다. 그러니 우크라이나가 주장한 2개의 기금 조성 주장은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를 위해 민간 투자 부문을 맡아 온 미국의 대형 투자업체 블랙록(Black Rock)이 로마 회의 전날, 우크라이나 복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따라서 미국 투자기업 블랙록 주도의 민간 투자 유치 건은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마셜 플랜의 핵심으로 보여졌다는 것을 착안한다면 자금이 급한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래리 핑크(Larry Fink) 블랙록 CEO는 지난 2023년 젤렌스키와 회동한 이후, 민간 투자를 끌어 내고, 우크라이나 정부의 투자 전략 수립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따라서 그는 이번 로마 회의에서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블랙록은 포기한 이유를 키예프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전쟁을 종식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 우크라이나 정책을 핑계로 들었다. 블랙록이 우크라이나 복구를 위한 투자 유치를 중단했다는 사실은 지난 7월 6일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의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블랙록은 당초 독일과 이탈리아, 폴란드 등 유럽 주요국 기관 투자자들의 초기 지원으로 수십억 달러의 유치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기관 투자자들이 협상을 일부 중단했기 때문에 자금 조달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당초 블랙록의 민간 투자 유치 목표는 최소 150억 달러였는데 프랑스 업체가 블랙록의 역할을 이어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의 참여가 불투명한 상태에 있어 최소 150억 달러라는 목표가 불가능해졌다. 그나마 우크라이나에게 있어 다행한 점은 미국이 복구 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했다는 사실에 있다. 미국 키스 켈로그 대통령 특사는 이날 로마 회의에서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새로운 '마셜 플랜'을 주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트럼프가 광물 자원 거래로 조성된 특별 기금으로 우크라이나 복구 지원에 앞장 설 것이라 언급했다. 이번 로마 회의에서는 2026~2027년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 지원 문제까지 논의되었다. 슈미갈 총리는 내년인 2026년 예산 편성에서 190억 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키예프는 2025년 러시아에게 입은 피해 복구 사업에 할당된 자금 지원을 절반도 받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11일 로마에서는 전날 복구 회의에 이어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지닌 유럽 30개 국으로 구성된 '의지의 연합(Union of the Will)'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 '의지의 연합(Union of the Will)'은 우크라이나 지원 체제에서 트럼프의 미국이 제외된 공백을 메꾸기 위해 영국과 프랑스의 주도로 결성된 국가 연합체라 볼 수 있다. 여기에 키스 켈로그 미 대통령 특사와 대러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Lindsey Graham, 공화당), 리처드 블루멘탈(Richard Blumenthal, 민주당) 미 상원의원이 이 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이번 로마 정상회의의 성과를 말한다며 우크라이나의 휴전 감시를 위한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것으로 윤곽을 잡있다는 것에 있다. 마크롱 과 스타머 총리는 비록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지만, 런던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프랑스와 영국의 우크라이나 파견군 규모를 50,000명으로 늘릴 수 있다며 허풍을 늘어 놓았다. 또한 이처럼 런던에서 합의했다며 그 합의 사항을 공개했다. 또 '의지의 연합(Union of the Will)' 작전 본부를 우산 파리에 두고 12개월 후에는 런던으로 이전, 순환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물론 키예프에도 지부가 설립된다고 했다. 마크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직후 몇 시간 이내에 바로 작전을 시작할 수 있도록 평화 유지군의 운영 계획을 마련한 것이라 의미를 부여했다. 이처럼 평화 유지군에게는 우크라이나 지상군의 역량을 키워주면서, 우크라이나 영공 및 해상 안보를 지원한다는 역할도 부여되었다. 이를 위해 '의지의 연합(Union of the Will)'은 훈련 교관들과 군수 물자 공급 및 병참 전문 요원들을 우크라이나로 파견할 것으로 보여 진다. 물론 영국-프랑스 연합군이 우크라이나에 투입될 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물론 우크라이나로 파견될 평화 유지군에 대한 미국의 안전 보장 약속이 큰 관건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지난 4월 미국이 '의지의 연합(Union of the Will)'에 정보 및 물류 지원을 약속했다고 보도했지만, 공식적으로 지원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0일 미국의 구체적인 약속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회의에 참석한 린지 그레이엄과 리처드 블루멘탈 미 상원의원들도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배치할 계획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의지의 연합(Union of the Will)'은 로마 정상회의 이후, 공동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추가 평화 협상인 제3차 이스탄불 협상을 지지한다면서 전투가 계속되는 동안 우크라이나에 군사 및 재정 지원을 우선적으로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또한 나토가 2024년 약속한 대로 올해 최소 400억 유로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휴전이 성사되기 전까지는 우크라이나에게 군사 지원을 제공하고, 휴전이 발효되면 평화 유지군을 파견하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보인다. 이 말인즉, 휴전이 되면 곧바로 평화유지군을 가장한 나토군을 투입하겠다는 얘긴데 러시아의 휴전 협상 요구 내용과 완전히 배치되는 얘기다. 결국 유럽은 러시아와 휴전 없이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쯤되면 휴전과 평화를 원하지 않는 것은 유럽과 우크라이나이지 러시아는 아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휴전을 요구해도 EU와 우크라이나는 결코 휴전을 원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올해 "로마 회의"의 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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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17
  • 최근 베트남 하노이 사진관에서 벌어진 한국인들의 폭력 사태 -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인들의 갑질 행위
    2020년 신천지 때문에 코로나로 우리가 위기를 맞았을 때, 베트남은 가장 먼저 한국에 대해 문을 닫았고 이후로 쏟아져 나오는 각종 기사들은 베트남에 대해 우리가 적개감을 갖는데 충족시켜 주었다. 특히 그로 인해 혐베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당시에 댓글로 확인했다. 이는 혐베와 혐한을 부추기는 기레기들의 글도 한 몫 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베트남에 큰 배신감을 느꼈다는 여론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나는 자업자득(自業自得)으로 본다. 베트남 현지에서 현지인 여성들에게 몹쓸 짓하며 각종 물의를 일으키고 간접적인 인종차별하는 한국 사람들의 의식에는 베트남 사람들은 후진국인들이고 동남아시아 사람들에 인종차별하며 비하하고 있는데 우리가 유럽이나 미국에서 인종차별 당하고 있는 것에 항의하고 그럴 낮이 있을까 모르겠다. 우리 스스로가 인종차별을 하고 있건만 미국이나 유럽에서 인종차별 당했다고 호소하는 것 자체가 이율배반이라는 것이다. 베트남을 마치 자기 아래로 보고 들어가는 사람들이 지천에 널렸고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베트남의 후진국 이미지 등이 고스란히 반영된 부분이 바로 아래 링크와 같은 부분이다. 우리는 베트남 사람들을 같은 인간으로, 같은 인류이자 문화 교류자로, 진정한 친구로 대해본 적이 있었는가? 베트남인들을 애초부터 깔보고 들어가면서 후진국인으로 업신여기고 베트남에 들어와 생활하는 교민들이 많아지면서 현지인들에게 갑질하는 것, 베트남에서 생활하면서 많이 목격했다. 그리고 8년 전에는 하노이의 카페에서 여종업원의 엉덩이를 움켜쥐며 성추행했던 한국인들을 필자가 때려 눕힌 적 있다. 그렇게 범죄에 가까운 행위를 하고 정작 위기 때 우리가 저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보여지길 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베트남 내에서 혐한이 생기고 있는 이유는 베트남을 깔보고 갑질하며 무조건 자신들은 대우 받아야 한다는 비뚤어진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생성되었다. 이것은 베트남 현지 뿐 아니라 현재 한국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 내 일하러 온 베트남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람 대접들은 해줬는지도 궁금할 지경이다. 특히 외노자들 때문에 일자리 없어서 외노자들 추방하라 주장하는 사람들, 불법체류자도 아니고 정상적인 비자받아 한국와서 돈 벌어간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인권 예우를 해주었는지도 궁금하다. 현지 베트남 사람들이 차별대우들을 받고 언제까지 참아줄 것이라고 생각했는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현지인을 후진국으로 업신여기고 갑질하며 온갖 하대와 몹쓸 짓을 다하는 그런 자들에게 있다. 우리가 베트남 사람들을 동등하게 존중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인류로 인식했다면 큰 위기가 생겼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베트남 문화와 사람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존중하며 더불어 함께 살아갈 친구로 생각했기 때문에 필자 또한 베트남에서 어려웠을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는 필자 뿐 아니라 베트남에서 어려움을 겪었었던 교민 사업가들, 교민들도 현지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그런 순박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고 게다가 과거에 문화적 수준이 조선과 비슷할 정도로 높았던 사람들이다. 같은 사례로 러시아권 국가들 얘긴데 사업 때문에 왔던 관광으로 왔던 간에 러시아권 국가들에 와서 현지 여성과 놀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분들이 많다. 그 원인이 "러시아권 국가의 여인들은 김태희가 밭가는 나라" 라는 소문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어디서 모델급 여인이나 몇몇 혼혈 인종 중 미모가 있는 여인들을 보고 그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인식을 가지고 러시아권 국가들에 오니 현지 여성을 만나게 해달라고 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다. 현지 러시아권 사업가들과 친분을 쌓아 놓으며 사업 파트너가 되서 만나 그런 얘기를 한다면 그들이 한국인을 어떻게 보겠는가? 가장 안 좋은 것은 후진국의 잣대로 상대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러시아권 국가들에 한국 브랜드의 자동차들이 돌아 다니고 한국 기업들이 스폰하고 있기에 한국 사람들 자부심을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개 거만하게 들어와 상전처럼 행동하는 자들이 늘고 있다 한다. 지금이야 러시아권 국가들의 정부와 사람들이 한국에 호의적이지만 이런식으로 행동들을 하면 그 호의감이 얼마나 갈까? 상대 문화를 존중하고 동등한 잣대에서 이해해야 하는 것이 문화다. 러시아권 사람들을 우습게 알고 쉽게 현지 여성과 놀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그와 같은 행동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현지와 한국에서 보는 외국인 여성들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 지를 이번 하노이 무인 사진관에서 폭행 사건이 표본이 되어 보여주고 있다. 베트남 뿐이 아니고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한국보다 경제력에서 떨어진다고 예의 없이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많다. 과거에 결혼정보회사 등이 베트남 뿐이 아니고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매매혼 비슷하게 했던 행위들을 했었고 이들 나라들이 경제력이 낮다고 한국 남자들이 결혼해주면 감사한 줄 알아라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들이 베트남이나 중앙아시아, 러시아의 여성 대학생들이 결혼만을 위해 한국에 왔다는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편견을 심어주는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현재 베트남의 각 커뮤니티들에서는 반한감정, 혐한감정이 들끓고 있다. 지금 모든 베트남 커뮤니티들 이 여성들을 규탄하고 어디 사는지 칮아내느라 여기저기 제보도 받고 난리 난 상태인 것이다. 요즘 베트남 커뮤니티 내 박제방이 유명한데 이미 혐한으로 도배되어 있는 상태다. 커뮤니티에 박제되는 순간, 한국에서 베트남인들에게 얼굴이 팔리게 되는 것뿐만 아니라 신상정보가 나돌아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끝까지 따라가서 복수하는 베트남인들의 성정으로 볼 때,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보여 진다.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인 숫자가 30만이 넘어가는데 한국 내 베트남의 커뮤니티들에서도 비판이 매우 거센 상태다. 필자가 베트남에서 현재 거주하고 있으면서 늘 느끼는건데 한국인들은 동남아시아인들을 거의 거지보듯이 하고 있다. 불과 50년 전만해도 남베트남보다도 못살았던 나라가 현지인을 똑같은 사람으로 여기지 않으며 마치 노예나 종놈보듯이 대하고 있다. 그러니 남의 나라에서도 저런 갑질 및 폭력을 행사하는 하는것이다. 그러나 동남아시아 사람들을 보면 겉으로는 안 그런척 해도 다 알고 있다. 베트남에서 한국 기업들이 밀려나고 투자도 어렵게 받는 이유가 한국인들이 현지에서 갖은 추태와 현지인들에 대한 멸시 등등 한국인 자신들이 베트남 현지에서 한 행위들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인들은 베트남에서 환영받고 있다. 일본인들이 베트남에서 환영받고 있는 이유는 비록 진정성이 떨어지지만 예의가 바르고 공사 구분이 확실해 신뢰가 가는 파트너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현지인들을 존중하지 않는 졸부 마인드가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 이와 같은 졸부 마인드들이 개선되지 않는 한, 한국인들은 어디서든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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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17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막바지를 앞두고 드리워지는 카스피해 위기(Caspian Sea Crisis)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느새 4년 차에 접어들면서 막바지를 앞두고 있고,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휴전 상태가 지속되면서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가 있다. 해당 국가는 카스피해의 막대한 자원을 기반으로 일약 부국(富國)으로 올라선 아제르바이잔이다. 아제르바이잔은 카스피해 서안의 지정학적 요충지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러시아와 이란 사이의 완충지대에 놓여 있으며 원유와 가스를 중앙아시아와 카스피해에서 수급받고 있는 터키 입장에서 아제르바이잔은 자원 에너지 수급의 생명줄인 곳이다. 게다가 민족이 같은 투르크족 "형제의 나라"이자 "동맹국" 이상의 관계를 갖고 있다.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도 아제르바이잔에서 시작된 송유관으로 가스를 받고 있다. 따라서 아제르바이잔은 유라시아 국가들에 있어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 국가였다. 필자는 2022년 4월 4일에 페이스북과 브레이크뉴스 칼럼에 포스트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카프카스와 카스피해에서 에너지 전쟁이 격발될 것으로 예상했고, 이는 제대로 맞아 들어가고 있다. 카스피해는 남한의 3.7배, 한반도의 1.7배에 이르는 거대한 석유 창고로 풍부한 원유를 품고 있는 곳이다. 세계 메이저 석유회사들이 유망광구를 거의 차지했지만 아직 개발되지 않은 기회가 많은 곳이고 BTC와 CTC 라인의 시작점이 열렸어도 인근에 말라가고 있는 아랄 해까지 에너지 전쟁에 있어 매우 가치가 높은 땅이다. 카스피해는 20세기 초 러시아 제국의 바쿠 유전을 개발한 이래 소련과 이란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이 일대 석유 자원에 눈독을 들인 미국이 소련이 붕괴된 이후, 독립한 주변 국가들에 대한 접근을 가속화하면서 카스피해 일대의 자원을 두고 분쟁이 시작되었다. 냉전 시기에 소련과 이란은 카스피해를 호수로 간주하고 이를 공평하게 분할해 왔다. 하지만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이 러시아로부터 독립했고 이들도 카스피해 영역 인정을 요구하며 자신들의 바다로 주장하기 시작했다. 유전(油田)을 가진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등 3개국은 카스피해를 바다로 보았다. 이에 바다인 카스피해의 영해, 경제수역, 대륙붕에서 독점적 권리는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란의 영해로 설정된 지역에 자원이 거의 없는 이란은 카스피해를 호수로 보고 연안국은 호수인 카스피해에 균등한 권리를 갖는다며 카스피해 공유 5개국이 20%씩 천연자원을 균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러시아는 소련 지역에서 채굴되는 원유에 부분적인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카자흐스탄에서 텐기스 유전을 발견하자 카스피해가 바다임을 인정하고 입장을 바꾸었다. 한편 아제르바이잔의 입장에서는 카스피 해가 바다로 규정되어야 12해리+EEZ에서 나오는 석유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러시아는 이와 같은 아제르바이잔의 결정에 심사가 뒤틀렸다. 소련 시절에 바쿠 유전에서 생산된 기름을 마음껏 가져다 썼는데, 이젠 그것을 빼앗기게 되었으니 카스피 해를 호수라고 해야 해상 유전의 기름을 나눠 갖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에는 군사적 배경도 있다. 카스피 해가 호수이면 러시아와 이란은 자국 해군을 상대국 해안에 해군을 배치할수 있다. 이에 비해 신생 3개국은 강대국의 함선이 자국 연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면 국제해양법의 보호가 필요했다. 이 문제를 놓고 다섯 나라가 오랫동안 티격태격하다가 2018년 8월 12일 카자흐스탄 해안도시 악타우에서 만나 ‘카스피해의 법적 상태에 관한 협정’(Convention on the Legal Status of the Caspian Sea)에 합의했다. 명칭은 바다(Caspian Sea)로 규정하고, 조약의 세부 조항에는 수역(body of water)이란 애매한 표현을 썼다. 얼핏보면 절충안 같지만 대체적으로 호수라고 규정한 현상유지의 협약이란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와 이란과 같은 강대국이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을 누른 것이나 다름없었다. 카스피해 지역은 2002년경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독일,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등 국제 석유 메이저 회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었고 일본 역시 그 뒤를 이어 대규모 투자를 본격 착수했으며, 우리 대한민국도 2002년 4월 산업자원부와 5개사가 '카스피해 유전개발 컨소시엄'을 만들어 카스피해 진출 교두보로 선정한 카자흐스탄을 대상으로 1차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 카스피해 유전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에 대단위의 원유와 가스가 발견되자 우크라이나는 아제르바이잔의 원유를 벨라루스로 수송하기 위해 오데사-브로디(Odessa-Brody) 파이프 라인을 직접 관리하기로 하였다. 이에 아제르바이잔 샤 데니즈(Shah Deniz) 제2 광구 생산 가스의 대유럽 수출 경로 설정되었다. 아제르바이잔의 다른 광구를 통한 유럽으로의 가스수출은 2020-25년이 되면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현재는 일부 광구에서만 유럽으로 연결되고 있고 이 외 투르크메니스탄 여건이 허락한다면, 연간 10~25bcm 규모의 가스를 유럽으로 수출할 수 있는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유럽 국가 중 카스피해의 BTC 및 투르크스트림을 통해 자원을 거의 거저 먹다시피하고 있는 이탈리아와 그리스는 오히려 암묵적으로 카자흐스탄과 파이프 라인이 통과하고 있는 아제르바이잔을 지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아제르바이잔을 통해 각자 자국 땅을 거쳐가는 파이프 라인에 대한 임대비를 비롯한 많은 이득이 걸려있던 이유 때문이다. 게다가 조지아와 알바니아는 오래 전부터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분쟁에서 아제르바이잔을 지지하고 있었기에 BTC 라인을 통한 특혜를 톡톡히 받고 있는 셈이다. 2011년에는 투르크메니스탄과 아제르바이잔의 카스피해 횡단 가스관 공동 건설을 추진했다. 카스피해 횡단 가스관의 건설 이후에는 EU와 투르크메니스탄 간의 협력 강화가 이어졌다. 또한 이 프로젝트의 진행으로 인해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에너지 자원 개발사업의 타당성이 향상되었다. 그러나 이는 이란과 러시아의 엄청난 반발에 부딪치게 된다. 러시아 정부는 카스피해 연안 항만 발전 전략을 ‘직접적 시책’과 ‘관련적 시책’으로 나누었는데, 주목해야 할 직접적 시책으로 러시아 정부에서 극동 지역과 연해주 지역에서 진흥 정책으로 시행되고 있는 "우선적 사회 경제 발전 구역"과 블라디보스톡에서 하고 있는 자유항 제도를 "마하치칼라 자유항(Свободный порт Махачкала)" 제도로 바꾸어 카스피해 연안 지역에도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러시아 정부가 카스피해를 거쳐 이란으로 수출되는 화물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을 염두로 둔 제도였고, 러시아가 카스피해를 거쳐 이란으로 수출하는 주력 품목으로 선철(銑鐵), 철강 제품 등이 있기 때문이다. 카스피해를 경유한 대 이란 곡물 수출로 볼 때, 2016년~2021년 사이 307,000톤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2022년~2025년에는 1,258,900톤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따라서 아제르바이잔과 투르크메니스탄의 에너지 자원 개발사업은 러시아와 이란의 교역과 맞물려 있고, 이 공정이 진행되는 동안 러시아의 이란의 교역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러시아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환경문제를 걸고 넘어지고 있다. 연안국들이 경제개발에 나서는 바람에 오염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 되고 있다는 것을 명분으로 삼은 것이다. 카스피해 연안 5개국은 자원 배분과 오염 방지에 관한 문제를 여전히 공백으로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이런 저런 문제로 러시아와 이란은 아제르바이잔 및 투르크메니스탄과 카스피해에서의 충돌이 불가피하게 생겼다. 비록 군사적인 충돌 가능성은 낮지만 이 지역의 자원을 둔 긴장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칼럼
    • Nova Topos
    2025-07-16
  • 트럼프의 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의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의 행보와 50% 관세의 의미
    브라질의 보수우파 진영의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는 2018년 10월 28일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자당 소속의 페르난두 아다지(Fernando Haddad) 후보를 꺾고 당선되어 2019년 1월 1일부로 대통령이 되었다. 그리고 2022년 재선을 앞두고 마지막 임기 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했다. 당시 대러시아 제재에 상당수 국가들이 참여했는데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거부했다. 이는 브라질이 러시아 비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러시아에 제재를 가할 경우 브라질 농업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의사를 밝혔다. 보우소나루는 우크라이나인들이 국가의 운명을 코미디언에게 맡겼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을 희극 배우 출신인 젤렌스키에게 사실상 전가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따라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2월 28일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정상회담에서 기자들의의 질문에 브라질은 중립 노선을 엄격히 준수할 것이라고 하였으며, 오히려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3월 1일 우크라이나의 난민에 대해 비자를 발급하겠다고 나서면서 확실히 중립으로 자리매김한 셈이 되었다. 그러나 이틀 뒤인, 3일에 야권 대선주자들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립 입장 표명을 연대 성명으로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렇지만 천연 자원 부국인 브라질의 경제는 또 다른 자원 부국 러시아를 경제 재제한 집단 서방으로 인해 반사 이익을 얻고 있는 상황이라 이와 야당의 입장 표명은 일종의 헤프닝이 되었다. 이후 보우소나루는 7월 24일 대통령 재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재선의 의지를 불태웠지만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26%, 보통 26%, 부정적 47%로 사실상 재선은 어렵지 않냐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었다. 10월 2일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43.2%를 득표하여 2위를 기록했다. 브라질의 인구 집중 지역인 남동부에서 약진해 개표 초기에는 이기고 있었는데 노동자 계급이 주로 사는 북동부 지역의 표가 합산되자 이는 판세는 뒤집혔다. 그러나 룰라가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해 10월 30일 둘만의 결선투표가 진행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다만 2018년 대선에서 우파 연합을 주도했었던 1차투표 3위 브라질 민주운동의 시모니 테베치(Simone Tebet) 후보와 1차 투표에서 4위를 한 브라질 민주노동당의 시루 고미스(Ciro Gomes) 후보가 차례로 보우소나루가 아니라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 더 광범위한 반 보우소나루 연대가 구성되었다. 10월 30일 진행된 2022년 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개표 결과 좌파 후보인 룰라 전 대통령에게 1.8%p의 격차로 밀려서 재선에 실패해 보우소나루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참고로 이 선거는 민주화 이래 브라질에서 치러진 대선 중 최고 접전이었다. 브라질 헌정 사상 처음으로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까지 더해 1994년 이후 선거로 당선된 브라질 대통령들은 모두 재선에 성공한 사례들이 굳어져 브라질 정치계의 징크스로 남아있는 것 또한 이 날 선거에서 깨지게 되었다. 얼마 전 탄핵을 겪고 전직 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수감되며 최악의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당에게 정권이 넘어가게 되었고 단임 상태에서 넘어간 대통령이자 세계 최초로 얼마 전 감옥에 들어간 전직 대통령에게 단임으로 정권을 교체 당한 대통령이 되었다. 물론 부패혐의로 인해 탄핵된 지우마 호세프(Dilma Rousseff)와 함께 수감된 룰라의 혐의는 모두 대선 전 대법원에서 무혐의로 확정되었다. 심지어 지우마 호세프는 대선 10일 전 무죄가 확정되기도 했다. 당시 룰라는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지도자라는 동정론까지 불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지지도를 회복할 수 있었고, 동시에 보우소나루 입장에서는 상대 정당이 얼마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또 다른 대통령이 감옥에 간 정당과 맞선다는 최고의 이점이 모두 사라진 결과로 나타났다. 다만 세계 최초로 얼마 전 탄핵을 겪은 정당에게 단임 상태에서 정권을 교체 당한 대통령은 보우소나루보다 약 8개월 앞서 정권을 교체당한 우리 대한민국의 문재인이다. 그러나 이것도 미국의 리처드 닉슨이 사임하지 않았다면 1980년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이 먼저 기록할 뻔했다. 한편 보우소나루는 그동안 부정선거 의혹을 외쳐 왔지만, 정작 자신이 부정선거 의혹을 받게 되었고, 퇴임 후, 이와 같은 부정선거 논란에 시달리게 된다. 다만 대선 1차 투표와 동시에 치러진 2022년 브라질 국가의회 선거에서 여당인 자유당은 하원 513석 중 99석을 기록하며 1994년 이래 단일 정당의 최다 의석수 기록을 차지했기 때문에 보우소나루 입장에서는 아주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되었다. 이어 보우소나루는 11월 1일 침묵 끝에 권력 이양을 승인하고 도로를 점거하고 항의하는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촉구했다. 보우소나루는 조용히 퇴임할 계획이었지만 정작 지지자들이 대규모 선거불복 시위를 벌였고, 그 배후에는 보우소나루가 조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았다. 11월 3일, 제라우두 아우키민(Geraldo Alckmin) 부통령 당선인과 접견하면서 정권 인수인계에 대해 논의했다. 아우키민 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공식 초청에 의해 만남이 이루어졌으며 연방 정부가 모든 정보와 협력을 제공하여 정권 이양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보우소나루는 12월에 퇴임해 2023년 1월 1일 열리는 룰라 대통령 취임식에는 참석하지 않고 미국으로 떠났다.구체적인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 매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소유의 마라라고 리조트에 있었던 것이 확인되었다. 그 정도로 트럼프와는 아주 절친한 사이였다. 그리고 2023년 1월 8일 브라질의 수도인 브라질리아에서 룰라 행정부에 반발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1월 8일 오후 6시경 삼부광장(Praça dos Três Poderes)이라고 불리는 브라질 대법원, 국가의회, 대통령궁이 모두 위치한 광장에 결집한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들이 무력으로 여러 정부 시설을 불법 침입해 점거하였다. 당시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리아가 아닌 홍수 피해를 입은 상파울루에 있었기 때문에 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폭동은 국제적으로 지지를 받지 못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은 룰라 대통령과 통화하여 폭동에 반대하고 브라질 정부의 입장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밝혔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안드레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폭동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냈으며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등이 폭동에 대해 규탄하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폭동은 힘을 받지 못했다. 국제적으로 지지를 받지 못하는 가운데 브라질 당국은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 집무실을 장악했던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의 폭동을 모두 진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보우소나루가 폭동을 부추겼다고 비난했으며 보우소나루는 트위터를 통해 이 폭동을 일으킨 시위대와 관련이 없다면서 선을 그었다. 한편 2023년 1월 15일 대통령궁 법인카드 사용내역이 공개되면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4년간 긴급지출용 법인카드로 보좌진 21명과 함께 식료품, 주유 등 67억원 상당의 돈을 사용했다는 비난이 쏟아졌으며 보우소나루의 최측근이고 보우소나루 행정부에서 마지막 법무장관을 맡은 안데르송 토히스(Anderson Torres)의 집에서 계엄령에 관한 시나리오가 적힌 문건이 발견되면서 보우소나루가 계엄령을 발동하여 쿠데타를 일으키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갖게 된다. 2023년 1월에 발생한 브라질리아 폭동은 룰라 대통령으로 하여금 보우소나루에 대한 정치 보복을 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주었고, 이후에도 잇달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등, 가혹한 정치 보복이 이어졌다. 앞서 내가 페이스북에 언급했듯이 정치 보복은 공산주의 국가나 사회주의 독재국가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현재에도 마찬가지로 존재하는 것이 정치 보복이다. 정치 권력이라는 것은 인간이 거대 집단을 이끌기 위해 필히 가져야 할 중요 매개다. 공산주의든, 자유민주주의든, 인간이 무리를 이루고 집단화 되어 있는 모든 곳에 존재하는 것이 권력이다. 당연히 이념과도 아무 상관이 없다. 권력이 있어야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이고, 정치와 권력은 필연적으로 공생할 수밖에 없다. 어떤 혐의든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귀걸이다. 적용되어진 혐의의 이면에는 정치적 패배에 의한 정치 보복이 숨겨져 있다. 이처럼 정치적 라이벌에 대한 정치 보복은 이전 집권자나 현 집권자가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숙명과도 같다. 정치를 하고 권력을 갖게 되면, 보복 및 숙청을 당할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해야 정치가가 된다. 정치 권력은 그만큼 냉혹하고 비정하다. 결국 보우소나루는 내란 음모, 무장 범죄 조직 연루, 국가 자산 및 유적지 위협 등 5가지 혐의로 기소되었고, 재판을 받게 되었다. 한편 보우소나루의 아들 에두아르두는 아버지에 대한 지지와 사면을 호소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는데 이 시기에 트럼프 현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올해 7월 9일 트럼프는 자신이 존경하는 보우소나루를 브라질 정부가 마녀사냥을 하고있다면서 브라질 정부에 관세 40% 올려서 50%를 부과했다. 트루스 소셜에 공개한 룰라 브라질 대통령을 수신자로 한 서한에서 “브라질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대하는 방식은 국제적인 수치이며 이번 재판은 열려서는 안 된다(Brazil's treatment of former President Bolsonaro is an international disgrace and this trial should not take place).”고 밝혔다. 그는 보우소나루를 매우 존경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죄가 없으며 단지 국민을 위해 싸운 것 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트럼프는 관세 인상 근거로 “브라질이 미국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대해 검열을 시도하고 있다(Brazil is attempting to censor US social media platforms).”고 주장했다. 브라질은 2022년 대선 이후 각종 SNS와 치열한 대립을 벌여 왔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집권 시절 극우파 정치인과 지지 세력이 X 등을 통해 부정선거 및 인종주의, 증오발언, 허위정보를 유포하며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며 통제에 나선 것이다. 수차례 계정 삭제 요구에도 X가 응하지 않자, 브라질 대법원은 지난해 8월 30일 X 접속을 차단하는 방침을 판결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브라질이 미국 기업의 디지털 무역 활동을 방해하고 다른 불공정 무역행위를 지속해왔다며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개시했다고도 언급했다. 외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한 관세 부과를 허용하는 규정이 무역법 301조의 내용이다. 트럼프는 공식 서한에서 50%의 관세는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에 충분하지 않지만, 현 정권이 자행하는 중대한 부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브라질이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도 추가 관세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50%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여러 국가 대상 관세 가운데 중국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미국이 상품 무역에서 74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브라질을 향해 지속 불가능한 무역적자도 이번 고율 관세의 고려 요인이라 밝히기도 했다. 브라질에 제시한 50%의 관세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처우 문제만이 아닌, 브라질이 미국에 기록한 흑자 무역을 불공정 행위로 규정한 것도 포함한 복합적인 면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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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16
  • 트럼프의 러시아에 대한 관세 위협, 효력이 있을까?
    트럼프가 러시아에 대한 중대발표를 하겠다 한 것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한 자리에서 앞으로 50일 이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러시아에 100%의 혹독한 관세를 부과할 것(If the Russia-Ukraine war does not end, we will impose a harsh 100% tariff on Russia)이라 밝혔다. 트럼프는 자신들이 러시아에 대해 매우 큰 불만을 갖고 있다며 만약 50일 안에 휴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매우 가혹한 경제적 조치가 따를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14일에 밝힌 관세 조치가 단순한 경제 제재를 넘어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는 국가들까지 합류한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s)의 형식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 러시아와 에너지 거래를 하고 있는 국가들까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트럼프는 무역이라는 조치를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온 인물이다. 본인 또한 이를 자화자찬(自畵自讚)하고 있다. 이어 전쟁을 멈추는 데도 무역은 매우 훌륭한 수단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본인은 이를 무기로 삼고 있다는 것이 미국에 대해 대단한 마이너스를 불러올 것이라는 것을 잘 모른다. 그리고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방침도 밝혔다. 그는 최상급의 무기를 생산해 나토 동맹국에 공급할 것이며, 그 무기는 다시 우크라이나에 전달될 예정이라 했다. 구체적으로는 패트리어트 방공 체계를 비롯한 대규모 공격 무기들이 포함되며, 일부 무기는 기존 나토 보유분을 교체해 우크라이나로 이전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와 전쟁으로 붙겠다는 것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어쩌고 보면 기다려온 순간이라 볼 수 있겠다. 우크라이나는 단지 방어무기 뿐 아니라 미사일, 탄약 등 다양한 범주의 군사 장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협정은 나토가 전비를 부담하는 조건이라 설명했다. 즉, 나토 동맹국들이 미국의 무기를 구매하여 우크라이나에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회담 중 푸틴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실망감도 드러냈다. 그는 푸틴과 대화가 항상 친절했지만, 그 직후 키예프나 다른 도시들이 공격받는 일이 반복됐다며 매우 실망했다 하였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푸틴이 약속을 지킬 인물이라 생각했으나, 현실은 달랐다고 했다. 그리고 푸틴은 자신이 속였던 전임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도 속이려 했다며 이제는 말보다 결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단순히 경고하는 차원을 넘어 미국의 대외 경제 정책 중 관세는 본격적으로 외교적인 압박 수단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를 여전히 수입 중인 국가들에 대한 2차 제재가 현실화 될 경우, 에너지 시장은 물론 국제 정치 지형에도 큰 파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트럼프를 분석해 본다면 그는 친분이 있던 푸틴에게 기대했지만 결국 그와 같은 개인적인 감정에 기대 자신의 말을 들어줄 것이라 생각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푸틴은 순수한 선의 마음으로 국제 관계에 접근했다가 맹우라 여겼던 독일 메르켈 전 총리에게 배신을 당한 바 있다. 따라서 푸틴 입장에서는 공과 사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원칙이 세워졌을 것이다. 푸틴 대통령 또한 트럼프의 자주 바뀌는 말의 성정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는 단순한 친목만으로 해결될 수 없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과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무역을 별로 하지 않는다. 각종 경제 제재를 해도 러시아는 잘 버텨왔다. 내수 시장 활성화와 집단 서방의 결정에 반발하는 국가들과 교역하며 이들과 함께 집단 서방에 저항해 왔다. 이미 미국과 러시아는 서로 무역을 하고 있는 것이 없고, 러시아를 달래기 위해 관세를 0%로 마쳤다. 그런데 무역 활동이 없는 러시아한테 100% 관세라는 것은 하나마나한 얘기다. 그와 같은 어처구니 없는 관세 폭탄에 러시아 또한 미국과 맞서 카드 하나를 더 구상할 것이다. 그와 같은 카드는 첫 번째, 미국과 대화 창구를 아예 닫겠다는 것을 언급할 수도 있다. 여태까지 러시아는 대화의 문이 여전히 열려 있다며 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미국과의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단교라는 최후의 수단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이기에 쓸 가능성은 낮다. 두 번째, 그동안 미국에 제재하지 않았던 필수품목들을 제재할 것이다. 러시아는 전 세계 우라늄 농축 능력의 약 44%를 차지하며, 미국이 수입하는 핵연료의 약 35%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미국의 전체 우라늄 수입 중 러시아산 비중은 12%, 농축 우라늄는 27%에 달했다. 작년에도 이는 비슷했다. 러시아는 미국에 우라늄 수출을 0%로 제한할 것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원자력 발전 생산국 중 하나이며, 전체 발전량 중 약 19%를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라늄이 단절되면 미국의 전력 생산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원자력 발전소 또한 가동이 멈출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미국 입장에서 재앙이다. 세 번째, 미국이 원하는 희토류 공동 개발을 취소할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에게 희토류 공동 개발을 제안한 바 있다. 희토류는 첨단 기술, 국방,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적인 전략 자원이기 때문에 중요성이 매우 높은 광물이다. 특히, 전기차, 스마트폰, 풍력 터빈, 디스플레이, 레이저, 의료 기기 등 다양한 첨단 제품의 핵심 부품 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미국 또한 희토류는 존재한다. 다만 채굴된 원석에서 희토류 원소를 분리·정제하는 일인데 미국은 이를 분리하고 정제할 수 없다. 몇 년 전만 해도 미국에는 아예 이와 같은 분리, 정제하는 시설이 없었다. 2023년 MP머티리얼스가 국방부 지원을 받아 희토류 정제시설을 구축했는데 아직 처리 용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중국은 환경규제가 느슨한 데다, 저렴한 전기와 노동력 덕분에 비용도 최소화하니까 저렴한 희토류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었고 정제 과정이 더럽고 복잡한데다 그렇다고 희토류가 금이나 은처럼 그렇게 비싼 금속도 아니니까 돈도 별로 되지가 않으니 미국에서 채굴된 희토류 광석을 정제하기 위해 중국으로 보내졌던 이유였다.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를 여전히 수입 중인 국가들에 대한 2차 제재를 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히 BRICS 국가들에 대한 트럼프의 노골적인 협박인 셈인데 러시아를 제외한 다른 BRICS 국가들은 러시아와 주로 교역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이를 건드린다면 이 국가들은 미국에 각종 기본 원자재 제공에 대한 관세를 100% 이상 높이거나 제한하는 측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희토류 산업을 쥐고 있기에 이를 대폭 활용성은 더더욱 높다. 트럼프는 최근 들어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보다는 국제 공조를 통한 압박 노선을 강조하고 있으며 에너지 및 무역 제재를 활용하면서 다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대고 있다.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미국이 나토를 통해 다시 무기를 제공한다면 러시아는 전술핵과 전략핵 두 가지를 전진 배치하여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본격적인 전쟁을 선포하여 특수군사작전에서 전쟁을 격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아마 러시아의 전방위적 공격과 정예병들이 투입되어 빠르게 전쟁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개인적인 감정과 공적인 감정을 구별하지 못하는 이같은 행위, 특히 그의 감정 조절 장애는 미국에 크나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에서 크게 우려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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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15
  • 브라질의 빈곤 문제와 사회적 갈등 요소
    브라질 내 식량 안보 네트워크인 PENSSAN의 조사에 의하면, 2020년 말, 브라질 인구의 9%인 1,900만 명이 심각한 식량 불안 상태에 있었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2022년 말에는 이 수치가 15%까지 상승해 약 3,300만 명이 식량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 초기 브라질 헤알 화폐의 폭락으로 인해 소비자 물가가 급상승 하여 쌀값은 70%, 콩기름 88%, 감자 48%, 우유는 21%씩 오르면서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상파울루의 노숙자들은 지난 2년 동안에만 31% 증가하여 총 32,000명에 이르렀고, 이 인구의 약 10%는 어린이들이 차지했다. 이들 중 73%는 구걸과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있었으며 미나스 제라이스 대학(UFMG) 공공 정책 연구소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상파울루 시내에서의 노숙자들은 2015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해 2022년 5월까지 42,000명의 인구가 노숙자로 거리에서 연명하고 있었다. 2021년 12월에 발표된 Todas Pela Educacao의 조사에서, 6세에서 14세의 어린이 중, 학교에 다니지 않는 비율이 코로나 이전보다 171% 증가해 244,000명이 학교에 가지 못했다고 한다. 아동들의 영양 실조 비율도 크게 증가했는데, 브라질 소아과 학회는 2022년에 4,135명의 어린이가 입원했고, 14세 미만 어린이의 절반 가량(46.2%)이 극심한 빈곤에 처해 있다고 발표한 적 있다. 또 다른 사회 문제로는 마약과 아동들의 불법적인 노동을 꼽을 수 있다. 상파울루 중심에 있는 클라크랜드(Crackland)로 알려진 야외 마약 시장에는 판자촌 양쪽으로 수백 명의 마약 중독자들을 목격할 수 있을 정도다. 클라크랜드(Crackland)는 매년 약 3,700만 달러의 마약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2016년도 기준에 의하면 브라질에서 100만 명의 사람들이 크랙 코카인 사용자로 추산하고 있다. 2019년에 실시된 브라질의 마약 사용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브라질 인의 최소 3.2%가 불법 약물을 사용했다. 이는 약 490만 명에 해당되고 있다. 이와 같은 수치는 남성의 경우, 5%로 여성(1.5%)보다 훨씬 높았다. 브라질의 사회 경제 연구소(ISES)는 아동 착취와 노동에 있어서도 1992년 780만 명에서 2019년까지 180만 명으로 크게 줄어 들었지만, 코로나 팬데믹과 실업률 증가로 인해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동 노동과 관련한 노동청의 고발 건수가 2020년 1,560건에서 2021년 2,181건, 2022년 8월까지 1,700건으로 다시 증가한 것을 보면 이와 같은 예측은 타당할 것으로 여겨진다.브라질 사회는 빈곤의 양극화를 비롯하여 최근 정치적인 문제 이후 첨예해진 정치적인 대립과 원주민들과의 갈등, 인종적 범죄 등 사회적 갈등 요소가 산재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빈곤의 양극화가 점점 심화되면서 더 큰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파리 경제 대학의 세계 불평등 연구소(World Inequality Lab)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브라질에서 가장 부유한 10%가 전체 국민 소득의 58.6%를 벌었고, 가장 가난한 50%는 상위 10%보다 29배 적게 벌었다. 재산 불평등에 있어서도 브라질의 최빈곤층들은 국가 전체 부동산과 금융 자산의 0.4%를 소유할 뿐이었으며 상위 1%가 브라질 부의 거의 절반(48.9%)를 소유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결과를 반영하는 것과 같이 2013년에 국가적 부패를 비난하고 공공 서비스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면서 12개의 주에서 일어났던 대규모 시위에 25만 명이 참여한 바 있을 정도이다. 또 다른 갈등 요인은 인종 차이로 인한 차별에 있다.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 기간 동안 500만 명에 달하는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이 유입되면서 브라질에는 혼혈이 넘쳐났다. 20세기 이후에는 유럽 이민자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인종차별은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했다. 1888년 노예제도가 폐지됐지만 백인 여성 뒤에서 가방을 들고 따라가는 유색 얼굴의 여성을 보는 것은 일반적이었며, 흑인이나 혼혈은 백인에 비해 월급도 5분의 3 정도에 불과했으며, 이들의 문맹률도 백인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2012년 59개의 연방 대학과 38개의 기술 학교에서 인종에 대한 입학 할당제가 제정되었지만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진통을 겪어야만 했다. 2016년 브라질 인구조사에서 혼혈은 46.7%, 흑인 8.2%, 백인이 44.2%를 차지하고 있었다. UCLA의 사회학 교수인 텔레스(Edward Telles) 박사는 브라질에서는 흑인과 혼혈이 다수를 차지했던 1930년대까지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미비했다고 언급하면서 많은 유색 인종들이 인권 유린의 피해자였고, 현재에도 노동 시장과 교육에 있어 인종차별은 만연해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2018년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대통령이 선거 기간 흑인 퀼롬보(Quilombo) 사람을 소에 비유하면서 인종적인 긴장이 한층 격화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는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인권 단체들을 향해 브라질의 역대 역사에 이질적인 긴장을 가져오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에도 유색 인종에 대한 경찰 살인은 5,804건이나 발생했고, 살인 피해자 중 이들의 비율은 75%를 차지할 만큼 브라질 사회에 인종차별은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 있다. 이러한 지역적 사회문제가 빈번한 곳은 도시의 흔한 브라질의 빈민가인 파벨라(Favela)다. 파벨라는 대도시인 상파울루나 리우데자네이루에 흔하게 나타난다. 파벨라가 생성된 계기는 브라질 왕정이 붕괴되고 브라질 제1 공화국이 세워지던 당시 왕당파 성향이 강했던 바이아 주(州) 카누두스(Canudos)에서 제정 복고를 주장하는 반란인 카누두스 전쟁(Guerra de Canudos)이 발생하자 브라질 제1 공화국 정부는 흑인들로 구성된 진압군을 보내 진압했다. 그러나 이 때 임무를 완수하고 전역한 군인들이 연금 지급 같은 대책은 하나도 없었기에 있을 곳이 사라지게 되자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모후 다 프로비덴시아(Morro da Providência, 섭리의 언덕)라는 언덕의 국유지에 무허가로 집을 지으며 마을을 이루었다. 그들은 전장이었던 카누두스에서 무성하게 자란 브라질 원산의 대극과에 속하는 식물인 파벨라의 이름을 따서 자신들의 마을을 모후 다 피벨라(Morro da Favela, 파벨라의 언덕)라고 이름 지었다. 이곳에 흑인 퇴역 군인들 말고도 다른 흑인들과 도시로 온 빈민들이 대도시 한 쪽 구석에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빈부격차 문제와 인종 문제, 교육 문제, 1970년~1990년대에 있었던 경제난이 심해지고 마약 문제가 겹쳤다. 그리고 이를 유통하는 범죄 조직인 마약 카르텔의 확산까지 나타나면서 파벨라는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었다. 파벨라는 사실상 마약 카르텔 혹은 경찰 민병대가 장악한 곳으로, 브라질 정부의 통제가 전혀 닿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멕시코 북부 미국 접경지대인 미국-멕시코 국경 지대에 위치한 엘패소와 나란히 붙어 있는 시우다드 후아레스 주민들이 정부보다 카르텔 혹은 경찰 민병대의 말을 잘 듣는 곳과 비슷하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파벨라는 악명이 높은데 파벨라의 특성상 마약 카르텔이 장악하고 있는 곳이 많다. 특히 영화 "시티 오브 갓(Cidade de Deus)", "엘리트 스쿼드(Tropa de Elite)" 등에서 그 실상이 묘사된 바 있다. 이곳을 전담하는 브라질 헌병대 대테러 부대 BOPE를 취재한 플래툰 2016년 8월 호에 따르면 파벨라 내부는 범죄 조직들이 검문소까지 만들어 놓고 있다 한다. 경찰이 제복을 입고 파벨라에 들어가는 것은 죽여달라는 것과 동일한 의미라고 한다. 사실상 카르텔이 하나의 나라를 차려놓은 것과 마찬가지이며 이는 멕시코의 미국 접경 지대와 비슷하다. 브라질의 경찰관들은 순찰 등 평범한 근무 중에도 제복을 입을 수 없다. 브라질의 경찰들은 오직 갱단들을 소탕하는 작전에 투입될 때만 제복을 입는다. 이는 갱단들이 경찰을 알아볼 경우 뒤에서 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라질에는 경찰관이 큰 극한직업이나 다름없다. 전직, 혹은 현직 경찰관들이 비번일 때 민병대로 투잡 활동하는 경찰 민병대들이 조직의 갱단이나 카르텔을 밀어내고 자신들의 구역으로 장악한 파벨라도 존재하고 있는데 당연히 민병대의 설립 목적부터가 돈을 더 벌기 위해서 불순한 목적으로 공무원의 직업 윤리는 상관하지 않고 이들이 파벨라 주민들을 상대로 하는 행위는 마약만 팔지 않을 뿐 갱단 및 카르텔과 유사하다. 치안은 최악이고, 내부가 사실상 무법지대라 보아도 무방하다. 따라서 여행자 신분으로 파벨라에는 발도 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 언급하고 있다. 파벨라의 내부 치안을 카르텔이나 갱단 혹은 경찰 민병대둘이 담당하고 있다고 하는데, 당연히 파벨라는 브라질의 형법과 민법이 통하지 않는다. 파벨라에서 사망하면 시체도 찾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험악하다. 파벨라에는 애초에 자동 소총이나 폭발물 등의 엄청난 무장을 앞세운 마약 카르텔들과 브라질의 지방 경찰 및 연방 경찰인 BOPE 대원들이 매일 같이 준 전시 체제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곳이다. 대낮에 경찰 헬기가 카르텔의 로켓 런처에 격추당할 정도로 경찰이나 군인들이 들어가도 진압이 쉽지 않다. 그러나 문화인류학적으로 볼 때 무시할 수 없는 장소이기도 하다. 브라질 파벨라에서 생겨난 문화들이 현대 브라질 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뉴욕에서 할렘이 미국 흑인 문화의 심장으로 불리고 있으며 푸에르토리칸 할렘이라고 불리는 이스트할렘이 미국 내 히스패닉 계통 문화의 주축 중에 하나이듯 이 파벨라도 마찬가지다. 특히 펑크 카리오카(Funk Carioca) 가 리우데자네이루의 파벨라에서 탄생한 음악장르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치안이 매우 불안하여 문화인류학적 연구 때문에 접근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리우데자네이루의 유명한 거대 예수상(Christ the Redeemer)은 리우데자네이루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이 거대 예수상(Christ the Redeemer)은 파벨라 지역의 앞에 있어 파벨라에서는 거대 예수상(Christ the Redeemer)의 앞을 볼 수 없다 한다. 이는 평생 약자와 빈민의 편에 섰던 예수마저 파벨라를 등지고 서 있는 것 같은 구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파벨라는 예수조차도 외면한 동네라는 이야기가 우스갯소리처럼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밀거래 등 좋지 않은 범죄들이 예수상 뒤에서 만나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편 브라질에서는 초등학교의 의무교육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벨라 지역 초등학교는 출석율이 50%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개근상을 받을 정도의 학생이 1개 학급에서 1명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취학 수준이 매우 낮다. 파벨라에서 마약 조직원이 되는 사람들은 거의 초등학교를 중간에 그만두고 10대 중반의 나이에 조직원으로 가입하는 경우다. 따라서 파벨라의 10대들은 학력이라고 해봐야 기초적인 수준의 글과 셈을 겨우 익힌 반문맹 수준이라는 것이다. 브라질에서 빈민층 자녀가 학교를 다니면 생계비를 지급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데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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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15

실시간 Nova Topos 기사

  • 도카라 대지진 설은 허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남쪽 도카라 열도에서 최근 일주일간 소규모 지진이 총 525회나 발생했다. 이에 현지 온라인에서는 이와 같은 군발지진(群發地震·특정 지역에서 짧은 기간에 작은 지진이 계속 일어나는 현상)이 대지진의 징조라는 소문이 확산되었다. 그러나 일본의 지진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리적인 특성과 지진의 규모 등을 근거로 하여 이와 같은 대지진에 대한 소문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고 했다. 29일, 도카라 열도에서는 6월 21일부터 28일 오후 6시까지 진도 1이 넘는 지진이 총 525회가 관측되었다. 물론 진도는 모두 리히터 규모 4.0 이하였다. 구체적으로 4.0이 6회, 진도 3.0이 27회나 발생했다. 나머지는 진도 1.0~2.0 정도였다. 그러나 지진 강도에 대한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의 등급을 의미하는 규모로 흔히 나타나지만 일본에서는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흔들림 정도 등을 수치를 가지고 진도를 나타내기 때문에 보편적인 진도를 보는 개념이 다르다. 즉, 일본에서는 진도 1.0이 흔들림이 가장 약하고 7.0이 가장 강하다. 29일에도 40회가 넘는 지진이 일어났다. 최대 규모는 4.7이었고, 이 지진으로 일부 지역에서 진도 4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진도 4는 대부분의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수준이고, 컵이나 접시가 흔들리는 정도의 진동이다. 건물 등 구조물에는 큰 피해가 없지만, 일상의 움직임과 교통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이기는 하다. 이에 일본 현지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른바 ‘도카라의 법칙(トカラの法則)’이라는 속설이 돌아다니고 있다. 이 법칙은 도카라 열도 근해에서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면 이후 다른 장소에서도 대지진이 일어난다는 내용이다. 이와 같은 소문은 특히 일본의 인기 만화가 다쓰키 료(竜樹 諒)가 오는 7월 5일 일본 서남부에 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과 동일시 되어 급속도로 퍼졌다. 다쓰키는 1999년 직접 꾼 예지몽을 바탕으로 출간한 만화 ‘내가 본 미래(私が見た未來)’에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을 예견하여 맞춘 바 있다. 대지진설은 이 만화에 “2025년 7월 5일 대지진이 발생해 동일본 대지진(2011년 3월) 때보다 3배 높은 쓰나미가 일본 서남권을 덮친다”는 내용으로 담겼다고 한다. 다쓰키는 새로운 저서에서 구체적인 날짜로 지목한 ‘7월 5일’에 대한 입장은 수정했지만, 7월 대재앙설 자체를 취소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과 전문가들은 ‘도카라의 법칙’이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당 지역 지질의 특성상 평소에도 도카라 열도의 군발 지진은 자주 관측되고 있기에 대지진과는 거의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카라 열도에서는 2021년 12월과 2023년 9월에도 각각 300회가 넘는 소규모 지진이 연이어 발생한 바 있다. 도카라 열도 주변은 필리핀 판이 유라시아 판 아래로 들어가는 류큐 해구와 가깝기 때문에 지각의 움직임에 따라 지진이 잦으며 또헌 화산섬과 해저 화산도 많아 다른 지역보다 지각 움직임이 심하다고 했다. 특히 이와 같은 지진들은 모두 소규모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 정도 지진은 거대 지진을 유발한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것으로 대체로 보고 있다. 일본은 지진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군발 지진이 있는 동안 다른 장소에서 지진이 일어나는 것이 드물지 않으며 과학적으로 도카라 지진과 거대 지진이 연계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일본 열도 남부 난카이 해곡에서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이 80% 정도로 알려진 규모 8.0∼9.0의 대지진과 관련해서도 해당 지역과 해역이 달라 관계가 없다고 일본 정부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7월 대재앙설 등의 영향으로 일본 관랸 여행 업계는 실질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6월 말~7월 초 일본행 항공권 예약 건수는 무려 83% 급감했다고 한다. 홍콩 항공사 2곳은 최근 일본 남부 지역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줄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필자도 마찬가지다. 7월 대재앙 설로 인해 도쿄로 필자의 모임에 응답한 사람은 겨우 두 명 뿐이었다. 결국 필자는 이 두 명을 모시고 내일 일본 도쿄에 간다. 이번에는 많은 가이드비를 받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두 분이라는 손님을 20명이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모시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이에 발맞춰 일본 정부도 직접 소문 진화에 나섰다. 일본 관광청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여행을 결정할 때는 공식 기관이 발표하는 과학적 정보를 참고하기를 추천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기상청은 SNS 등을 통해 전문가들이 현재의 과학 수준으로 지진 발생 시기나 장소, 규모를 예측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관련 추측은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 기상청 장관이 나서서 사람은 보이지 않는 것에 불안을 느끼고, 그 대상에 대해 단정적인 말을 해주는 것에 의지하는 경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근거 없는 정보를 유포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도카라 대지진 따위는 없다. 물론 자연 현상에 대해 인간이 어찌 다 알 수 있겠냐마는 전문가라는 집단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모든 것은 자연의 이치에 따른 운명에 맞길 뿐이지 한낱 만화가의 소설 같은 이야기에 운명을 맞기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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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03
  • 헝가리-우크라이나의 충돌 가능성이 높은 "자카르파티야" 지역은 어떤 곳인가?
    자카르파티야 지역은 루마니아 중부와 북부, 헝가리 서부 지역의 척박한 산지로 나타나지만 비옥한 우크라이나 쩨르노젬 지대와 헝가리의 푸스타 초원을 연결하는 천혜의 요충지이기도 했다. 고고학적인 연구에 의하면 자카르파티야 지역 주민들이 트라키아인과 켈트인의 영향을 받았고 스키타이계 유목민족들의 유골들이 출토되었으며, 빠르면 B.C 2세기 이후, 슬라브족이 정착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고트족, 훈족, 아바르 제국 등의 세력이 이 지역을 통과하여 로마 제국을 침공하면서 아시아계 기마유목민족들의 유럽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되었다. 9세기 말엽에는 마자르족이 카르파티아 산맥을 넘어 푸스타 초원으로 진출하였다. 이후 이 지역은 헝가리 대공국의 영토가 되었다. 그러나 푸스타 초원의 원주민들이 헝가리인과 서로 급속히 동화되었던 것과 달리 척박한 변방 지대였던 자카르파티야 지역은 슬라브계와 라틴계 토착민, 그리고 이주해온 헝가리인 사이의 동화가 매우 늦었다. 게다가 몽골 제국의 유럽 침공 이후로는 쿠만족까지 정착하면서 자카르파티야는 다민족들이 자리 잡게 되었다. 그 결과로 인해 헝가리 왕국의 지배 하에서 헝가리인, 루신인, 우크라이나인, 슬로바키아인, 루마니아인이 서로 뒤섞여 거주하는 독특한 문화를 지닌 지역이 되었다. 헝가리 왕국은 이 지역을 1,000여 년 가까이 지배했으나 실질적인 지배력이 점차 약해져 15세기에는 슬라브계 토착 귀족들이 주로 통치했다. 중세 헝가리 왕국의 영토가 꽤 거대한 편이었고 몽골 제국의 침공 이후, 헝가리 자체가 쇠락하면서 힘의 공백이 생겨 자카르파티야 지역은 헝가리로부터 독립된 지역이 되었다. 이후 헝가리 왕국이 1526년 모하치 전투에서 패전함으로 인해 오스만투르크 제국에게 실질적으로 멸망했으며 헝가리인의 자치공화국인 에르데이 공국이 성립된 이후에도 이 지역은 오스만투르크의 간접적인 지배를 받았다. 1699년에는 카를로비츠 조약으로 인해 합스부르크 제국에 귀속된 이후에 헝가리인보다는 루신인과 현지 러시아인을 위시한 슬라브계 인종이 훨씬 더 많았다. 1867년 오스트리아 제국과 헝가리 왕국 분리주의자 사이에 맺어진 대타협이 성사된 이후, 운그바르(Ungvár)를 중심으로 하는 운그 주(Ung vármegye), 베레그사스(Beregszász)를 중심으로 하는 베레그 주(Bereg vármegye), 나지쇨뢰시(Nagyszőlős)를 중심으로 하는 우고차 주(Ugocsa vármegye), 마라마로시시게트(Máramarossziget)를 중심으로 하는 마라마로시 주(Máramaros vármegye)로 분리되어졌다. 하지만 이 지역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트리아농 조약으로 헝가리 왕국은 공중 분해 당했다. 헝가리는 당시 패전으로 인해 72%의 영토를 잃어 전쟁 전 325,441km2에 달하던 헝가리의 영토는 93,073km2가 되었다. 헝가리는 64%의 인구를 잃어 2,090만 명에서 760만 명이 되었다. 그리고 국경의 변화로 인해 1,070만 명의 헝가리인 중 31%인 330만 명이 헝가리 국경 외부에서 살게 되었는데, 헝가리 고유의 영토라고 할 수 있는 부분까지 민족 구성을 핑계로 루마니아 왕국이나 체코슬로바키아, 세르비아 왕국 등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 지역 인구의 다수를 이루었던 루신인과 우크라이나인은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 아닌 체코슬로바키아와 협력하여 자치주를 구성하게 된다. 체코슬로바키아 산하 자치주는 낙후되었던 자카르파티야에 급수 시설과 철도를 확충하였다. 지주들에게 몰려있던 토지를 소(小) 농민들에게 재분배하여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체코슬로바키아 시절 자카르파티야에는 724개의 학교가 존재하고 있었는데 체코슬로바키아는 소수 민족의 자치에 대해 매우 관대하였고, 그 중에서 540개는 우크라이나어(루신어), 130개는 헝가리어, 32개는 슬로바키아어로 교육을 진행했다. 이 외에도 소수의 루마니아어 및 독일어 학교와 1개의 유태인 학교가 존재하고 있었다. 이는 과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제한적인 민족어 교육에 비해 크게 진일보한 정책으로 나타난다. 과거의 헝가리 왕국은 대타협으로 주권 대부분을 회복한 이후 급진적인 마자르화 정책을 시행하여 슬로바키아인, 루마니아인, 루신인, 우크라이나인, 세르비아인 등의 소수민족들을 억압했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대에는 오스트리아 제국에 속한 시스라이타니아 지역이 훨씬 자유로웠다. 헝가리 왕국의 마자르화 정책에 크게 위협을 받은 크로아티아인들은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요청하여 헝가리 왕국과의 타협으로 인해 크로아티아-슬라보니아 왕국을 결성하여 헝가리인의 탄압으로부터 탈출하려 했을 정도였다. 이후 루신인의 자치구, 그리고 1일 동안의 존속한 독립 국가를 거쳐 1938년에 헝가리 왕국이 재점령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중 소련이 자카르파티야 지역을 재점령한 이후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영토로 편입시켰고, 이 지역에 러시아어로 카르파티아 산맥 건너편이라는 쟈까르빠티예(Закарпатье)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 이 시기로 나타난다. 소련의 스탈린은 중부 유럽에 대한 소련의 영향력 확장과 유사 시에 판노니아 평원으로 진격을 쉽게 하기 위해 카르파티아 산맥이라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경 및 장벽에도 불구하고 카르파티야 지역을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에 편입시켰던 것이다. 이 지역은 소련이 해체된 이후에 우크라이나의 영토가 되면서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게 된다. 자카르파티야 지역은 우크라이나인이 주류로 나타나고 있으나 오랜 기간 동안 헝가리 영토였던 만큼 헝가리인이나 헝가리계 우크라이나인이 거주 중에 있다. 약 15만 명 정도 되고 있다. 그 외에는 루신인, 슬로바키아인, 러시아계 우크라이나인, 독일인, 집시, 루마니아인 등이 거주하고 있다. 이 지역은 우크라이나어가 공용어로 나타나지만, 소수민족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헝가리어, 루신어, 슬로바키아어, 루마니아어 등의 언어도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대체적으로 우크라이나어의 비중이 높으나 베레호베(Берегово)와 같은 도시는 헝가리인이 다수를 점하고 있기에 헝가리어가 통하고 있는 곳이다. 따라서 베레호베 지역에는 우크라이나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 과거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영향력 하에 있던 지역이라 대부분의 도시들이 헝가리어, 독일어, 슬로바키아어 지명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자카르파티야 지역은 헝가리와 우크라니아의 외교 갈등 원인이 되고 있는 지역이다. 헝가리계 우크라이나인 또는 헝가리인들의 거주 지역인만큼 대부분 주민들이 헝가리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있는데 2017년 우크라이나에서 시행된 ‘우크라이나 국어교육 강화법’으로 인해 중등교육기관에선 우크라이나어만 사용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강화했기 때문에 헝가리 정부에서 이에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이 조치가 취소될 때까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지 않겠다며 매우 강경하게 나오고 있는 입장이다. 헝가리 민족주의자들은 공공연하게 트란스 카르파티아가 헝가리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이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최후방이 되어 우크라이나에서 유일하게 가장 안전한 주가 되었다. 전쟁 피해도 거의 없고 공습경보조차 울리지 않았을 정도로 러시아의 공습이 전무한 지역이다. 그러나 자카르파티야 지역은 낙후된 농촌 지역이기 때문에 타격할 만한 곳이 거의 없고 우주호로드(Ужгород) 공항 정도에 불과한데, 이 공항의 활주로 끝이 러시아를 지지하고 있는 슬로바키아와의 국경선에 면해 있기 때문에 폭격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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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02
  • 중국의 제2 도련선 돌파의 의미 :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흐르는 위기감
    이미 배타적 경제수역 (EEZ, Exclusive Economic Zone) 같은건 무의미하게 됐다. 중공이 대만 포위 훈련 할때부터 일본의 베타적 경제수역은 허물어진거나 다름없다. 1951년 미국 국무장관이었던 존 포스터 덜레스(John Foster Dulles, 1888~1959)가 냉전 시기 소련과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차단하기 위해 제창한 전략 구상 도련선(島鏈, Island chain) 또한 이제 의미가 없어졌다. 중국 헤군사령관 류화칭(劉華淸)이 1980년대에 이를 ‘근해 적극방위전략’의 핵심 지역들을 자국의 해군 전략에 편입하여 미국이 설정한 제1도련선을 방어 경계선으로 공식화했다. 중국 근해인 제1 도련선과 좀 더 멀리있는 제2 도련선이 현재 미국이 설정한 대중국 방어선이다. 태평양의 섬들을 사슬처럼 이은 가상의 선이라 해서 도련선(島鏈線)인데 실질적으로는 중국 해군이 활동할 수 있는 범위를 뜻하기도 한다. 본래 중국은 제1 도련선 돌파에 이어 2020년까지 제2 도련선의 제해권을 장악하고, 2040년에는 미국의 태평양 독점 지배를 저지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난다. 이미 제1 도련선은 의미가 없게 되었고 제2 도련선 또한 올해 6월, 이란-이스라엘 전쟁으로 인해 모두가 중동에 집중하고 있을 때, 중국은 함대를 보내 이미 제2 도련선을 돌파해버렸다. 이 자체가 경악할만한 일인데 모두가 당시 중동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그대로 묻혀져 버렸다. 중국이 미국에게 통보하고 미국과 함께 설정한 도련선은 미국이 발표한 2개지만 중국이 발표한 것은 3개다. 제1 도련선의 경우, 쿠릴 열도에서 시작해 일본, 류큐열도, 대만, 필리핀, 말라카 해협에 이르는 중국 본토 근해로 이루어져 있다. 제1 도련선은 대체로 주변 지역에 대한 완충 지대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합병시킬 경우 제1 도련선이 완전히 완성에 이른다. 그러나 대만을 포위하는 훈련을 몇 차례 실시했었고 이에 대한 견제도 전무했기에 사실상 제1 도련선이 완성되고 해당 해안 일대가 중국에 넘어간거와 다름 없게 되었다. 제2 도련선의 경우, 외곽의 오가사와라 제도를 시작으로 괌, 사이판, 파푸아뉴기니 근해에 이르며 이는 서태평양 연안 지대 전체를 이르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대한민국과 일본을 중국의 영향 아래 예속시킬 경우 제2 도련선이 완성된다는 입장인데 이번 달에 그 경계가 뚫렸다. 중국이 마지막으로 지정한 제3 도련선은 알류샨 열도를 시작으로 하와이, 뉴질랜드 일대를 활처럼 휘어 있는 선 형태를 말한다. 이는 서태평양 전역에 대한 장악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이 선의 목적으로 본다면 최종적으로 미국과 태평양을 양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대외적으로 공표하고 있는 것은 제2 도련선까지로 여겨지는 데, 제3 도련선으로 넘어가면 미국을 극도로 자극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대놓고 발표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제2 도련선 만으로도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일대에 대한 중국의 주도권은 확고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이와 같은 도련선들은 정치적인 입장으로 볼 때 독립전쟁 이후, 태평양의 미국이 설정한 먼로 독트린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군사적인 입장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이 설정한 절대 방위선과 많은 유사한 부분이 있다. 정치적인 입장에서 볼 때, 동아시아-서태평양에서의 중국의 영역과 중국식의 국제 질서 지역의 영역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리고 군사적인 입장으로는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의 영향력을 투사할 수 있는 군사력과 그 동안 중국의 앞바다를 통제하여 압박하려던 것을 배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이 말하는 도련선 전략은 동아시아 지역 내 국가들이 전부 중국과 협력해야 가능한 것이지만 중국의 세력 확장에 대한 위협을 느끼고 있는 국가들이 많아 이와 같은 협력이 이루어지는 것은 쉽지 않다. 중국 항공모함 전단이 지난 6월 7~8일 처음으로 일본 동쪽 끝 서태평양 내부의 일명 '제2 도련선(The second island chain)' 지역을 넘어서 훈련을 벌였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중국 항공모함인 랴오닝함과 산둥함 전단이 일본 동쪽 끝 미나미토리시마 주변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에 일본과 미국이 항의했지만 중국에서는 연례 계획에 따라 조직된 정기훈련으로 국제법 및 국제 관행을 준수하고 특정 국가나 목표를 겨냥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도련선 확장 정책을 억제하기 위해 제1도련선 내 국가들에 전략 자산 배치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 미국은 B-1B 전략폭격기를 지난 4월 일본에 전진 배치하는 등 각종 전략무기를 제1 도련선에 배치하려 한다고 검토했다. 미국은 유럽과 나토의 지원을 축소해서라도 중국의 해상능력을 봉쇄하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 했지만 이미 늦었다. 한 번도 돌파당한 것을 되돌릴 수 없는 것이고,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동안, 미국이 태평양 일대에 대한 신경을 전혀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파악되었다. 특히 이같은 위기 상황에 대해 미국 측이 아닌 일본 해상자위대가 파악하고 알렸다는 것은 미국의 대 태평양 지역 감시 정보가 많이 약화되었음 시사한다. 보통의 태평양 전력이 강했을 시기의 미국이었다면 이 같은 사실은 즉각 보고 되어 함대를 출동시켜 견제에 나섰을 것이다. 그러나 결코 그런 일은 없었다. 특히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으로 인해 미국이 중동에 신경쓰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태평양 지역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었다. 혹자는 미군이 이 지역에서 상시 주둔 대신, 필요시 신속히 전개할 수 있는 해군력(7함대)과 연합훈련,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고 했는데 모두 무력화 된 셈이다. 미군의 영향력은 상시 주둔 숫자가 아니라, 위기 시 신속 투입 능력, 동맹국과의 연합작전, 첨단 정보 · 감시 · 정찰 자산, 해군력 운용 등 복합적 전략에 기반한다고 했다. 그런데 제2 도련선 돌파하며 중국의 항공모함들이 해상 훈련을 실시 할 때, 앞서 언급한 미국과 동맹국들의 관한 내용들은 완전 무위로 돌아갔다. 동맹국과의 연합작전 따위도 없었고, 미국이 자랑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복합적 전략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미국이 관여하는 다른 지역들을 신경 쓰고 있을 때, 다른 관여 지역은 쉽게 뚫릴 수도 있다는 약점을 노출한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것이 일종의 "전략적 실험(Strategic Experiment)"일 수도 있다. 미국이 다른 곳에 집중하고 있을 때, 다른 지역으로 출몰했을 경우, 미국의 대응 능력을 살펴본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해상 훈련도 마찬가지다. 우선 제2 도련선까지 건드려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구축한 제2 도련선까지의 인도-태평양 연합 QUAD와 AUKUS의 연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의 실험이다. 일단 제2 도련선까지 가보고 이를 해상 훈련이라며 적당한 핑계를 대면 된다. 해상 훈련을 하면서 이들의 반응을 떠보고 해당 지역들의 정보도 취득하면서 여러 가지 모의 실험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다음 돌아가서 여태까지 실험한 내용과 취득한 정보들을 모아 또 다른 전략을 세우거나 이미 세워져 있는 전략들을 대폭 수정할 것이다. 이를 구체화 한다면 이제 친중 국가들을 이용해 미국과 동맹국들의 주목을 환기 시킨 다음, 태평양 지역에 대한 작전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된다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볼 나라는 대만이고 그 다음이 한국과 일본, 혹은 필리핀 및 파푸아뉴기니, 솔로몬 제도 등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부분에 대해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미 중국은 제2 도련선을 기준으로 해상 훈련을 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이룬 셈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싸우면 가장 유리해지고, 이득을 볼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1차적으로 아, 태 지역의 긴장이 풀어져 이번처럼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을 것이고, 2차적으로 이란에게 물자를 지원하며 벌이도 쏠쏠해질 것이며, 3차적으로 동남아시아에 대한 예속화 과정의 심화와 더불어 일대일로의 확장은 더욱 가속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대비해서 우리는 베트남과 일본, 러시아와 공조를 강화하고 많은 정보를 확보해 미국과 호주, 인도에까지 넘겨줘야 한다. 특히 다극화 시대로 가면 중국과 러시아는 현재 "불편한 공생(Uncomfortable Coexistence)"을 하고 있는 격이지만 그 때 되면 서로를 견제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지금 현재도 그러한 양상이 조금씩 보여지고 있다. 두 나라의 역사적 관계, 정치-외교적 관계 등을 보면 단순히 경제적 관계 만으로도 해소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지금은 서로 협조적이지만 이 둘은 결코 모든 면에서 친해지기 어려운 국가들이다. 둘이 상호 견제 할 것을 대비해 러시아와 친해지면 여러 모로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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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02
  • 이란-이스라엘 12일 전쟁, 미국의 개입으로 불안정한 중동 정세
    이란과 이스라엘의 12일 전쟁은 미국이 이란을 직접 폭격했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대응으로 가기 직전에 – 이란 의회를 의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최종 승인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선언으로 끝났다. 미국은 B2 스텔스 폭격기로 이란의 핵 시설과 농축 우라늄 시설이 있는 나탄즈, 포르도 및 이스파한을 정밀 타격했고, 이란은 이에 맞서 중동의 미군 기지 두 곳(카타르와 이라크)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때 이란은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미국에 이를 통보했고 미군은 미리 대피했기 때문에,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그런데 이란의 이 두 가지는 사실상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사용하면서 미국의 공격에 대해 결사 항전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이란의 핵 시설 및 농축 우라늄 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자랑했지만, 이란은 지상의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을 뿐이다. 특히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시설 및 핵 시설이 있는 포르도와 나탄즈에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해서 벙커버스터인 GBU-57를 12발을 투하했다. 이스파한은 미군 잠수함에서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24발 이상의 공격을 받았다. 그런데 미국의 공습 이전에 이란은 아마도 가장 중요한 농축 우라늄을 빼돌렸거나 다른 기존보다 훨씬 더 깊은 지하 시설로 옮겼을 것이다. 만일 미국이 실제로 이란의 핵 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면, 방사능은 분명히 노출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여기에서 우리의 의문은 과연 트럼프의 말대로 이번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이란의 핵 시설 및 농축 우라늄 시설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 성공했는가에 있다. 오히려 이와 반대로 이란이 핵 개발을 한층 촉진시킬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되었고, 테러 지원국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서방으로부터 각종 경제적 제재를 받고 있어서 이 기회에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라는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최근 이란은 이번 미국의 공격을 방관한 국제 원자력 기구를 압박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이번 미국의 이란에 대한 공습에서 트럼프는 미군이 더 이상 국제적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공약을 스스로 어겼으며, 미국 의회의 승인조차 거치지 않았다. 트럼프 지지자들 내부에서도 이란의 공습에 대해 찬반으로 갈리면서 내부 균열이 발생하고 있었다. 트럼프는 철저한 기만전술과 비밀작전으로 이스라엘의 요청을 받아들면서도 동시에 이란-이스라엘 전쟁을 휴전으로 만들어야 트럼프 자신의 정치적 승리를 보여주려고 했다. 심지어 트럼프는 자신의 휴전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또다시 이란을 폭격하려고 하자, 곧바로 이스라엘 총리와 설전을 벌인 직후 이스라엘의 조종사들이 되돌아가는 상황도 있었다. 이것은 트럼프 자신의 결정에 반기하는 사람은 그 누구든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각인시킨 것이라고 하겠다. 불과 12일간의 전쟁이었지만, 이란과 이스라엘도 각각 피해가 컸지만, 다행스럽게도 본격적인 지상전이 벌어지지 않았다. 피해에 차이가 있다면 이란의 드론과 탄도 미사일 공격으로 이스라엘은 민간인 피해보다는 각종 인프라와 건물 및 군 기지 등에서 피해가 컸다. 민간인들은 방공호로 대피해서 인명피해가 비교적 적었지만, 이란에 의한 대량의 드론과 탄도 미사일은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뚫으면서 좁은 지역에 밀집한 건물들을 파괴했다. 이와 반대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주로 핵 시설과 군 지휘부를 겨냥해서 이루어졌고, 방공호가 별로 없는 이란 민간인들의 피해가 컸다. 초기에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은 미국이 개입하면서 미국 대 이란의 전쟁으로 진화하기는 했지만, 결국 각국이 서로 승리를 자화자찬하면서 공식적으로 휴전이 성립했다. 그런데 이러한 승리는 정치적 승리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지율 상승으로 가자 전쟁에 집중하는 조건을 만들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부의 문제를 무마하면서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을 통한 휴전을 이끌어 내는 해결사로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하메네이는 정치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반미를 통해 이란 내부의 지지를 공고히 하면서 자신의 후계 구도를 만드는데 유리한 국면을 조성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승리들은 전쟁의 부수적 결과로 얻어진 것일 뿐, 중동의 평화를 실제로 가져오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서서히 드러나는 사실은 미국의 이번 이란 공격이 사실 트럼프의 말과 반대로 이란의 핵 사설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이란의 핵 과학자들과 군 수뇌부들을 제거했다고 해서 그것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제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폭격으로 이란의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는 명분만 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되면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있을 것이다. 이란은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따라 취약한 방공망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방공망을 구축할 것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으로 드론과 탄도 미사일을 대량으로 섞어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이 효과적이었음을 확신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이란의 취약한 공군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인도와 파키스탄의 충돌과정에서 상당히 존재감을 보여주었던 중국의 전투기에 이란은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이란이 이번 기회에 러시아보다는 중국에 밀착하면서 중국의 신실크로드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조한다면, 이른바 반미동맹으로 대표되는 듯이 보였던 CRINK에서 중국-이란이 가까워지고 러시아-북한이 밀착하는 방식으로 나아갈 것이다. 물론 이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미국의 이란 공격이 향후 중동 문제를 실타래처럼 얽혀 들어갈 수 있다. 만일 이스라엘의 요청으로 인한 미국의 이란에 대한 공격이 이란의 핵 무기화에 아무런 성과가 없었음이 드러난다면 그 후폭풍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엄청난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이다. 트럼프는 시리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풀면서 이란도 미국의 요구대로 협상 테이블로 나오지 않으면 또다시 폭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지만, 이란이 현재로서 미국과의 협상에 나올 가능성은 없다. 쉽게 말해 이란이 굳이 그래야 할 명분도 이익도 현재로서 없을 뿐만 아니라 자위권을 어느 정도 갖추기 전에는 이란이 미국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다. 이란의 대리전 역할을 그동안 수행했던 시아파 벨트가 이스라엘의 공격에 상당히 주춤하고 시리아가 내전으로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탓에, 이란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축소될 것은 사실이다. 그나마 후티가 버티고 있어서 이란으로서는 그래도 중동에서 영향력은 유지될 것이다.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당분간 자력갱생으로 버틸 것인데, 문제는 시리아가 과연 안정된 평화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인가다.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매우 어렵고 서서히 악명 높은 IS도 출현하고 있어서 매우 불투명하다. 이번 미국과 이란,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은 중동 전체에 복잡한 현실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이란의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으로 – 비록 약속 대련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 중동 국가들은 방공망 구축을 위해 미국과 서방에 손을 내밀 것이다. 중동에서 이란이 고립되고,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이 서로 이익에 의해 가까워진다고 해서 중동의 평화가 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야말로 순진한 생각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어쩌면 민심과 한참 거리가 먼 정치적 야합으로 이스라엘에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이것이 중동의 화약고를 스스로 건드리는 꼴이 될 수 있음을 중동의 지도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중동의 불안정한 상황은 미국과 이란의 치열한 샅바 싸움과 아직 끝나지 않은 가자전쟁 그리고 시리아의 어두운 그림자로 인해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다. 이것은 중동의 근본적인 문제가 여전히 제대로 된 첫 단추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 칼럼
    • Nova Topos
    2025-07-02
  • 아랍의 선조이자 아랍인들의 시조로 여겨지는 이스마일(Ismail)은 어떤 인물로 나타나는가?
    천사가 "사래의 종 하갈아!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길이냐?" 하고 물었다. "나의 주인 사래를 피하여 도망치는 길입니다." 하갈이 이렇게 대답하자, 야훼의 천사는 주인 곁으로 돌아가, 고생을 참고 견디라면서 이렇게 일러주는 것이었다. "내가 네 자손을 아무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불어나게 하리라." 야훼의 천사는 다시 "너는 아들을 배었으니 낳거든 이름을 이스마일이라 하여라. 네 울부짖음을 야훼께서 들어주셨다." - <공동번역 성서-창세기> 16:8-11 이스마일은 <구약성서-창세기>와 <꾸란>에 등장하는 인물로 아브라함의 서장자로 알려져 있다. 이스마일이라는 이름의 의미는 “하나님께서 돌보신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꾸란>에 기록된 바에 따라 이슬람교에서는 예언자 무함마드를 이스마일의 자손이라 여기며 아라비아인의 시조로 불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아브라함과 사라가 아브람과 사래라 이름 불리던 시절에 사래가 아이를 가지지 못하자 아브람은 이집트인 여종인 하갈을 통해 아들 이스마일을 가지게 된다. 당시 야곱의 아내, 즉 아브라함의 손자며느리인 레아와 라헬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당시 정실부인에게 아들이 없으면 몸종을 대리모로 삼아 자신의 아들을 가지는 경우가 흔히 존재했다. 또한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에서 그 몸종이 집안의 규율을 어길 경우 추방하는 게 가능했는데, 하갈은 이스마일을 임신하자 주인을 업신여겨 사래를 분노하게 했다고 한다. 그에 대해 사래가 아브람에게 항의하자 아브람은 당신의 여종이니 당신 마음대로 해라 말했고 이에 사래가 하갈을 구박하자 하갈은 사래를 피해 도주하게 된다. “주님의 천사가 광야에 있는 샘터에서 하갈을 만났는데 그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 이르시되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수 있나 보라,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고 말씀하셨다.” - <구약성경-창세기>15:5 “야훼의 천사는 다시 "너는 아들을 배었으니 낳거든 이름을 이스마일이라 하여라. 네 울부짖음을 야훼께서 들어 주셨다. 네 아들은 들 나귀 같은 사람이라, 닥치는 대로 치고 받아 모든 골육의 형제와 등지고 살리라.” - <구약성경-창세기>16:11-12 하나님을 목격한 하갈을 “당신은 저를 돌보시는 하나님이십니다.”라고 하여 그 우물을 라하이 로이(Rahai Roi)라 하였는데, 그곳은 카데스(Kades)와 베렛(Beret) 사이에 있다고 전해진다. 하갈은 우물에서 돌아와 아들을 낳았고 아브람은 아이의 이름을 이스마일이라 하였다. 이 때 아브람은 이미 86세였다고 한다. 후에 아브람이 99세가 되었을 때 하나님이 아브람에게 나타나 “너는 아브라함이라 불리고 사래는 사라라 불리게 될 것”이라 말하며,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가 되게 하리라”고 말했다. “너에게서 임금도 나올 것이고 영원한 계약을 세워 가나안 땅을 후손들의 소유로 주고 그들의 하나님이 되어 주겠다.”고도 말했다. 그리고는 90세가 된 사라가 이삭이라는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말해준다. 또한 계약의 자손은 이삭의 후손이 되리라 말했다. 이삭이 태어난 이후, 아브라함은 아기가 자라서 젖을 떼던 당시 큰 잔치를 베풀었는데 사라는 당시 이스마일이 이삭을 놀리는 걸 보고서 그를 추방하라고 성을 낸다. “그런데 사라는 이집트 여자 하갈이 아브라함에게 낳아 준 아들이 자기 아들 이삭과 함께 노는 것을 보고 아브라함에게 말하였다. ‘그 계집종과 아들을 내쫓아 주십시오. 그 계집종의 아들이 내 아들 이삭과 함께 상속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 말을 듣고 아브라함은 마음이 몹시 괴로웠다. 이스마일도 자기 혈육이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그 애와 네 계집종을 걱정하여 마음 아파하지 말아라. 사라가 하는 말을 다 들어 주어라. 이삭에서 난 자식이라야 네 혈통을 이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계집종의 아들도 네 자식이니 내가 그도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 - <구약성경-창세기> 21:9-13 아브라함은 이 말에 당황하여 하나님께 조언을 구하고 이에 하나님은 하갈의 아들도 너의 자식이니 한 민족이 되게 하겠다고 약속하였다. 하나님의 조언에 따라 아브라함은 빵과 물 한 가죽 부대를 하갈에게 주고 이스마일과 함께 자신의 집안에서 내보냈다고 한다. 하갈 모자는 아브라함의 곁을 떠나 브엘세바 광야에서 헤매게 되었고, 물이 떨어지자 하갈은 하나님께 아들을 살려달라고 울었다. 그러자 천사가 하갈의 앞에서 나타나 그를 큰 민족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말하며 하갈의 눈을 열어 주었고 그로 인해 우물을 보게 된 하갈은 가죽 부대에 물을 담아 이스마일에게 주었다. 이후 하나님께서는 그와 함께 있었으며 광야에서 자란 이스마일은 성인이 되자 활을 쏘는 사냥꾼이 되어 파란 광야에서 살았는데, 하갈은 이집트 땅에서 그의 아내를 얻어 주었다. 이는 이스마일의 자손인 아라비아인의 혈통이 이집트인과 결합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브라함이 죽자 이삭과 이스마일은 같이 아브라함을 장사지냈다고 나온다. 또한 이삭의 장자였던 에서를 받아준 인물도 큰 아버지 이스마일이었다. 여기서 자세히 보면 16장과 21장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중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문헌 가설로도 설명할 수 있지만 본문 자체의 문학적 관점을 존중해서 21장에 대해 언급하자면, 22장의 이삭 번제물 이야기와 연결해서 설명할 수도 있다. 이스마일을 추방하는 이야기와 이삭과 관련된 시험 이야기가 첫 번째 단락이라면 아들을 포기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두 번째 단락, 아브라함의 이행이 세 번째 단락이다. 이는 하나님의 개입과 구원이라는 구도를 공유하며, 따라서 본문 상으로는 함께 붙어있음으로써 더 큰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는 아들 없이 죽을 예정이던 아브라함이 많은 나이에 아들을 2명이나 얻은 상태에서, 소중한 장남과 기적으로 얻은 차남을 모두 포기해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을 고려하며 읽는다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성경>에 따르면 이스마일의 족보는 이러하다. 맏아들 느바욧(Nvayot), 케탈(Ketal), 아드브엘(Adboel), 밉삼(Mibsam), 미스마(Misma), 두마(Duma), 마싸(Massa), 하닷(Hadat), 데마(Dema), 여툴(Yeotul), 나비스(Navis), 케드마(Kedma)가 이스마일의 아들들로 마을과 고을에 따라 그들의 이름이자 12개 부족의 족장들이 되었다. 이스마일은 137세를 살아 선조들 곁으로 갔다. 이스마일의 자손들은 하윌라(Hawila)에서 수르(Sur)에 이르는 지방에 살았는데 수르는 이집트 맞은편과 아시리아로 가는 곳에 있으며 자신의 형제들에게 맞서 혼자 떨어져 살았다. 이삭은 가나안에서 살았고 아브라함은 사라 사후에 결혼한 크투라(Ktura)에게 얻은 아들들에게도 자신의 재산을 공평히 나누어 주어 동방의 땅으로 내보냈다고 한다. 나중에 자신의 동생인 이삭의 아들 에서(에사오)는 이삭이 가나안으로 야곱이 바탄아람(Batanaram)으로 떠나는 것을 보게 된다. 에서는 40세 무렵 가나안 토착 여자인 히타이트 사람 브에리(Beri)의 딸 여후딧(Yeohudit)과 히타이트 사람 엘론(Elon)의 딸 바스맛(Basmat)을 아내로 맞아들였는데, 에사오는 그 광경을 본 뒤 이스마일을 찾아가 이스마일의 딸이자 맏아들 느바욧의 누이인 마할랏(Mahalat)을 아내로 맞아들였다고 한다. 이에 이스마일은 자신의 조카 에서를 사위로 맞아들인 셈이다. 에사오의 입장에서는 친사촌 형제와 혼인했으며, 동생 야곱은 외사촌 형제와 혼인했다. 이후 에사오는 큰 세력을 이끄는 족장으로 성장해 에돔(Edom)을 세우게 된다. 야살(Yasal)의 책에서는 아브라함이 이스마일을 보고 싶어 했다고 한다. 사라가 낙타에서 내리지 않는 조건으로 보내는데, 아브라함이 이스마일의 첫째부인을 만나게 되는데 하갈과 이스마일은 없었다. 이 여자는 아브라함을 보고도 영접하지도 않고, 아브라함이 여행으로 목이 마르니 물을 달라고 하지만 이를 듣지 않고 자식들을 때리기까지 했다. 이에 아브라함은 여자에게 이스마일이 오거든 천막의 못이 좋지 않으니 뽑아버리고 다른 못을 박으라고 전해 달라 했다. 이에 이스마일은 집에 오고 나서 그 말을 듣고 여자가 아버지를 천대하였다고 파악하고 첫째부인을 추방해버린다. 그리고 이스마일은 둘째부인과 재혼했는데, 아브라함이 또 이스마일이 보고 싶다며 찾아간다. 하갈과 이스마일이 없는 상황에서 둘째부인은 아브라함을 영접하여서 아브라함은 이스마일이 오거든 천막의 못이 훌륭하니 단단히 박으라고 전해 달라 하였다. 히브리인들은 아라비아인들을 이스마일의 후손으로 보았다. 실제로 <성경>의 묘사를 보면 요르단 강 동쪽 아라비아 반도 땅에서 살아가는 부족들을 이스마일의 후손들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들의 나라끼리 교류하기도 했다. 그리고 몰약과 유향 같은 물건들을 가지고 돌아다니는 행상들은 주로 이스마일의 후예들이라 나오는데, 이 재료들이 주로 아라비아 남쪽에서 나왔기 때문에 옛날 히브리 세계관에서도 동방의 아라비아인이 이스마일 인이라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사마리아인들의 전승에서는 이스마일의 후손들이 메카를 세웠다고 나와 있다. B.C 시대부터 여러 역사가와 저술가가 아라비아인들을 이스마일과 연관 지었으며, A.D 1세기에도 이스마일은 아라비아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플라비우스 요세푸스(Flavius Josephus)에 의하면 이스마일의 자식들이 유프라테스 강과 홍해 사이에 있는 나바테아(Navatea)에 거주하였고 이들의 후손이 아라비아인이라고 한다. 이러한 인식은 기독교 세계에도 이어졌다. 7세기에 이슬람의 팽창을 직접 목격한 정교회의 수도자이자 교부인 다마스쿠스의 성 요한은 아라비아인들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이들은 아브라함과 하갈 사이에서 태어난 이스마일의 자손이기에 하갈인 또는 이스마일 인이라고 불립니다. 또한 이들은 사라센인이라고도 일컬어지는데, 이는 ‘사라에게 박탈당한(Σάρρας κενούς)’에서 유래한 것으로, 하갈이 천사에게 ‘사라가 저를 빈손으로 보냈습니다.’라고 말하였기 때문입니다.” - 다마스쿠스의 성 요한, <이슬람 비평> <꾸란>에서 나오는 이스마일은 이브라힘의 아내 하자르(هَاجَر / Hājar)가 낳은 첫째 아들로 나온다. 무슬림들은 알라의 축복을 받은 적자는 이스하크(Iskhak)가 아니라 장남인 이스마일이라 주장하고, 알라가 이브라힘을 시험하기 위해 제물로 바치라고 한 것도 이스하크가 아니라 이스마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슬람에서는 이스마일을 무함마드 이전의 선지자 중 한 명으로 본다고 한다. 이슬람교에 의하면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으로 하갈과 이스마일을 현재의 메카에 해당하는 사막에 버리고 떠났는데 물을 구하던 그들에게 샘물이 솟아났다고 한다. 이를 잠잠 샘물이라고 하며 현재 이란의 대표적인 콜라의 브랜드 이름이기도 하다. 돌아온 아브라함과 이스마일이 이 위치에 세운 제단이 현재 이슬람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사우디 메카의 카바 신전이다. 아브라함과 이스마일이 그 집(카아바)의 주춧돌을 쌓아올리며 오, 하나님이시여! (저희들이 노력을) 받아들여 주시옵소서! 실로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들으시고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이십니다. - <꾸란> 2:127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번제의 대상이 되는 것도 이스마일이다. 이스마일이 이브라힘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이브라힘이 말하니 “오, 아들아! 실로 내가 너를 희생시키는 것을 꿈에서 보았는데, 너의 생각이 어떤지 알고 싶구나.” 라고 하였다. 이에 그가 말하니 “아버지, 당신께서 명령 받으신 대로 하십시오. 당신께서는 제가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는 인내하는 한 종임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두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이스마일의 머리를 숙이려 했을 때, 우리(하나님)가 그를 부르니 오, 이브라힘! 너는 그 꿈을 확신하였으며 이미 그것을 이행한 것이니라. 실로 우리는 선을 행하는 자들에게 보상을 베풀 것이니 진실로 이것은 분명한 시험이었느니라. 그래서 우리(하나님)는 큰 희생(양)으로 그(이스마일)를 대신하였느니라. - <꾸란> 37:102-107 이에 본래 유목민들은 가족인 형제 및 동서를 구분하지 않고 장남에게는 일부를 넘겨주고 아버지가 있는 곳에서 가장 떨어진 곳에 자리 잡아 독립하였으며 차남에게 아버지의 토착 지역을 물려주는 경향이 있다. 평범하게 생각해 유목민의 관습에 따라 이스마일은 아버지에게 독립해 아버지에게서 먼 곳에 자리 잡아 자신의 세력을 세웠고 번성했으며 차남인 이삭은 아버지의 지역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볼 수 있다. 아브라함이 후처인 크투라 사이에서 낳은 아들들은 동방의 땅으로 보냈고 이스마일이 가장 먼 곳에서 살아간 것처럼 나오는 것도 본래 장자가 충돌을 피해 가장 먼 곳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후에 야곱이 에사오에게 장자권을 찬탈하고 사기까지 쳤기 때문에 에사오는 아버지에게 떨어져 에돔을 세우고 이스라엘은 가나안의 땅을 물려받았다고 나온다. 그것도 유목민의 관습으로 보면 형이 독립하고 동생이 아버지의 땅을 물려받았다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야곱의 첫째는 르우벤(Luven)이고 나머지 자녀들도 야곱에게서 멀리 떠나 살지 않은 것으로 보아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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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30
  • 헝가리-우크라이나 사이에 악화된 분위기, 양국의 스파이 전쟁
    헝가리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지난 달 11일에 헝가리 정보기관의 정보원으로 의심되는 전직 군인 2명을 체포하자, 헝가리가 자국 주재 우크라이나 외교관 2명을 간첩 혐의로 추방했고, 우크라이나도 이에 맞대응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악화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안드레이 사비가(Андрій Савіга)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키예프 당국이 헝가리 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해 헝가리 외교관 2명을 48시간 이내에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을 요구했다(Київська влада викликала посла Угорщини до Міністерства закордонних справ і зажадала, щоб два угорські дипломати покинули Україну протягом 48 годин)."고 게시했다. 시비가 장관은 "헝가리가 우크라이나 외교관을 추방한 조치에 맞서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하고 우리의 국익을 고려한 대응(Застосування принципу взаємності та врахування наших національних інтересів у відповідь на висилку Угорщиною українських дипломатів)."이라고 적시했다. 이와 같이 SBU가 헝가리 정보원으로 추정되는 인믈을 체포하고 이를 발표함과 동시에 헝가리는 우크라이나 외교관들을 추방하고 우크라이나가 이에 맞대응하는 시간은 만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더불어 우크라이나의 나토-EU 가입 등을 두고 지속적으로 충돌해 왔던 양국 관계로 볼 때 결국 사태 악화는 필연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사실 헝가리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기 이전부터 매우 불편한 이웃이나 마찬가지였다. 우크라이나 SBU가 헝가리 간첩을 적발하여 체포했다는 지역운 자카르파티야 지역으로 이 지역은 20세기 초까지 헝가리의 영토였다. 따라서 자카르파티야에는 헝가리계 주민 약 15만 명이 소수민족으로 거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 우크라이나 남성들이 총동원령을 피해 헝가리로 탈출하는 주요 루트 중 하나로 갈라시아-볼리나 지역과 더불어 우크라이나 정부는 매우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는 헝가리로 탈출한 자국민에 대해 추방을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헝가리는 이를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있어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에 있다. 실제 우크라이나가 결정적으로 헝가리를 자극한 시기는 2017년에 도입된 우크라이나어 사용 정책이었다. 헝가리는 이를 자카르파티야에 거주하는 헝가리계 주민들에 대한 인권 침해라 주장하며 크게 반발했다. EU도 헝가리 편을 들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조건으로 이 정책을 폐기 혹은 수정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양국 간에 극도로 민감한 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SBU가 헝가리 정보원으로 추정되는 40대 2명을 체포한 것이 사태 악화의 시발점이라 볼 수 있다. SBU는 두 사람이 헝가리 정보기관의 지시를 받고 우크라이나 방공시스템 위치 등 군사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카르파티야 주민들의 정치적 노선을 조사하였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용해 헝가리 군이 이 지역에 진입할 경우, 주민들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에 대한 시나리오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헝가리인의 간첩 혐의를 적용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자카르파티야 지역에서 암약하는 헝가리 군 정보국 스파이 네트워크를 적발했다고 강조했다. 이 때 체포된 헝가리인 두 명 중 한 명은 병이 깊은 아버지의 치료를 핑계로 헝가리를 왕래하며 수집한 정보를 헝가리 정보 기관 측에 보고하고, 자금과 새로운 임무를 받아왔다는 것이 SBU의 결론이다. 그러자 헝가리는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페테르 시야르토(Péter Schiart) 헝가리 외무장관은 SBU의 발표를 두고 헝가리에 대한 비방과 프로파간다라고 반발했으며 자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외교관 신분으로 활동하던 우크라이나인 2명을 간첩 혐의를 적용하여 맞대응으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시야르토 장관은 이는 헝가리가 평화를 원하고, 전쟁을 반대하기 때문에 일어난 의도적인 사건이며 우크라이나 측이 헝가리를 친러시아 세력으로 여기고 있는데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에는 헝가리 보안군이 수도 부다페스트 중심가에서 전직 우크라이나 외교관이 탄 승용차를 세우고, 탑승자를 강제로 체포하여 국경 밖으로 추방했다. 헝가리 보안군 측은 그를 외교 공관에서 근무하는 간첩 요원이 아니라 신분을 숨기고 암약하는 블랙 요원이라 주장했다. 본래 EU와 나토 회원국인 헝가리는 전쟁이 발발한 이후 줄곧 러시아 편을 들어 서방의 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반대해 왔던 국가이다. 따라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젤렌스키 사이에도 간혹 심각한 의견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르반 총리가 전쟁 종식을 위해 중재자의 입장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하자, 젤렌스키는 이에 대한 엄청난 비판을 쏟아냈다. 최근에도 젤렌스키는 부다페스트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방해한다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헝가리-우크라이나 간의 이와 같은 갈등은 진실인지 아닌지 모를 스파이 전쟁의 여파로 인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이와 같은 사태 악화의 중심에는 전쟁을 이유로 엄청난 권력을 행사하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SBU가 존재하고 있다. SBU는 이미 현지에서 구성원들의 심각한 권력 남용과 부패 및 도덕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고 헝가리와 스파이 전쟁으로 부딪치기 얼마 전에 대규모 부패 사건이 발생해 분위기가 매우 날카로워진 상태였다. 같은 날, SBU의 한 고위 관리가 부패와 도덕성 문제로 해임되었다. 대통령실 산하의 국가 안보 국방위원회(Комісія національної безпеки та оборони)에서 제재 부과 분과를 총괄하는 SBU 경제안보 담당 부서장인 아나톨리 로이프(Анатолій Лойів)가 우크라이나 국가 내 제재를 받은 한 기업인의 호화 생일 파티에 참석하여 상당한 금액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곧바로 해임되었다. 그는 안보위원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파리마치(Pari Match) 그룹의 사장 생일 파티에 전현직 SBU 고위 간부들과 함께 참석한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따라서 함께 참석한 인사들 중에는 우크라이나 마피아 출신의 '법률 도둑 움까'(вор в законе)로 알려진 세르게이 올레이닉(Сергій Олійник)도 섞여 있었다. 그는 그날 전격적으로 SBU에 의해 체포되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또 로이프의 부패 의혹은 그의 어머니가 고급 부동산을 취득함으로 인해 문제가 제기되었다. 자카르파티야에 거주하는 그의 어머니는 수도 키예프와 교외에 총 1,600만 흐리브랴 이상의 고급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언어학 교수인 그녀의 수입으로 도저히 취득이 불가능한 부동산이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폭로는 우크라이나 기업인들이 '안보 위원회'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담당자에게 뇌물을 제공한다는 소문과 함께 맞물리면서 로이프의 부패 의혹으로 증폭되어 우크라이나 내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SBU는 또한 키예프에서 제재를 받은 한 기업의 건물을 두고 우크라이나 군 정보총국(GUR)의 특수부대와 총격전 직전까지 간 것으로도 알려져 키예프 시민들의 충격을 안겨 주었다. GUR은 지난 4월 조직의 필요에 따라 키예프에 있는 친러시아 기업의 건물을 압수 수색했다. 그러자 이 회사는 억울하다며 SBU 측에 호소했으며 이 같은 호소를 받아들인 SBU가 GUR를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SBU가 진상 파악을 위해 키릴 부다노프 GUR 국장을 조사하려고 나서자, 그의 부하들이 장갑차로 길을 막으면서 저항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들의 주변에 몰려들고, SBU가 마침내 물러서면서 양 정보기관 간의 최악 충돌은 피했다고 전해진다. GUR과 SBU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벨라루스 민스크에 열린 러시아-우크라이나의 1차 평화 협상에 참여한 금융인인 데니스 키례요프(Денис Кіреєв)는 협상에 참여한 이후, 2022년 3월에 간첩 혐의로 SBU에 연행됐는데, 이후 사망해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당시 그의 죽음은 러시아-우크라이나의 평화협상을 방해하려는 강경 세력의 소행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2023년 GUR의 부다노프 국장은 SBU 장교들이 키례요프를 살해했다고 폭로했다. 키례요프는 전쟁 초기에 키예프의 방어에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는 특급 정보를 제공했는데, SBU가 키례요프를 러시아와 내통한 간첩 혐의를 씌워 살해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키례요프는 젤렌스키로부터 사후 훈장을 받고 키예프의 '바이코보 영웅들의 묘지(Могила Героїв Байкова)'에 안장되었기 때문에 간첩 누명은 일단 벗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건은 전쟁 초기 SBU와 GUR 간의 치열한 권력 투쟁으로 기록되었다. 당시 바실리 말류크(Василь Малюк) SBU 수장이 급히 부다노프 국장을 만나 두 기관 간의 상호 이해 및 협력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갈등은 일시적으로 봉합되었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부다노프 국장에 대한 SBU의 도발은 최근 우크라이나 내 여론조사 결과와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는 전 우크라이나 군 총참모장이자 현 주 영국 대사인 잘루즈니 및 젤렌스키와 함께 우크라이나 대국민 신뢰도가 가장 높은 상위 정치인 3인에 속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젤렌스키보다 높게 나오기도 했기 때문에 차후 우크라이나 대선이 시작된다면 대선후보로 거론되기까지 했을 정도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나타난 헝가리-우크라이나 사이의 스파이 전쟁은 부패로 얼룩진 SBU의 비리를 덮기 위해 헝가리와의 영토 분쟁을 이용해 일부러 헝가리를 자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뭔가 정보부가 제대로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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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30
  •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Павел Дуров), 루마니아 대선에 프랑스 정보국의 개입으로 인한 부정선거를 폭로하다.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Павел Дуров)는 프랑스에 깊은 앙심을 품고 있다. 두로프는 프랑스 정보기관이 루마니아 대선에 개입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루마니아에 가서 프랑스의 대선 개입에 대해 증언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2024년 11월 치러진 루마니아 대선은 미국 J. D. 밴스 부통령이 분명히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한 바 있다. 현재 루마니아 우파 세력을 대표하는 칼린 조르제스쿠(Călin Georgescu) 후보가 1차 투표에서 승리하자 헌법재판소가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을 이유로 선거 자체를 무효화했다. 당시 루마니아 정보국(SRI)은 약 25,000개의 텔레그램 계정이 투표일이 있기 15일 전부터 조르제스쿠 후보와 관련된 게시물을 폭발적으로 올렸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SRI은 이를 두고 러시아의 적극적인 하이브리드 공격으로 규정했으며 러시아가 결선 투표에도 개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제 EU 자신들이 원하지 않으면 뭐든 러시아 탓으로 돌릴 예정인듯 싶다. 칼린 조르제스쿠 후보를 낙마시키고 다시 치러진 1차 투표의 결과, 역시 루마니아 우파 세력 후보인 조르제 시미온(George Simion)이 1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하자, 프랑스 등 전 EU는 비상이 걸렸다. 그의 상대는 친 유럽 성향의 니쿠쇼르 단(Nicușor Dan) 부쿠레슈티 시장이었다. 두로프가 프랑스의 선거 개입을 폭로한 것은 결선 투표 당일인 5월 18일이었다. 그는 그 날 텔레그램 채널에서 유럽 국가 중 한 나라가 루마니아 대선을 앞두고 시미온 후보를 지지하는 보수 성향 여론을 제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요청을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텔레그램은 루마니아 사용자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정치 채널을 차단하지 않을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두로프는 국가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바게트 이모티콘을 첨부하면서 논란이 되었다. 바게트는 프랑스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로프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면서 민주주의 수호는 있을 수 없고, 선거에 개입하면서 타 국가의 선거 개입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와 공정한 선거는 하나만 선택할 수는 없으며 루마니아 국민들은 둘 다 누릴 자격이 있다고 적시했다. 그러자 프랑스 당국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프랑스 외무부는 프랑스가 루마니아 대선에 개입했다는 근거 없는 의혹이 텔레그램과 X에 유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프랑스는 이러한 의혹을 단호히 부인하며 의혹을 재기한 사람이 넷상에서 책임있게 행동하고 루마니아 민주주의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프랑스 대외안보총국(DGSE) 또한 두로프를 여러 차례 만나 테러와 아동 포르노 위협을 예방하는 그의 책임을 강조했다며 루마니아 선거와 관련된 주장을 부인했다. 물론 루마니아 외무부도 두로프의 게시물을 캡처한 뒤 "Fake"라고 적었다. 그러나 두로프는 지난 5월 20일 SNS에서 프랑스 정보기관이 자신을 만났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며 그들은 테러와 아동 포르노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했지만, 아동 포르노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이야기의 주요 목적은 항상 지정학적인 문제를 두고 언급했었고, 루마니아, 몰도바, 우크라이나 같은 나라들이 주 내용들이었다고 반박했다. 두로프는 2025년 봄, 니콜라 레르네르(Nicolas Lerner) 프랑스 대외안보총국 국장이 크리용 호텔에서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 전에 보수 세력의 움직임을 차단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는 엄연히 국제 개입에 위한 선거 공작이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벨라루스, 이란에서 시위대를 차단한 적이 없으며, 유럽에서도 차단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하면서 시민들의 정치 발언에 대한 자유를 지키겠다 했ㄷ다. 결선 투표 결과, 친유럽 성향의 니쿠쇼르 단 후보가 53.6%의 득표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여론조사에서 앞섰던 시미온 후보는 46.40%의 득표에 그쳤다. 이에 시미온 후보는 당연히 반발했다. 결선 투표 이틀 뒤인 5월 20일 X를 통해 루마니아 헌법재판소에 선거를 무효화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2024년 12월 선거가 취소된 것과 같은 이유로, 외부 개입이 입증됐으니 선거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전 세계의 보수주의자들과 연합해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두로프는 시미온의 성명을 공유하며 "루마니아 민주주의에 도움이 된다면 증언하러 갈 준비가 되어 있다(I'm ready to go and testify if it helps Romanian democracy)."고 밝혔다. 그러나 루마니아 헌법재판소는 5월 22일에 열린 시미온의 제소를 기각했다. 뒤이어 루마니아에서는 프랑스 대외안보총국 국장이 결선 결선 투표 며칠 전인 5월 14일에 루마니아를 방문해 정보국 관계자들과 만났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에 두로프는 다시 X에 다시 글을 올려 루마니아 선거 전에 텔레그램에서 보수적인 목소리를 제거해달라고 요청한 레르네르 대외정보총국 국장이 루마니아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일찌기 자신을 체포한 프랑스를 겨냥한 그의 폭로전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에 대해 짐작하기 어렵다. 다만, 러시아 정보국의 정보 제공 압력에 자신이 처음 만든 SNS 브콘닥테(VK)를 과감하게 버리고 조국인 러시아를 떠난 그의 반골 기질을 감안한다면, 프랑스 정보당국도 이에 대처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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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29
  • 러시아 입국 강화 : 이전처럼 입국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
    내일 30일부터 러시아에 입국하려면 사전에 입국 신청서와 함께 얼굴 사진 등 생체 정보를 모바일 앱에 등록해야 한다. 이는 러시아 정부가 자국에 무비자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생체 정보의 등록을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러시아 디지털 기술부는 러시아 입국 신청서 및 생체 자료를 모바일로 제출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인 루아이디(ru ID)를 개발했다. 그러나 내년 6월 30일까지 1년 동안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기간으로, 입국 전에 반드시 제출할 필요는 없지만 여러 제약이 따른다. 러시아 정부는 무비자 입국 외국인을 대상으로 입국 전에 생체정보를 입국 신청서와 더불어 '루아이디'를 통해 제출하도록 했다. 이는 러시아 정부가 작년 12월 1일부터 시행한 '러시아 연방 정부령 제1510호' 에 따른 것으로, 30일부터 1년 동안(2025년 6월 30일~2026년 6월 30일) 2단계 시범 사업으로 들어왔다. 시범 실시 단계에서는 입국 전 입국 신청서 및 생체 정보 전송은 당연히 의무 사항이 아니다. 제출하지 않았다고 하여 입국 심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러시아 입국에 불허 사유가 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루아이디(ru ID)를 등록하지 않고 러시아에 입국하게 되면 휴대폰 심(SIM) 카드 발급과 외국인에게 개방된 러시아의 틴코프 은행 체크카드를 발급받는데 있어 제한을 받을 수 있다. 외국에서 발급된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안 되기 때문에 틴코프 은행 체크카드 발급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데 여기서 제한이 생긴다면 카드에서 돈 인출이 막막해짐은 물론 로셀호즈은행(Россельхозбанк)과 가스프롬뱅크(Газпромбанк)에서 유니온페이 체크카드로 현금을 인출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 또한 필자가 생활했던 작년까지는 가능했는데 올해는 이게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 루아이디(ru ID)를 통해 입국 신청서 및 생체 정보를 전송한 경우, 입국한다면 러시아 내에서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휴대폰 심(SIM) 카드 구매를 위한 SNILS(사회보장번호와 유사) 발급이 가능해지고 러시아 정부의 공공서비스 이용 신청 등도 가능하다. 다만 여행객들에게는 심카드 외에는 공공서비스 이용은 필요가 없을 뿐이다. 입국 신고 및 생체 정보 등록은, 한국인 등 러시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국가의 국민이 루아이디 앱에 가입한 이후, 입국하기 72시간 전까지 출입국 날짜와 방문 목적, 개인 및 생체 정보 등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다만, 응급 치료 혹은 가족의 사망 등 긴급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입국 4시간 전 등록이 허용되고 있다. 등록해야 하는 생체 정보는 얼굴 사진, 여권 사진, 목소리 등으로 나타나며 등록을 마치면 입국 때 필요한 QR코드가 발급되게 되어 있다. 이는 미국 방문을 위해 사전에 전자여행허가(ESTA: Electronic System of Travel Authorization)를 받는 것과 유사하다 보면 된다. 참고로 한국인이 미국을 방문하려면 2008년 11월 중순부터 인터넷에서 입국에 관한 간단한 등록 절차를 거쳐 ESTA (입국 허가)를 발급받으면 된다. 이와 같은 생체 정보 수집 대상에서 제외되는 외국인은 6세 미만의 아동과 러시아 주재 외교관, 영사관, 국제기구 직원, 벨라루스 국민 등이다. 그리고 입국할 때, 머물 도시, 호텔명, 호텔주소, 연락처 등이 명확해야 하고, 체류 목적, 날짜 등이 확실히 해야 한다. 이것이 불명확 할 때는 러시아 입국이 거부된다. 그리고 이제는 러시아 입국 시 지문 날인도 해야 하고 사진도 찍어야 한다. 지문 날인은 입출국 모두 해당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제 러시아에서 사진 찍을 때 매우 신중하고 조심해야 한다. 관공서나 러시아의 인프라를 찍을 때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나라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런 조치가 없었는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인프라에 자주 드론 공격을 감행하는 바람에 이를 찍을 때, 사전허가를 받지 않으면 임의동행으로 조사를 받게 된다. 보통 일반 관광객인 경우, 대부분 경고를 받고 풀려난다. 특히 시베리아 횡단철도에서 기차역이나 선로, 그리고 화물열차를 찍으면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한국은 러시아에서 비우호국가로 찍혔기 때문에 입국 심사 때 물어보는 것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조치는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라 러시아에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게 취해지는 똑같은 조치이니 한국인만이 표적 대상이 되었다고 볼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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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29
  • 이란과 이스라엘 12일 동안의 전쟁, 어느 누구의 승리도 아니다.
    이란과 이스라엘, 12일간의 전쟁에서 이 전쟁은 휴전 상태가 됐다. 그러나 누구의 승전도 아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고위 장성들과 핵 과학자들을 상대로 정밀 타격을 하여 암살했고, 이란은 이스라엘의 방공시스템을 뚫어 초토화시켰다. 세상의 어느 군대도, 이스라엘을 그렇게 초토화 시킨 나라가 없었다. 그리고 미국은 이스라엘을 도와 이란의 핵 시설에 벙커버스터를 투하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싸움에 미국이 끼어든 셈인데 만약에 이스라엘이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었다면 미국이 끼어들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텔아비브를 비롯한 이스라엘의 영토가 초토화 되는 것을 미국이 모를리 없다. 결국 이스라엘 편에 선 미국은 이란에 공격을 날렸다. 그러나 이란이 입은 피해는 미미했다. 만약 이란의 핵 시설이 파괴되었다면 그 안에 우라늄 농축액은 거대한 폭발을 일으켜 이란 전국 뿐 아니라 이라크, 터키, 쿠웨이트, 바레인, 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멀리 러시아에도 방사능인 세슘이 강한 농도로 검출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검출된 방사능은 이란 핵 시설 주변에 국한되었고 그 또한 방사능 유출이 미미했다. 핵 연료인 우라늄 농축액을 다른 안전한 곳으로 옮기지 않고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결국 미국은 어느 하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게 없다. 다만 달성한거라곤 임시 미봉책으로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을 휴전으로 바꾼 것 뿐이다. 트럼프 혼자 자화자찬(自畵自讚) 하며 성공했다 발표하고 한국 언론에서는 미국이 이겼다며 트럼프를 "승장"으로까지 표현했다. CNN이나 NYT도 그따위식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무슨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일방적으로 승리를 거둔 양 헤드라인과 기사를 장식했다. 말 그대로 이는 정신 승리에 가깝다. 그리고 아직은 전쟁이 끝난 것도 아니고 결과가 확정된 것도 아니다. 이스라엘은 방공미사일을 비롯한 대규모 방공시스템들을 점검하며 수정하려 할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각 지역에 대한 복구는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많은 곳이 파괴된 텔아비브는 복구가 최소 한 달 정도는 걸릴 것이다. 그만큼 테헤란도 복구가 빠르다. 한편 테헤란에서는 승리 축하 파티가 여러 곳에서 열고 있다. 이란 입장에서는 1. 이스라엘의 최강 방공시스템을 통과 및 파괴, 2. 물론 약속대련이지만 미군 기지를 직접 때렸다는 것은 이란 역사에 있어 이는 매우 기념비적인 일이다. 게다가 이스라엘의 폭격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쿠스드군 사령관 이스마일 카니(Esmail Qaani)가 살아있는 상태로 테헤란 축제에 나타나 테헤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이스라엘이 그를 제거했다고 뉴스를 띄운 서방 매체들이 모두 경악할만한 일이다. 그는 벙커에서 군을 지휘하느라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휴전이 성사되고 폭격이 멈추자 테헤란 집회 현장에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한국 언론들은 카니 대역으로 누군가를 변장시켜 건재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했다고 억지를 쓸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은 이란에 상륙을 피했다. 공습은 핵 관련 시설에 불과했다. 직접 전쟁에 참여하는 것에 많은 고심을 했을 것이다. 이전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중동 전쟁에 직접 참전한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예년과 다르다는 것은 미국이 이란과 전면전을 치를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러한 예측들을 두고 일부 한국인들은 그 예측이 틀렸다며 좋아하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자들은 오히려 확전을 바라는 것 같다. 전쟁을 겪어본 적도 없는 것들이 확전이 나면 호전적으로 변한다. 필자는 전쟁이 벌어지면 예측이 맞아 떨어지는 것보다 틀리길 더 바라는 사람이고 전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같은 것도 사실 틀리길 바랬다. 당장 여행업을 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비행기 유류할증료가 폭등할텐데 그걸 좋아하고 바라고 있는게 정상이라 보는가? 그런데 그런 자들을 가만히 보면 전쟁에 열광하는 히틀러 총통의 지배 시기의 독일 국민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아야 하는데 아마 평생 가도 모를듯 싶다. 필자는 이스라엘의 약점을 보았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최강의 방공망들인 사드, 에로시리즈, 다비즈실링, 페트리어트, 아이언 돔이 무력화 되는 것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이 방공망 미사일들이 풀충전 됐을 때는 어느 정도 막아냈지만 2~3일이 지나니 거의 속수무책으로 떨어졌다. 그 상태로 2주만 더 지나면 방어시스템의 미사일은 바닥났을 것이다. 그 때부터는 서서 맞는 것이나 다름없다. 일찍이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 이후, 역사상 이렇게 얻어 맞은 적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점을 간과하고 의미를 축소시키는데 이게 그렇게 의미 없다고 폄하할 정도가 아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더 그렇다. 우리 대한민국의 방공망은 안전한가? 북한의 미사일이 이란처럼 서울 상공에 쏟아내면 우리의 사드와 페트리어트가 이를 방어해낼 수 있을까? 우리 또한 이스라엘처럼 최상의 방공망을 유지하고 있음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방공망이 뚫리는 것을 보았고 북한은 이를 보고 충분히 학습했을 것이다. 이것이 가장 무서운 점이다. 솔직히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재고가 얼마나 있는지 제대로 잘 모른다. 폐쇄국가의 특성상 이걸 확실히 파악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그리고 이스라엘 못지 않게 우리는 작은 사이즈의 국가이기 때문에 지형, 지리적으로 불리하다. 사실 미국 아니었으면 이스라엘은 오래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그거 뚫은것 자체, 최강 방어시스템 자체의 약점을 알아냈다는 것 자체가 이란 입장에서는 최고의 성과다. 장성이야 죽으면 대체할 수 있고 핵과학자는 러시아나 북한에서 영입하면 그만이지만 이스라엘 입장에서 방어시스템이 뚫렸다는 것은 바로 대체가 가능할 정도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도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북한이 쏘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말이다.
    • 칼럼
    • Nova Topos
    2025-06-28
  • 중동 국가들이 핵으로 무장할 수 없는 이유
    중세의 아랍인들은 물을 끌어오는 관개 사업을 어떻게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이미 바그다드 칼리프 시절 때 그러한 기술을 익혀 해왔으며 그 전통은 이전 수메르 시절, 바빌로니아가 만들었던 지구라트 등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사막 지대에서 물을 끌어오고 땅속에 지하수에서 물을 뿜어내게 만드는 기술은 동시에 아랍의 토목 공업도 함께 발전하는 케이스가 된다. 이를 두고 팔라즈(Falaj)라고 하는데 다른 지역에서는 이런 인공 관개 수로를 카나트(Qanat)라고 한다. 사막의 경우 인공적으로 녹화를 한 지역이라도 담수를 구하기가 어렵다. 고지대(상류)에서 저지대(하류)로 담수가 흐르는 도중에 건조한 환경 때문에 말라버리는 것이다. 설사 발견해도 모래에 포함된 염분이 녹아 있어 식수로 적합한 경우가 적다. 그래서 고지대의 수원의 지하부터 수십 km에 달하는 수로를 건설하고, 그 위쪽에서부터 아래로 통로 겸 우물을 만들고 터널을 관리하며 그 지하수를 이용하는 것이다. 물 관리가 생명인 중동에 막대한 냉각수가 필요하고 척박하고 혹독한 기후로 인해 관리만 해도 막대한 돈과 세심함 및 꼼꼼함이 필요한 핵을 중동이 가질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선 핵 발전소를 지을 조건이 좋지 않다. 그 조건에 대해서 어제 내가 포스팅 해서 알 것이고, 담수가 아닌 해수를 사용해야 할 경우, 바닷가에 밀집해야 한다. 중동 국가 중 시리아, 레바논은 바다가 지중해 한 곳에 위치해 있고 또한 민간인들이 사는 곳이 집중적으로 밀집되어 있다. 시리아는 라타키아, 타르투스, 자블라가 도시로 있고 이곳은 대표적인 지중해 휴양지다. 사막화 되어 있는 몇 안 되는 농지들이 해안가를 따라 펼쳐져 있다. 이곳을 핵재처리 시설 및 발전소 등으로 개발하면 시리아의 식량경제가 붕괴될 수 있다. 이는 레바논도 사정은 같다. 트리폴리, 시돈, 티레는 대표적인 휴양지인 동시에 고대 페니키아 유적들이 존재하는 곳이다. 게다가 적국인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시리아와 레바논 모두 이스라엘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요르단은 바다가 사해에 홍해 북동부 아카바 연안이 전부다. 핵 발전소를 지을 수 있겠지만 홍해와 사해에 밀집된다면 적의 표적이 된다. 그래서 짓는게 불가능하다.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UAE 등은 중동과 세계 금융 경제, 자원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는 곳이고, 막대한 양의 석유를 무기를 삼아 세계 경제를 흔들면 되니 핵이 굳이 필요없다. 가장 무서운 예멘의 경우, 유지할 돈이 없다. 발전소를 지어 전기는 그 어떤 에너지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는 있어도 발전소를 유지하는 비용은 또 다른 문제다. 게다가 폐기된 핵처리물 또한 어디에 보관해야 할지 문제다. 핵폐기물을 소홀히 했다가 세계적인 문제가 생긴 일례가 러시아의 카라차이 호수다. 핵재처리 공장을 만들게 되면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어딘가에는 갖다 버려야 되는데, 전문적인 시설을 지으려면 많은 비용이 필요했기에 당시의 관점에서 강으로 흘러가지 않고 고립된 것처럼 보이는 호수에 매립해 사고가 터졌다. 가뭄이 들어서 카라차이 호가 말라버리는 바람에 호수 바닥에 침전되어 있던 방사능 물질이 바람을 타고 주변 지역을 덮치는 일이 발생했다. 이때 퍼진 오염 물질의 양은 약 18.5경 베크렐로, 5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방사능에 피폭되는 대형 사고 터진 것이다. 예멘의 경우, 사막 기후이기 때문에 호수에 매립할 리는 없겠지만 사막에 매립한다 할지라도 관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대형사고가 터질 수 있다. 그런데 예멘은 관리 능력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을 뿐더러 결정적으로 재처리 핵 시설과 기타 우라늄과 플라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시설 등을 지을 수 있는 자금이 없다. 이란이나 북한이 도우면 모를까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주변의 수니파 국가들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핵개발을 돕는 것 또한 쉽지 않다. 게다가 예멘을 지배하고 있는 후티는 여전히 사우디와 대립 상태인데다가 이미 이스라엘과 서구 국가들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어서 더 어렵다. 이라크의 경우, 터키의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높고, 아직 숨어 있는 원리주의 단체들이 많아 이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 날로 말라 가는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그리고 그 수운은 터키가 통제하고 있으며 바스라 쪽은 걸프만을 영토로 삼고 있는 해안 지대의 폭이 좁기에 핵 시설이 들어서기에 적합하지 않다. 사우디와 터키, 이집트의 경우, 핵을 만들 필요가 없는 국가들이다. 특히 터키와 이집트는 그 위치의 지정학적으로만 봐도 세계를 통제할 수 있는 국가다. 터키는 보스포루스 해협 때문에 유럽과 러시아 양쪽을 통제할 수 있고, 이집트는 수에즈 운하를 통제할 수 있다. 이란이 핵을 만든다고 중동이 모두 핵무장한다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전반적인 이유다. 흔히 우라늄은 저농축과 고농축으로 나뉜다. 현재 우라늄의 대부분은 원자력 발전용으로 저농축이다. 핵분열을 하는 우라늄은 U235로 저속 중성자에 의한 핵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핵물질이며 핵분열을 쉽게 제어할 수 있는 동위체다. 자연계에 있는 U235의 양은 우라늄 전체의 0.7%에 불과하다. 그러나 U235가 연쇄 반응을 하면 고농축을 할 수 있다. 미국괴 이스라엘은 이란이 고농축을 하고 있으며 이것을 핵무기를 만든다고 의심한다. 문제는 원자력발전소 어디든 저농축과 고농축 모두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한국도 과거 연구용 원자로의 연료로 핵분열 성능이 뛰어나고 핵연료 부피를 줄일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주로 사용했다. 한국은 1982년부터 2000년까지 수차례 우라늄 변환, 농축, 플루토늄 분리 실험을 수행했으며, 2004년에는 레이저 분리 장치를 이용해 총 0.2g의 고농축 우라늄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 우라늄은 77~80%의 농축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시 핵무기 개발과는 관련 없는 학술적 호기심에 의한 일회성 실험으로 밝혀졌지만 우리도 언제든 고농축 우라늄을 생성시킬 수 있다는 성과를 올렸다. 이후 한국은 미국, 프랑스, 벨기에와 협력하여 연구용 원자로의 핵연료를 저농축 우라늄(LEU)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2012년에는 한국의 '고농축 우라늄 최소화' 공약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했지만 여전히 고농축 우라늄은 사용된다. 그런데 이란은 핵무기가 없다. 다만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들을 갖고 있을 뿐이다. 우리 한국처럼 이란도 갖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것을 미국과 이스라엘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사방이 적국인 이란이 공격용 핵무기를 만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이란은 호메이니 혁명 이후를 남을 침략한 적도 없고, 오히려 사방에 위협만 받았다. 이란이 테러단체 지원했다는 얘기가 있지만 이스라엘 또한 ISIS와 시리아 내전 당시 시리아 반군 테러단체들에게 자금, 무기, 의료지원을 하지 않았던가? 우리 한국도 고농축 우라늄을 아직 쓰고 있고 일본도 원자력 발전소를 돌리면서 아직도 고농축 우라늄을 쓰고 있다. 이것에 대해 중국과 일본, 북한, 러시아, 미국이 우려하지 않고 있다. 이미 중국, 러시아, 북한, 미국은 핵을 가졌기 때문인데 미국을 제외한 북한, 중국의 위협을 받는다고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를 생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도 이 수준에 머문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설사 핵을 가진다 해도 이스라엘이 위협을 느낄 뿐,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이스라엘 본인들도 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한국을 보자. 트럼프가 한국에 주한미군 방위비 올린다고 난리쳤을 때, 그리고 한국에 관세 때렸을 때,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했을 때, 핵 개발하자는 사람들이 넘쳐났었다. 핵 개발 후 생기는 뒷감당을 어찌할지 전혀 생각을 안 하는 듯한 사람들이 많았었다. 이란-이스라엘 전쟁을 보고 우리도 핵 무기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입을 닫았다. 이제 한국의 현실이 어떤지 똑똑히 보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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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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