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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태공을 만난 문왕의 일화
    한 나라의 성립은 결코 한 사람의 뜻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어떤 나라가 생겨날 때라도 그 일을 주도하는 자가 있고, 또 여러 분야에서 손발 노릇을 해주는 도움지기들이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지금 유통되는 주역과 관련된 주나라 때라면 문왕과 강태공이 바로 그런 인물군이었다. 생각해 보면 인류 역사의 흐름은 앞서 이끄는 누군가가 어떤 뜻을 가지면 항상 그 뜻에 호응하는 흐름이 만들어지는 형태로 역사가 흘러왔다. 그리고 그런 유형의 역사적인 기록 가운데 대표적인 예가 강태공과 문왕의 행적이다. 문왕은 당시 전체 중국 천하의 3분의 2를 점하는 제후국이었지만 백성들을 위한 걱정과 달리 은나라에 반기를 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덕이 있었기에 주(紂)의 폭정에 시달리던 백성들과 제후들은 모두 문왕이 은나라를 배반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천자국인 은나라를 배반할 수 없었던 문왕은 나라와 백성들을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역할만을 추구하면서 끝까지 은나라의 주(紂)에게 순종하는 자세를 고수했다. 그리고 그런 구도 아래서 문왕을 도와 제후국이었던 주(周)나라를 천자국으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도왔던 이가 바로 강태공이었다. 오늘의 이야기는 바로 그 문왕이 처음 위수(渭水)에서 강태공을 만나던 날의 일화다. 문왕은 그날 사냥을 떠나면서 하루 일에 대해 점을 쳐보았다. 점괘의 해석에 의하면 위수(渭水)에서 사냥을 하면 장차 큰 것을 얻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괘상에서 큰 것이란 나라의 동량이 될 인물을 얻으리라는 뜻이었다. 사관의 해석을 빌린 그날의 기록은 다음과 같다. “하늘에서 스승을 보내 전하를 보좌하여 나라를 크게 번창하게 할 인물입니다. 그로 인해 공업은 3대까지 베풀어질 것입니다.” 사관의 해석에 대해 문왕은 놀라서 재차 물었다. “점괘가 그렇게 좋단 말인가?” 사관이 답하였다. “옛날 신의 조상인 주(疇)께서 순(舜)임금을 위해 점을 보시고 고요(皐陶)를 얻었사옵니다. 이 점괘는 그것과 비견할 수 있사옵니다.” 문왕은 이 말을 듣고 몸을 재계하고 위수를 향해 길을 떠났다. 문왕은 거기서 왕골자리를 깔고 앉아서 낚싯줄을 드리운 채 고기를 낚고 있는 태공을 보았다. 문왕은 태공을 만나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은 뒤 항상 이렇게 낚시를 즐기시느냐고 물었다. “군자는 그 뜻을 얻는 것을 즐거워하고, 평범한 사람은 사냥감을 얻는 것을 즐거워한다고 합니다. 제가 즐기고 있는 낚시도 그와 비슷합니다.” 우리가 의지하며 살아가는 마음의 원리를 그 한마디에 압축해 놓은 매우 심오한 이치의 한 마디였다. 문왕은 그 말을 듣고 다시 물었다. “구체적으로 무슨 뜻입니까?” “낚시에는 세 가지 뜻이 있습니다. 미끼로 고기를 낚는 것은 녹을 주어 인재를 발탁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좋은 미끼를 달면 좋은 고기가 잡히는데, 이는 후한 녹에 누구나 목슴을 걸고 일한다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낚은 고기의 크고 작음에 따라 그 쓰임이 다른데, 이는 사람마다 소질과 능력에 따라 알맞은 지위나 역할을 부여하는 것과 같습니다. 낚시란 확실히 물고기를 낚는 일이기는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내용이 깊습니다.” 강태공의 포부와 사람됨에 대해서 짐작할 만한 그의 거침없는 지론이다. 과연 이 몇 마디의 설명만으로도 우리는 강태공의 강태공다운 면모를 쉽게 짐작할 만하다. 강태공의 본명은 여상(呂尙)이다. 문왕이 죽고 뒤에 무왕(武王)에 이르러 당시의 천자국이었던 은(殷)나라를 무너뜨리고 주나라가 들어서게 하는데 일조하면서 그 공로로 제(齊)나라의 후(侯)로 봉해졌다. 태공망이라는 명칭은 앞의 고사에서 알 수 있듯이 주나라 문왕(文王)이 위수[渭水] 가에서 낚시질을 하고 있던 여상을 만나 무왕의 부친인 문왕 즉 태공(太公)이 오랫동안 바라던(望) 어진 인물이라고 여긴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추정하기로는 당시 태공망은 주나라 문왕의 가계와 대대로 혼인관계를 맺어온 강씨(姜氏) 부족의 대표로서 주나라의 군대를 지휘한 인물로 여기기도 한다. 태공망의 저술로 병법 관련의〈태공육도 太公六韜〉 등이 전해온다. 압축된 내용의 송(頌) 문왕이 떠난 사냥길, 점괘는 말했네 위수(渭水)에서 큰 것을 얻으리라. 하늘이 보낸 스승 삼대에 걸친 공업의 기틀 그날 만난 태공의 덕이라네. 강가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운 자 그의 눈빛은 깊은 물과 같았나니 그에게 끌리던 문왕의 한 마디 존자께선 항상 이리 낚시를 즐기십니까?” 태공이 하는 말“군자는 뜻을 낚고,속인은 사냥을 즐긴다 하지요.” 낚시는 세 가지 길,미끼는 인재를 구하는 도구,큰 고기는 크게 쓰고,작은 고기는 작게 써야 하니사람의 일도 또한 그와 같을 뿐 문왕은 그 말 듣고 큰 깨달음 있었나니 태공망, 오래 기다린 어진 이여!그의 손잡은 문왕 이윽고 나라의 기틀을 세웠으니 훗날 제나라의 주인이 된 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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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역
    2025-04-22
  • 뜻이 아름다운 삶 시경의 낙지군자(樂只君子)
    역의 중천건(重天乾) 괘 초구(初九) 효사(爻辭)는 잠용물용(潛龍勿用)이다. 글자 뜻 그대로라면 잠겨 있는 용(龍)이니 써선 안 되는 게 된다. 건문언(乾文言)에서는 그 의미를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신령스러운 용덕(龍德)을 가지고서도 은둔해 있는 자다. 세상에 따라 변치 않으며 명성을 이루려 하지 않아, 세상에 은둔하되 근심하지 않으며, 남이 옳다고 봐주지 않아도 초조해 하지 않는다. (도에 맞아) 즐거우면 행하고 근심스러우면 등져서, 뜻이 확고하되 뽑을 수 없는 것과 같이 함이 바로 잠겨 있는 용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잠겨 있되 어떤 일을 두고 행하거나 행하지 않음의 기준은 바로 도다. 하늘이 땅을 통해 만물을 이롭게 하려는 도! 이는 자기 자신의 세상을 살아가는 기준이 되기도 하려니와 나라와 국가로 보면 나라와 국가를 위한 기틀이고 동량이다. 그래서 시경(詩經) 소아(小雅) 남산유대(南山有臺)에서는 이렇게 읊는다. 남산에는 삿갓을 북산에는 명주아 풀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이 나라의 터전이로다.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만수 무강하리로다. 남산에는 뽕나무 북산에는 버들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나라와 집의 빛이로다.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만수무강하리로다. 남산에는 산버들 북산에는 오얏버들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백성들의 부모로다. 그 명성 한없이 많고 그침 없도다. 남산에 복나무 북산에는 참죽나무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오래 오래 누리시리라.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그 명성 자자하도다. 남산에는 탱자나무 북산에는 산유자로다.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오래 오래 누리시리다.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그대들 후손까지 보호하여 줄 것이다. 산에 산을 장식하는 삿갓이나 명아주 뽕나무나 버들 오얏이나 참죽나무 등이 있다면 나라에는 나라를 나라답게 지탱하는 군자가 있어야 한다. 그들은 바로 하늘의 도를 생활 속에서 지키며 사는 사람들이다. 그 도로 인해 그 군자는 나라와 집이 빛나게 하며 백성들이 태평할 수 있게 된다. 또 그 도로 인해 그 자신은 명성이 세상에 드날리게 되며 후손들도 그 덕화에 힘입을 것이다. 이는 오로지 그 사람에게 남산의 뽕나무 북산의 버들 남산의 탱자나무 북산의 산유자와 같은 도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춘추에서는 중니께서 정나라의 자산에 빗대어 인용하는 부분이 있다. 소공 13년(기원전 529년)이었다. 갑술 날에 제후들이 平丘에서 동맹을 맺었다. 맹약을 맺을 차례가 되었을 때 정나라의 자산은 공물과 조세의 할당량(貢賦)을 두고 이의를 제기해 말했다. “옛날 천자께서 공물의 양을 배정하실 때에는 지위의 고하에 따라 경중을 매겼습니다. 서열이 높으면 공물의 양도 많은 것이 주나라의 법도이고, 서열이 낮은데도 공물을 많이 내는 것은 왕기(王畿)에 속하는 전복(甸服)의 사람들에 한했습니다. 우리 정나라 백작 임금님은 남복에 속하는데도 공작과 후작에 해당하는 공부를 배정받고 있으니 정나라는 이미 앞으로 제대로 내지 못할 것입니다. 감히 재고해 주기를 간청 드립니다. 지금 제후들은 전쟁을 그만 두고 우호에 힘쓰고 있는데도 공물을 독촉하는 사자의 명령은 한 달이 멀다하고 내려오고 있습니다. 공부에는 한도가 없으니 작은 나라가 공물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날에는 죄를 짓게 됩니다. 제후들이 맹약을 다지는 것은 작은 나라를 도와주려는 것도 하나의 목적인데 공물에 한도가 없다면 나라가 망할 날은 시간문제입니다. 나라가 사느냐 죽느냐 하는 법도를 결정하는 일은 오늘 이 자리에 달렸습니다.” 대낮에 시작한 논쟁이 저녁까지 계속되었다. 진나라 사람은 결국 그의 말에 동의했다. 이를 두고 중니께서는 이번 행차에서 그는 나라의 기틀을 잘 다졌다고 하셨다. 그때 인용된 시구가 앞에서 소개한 南山有臺의 한 구절이다. 우리의 에너지가 무엇을 위해 쓰여져야 하는가를 분명히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만물까지는 아니라도 세상과 세상 사람, 오직 그것이다. 본문 가운데 즐거우신 군자라는 뜻의 낙지군자(樂只君子)는 군자로서의 즐거움을 구하는 사람이니 군자는 즐겁다는 관용어로 일반화되어 있다. 문장의 구조는 도치되어 있다. 압축된 문장의 송(頌) 마음에 도가 있어 뜻이 아름다운 군자 남산에 자라나는 탱자요 북산에 뿌리내린 산유자 같네 그들로 인해 산이 윤택하듯 하늘과 땅을 닮은 군자의 뜻 때를 따라 거슬리지 않기에 잠긴 용 되어 드러내지 않되 가슴에 품은 뜻 오직 도에 있음이니 자리에 나아가 도리를 따질 때는 개인의 명성 아닌 만인 위한 기틀 뿐 그 즐거움, 그 선택 이익 아닌 평화요 그로 인해 세상 밝고 그로 인해 뜻이 즐거워 불려지는 그 이름 낙지군자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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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역
    2025-04-17
  • 주역 괘상의 배치에서 배우는 역의 원리와 세계관
    역(易)의 원리와 세계관 역(易)은 음양(陰陽) 부호가 세 줄로 이루어진 삼획괘(三劃卦 : ☰ ☷ 등)를 기본으로 하며, 이는 하늘(天)과 땅(地)의 기운이 사귀면서 생겨나는 만물의 형태로 세상을 이해해야 한다는 삼재(三才) 사상의 반영입니다. 그런데 그 종류를 헤아려보면 기본적으로 생겨나는 괘상이 8가지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음(陰)과 양(陽)의 2가지 부호를 조합해서 세 줄로 된 삼획괘를 만들었을 때 생겨나는 괘상의 종류가 2³에 해당하는 8 수 그것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문왕은 그들 8 종류의 삼획괘를 둘씩 겹쳐 만들어진 64종류의 6획괘로서 주역의 전체 괘상을 구성하게 됩니다. 물론 이는 해와 달이 움직이면서 만들어내는 교차점의 좌표와도 일치하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럼 여기에서 생겨나는 궁금증이 있게 됩니다. 지금의 주역 통행본에 나타나 있는 괘상의 순서가 지니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여기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면 주목해야 하는 몇 가지 항목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문왕에 의해 배치된 괘상 구성의 원리입니다. 문왕은 주역 64괘를 배치하면서 24절기에 맞는 삼획괘의 배치도를 먼저 고려합니다. 예를 들어 양기(陽氣)가 처음 생겨나는 순간의 괘상은 해그림자가 가장 긴 동지(冬至)에 해당하므로 감(坎☵)을 취해 나타내고 다음에 양기(陽氣)가 미세하게 모습을 드러낸 간(艮☶)이 오게 하고 그 뒤로 역동적인 움직임이 시작되는 진(震☳)을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만약 그로 인해 땅 위의 양기(陽氣)가 역동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면 다음 차례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따뜻한 바람에 의존하여 사방으로 두루 퍼져나가는 손(巽☴)이 되겠지요. 그리고 나서 지상에는 뜨거운 양기운(陽氣運)이 가득 차게 될 것이기에 배치되는 괘상은 이(離☲) 불기운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운은 결국 차갑게 식으면서 열매를 맺는 변화를 보일 것이므로 땅 곤(坤☷), 못 태(兌☱), 하늘 건(乾☰), 물 감(坎☵)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게 됩니다. 훗날의 학자들은 이를 문왕 팔괘도로 단순화시켜서 다음과 같은 형태의 그림으로 그려냈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괘상의 전개도를 바탕으로 문왕이 주역 64괘를 구성하는데 그것이 지금의 통행본에 나타난 괘상 구성의 차례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주역 이해의 포인트는 바로 그 같은 문왕의 관점에 맞춰 자기 생각을 펼쳐나가는 다음의 방법일 것입니다. 첫째는 쉴 새 없는 움직임이며 둘째는 그 같은 움직임이 보여주는 음양(陰陽) 기운의 변화이고 그 변화에 숨어 있는 세상 이치의 반영입니다. 그렇다면 문왕은 그 같은 몇 가지 항목들을 지금 유통되고 있는 통행본에 어떤 식으로 괘상을 배치하고 있을까요? 첫째는 쉴 새 없는 움직임을 반영하는 내용입니다. 주역의 모든 괘상에는 서로가 입장을 바꾸었을 때 하나가 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개념을 포함하는데 그것이 우선 하나의 중요한 원리로서 적용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수뢰둔(水雷屯)과 산수몽(山水蒙)은 괘상을 뒤집으면 서로 바뀌는 관계에 있습니다. 이는 만물의 처음과 어린 시절을 상징할 때의 괘상입니다. 계속해서 수천수(水天需)와 천수송(天水訟)도 괘상을 뒤집으면 서로 연결되며, 이는 만물을 기르는 음식 및 그 음식을 두고 서로 다투는 이치 즉 도전괘(倒轉卦) 형식의 반영입니다. 그런데 주역의 전체 괘상의 종류에는 도전괘만 있는 게 아닙니다. 중천건(重天乾)과 중지곤(重地坤)처럼 괘상을 뒤집어도 변하지 않는 부도전괘(不到傳卦)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각을 반영해서 주역의 전체 괘상들을 분류해 보면 역은 64괘가 아닌 36가지 형태로 단순화됩니다. 그리고 여기에 현재 통행되는 주역 괘상의 놀라운 점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하늘의 천체 움직임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문왕의 안목입니다. 즉 뒤집어지면서 둘이 하나가 되는 도전괘 28의 수치는 해와 달이 하늘을 돌면서 경유하는 동서남북 별자리 28수의 반영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8괘는 부도전괘로서 하늘의 7요(耀)에 태극의 기운 건원(乾元)의 상징적인 형식입니다, 따라서 역의 개념은 결국 우리 지구에 영향을 미치는 천체의 움직임에 따른 음양(陰陽) 부호의 반영일 뿐입니다. 즉 해와 달, 지구의 일정한 변화가 끊임없이 순환하는 법칙의 체계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64괘 384효에 의존한 역의 핵심 개념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변화(變化) : 세상의 모든 사물은 천체의 움직임에 따라 변한다. 이간(易簡) : 사물이 변화하는 이치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불변(不變) : 변화 속에서도 일정한 법칙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그 점에서 우리가 역을 통해 눈떠야 하는 세계관은 끊임없이 변하는 상황에 맞게 스스로 적응하고 행동할 줄 아는 수시변역(隨時變易)의 지혜에 맞춰져야 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압축된 내용의 송(頌) 주역의 원리와 세계관 하늘에서 움직이는 해와 달 별의 좌표 주역의 괘상[64괘]으로 모조리 반영됨에 그것은 하늘과 땅 만물의 변화 쫓는 옛사람의 세계관 삼재(三才) 사상 그것이네 그때의 모든 괘상 음양(陰陽)이 어우러진 해와 달이 움직이며 생겨나는 좌표 따라 64괘 구성하는 기본은 삼획괘니 움직이며 달라지는 의미의 표기로는 뒤집혀 하나 되는 28(宿) 도전괘(倒轉卦)요 칠요(七耀)와 건원(乾元)의 8개 부도전괘(不倒轉卦)뿐임이니 그 둘을 하나로 합해서 표시하면 생겨나는 수(數)의 몫 36에 해당하니 그것은 십진법(十進法)에 의존한 해와 달의 모든 변화 64괘 좌표를 음양(陰陽)으로 수용한 십체구용(十體九用) 법칙이요 해와 달, 별들과 지구의 춤사위 그로 인한 변화상 주역의 근본임에 변화(變化)와 간략함[易簡] 불변(不變)을 스승 삼되 변화(變化)는 본질이요 단순함[易簡]은 작용이고 불변(不變)은 마음의 닻이 되는 이치라네 따라서 끝없는 세상의 이런 변화 내 마음의 좌표로 일상에 깊이 새겨 때에 맞는 지혜로서 수용할 수 있어야 옛 성인 문왕의 거룩한 안목 빌려 하늘의 뜻 따르는 긍지 높은 삶이 될 터
    • 칼럼
    • 주역
    2025-04-13
  • 생명의 중요성을 알게 하는 옛사람의 기록과 주역의 이치
    때는 여름이었다. 노나라의 군주가 사수 깊은 곳에 어망을 설치하고 고기를 잡고자 했다. 이에 이혁(里革)이 나서서 그 어망을 찢어[단고광군斷罟匡君] 팽개친 후 선공을 다음과 같은 말로 깨우쳤다. “옛날 대한이 지난 후, 땅속에서 겨울을 지낸 벌레들이 깨어나 활동하기 시작하면 하천과 못을 관장하는 관원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어망과 통발을 활용해야 하는지 설명했습니다. 이로써 사람들에게 강하에서 대어를 잡고, 자라와 조개 등을 잡아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게 했습니다. 이때 전국의 백성들에게 모두 이같이 하도록 하여 지하의 양기가 널리 발산되도록 도왔습니다. 조수가 새끼를 배고 물고기가 성장하는 때가 되면, 조수를 관장하는 관원은 조수를 잡는 그물의 살포를 금지하는 명을 내렸습니다. 단지 작살로 물고기와 자라를 잡아 서늘한 곳에서 말려 여름날 식용으로 사용하는 정도는 허용했습니다. 이는 조수의 번식을 돕기 위한 것입니다. 조수가 성장하고 물고기가 산란할 때에는 못과 하천을 관장하는 관원이 영을 내려 작은 코로 된 어망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것도 금지하였습니다. 다만 함정을 파 야수를 잡고 새 그물로 조류를 잡는 행위는 허용했습니다. 이는 종묘 제사와 주방의 먹거리를 위한 것입니다. 나라에서 자라와 물고기 등이 생장하도록 돕는 것은 장차 국가의 재용을 풍족히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때 산 위에서 새로 나는 눈의 어린 나무를 자르거나, 못에서 처음 나는 초목을 자르거나, 고기를 잡을 때 그물로 어린 물고기를 잡거나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또 어린 사슴과 작은 짐승들이 자라나도록 배려하고 알에서 깨어난 새 새끼를 보호하며, 개미알과 유충으로 장을 담가먹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자연의 모든 생물을 번식케 하려는 것으로 고인이 우리에게 남겨준 교훈입니다. 지금 물고기들이 막 산란하려 하는데 군주는 이들이 성장치 못하게 어망을 쳐 잡으려 하니 참으로 욕심이 지나치십니다.” 노선공은 그의 충언을 받아들여 찢어진 그물을 보관하여 그 교훈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며 혁을 자신의 주변에 두고 나라의 정사를 펼쳐 나가는데 중용하였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생명을 중요하게 여기는 삶은 그 뜻 자체만으로도 하늘의 도움에 힘입게 되어 있다. 실제 역사의 기록에는 그 같은 사실을 입중하는 기록들이 드물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이중환의 택리지에 수록되어 있는 다음의 내용이다. 고구려 시대에 수나라 군사가 침입해 왔을 때의 일이었다. 평양 서쪽 백여 리 되는 청천강을 두고 안주(安州)에 수나라 군사들이 이르렀다. 그곳에는 강가에 백상루가 있고 누각 곁에 칠불사가 있었다. 강을 앞에 두고 있던 수나라 군사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출가수행 중인 승려 7명이 앞에서 물을 건너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강물의 깊이가 무릎까지도 차지 않았다. 수나라 군사도 이를 보고 중을 뒤따라 건너 공격을 하다가 선봉에 선 한 부대가 강에 빠져 죽었다. 그리하여 군사를 후퇴시키자 중도 이내 보이지 않았다. 지방 사람들이 부처님의 은덕으로 여겨 절을 짓고 제사하였다. 이민족의 숱한 외침에 시달려온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의미심장한 고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우리 민족의 외침에 초점을 맞추지 않더라도 나라와 나라 간에 벌어지는 전쟁 관련 언급은 주역의 여러 괘와 효사에 다양한 형태로 다루어진다. 다만 전쟁을 소재로 괘상의 뜻을 해석하면서 역에서 취하는 전쟁의 관점은 매우 분명하다. 남들의 재산이나 생명을 노략질하는 침략전을 부정한다. 국가와 민족의 평화와 생존을 위해 방어전을 수행해야 하며 나를 침략해 온 자들이 있으면 이들과 맞서 싸워 적을 쳐부수고 자기의 생존권을 지켜나가는 선에서의 전쟁으로 뜻이 한정된다. 그래서 산수몽괘 상구에서는 스스로 도적이 되는 것은 이롭지 못하고 도적을 막는 것은 이롭다는 말이 있다. 또 지수사괘 육오(六五)에서도 밭에 짐승이 들어오거든 잡으라고 말하는 것이 이로우니 허물이 없다고 하였다. 이들은 모두 정의로운 전쟁은 용납되나 스스로 남의 재산과 생명을 노략질하고 빼앗기 위한 침략전은 용납되지 않음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만약 전쟁의 명분이 이처럼 분명하고 세상의 올바른 공존을 위함에 있다면 이는 반드시 하늘의 도움이 있게 된다는 게 주역의 이치 가운데 숨어 있는 분명한 메시지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후회없는 생애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참고할 만한 내용의 주역 이치가 아니겠나 싶다. 압축된 내용의 송(頌) 생명을 중시하는 군자다운 사람의 길 하늘의 도를 따르는 길임에 산란과 번식의 철을 맞았다면 그물을 드리는 뜻조차 버려야만 하늘의 뜻을 따르는 행위일 터 그럼에 겨울 뚫고 드러난 벌레라도 양기 받아 번식하길 기원하는 삶을 살되 하물며 어린 물고기와 새끼 짐승이겠는가 하늘의 순환에 자신을 맡기되 잡아서 취할 때와 기를 때를 구분하여 하늘이 외면하는 욕심이 없어야만 하늘도 축복하는 자기 생애 될 것이니 국경 넘어 쳐들어온 수나라의 군사들 무릎조차 적시잖는 강물 위의 중들 보며 뒤따르다 빠져 죽는 기록이 알잖은가 그것은 생활 속 하늘의 당연한 이치 그래서 주역에도 상기하여 하는 말 도둑이 되는 것은 이롭지 않고 도둑을 막는 자의 삶 이롭다 했으니 침략이 아닌 하늘이 돕는 삶 생명을 중히 여겨 하늘의 뜻 따라야만 후회 없는 한 생애 긍지 높은 삶이 되리
    • 칼럼
    • 주역
    2025-04-05
  • ○ 돼지와 사슴을 예로 든 음과 양의 성질 이해
    주역 계사전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근취저신(近取諸身) 원취저물(遠取諸物) 역의 기본 팔괘(八卦)가 세상의 모든 사물을 대신한다고 여길 때의 상징적인 문구다. 그 가운데 음기(陰氣)의 대표적인 괘상 6 감수(坎水☵) 물 괘를 대표하는 동물로는 돼지를 꼽는다. 물론 가족 관계에서 6 감수(坎水☵)를 구분할 때는 세 획을 주도하는 양효(陽爻)가 가운데 2번째 자리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중남(中男)으로 간주한다. 또 계절로 보면 음기(陰氣)가 성한 겨울이고 방위로 보면 북방이다. 자연물로 구분할 때는 흘러가는 물로 취급하고 색깔로는 검은 색이며 별자리로 놓고 보면 물 속에서 장생하는 거북 즉 현무(玄武) 모양을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이런 원리는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자신의 몸을 추스릴 때도 자연스럽게 적용하는 하나의 방법이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예로는 돼지의 발과 사슴의 뿔에 대한 옛사람들의 관심이다. 무엇 때문일까?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지 않아도 분명하다. 먼저 돼지의 성질을 살펴보면 된다. 돼지는 먹기를 좋아하면서도 이를 밖으로 발산하는 법은 극히 드물다. 모조리 비계로 가거나 살로 간다. 또 성질이 우직한 게 무식하기까지 하다. 색은 검고 음식도 잡식성이어서 아무거나 가리지를 않는다. 그만큼 먹성이 강하다는 것은 우선 성질이 음물(陰物)이라는 것을 쉽게 판단해 알 수 있다. 반면 양적(陽的)인 형태의 대표적인 동물로는 무엇을 떠올릴 수가 있을까? 닭, 개, 사슴 등이 거기에 해당할 것이다. 닭의 활동적인 기질, 개나 사슴의 추위에 강한 기질은 성질로 보야 양에 속한다. 특히 사슴은 한대지방의 겨울 추위에도 추위를 느끼지 않도록 자기 자신의 양적인 기운이 매우 발달되어 있다. 그렇다면 사슴과 돼지의 음양은 어디에서 그 기운이 절정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까. 양(陽)은 기운이 올라가고 음(陰)은 위축되어 내려가는 특징이 있으므로 사슴은 사슴의 뿔과 돼지의 발이 얼핏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여기에 한방에서 사슴의 뿔을 녹용이라 하여 귀하게 여기고 돼지는 돼지의 족발을 보음제로 이용하게 되는 까닭을 잘 알 수가 있다. 한편 양은 기로 가고 음은 혈로 가는 특징이 있으므로 기가 허한 사람은 녹용을 복용하고 혈이 허한 사람은 돼지 족발을 보음제에 해당하는 한약재와 함께 복용한다면 우리가 우리의 생활에서 음(陰)과 양(陽)의 성질을 이용하여 음식을 섭취하는 좋은 실례가 되는 것이다. 압축된 내용의 송(頌) 양기의 상징 사슴의 뿔 음기의 상징 돼지의 발 근거는 어디에 있나 찬바람 속에서도 강인한 사슴 하늘로 솟구치는 양기(陽氣) 머리 위 뿔로 쏠리기 때문이요 먹성 좋은 돼지의 식성 깊이 스며드는 음기운(陰氣運)의 작용 삶을 지탱코자. 온몸을 채우는 혈 가장 하단인 발로 쏠리는 이유 때문이니. 녹용과 족발, 하나의 이치 음양(陰陽)의 이치를 지혜로 취함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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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4-01
  • 오운 육기로 세상을 살피는 눈
    오운육기란 해와 달의 운행주기에 맞춰 일정한 변화 단위로서 세상이 돌아가는 현상을 구분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노자 도덕경에 의하면 전쟁이 지나간 자리는 가시나무가 무성해진다고 했다. 이는 양명 조금의 기운 작용 때문이다. 한편 절에서도 돌산이 많은 사찰을 가리켜 나한도량이라고 일컫는다. 이도 역시 양명 조금의 기운이다. 왜냐하면 나한은 도를 이루었지만 성격이 다소 괴팍한 구석이 없지 않다. 그러므로 돌산이 많다는 것은 그곳의 사람들이 성격적으로 다소 괴팍하고 공격적인 측면마저 있다는 뜻이다. 한편 보리가 풍년이 되는 해는 토의 기운이 왕성한 탓이라고 이해를 한다. 그 밖에 과일도 마찬가지다. 사과가 많이 열렸는데 예년에 비해 당도가 떨어지고 신맛이 더 심하면 이는 궐음 풍목 기운이 왕성한 해다. 그해에는 나팔꽃이나 휘감고 자라나는 덩굴식물류가 잘 자란다. 꼭 어느 해가 아니라도 그런 식물이 잘 되는 지역은 궐음풍목의 토질에 속하는 곳이다. 계속해서 섬세한 줄기와 향의 란초가 잘 자라는 지역은 소음군화의 성격이 강하게 작용하는 이유와 관련이 있다. 이는 쉽게 말해 지구 환경의 모든 변화가 오운육기(五運六氣) 영향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같은 오운 육기의 측면은 음양(陰陽)의 기운으로 세상을 단순화시켜 생각할 때 더욱 분명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숙지황과 무의 관계다. 숙지황과 무 우리가 한의원의 한약 치료에 의존할 때 무를 먹어선 안 된다는 처방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 이유가 바로 음양(陰陽)의 특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즉 숙지황이 들어간 약재일 때 특히 무를 금기시하게 되는데 이는 무의 양적(陽的)인 성격이 숙지황의 음적(陰的)인 측면과 서로 맞물려 숙지황의 음(陰)을 보하거나 혈(血)의 작용을 돕지 못하도록 무력화시키기 때문이다. 어떤 점에서 이렇게 판단이 가능한가. 사람이 무를 먹었을 때 몸의 기운을 위로 밀어 올리면서 트림이 먼저 나오는 것은 무의 양적(陽的)인 작용이다. 즉 기(氣)를 위로 밀어 올리면서 소화를 돕는 것이다. 대신 숙지황은 성격이 혈(血)을 보하는 보형(補血) 내지 음(陰)을 보하는 보음(補陰) 작용으로 통한다. 그러므로 한약을 복용하는 중에 무를 먹어선 안 된다고 처방이 쓰여 있다면 그 사람의 약 처방전이 음(陰)이나 혈(血)을 보하는 쪽에서 약이 조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음(陰)을 보할 때는 양(陽)을 피하고 양기(陽氣)를 북돋을 땐 음기(陰氣)를 피함이니 마음을 다스리는 삶의 이치 또한 이 같은 원리를 벗어날 수 없음을 알고서 대처하는 게 우리 조상들의 세상 사는 유익한 지혜였다. 압축된 내용의 송(頌) 오운육기(五運六氣)로 나눠지는 하늘과 땅의 기운 매사에 숨김없는 진리로 작용함에 전쟁이 지나간 자리라면 가시덤불만 자라나고, 돌산이 많은 절엔 나한의 기운이 깃드는 것과 같네 그뿐이랴 보리가 풍년인 해에는 대지에 토기운이 성할 때 일이요 사과의 신맛이 깊어진 해라면 궐음풍목(厥陰風木) 기운이 성한 해의 일이며. 소음군화 태음습토 양명조금 등의 일 년의 모든 기운 일체가 이와 같아 오운육기의 흐름 따라 변화할 따름이니 우리 몸의 치료 또한 이에 준하고자 혈을 보하는 음기(陰氣) 성한 숙지황엔 기운이 흩어지는 무를 피해야만 , 위로 오르는 양기운(陽氣運)과 아래로 깃드는 음기운(陰氣運)의 자연스러운 법칙과 조화를 이루면서 지혜로운 일상의 우리 삶이 될 것이라 그럼에 세상 사는 마음의 평온함도 지혜의 원천으론 오직 그 뿐이니 음양(陰陽)으로 드러나는 하늘의 덕 그것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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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3-24

실시간 주역 기사

  • 강태공을 만난 문왕의 일화
    한 나라의 성립은 결코 한 사람의 뜻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어떤 나라가 생겨날 때라도 그 일을 주도하는 자가 있고, 또 여러 분야에서 손발 노릇을 해주는 도움지기들이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지금 유통되는 주역과 관련된 주나라 때라면 문왕과 강태공이 바로 그런 인물군이었다. 생각해 보면 인류 역사의 흐름은 앞서 이끄는 누군가가 어떤 뜻을 가지면 항상 그 뜻에 호응하는 흐름이 만들어지는 형태로 역사가 흘러왔다. 그리고 그런 유형의 역사적인 기록 가운데 대표적인 예가 강태공과 문왕의 행적이다. 문왕은 당시 전체 중국 천하의 3분의 2를 점하는 제후국이었지만 백성들을 위한 걱정과 달리 은나라에 반기를 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덕이 있었기에 주(紂)의 폭정에 시달리던 백성들과 제후들은 모두 문왕이 은나라를 배반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천자국인 은나라를 배반할 수 없었던 문왕은 나라와 백성들을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역할만을 추구하면서 끝까지 은나라의 주(紂)에게 순종하는 자세를 고수했다. 그리고 그런 구도 아래서 문왕을 도와 제후국이었던 주(周)나라를 천자국으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도왔던 이가 바로 강태공이었다. 오늘의 이야기는 바로 그 문왕이 처음 위수(渭水)에서 강태공을 만나던 날의 일화다. 문왕은 그날 사냥을 떠나면서 하루 일에 대해 점을 쳐보았다. 점괘의 해석에 의하면 위수(渭水)에서 사냥을 하면 장차 큰 것을 얻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괘상에서 큰 것이란 나라의 동량이 될 인물을 얻으리라는 뜻이었다. 사관의 해석을 빌린 그날의 기록은 다음과 같다. “하늘에서 스승을 보내 전하를 보좌하여 나라를 크게 번창하게 할 인물입니다. 그로 인해 공업은 3대까지 베풀어질 것입니다.” 사관의 해석에 대해 문왕은 놀라서 재차 물었다. “점괘가 그렇게 좋단 말인가?” 사관이 답하였다. “옛날 신의 조상인 주(疇)께서 순(舜)임금을 위해 점을 보시고 고요(皐陶)를 얻었사옵니다. 이 점괘는 그것과 비견할 수 있사옵니다.” 문왕은 이 말을 듣고 몸을 재계하고 위수를 향해 길을 떠났다. 문왕은 거기서 왕골자리를 깔고 앉아서 낚싯줄을 드리운 채 고기를 낚고 있는 태공을 보았다. 문왕은 태공을 만나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은 뒤 항상 이렇게 낚시를 즐기시느냐고 물었다. “군자는 그 뜻을 얻는 것을 즐거워하고, 평범한 사람은 사냥감을 얻는 것을 즐거워한다고 합니다. 제가 즐기고 있는 낚시도 그와 비슷합니다.” 우리가 의지하며 살아가는 마음의 원리를 그 한마디에 압축해 놓은 매우 심오한 이치의 한 마디였다. 문왕은 그 말을 듣고 다시 물었다. “구체적으로 무슨 뜻입니까?” “낚시에는 세 가지 뜻이 있습니다. 미끼로 고기를 낚는 것은 녹을 주어 인재를 발탁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좋은 미끼를 달면 좋은 고기가 잡히는데, 이는 후한 녹에 누구나 목슴을 걸고 일한다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낚은 고기의 크고 작음에 따라 그 쓰임이 다른데, 이는 사람마다 소질과 능력에 따라 알맞은 지위나 역할을 부여하는 것과 같습니다. 낚시란 확실히 물고기를 낚는 일이기는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내용이 깊습니다.” 강태공의 포부와 사람됨에 대해서 짐작할 만한 그의 거침없는 지론이다. 과연 이 몇 마디의 설명만으로도 우리는 강태공의 강태공다운 면모를 쉽게 짐작할 만하다. 강태공의 본명은 여상(呂尙)이다. 문왕이 죽고 뒤에 무왕(武王)에 이르러 당시의 천자국이었던 은(殷)나라를 무너뜨리고 주나라가 들어서게 하는데 일조하면서 그 공로로 제(齊)나라의 후(侯)로 봉해졌다. 태공망이라는 명칭은 앞의 고사에서 알 수 있듯이 주나라 문왕(文王)이 위수[渭水] 가에서 낚시질을 하고 있던 여상을 만나 무왕의 부친인 문왕 즉 태공(太公)이 오랫동안 바라던(望) 어진 인물이라고 여긴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추정하기로는 당시 태공망은 주나라 문왕의 가계와 대대로 혼인관계를 맺어온 강씨(姜氏) 부족의 대표로서 주나라의 군대를 지휘한 인물로 여기기도 한다. 태공망의 저술로 병법 관련의〈태공육도 太公六韜〉 등이 전해온다. 압축된 내용의 송(頌) 문왕이 떠난 사냥길, 점괘는 말했네 위수(渭水)에서 큰 것을 얻으리라. 하늘이 보낸 스승 삼대에 걸친 공업의 기틀 그날 만난 태공의 덕이라네. 강가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운 자 그의 눈빛은 깊은 물과 같았나니 그에게 끌리던 문왕의 한 마디 존자께선 항상 이리 낚시를 즐기십니까?” 태공이 하는 말“군자는 뜻을 낚고,속인은 사냥을 즐긴다 하지요.” 낚시는 세 가지 길,미끼는 인재를 구하는 도구,큰 고기는 크게 쓰고,작은 고기는 작게 써야 하니사람의 일도 또한 그와 같을 뿐 문왕은 그 말 듣고 큰 깨달음 있었나니 태공망, 오래 기다린 어진 이여!그의 손잡은 문왕 이윽고 나라의 기틀을 세웠으니 훗날 제나라의 주인이 된 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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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4-22
  • 뜻이 아름다운 삶 시경의 낙지군자(樂只君子)
    역의 중천건(重天乾) 괘 초구(初九) 효사(爻辭)는 잠용물용(潛龍勿用)이다. 글자 뜻 그대로라면 잠겨 있는 용(龍)이니 써선 안 되는 게 된다. 건문언(乾文言)에서는 그 의미를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신령스러운 용덕(龍德)을 가지고서도 은둔해 있는 자다. 세상에 따라 변치 않으며 명성을 이루려 하지 않아, 세상에 은둔하되 근심하지 않으며, 남이 옳다고 봐주지 않아도 초조해 하지 않는다. (도에 맞아) 즐거우면 행하고 근심스러우면 등져서, 뜻이 확고하되 뽑을 수 없는 것과 같이 함이 바로 잠겨 있는 용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잠겨 있되 어떤 일을 두고 행하거나 행하지 않음의 기준은 바로 도다. 하늘이 땅을 통해 만물을 이롭게 하려는 도! 이는 자기 자신의 세상을 살아가는 기준이 되기도 하려니와 나라와 국가로 보면 나라와 국가를 위한 기틀이고 동량이다. 그래서 시경(詩經) 소아(小雅) 남산유대(南山有臺)에서는 이렇게 읊는다. 남산에는 삿갓을 북산에는 명주아 풀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이 나라의 터전이로다.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만수 무강하리로다. 남산에는 뽕나무 북산에는 버들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나라와 집의 빛이로다.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만수무강하리로다. 남산에는 산버들 북산에는 오얏버들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백성들의 부모로다. 그 명성 한없이 많고 그침 없도다. 남산에 복나무 북산에는 참죽나무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오래 오래 누리시리라.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그 명성 자자하도다. 남산에는 탱자나무 북산에는 산유자로다.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오래 오래 누리시리다. 즐거우신 군자께서는 그대들 후손까지 보호하여 줄 것이다. 산에 산을 장식하는 삿갓이나 명아주 뽕나무나 버들 오얏이나 참죽나무 등이 있다면 나라에는 나라를 나라답게 지탱하는 군자가 있어야 한다. 그들은 바로 하늘의 도를 생활 속에서 지키며 사는 사람들이다. 그 도로 인해 그 군자는 나라와 집이 빛나게 하며 백성들이 태평할 수 있게 된다. 또 그 도로 인해 그 자신은 명성이 세상에 드날리게 되며 후손들도 그 덕화에 힘입을 것이다. 이는 오로지 그 사람에게 남산의 뽕나무 북산의 버들 남산의 탱자나무 북산의 산유자와 같은 도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춘추에서는 중니께서 정나라의 자산에 빗대어 인용하는 부분이 있다. 소공 13년(기원전 529년)이었다. 갑술 날에 제후들이 平丘에서 동맹을 맺었다. 맹약을 맺을 차례가 되었을 때 정나라의 자산은 공물과 조세의 할당량(貢賦)을 두고 이의를 제기해 말했다. “옛날 천자께서 공물의 양을 배정하실 때에는 지위의 고하에 따라 경중을 매겼습니다. 서열이 높으면 공물의 양도 많은 것이 주나라의 법도이고, 서열이 낮은데도 공물을 많이 내는 것은 왕기(王畿)에 속하는 전복(甸服)의 사람들에 한했습니다. 우리 정나라 백작 임금님은 남복에 속하는데도 공작과 후작에 해당하는 공부를 배정받고 있으니 정나라는 이미 앞으로 제대로 내지 못할 것입니다. 감히 재고해 주기를 간청 드립니다. 지금 제후들은 전쟁을 그만 두고 우호에 힘쓰고 있는데도 공물을 독촉하는 사자의 명령은 한 달이 멀다하고 내려오고 있습니다. 공부에는 한도가 없으니 작은 나라가 공물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날에는 죄를 짓게 됩니다. 제후들이 맹약을 다지는 것은 작은 나라를 도와주려는 것도 하나의 목적인데 공물에 한도가 없다면 나라가 망할 날은 시간문제입니다. 나라가 사느냐 죽느냐 하는 법도를 결정하는 일은 오늘 이 자리에 달렸습니다.” 대낮에 시작한 논쟁이 저녁까지 계속되었다. 진나라 사람은 결국 그의 말에 동의했다. 이를 두고 중니께서는 이번 행차에서 그는 나라의 기틀을 잘 다졌다고 하셨다. 그때 인용된 시구가 앞에서 소개한 南山有臺의 한 구절이다. 우리의 에너지가 무엇을 위해 쓰여져야 하는가를 분명히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만물까지는 아니라도 세상과 세상 사람, 오직 그것이다. 본문 가운데 즐거우신 군자라는 뜻의 낙지군자(樂只君子)는 군자로서의 즐거움을 구하는 사람이니 군자는 즐겁다는 관용어로 일반화되어 있다. 문장의 구조는 도치되어 있다. 압축된 문장의 송(頌) 마음에 도가 있어 뜻이 아름다운 군자 남산에 자라나는 탱자요 북산에 뿌리내린 산유자 같네 그들로 인해 산이 윤택하듯 하늘과 땅을 닮은 군자의 뜻 때를 따라 거슬리지 않기에 잠긴 용 되어 드러내지 않되 가슴에 품은 뜻 오직 도에 있음이니 자리에 나아가 도리를 따질 때는 개인의 명성 아닌 만인 위한 기틀 뿐 그 즐거움, 그 선택 이익 아닌 평화요 그로 인해 세상 밝고 그로 인해 뜻이 즐거워 불려지는 그 이름 낙지군자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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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역
    2025-04-17
  • 주역 괘상의 배치에서 배우는 역의 원리와 세계관
    역(易)의 원리와 세계관 역(易)은 음양(陰陽) 부호가 세 줄로 이루어진 삼획괘(三劃卦 : ☰ ☷ 등)를 기본으로 하며, 이는 하늘(天)과 땅(地)의 기운이 사귀면서 생겨나는 만물의 형태로 세상을 이해해야 한다는 삼재(三才) 사상의 반영입니다. 그런데 그 종류를 헤아려보면 기본적으로 생겨나는 괘상이 8가지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음(陰)과 양(陽)의 2가지 부호를 조합해서 세 줄로 된 삼획괘를 만들었을 때 생겨나는 괘상의 종류가 2³에 해당하는 8 수 그것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문왕은 그들 8 종류의 삼획괘를 둘씩 겹쳐 만들어진 64종류의 6획괘로서 주역의 전체 괘상을 구성하게 됩니다. 물론 이는 해와 달이 움직이면서 만들어내는 교차점의 좌표와도 일치하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럼 여기에서 생겨나는 궁금증이 있게 됩니다. 지금의 주역 통행본에 나타나 있는 괘상의 순서가 지니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여기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면 주목해야 하는 몇 가지 항목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문왕에 의해 배치된 괘상 구성의 원리입니다. 문왕은 주역 64괘를 배치하면서 24절기에 맞는 삼획괘의 배치도를 먼저 고려합니다. 예를 들어 양기(陽氣)가 처음 생겨나는 순간의 괘상은 해그림자가 가장 긴 동지(冬至)에 해당하므로 감(坎☵)을 취해 나타내고 다음에 양기(陽氣)가 미세하게 모습을 드러낸 간(艮☶)이 오게 하고 그 뒤로 역동적인 움직임이 시작되는 진(震☳)을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만약 그로 인해 땅 위의 양기(陽氣)가 역동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면 다음 차례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따뜻한 바람에 의존하여 사방으로 두루 퍼져나가는 손(巽☴)이 되겠지요. 그리고 나서 지상에는 뜨거운 양기운(陽氣運)이 가득 차게 될 것이기에 배치되는 괘상은 이(離☲) 불기운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운은 결국 차갑게 식으면서 열매를 맺는 변화를 보일 것이므로 땅 곤(坤☷), 못 태(兌☱), 하늘 건(乾☰), 물 감(坎☵)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게 됩니다. 훗날의 학자들은 이를 문왕 팔괘도로 단순화시켜서 다음과 같은 형태의 그림으로 그려냈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괘상의 전개도를 바탕으로 문왕이 주역 64괘를 구성하는데 그것이 지금의 통행본에 나타난 괘상 구성의 차례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주역 이해의 포인트는 바로 그 같은 문왕의 관점에 맞춰 자기 생각을 펼쳐나가는 다음의 방법일 것입니다. 첫째는 쉴 새 없는 움직임이며 둘째는 그 같은 움직임이 보여주는 음양(陰陽) 기운의 변화이고 그 변화에 숨어 있는 세상 이치의 반영입니다. 그렇다면 문왕은 그 같은 몇 가지 항목들을 지금 유통되고 있는 통행본에 어떤 식으로 괘상을 배치하고 있을까요? 첫째는 쉴 새 없는 움직임을 반영하는 내용입니다. 주역의 모든 괘상에는 서로가 입장을 바꾸었을 때 하나가 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개념을 포함하는데 그것이 우선 하나의 중요한 원리로서 적용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수뢰둔(水雷屯)과 산수몽(山水蒙)은 괘상을 뒤집으면 서로 바뀌는 관계에 있습니다. 이는 만물의 처음과 어린 시절을 상징할 때의 괘상입니다. 계속해서 수천수(水天需)와 천수송(天水訟)도 괘상을 뒤집으면 서로 연결되며, 이는 만물을 기르는 음식 및 그 음식을 두고 서로 다투는 이치 즉 도전괘(倒轉卦) 형식의 반영입니다. 그런데 주역의 전체 괘상의 종류에는 도전괘만 있는 게 아닙니다. 중천건(重天乾)과 중지곤(重地坤)처럼 괘상을 뒤집어도 변하지 않는 부도전괘(不到傳卦)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각을 반영해서 주역의 전체 괘상들을 분류해 보면 역은 64괘가 아닌 36가지 형태로 단순화됩니다. 그리고 여기에 현재 통행되는 주역 괘상의 놀라운 점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하늘의 천체 움직임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문왕의 안목입니다. 즉 뒤집어지면서 둘이 하나가 되는 도전괘 28의 수치는 해와 달이 하늘을 돌면서 경유하는 동서남북 별자리 28수의 반영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8괘는 부도전괘로서 하늘의 7요(耀)에 태극의 기운 건원(乾元)의 상징적인 형식입니다, 따라서 역의 개념은 결국 우리 지구에 영향을 미치는 천체의 움직임에 따른 음양(陰陽) 부호의 반영일 뿐입니다. 즉 해와 달, 지구의 일정한 변화가 끊임없이 순환하는 법칙의 체계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64괘 384효에 의존한 역의 핵심 개념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변화(變化) : 세상의 모든 사물은 천체의 움직임에 따라 변한다. 이간(易簡) : 사물이 변화하는 이치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불변(不變) : 변화 속에서도 일정한 법칙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그 점에서 우리가 역을 통해 눈떠야 하는 세계관은 끊임없이 변하는 상황에 맞게 스스로 적응하고 행동할 줄 아는 수시변역(隨時變易)의 지혜에 맞춰져야 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압축된 내용의 송(頌) 주역의 원리와 세계관 하늘에서 움직이는 해와 달 별의 좌표 주역의 괘상[64괘]으로 모조리 반영됨에 그것은 하늘과 땅 만물의 변화 쫓는 옛사람의 세계관 삼재(三才) 사상 그것이네 그때의 모든 괘상 음양(陰陽)이 어우러진 해와 달이 움직이며 생겨나는 좌표 따라 64괘 구성하는 기본은 삼획괘니 움직이며 달라지는 의미의 표기로는 뒤집혀 하나 되는 28(宿) 도전괘(倒轉卦)요 칠요(七耀)와 건원(乾元)의 8개 부도전괘(不倒轉卦)뿐임이니 그 둘을 하나로 합해서 표시하면 생겨나는 수(數)의 몫 36에 해당하니 그것은 십진법(十進法)에 의존한 해와 달의 모든 변화 64괘 좌표를 음양(陰陽)으로 수용한 십체구용(十體九用) 법칙이요 해와 달, 별들과 지구의 춤사위 그로 인한 변화상 주역의 근본임에 변화(變化)와 간략함[易簡] 불변(不變)을 스승 삼되 변화(變化)는 본질이요 단순함[易簡]은 작용이고 불변(不變)은 마음의 닻이 되는 이치라네 따라서 끝없는 세상의 이런 변화 내 마음의 좌표로 일상에 깊이 새겨 때에 맞는 지혜로서 수용할 수 있어야 옛 성인 문왕의 거룩한 안목 빌려 하늘의 뜻 따르는 긍지 높은 삶이 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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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역
    2025-04-13
  • 생명의 중요성을 알게 하는 옛사람의 기록과 주역의 이치
    때는 여름이었다. 노나라의 군주가 사수 깊은 곳에 어망을 설치하고 고기를 잡고자 했다. 이에 이혁(里革)이 나서서 그 어망을 찢어[단고광군斷罟匡君] 팽개친 후 선공을 다음과 같은 말로 깨우쳤다. “옛날 대한이 지난 후, 땅속에서 겨울을 지낸 벌레들이 깨어나 활동하기 시작하면 하천과 못을 관장하는 관원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어망과 통발을 활용해야 하는지 설명했습니다. 이로써 사람들에게 강하에서 대어를 잡고, 자라와 조개 등을 잡아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게 했습니다. 이때 전국의 백성들에게 모두 이같이 하도록 하여 지하의 양기가 널리 발산되도록 도왔습니다. 조수가 새끼를 배고 물고기가 성장하는 때가 되면, 조수를 관장하는 관원은 조수를 잡는 그물의 살포를 금지하는 명을 내렸습니다. 단지 작살로 물고기와 자라를 잡아 서늘한 곳에서 말려 여름날 식용으로 사용하는 정도는 허용했습니다. 이는 조수의 번식을 돕기 위한 것입니다. 조수가 성장하고 물고기가 산란할 때에는 못과 하천을 관장하는 관원이 영을 내려 작은 코로 된 어망을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것도 금지하였습니다. 다만 함정을 파 야수를 잡고 새 그물로 조류를 잡는 행위는 허용했습니다. 이는 종묘 제사와 주방의 먹거리를 위한 것입니다. 나라에서 자라와 물고기 등이 생장하도록 돕는 것은 장차 국가의 재용을 풍족히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때 산 위에서 새로 나는 눈의 어린 나무를 자르거나, 못에서 처음 나는 초목을 자르거나, 고기를 잡을 때 그물로 어린 물고기를 잡거나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또 어린 사슴과 작은 짐승들이 자라나도록 배려하고 알에서 깨어난 새 새끼를 보호하며, 개미알과 유충으로 장을 담가먹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자연의 모든 생물을 번식케 하려는 것으로 고인이 우리에게 남겨준 교훈입니다. 지금 물고기들이 막 산란하려 하는데 군주는 이들이 성장치 못하게 어망을 쳐 잡으려 하니 참으로 욕심이 지나치십니다.” 노선공은 그의 충언을 받아들여 찢어진 그물을 보관하여 그 교훈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며 혁을 자신의 주변에 두고 나라의 정사를 펼쳐 나가는데 중용하였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생명을 중요하게 여기는 삶은 그 뜻 자체만으로도 하늘의 도움에 힘입게 되어 있다. 실제 역사의 기록에는 그 같은 사실을 입중하는 기록들이 드물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이중환의 택리지에 수록되어 있는 다음의 내용이다. 고구려 시대에 수나라 군사가 침입해 왔을 때의 일이었다. 평양 서쪽 백여 리 되는 청천강을 두고 안주(安州)에 수나라 군사들이 이르렀다. 그곳에는 강가에 백상루가 있고 누각 곁에 칠불사가 있었다. 강을 앞에 두고 있던 수나라 군사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출가수행 중인 승려 7명이 앞에서 물을 건너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강물의 깊이가 무릎까지도 차지 않았다. 수나라 군사도 이를 보고 중을 뒤따라 건너 공격을 하다가 선봉에 선 한 부대가 강에 빠져 죽었다. 그리하여 군사를 후퇴시키자 중도 이내 보이지 않았다. 지방 사람들이 부처님의 은덕으로 여겨 절을 짓고 제사하였다. 이민족의 숱한 외침에 시달려온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의미심장한 고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우리 민족의 외침에 초점을 맞추지 않더라도 나라와 나라 간에 벌어지는 전쟁 관련 언급은 주역의 여러 괘와 효사에 다양한 형태로 다루어진다. 다만 전쟁을 소재로 괘상의 뜻을 해석하면서 역에서 취하는 전쟁의 관점은 매우 분명하다. 남들의 재산이나 생명을 노략질하는 침략전을 부정한다. 국가와 민족의 평화와 생존을 위해 방어전을 수행해야 하며 나를 침략해 온 자들이 있으면 이들과 맞서 싸워 적을 쳐부수고 자기의 생존권을 지켜나가는 선에서의 전쟁으로 뜻이 한정된다. 그래서 산수몽괘 상구에서는 스스로 도적이 되는 것은 이롭지 못하고 도적을 막는 것은 이롭다는 말이 있다. 또 지수사괘 육오(六五)에서도 밭에 짐승이 들어오거든 잡으라고 말하는 것이 이로우니 허물이 없다고 하였다. 이들은 모두 정의로운 전쟁은 용납되나 스스로 남의 재산과 생명을 노략질하고 빼앗기 위한 침략전은 용납되지 않음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만약 전쟁의 명분이 이처럼 분명하고 세상의 올바른 공존을 위함에 있다면 이는 반드시 하늘의 도움이 있게 된다는 게 주역의 이치 가운데 숨어 있는 분명한 메시지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후회없는 생애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참고할 만한 내용의 주역 이치가 아니겠나 싶다. 압축된 내용의 송(頌) 생명을 중시하는 군자다운 사람의 길 하늘의 도를 따르는 길임에 산란과 번식의 철을 맞았다면 그물을 드리는 뜻조차 버려야만 하늘의 뜻을 따르는 행위일 터 그럼에 겨울 뚫고 드러난 벌레라도 양기 받아 번식하길 기원하는 삶을 살되 하물며 어린 물고기와 새끼 짐승이겠는가 하늘의 순환에 자신을 맡기되 잡아서 취할 때와 기를 때를 구분하여 하늘이 외면하는 욕심이 없어야만 하늘도 축복하는 자기 생애 될 것이니 국경 넘어 쳐들어온 수나라의 군사들 무릎조차 적시잖는 강물 위의 중들 보며 뒤따르다 빠져 죽는 기록이 알잖은가 그것은 생활 속 하늘의 당연한 이치 그래서 주역에도 상기하여 하는 말 도둑이 되는 것은 이롭지 않고 도둑을 막는 자의 삶 이롭다 했으니 침략이 아닌 하늘이 돕는 삶 생명을 중히 여겨 하늘의 뜻 따라야만 후회 없는 한 생애 긍지 높은 삶이 되리
    • 칼럼
    • 주역
    2025-04-05
  • ○ 돼지와 사슴을 예로 든 음과 양의 성질 이해
    주역 계사전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근취저신(近取諸身) 원취저물(遠取諸物) 역의 기본 팔괘(八卦)가 세상의 모든 사물을 대신한다고 여길 때의 상징적인 문구다. 그 가운데 음기(陰氣)의 대표적인 괘상 6 감수(坎水☵) 물 괘를 대표하는 동물로는 돼지를 꼽는다. 물론 가족 관계에서 6 감수(坎水☵)를 구분할 때는 세 획을 주도하는 양효(陽爻)가 가운데 2번째 자리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중남(中男)으로 간주한다. 또 계절로 보면 음기(陰氣)가 성한 겨울이고 방위로 보면 북방이다. 자연물로 구분할 때는 흘러가는 물로 취급하고 색깔로는 검은 색이며 별자리로 놓고 보면 물 속에서 장생하는 거북 즉 현무(玄武) 모양을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이런 원리는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자신의 몸을 추스릴 때도 자연스럽게 적용하는 하나의 방법이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예로는 돼지의 발과 사슴의 뿔에 대한 옛사람들의 관심이다. 무엇 때문일까?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지 않아도 분명하다. 먼저 돼지의 성질을 살펴보면 된다. 돼지는 먹기를 좋아하면서도 이를 밖으로 발산하는 법은 극히 드물다. 모조리 비계로 가거나 살로 간다. 또 성질이 우직한 게 무식하기까지 하다. 색은 검고 음식도 잡식성이어서 아무거나 가리지를 않는다. 그만큼 먹성이 강하다는 것은 우선 성질이 음물(陰物)이라는 것을 쉽게 판단해 알 수 있다. 반면 양적(陽的)인 형태의 대표적인 동물로는 무엇을 떠올릴 수가 있을까? 닭, 개, 사슴 등이 거기에 해당할 것이다. 닭의 활동적인 기질, 개나 사슴의 추위에 강한 기질은 성질로 보야 양에 속한다. 특히 사슴은 한대지방의 겨울 추위에도 추위를 느끼지 않도록 자기 자신의 양적인 기운이 매우 발달되어 있다. 그렇다면 사슴과 돼지의 음양은 어디에서 그 기운이 절정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까. 양(陽)은 기운이 올라가고 음(陰)은 위축되어 내려가는 특징이 있으므로 사슴은 사슴의 뿔과 돼지의 발이 얼핏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여기에 한방에서 사슴의 뿔을 녹용이라 하여 귀하게 여기고 돼지는 돼지의 족발을 보음제로 이용하게 되는 까닭을 잘 알 수가 있다. 한편 양은 기로 가고 음은 혈로 가는 특징이 있으므로 기가 허한 사람은 녹용을 복용하고 혈이 허한 사람은 돼지 족발을 보음제에 해당하는 한약재와 함께 복용한다면 우리가 우리의 생활에서 음(陰)과 양(陽)의 성질을 이용하여 음식을 섭취하는 좋은 실례가 되는 것이다. 압축된 내용의 송(頌) 양기의 상징 사슴의 뿔 음기의 상징 돼지의 발 근거는 어디에 있나 찬바람 속에서도 강인한 사슴 하늘로 솟구치는 양기(陽氣) 머리 위 뿔로 쏠리기 때문이요 먹성 좋은 돼지의 식성 깊이 스며드는 음기운(陰氣運)의 작용 삶을 지탱코자. 온몸을 채우는 혈 가장 하단인 발로 쏠리는 이유 때문이니. 녹용과 족발, 하나의 이치 음양(陰陽)의 이치를 지혜로 취함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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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역
    2025-04-01
  • 오운 육기로 세상을 살피는 눈
    오운육기란 해와 달의 운행주기에 맞춰 일정한 변화 단위로서 세상이 돌아가는 현상을 구분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노자 도덕경에 의하면 전쟁이 지나간 자리는 가시나무가 무성해진다고 했다. 이는 양명 조금의 기운 작용 때문이다. 한편 절에서도 돌산이 많은 사찰을 가리켜 나한도량이라고 일컫는다. 이도 역시 양명 조금의 기운이다. 왜냐하면 나한은 도를 이루었지만 성격이 다소 괴팍한 구석이 없지 않다. 그러므로 돌산이 많다는 것은 그곳의 사람들이 성격적으로 다소 괴팍하고 공격적인 측면마저 있다는 뜻이다. 한편 보리가 풍년이 되는 해는 토의 기운이 왕성한 탓이라고 이해를 한다. 그 밖에 과일도 마찬가지다. 사과가 많이 열렸는데 예년에 비해 당도가 떨어지고 신맛이 더 심하면 이는 궐음 풍목 기운이 왕성한 해다. 그해에는 나팔꽃이나 휘감고 자라나는 덩굴식물류가 잘 자란다. 꼭 어느 해가 아니라도 그런 식물이 잘 되는 지역은 궐음풍목의 토질에 속하는 곳이다. 계속해서 섬세한 줄기와 향의 란초가 잘 자라는 지역은 소음군화의 성격이 강하게 작용하는 이유와 관련이 있다. 이는 쉽게 말해 지구 환경의 모든 변화가 오운육기(五運六氣) 영향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같은 오운 육기의 측면은 음양(陰陽)의 기운으로 세상을 단순화시켜 생각할 때 더욱 분명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숙지황과 무의 관계다. 숙지황과 무 우리가 한의원의 한약 치료에 의존할 때 무를 먹어선 안 된다는 처방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 이유가 바로 음양(陰陽)의 특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즉 숙지황이 들어간 약재일 때 특히 무를 금기시하게 되는데 이는 무의 양적(陽的)인 성격이 숙지황의 음적(陰的)인 측면과 서로 맞물려 숙지황의 음(陰)을 보하거나 혈(血)의 작용을 돕지 못하도록 무력화시키기 때문이다. 어떤 점에서 이렇게 판단이 가능한가. 사람이 무를 먹었을 때 몸의 기운을 위로 밀어 올리면서 트림이 먼저 나오는 것은 무의 양적(陽的)인 작용이다. 즉 기(氣)를 위로 밀어 올리면서 소화를 돕는 것이다. 대신 숙지황은 성격이 혈(血)을 보하는 보형(補血) 내지 음(陰)을 보하는 보음(補陰) 작용으로 통한다. 그러므로 한약을 복용하는 중에 무를 먹어선 안 된다고 처방이 쓰여 있다면 그 사람의 약 처방전이 음(陰)이나 혈(血)을 보하는 쪽에서 약이 조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음(陰)을 보할 때는 양(陽)을 피하고 양기(陽氣)를 북돋을 땐 음기(陰氣)를 피함이니 마음을 다스리는 삶의 이치 또한 이 같은 원리를 벗어날 수 없음을 알고서 대처하는 게 우리 조상들의 세상 사는 유익한 지혜였다. 압축된 내용의 송(頌) 오운육기(五運六氣)로 나눠지는 하늘과 땅의 기운 매사에 숨김없는 진리로 작용함에 전쟁이 지나간 자리라면 가시덤불만 자라나고, 돌산이 많은 절엔 나한의 기운이 깃드는 것과 같네 그뿐이랴 보리가 풍년인 해에는 대지에 토기운이 성할 때 일이요 사과의 신맛이 깊어진 해라면 궐음풍목(厥陰風木) 기운이 성한 해의 일이며. 소음군화 태음습토 양명조금 등의 일 년의 모든 기운 일체가 이와 같아 오운육기의 흐름 따라 변화할 따름이니 우리 몸의 치료 또한 이에 준하고자 혈을 보하는 음기(陰氣) 성한 숙지황엔 기운이 흩어지는 무를 피해야만 , 위로 오르는 양기운(陽氣運)과 아래로 깃드는 음기운(陰氣運)의 자연스러운 법칙과 조화를 이루면서 지혜로운 일상의 우리 삶이 될 것이라 그럼에 세상 사는 마음의 평온함도 지혜의 원천으론 오직 그 뿐이니 음양(陰陽)으로 드러나는 하늘의 덕 그것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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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역
    2025-03-24
  • 〇 음양(陰陽)의 변천에 입각한 시경(詩經)의 구조.
    물론 옛날의 고전을 이해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음양(陰陽)의 개념이다. 이는 옛날 경전의 의미들을 해석하고 있는 역위(易緯) 등의 위서(緯書)를 참고하면 좀 더 분명해진다. 위(緯)는 씨줄을 뜻하는 말이니 하늘과 땅을 잇는 연결선이 지구의 경도에 해당하는 날줄이라면, 씨줄은 하늘과 땅의 이치를 덧붙어 설명하는 보좌의 개념에 해당하는 낱말이다. 따라서 역사 속에 남아 전해져 오는 위서(緯書)들은 경서에 의탁하여 앞날의 일을 설명하는 보충의 개념을 다루고 있는 책들이 된다. 그들 위서에는 역(易)에 역위(易緯) 시경(詩經)에 시위(詩緯) 서경(書經)에 서위(書緯) 예기(禮記)에 예위(禮緯) 등이 있으며 아래에서 빌려오는 춘추전(春秋傳)의 춘추위(春秋緯)가 있다. 그런데 그들 위서(緯書) 가운데 음양(陰陽)의 이치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내용의 춘추위(春秋緯)가 있다. 관련 내용은 춘추위(春秋緯)의 연공도(演孔圖)다. 그곳에 의하면 “시는 다섯 제회(際會)를 함축했다”는 구절이 등장하는데 그게 바로 음양(陰陽)의 틀로 세상을 이해하려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렇다면 이는 어떤 형태의 사례일까? 먼저 오행의 의미와 관련된 다섯 제회(際會)에 주목해 보면 된다. 연공도(演孔圖)의 다섯 제회(際會)는 사이 제(際), 모일 회(會)로서 좋은 때를 만났다는 뜻이다. 한영의 한시외전에서 찾아보면 “다섯 제회는 묘(卯)·유(酉)·오(午)·술(戌)·해(亥)의 십이지지로서 설명을 하는데 그 개념으로 세상의 변화를 설명하는 이유는 음양(陰陽)의 끝과 시작을 거기에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때가 되면 우리가 의탁해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서는 정치의 변화가 크게 일어난다고 하였다. 따라서 시의 위서(緯書) 가운데 하나인 범력추에서는 실제로 시경의 전체 내용을 그 같은 구분에 맞춰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기도 한다. “(시경의) 대명(大明-편명)은 해(亥)에 있으니 수기운(水氣運)의 시초이고 사모(四牡-시경의 편명)는 인(寅)에 있으니 목기운(木氣運)의 시초이고, 가어(嘉魚-시경의 편명)는 사(巳)에 있으니 화기운(火氣運)의 시초이고, 홍안(鴻雁-시경의 편명)은 신(申)에 있으니 금기운(金氣運)의 시초다.” 이 말의 의미는 시경에 반영되고 있는 옛 시대 상황의 구성이 바로 음양(陰陽) 체계에 맞춰 수용할 수 있다는 견해이니, 주역의 음양(陰陽)으로 세상의 변화를 단순화시켜서 정리하는 관점의 반영이다. 우리는 주역이 하늘에서 보여주는 해와 달의 변화를 십진법의 체계로서 구체화시킬 때 그것의 하나는 주역(周易)의 64괘였고 또 하나는 십간(十干) 십이지(十二支)의 간지(干支)체계였음을 이미 확인해 알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 같은 의미체계의 핵심은 결국 음양(陰陽) 오행의 변화로서 구체화시킬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오행 문화를 뚜렷하게 반영하는 쪽은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의 간지체계다. 그러므로 앞 범력추에서 십이지(十二支) 중심으로 오행의 변화로 시경을 분류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결론이다. 알고 있다시피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의 낱글자들은 오행으로 그 성격을 분류하면, 해자(亥子)는 수(水), 인묘(寅卯)는 목(木), 사오(巳午)는 화(火), 신유(申酉)는 금(金)이며, 나머지 진술축미(辰戌丑未)는 토다. 그래서 앞 연공도에서는 그 의미를 다음과 같이 구분해서 정리해주고 있다. “오(午)와 해(亥)의 제회는 혁명(革命)이 되고 묘(卯)와 유(酉)의 제회는 개정(改正)이 되며, 술(戌)은 천문(天門)에 있으니 드나들면서 엿보거나 듣는 것이고, 묘(卯)는 천보(天保)이고 유(酉)는 기보(祈父)이고 오(午)는 채기(采芑)이고 해(亥)는 대명(大明)이다.” 시경 전체 구조를 오행의 차례에 맞춰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제목까지 곁들이는 쪽에서의 구분법이다. 그곳의 내용을 도표로 잠시 정리해보자. 오행 (五行) 수기운(水氣運)의 반영 목기운(木氣運)의 반영 화기운(火氣運)의 반영 금기운(金氣運)의 반영 토기운(土氣運)의 반영 천명을 받음 국운의 시작 국운의 융창 국운의 기움 大明 大雅 四牡 [天保] 小雅 嘉魚 [采芑] 小雅 鴻雁 [祈父] 십이지지十二地支 해(亥), 자(子) 인(寅) 묘(卯) 사(巳) 오(午) 신(申) 유(酉) 진(辰)술(戌) 축(丑)미(未) 해(亥)는 양기(陽氣)가 시작되는 때로서 변혁이 됨 오(午)는 음기(陰氣)가 시작되는 때로서 변혁이 됨 십간 十干 임(壬) 계(癸) 갑(甲) 을(乙) 병(丙) 정(丁) 경(庚) 신(辛) 무(戊) 기(己) 계절 겨울 봄 여름 가을 환절기 방위 북쪽 동쪽 남쪽 서쪽 그런데 나라의 흥망성쇠가 반영된 시경의 내용을 오행(五行)으로 설명하면서 계절과 방위를 덧붙이는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 옛사람들이 생각하는 음양오행(陰陽五行)은 결국 땅 위에 생겨나는 복사열의 강도와 관련된 현상들이라고 이해했을 때, 그것은 동서남북 및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계절의 변화와 불가분의 관련성을 지니는 상징성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내용에 근거하여 시경의 관련 구절을 살펴보면 그 뜻의 구분 역시 초점은 어쩔 수 없이 음양(陰陽) 오행(五行)의 변화가 된다. 따라서 공자는 시경의 이미지를 배치할 때도 이와 같은 음양(陰陽) 오행(五行)의 변화에 바탕을 두고 구체화 시켰음을 부인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그 관점에서 시경의 전체 내용을 분석하자면 알아야 하는 게 있다. 즉 음양(陰陽) 오행(五行)의 특성에 해당하는 십이지(十二支)의 개념이다. 즉 음양(陰陽)의 기운으로 그들 낱글자를 구분하면 십이지지(十二地支)의 전체 글자는 인(寅)·신(申)·사(巳)·해(亥)와 자(子)·오(午)·묘(卯)·유(酉)에서 음양(陰陽)의 기운이 뚜렷하게 변함을 알 수가 있다. 또 개별적인 오행의 구분으로는 인(寅)과 묘(卯)는 목기운(木氣運)에 해당하는 기운이며, 사(巳)와 오(午)는 화기운(火氣運), 신(申)과 유(酉)는 금기운(金氣運) 해(亥)와 자(子)는 수기운(水氣運)으로 구분이 된다. 따라서 이를 나라의 흥망성쇠로 비교하면 목(木)에서 처음 뿌리를 내리고 화(火)에서 국운이 왕성해지다가 금(金)기운에 이르러 나라가 기우는 세상의 이치를 떠올려 볼 수가 있다. 옛사람들은 이를 오운(五運) 덕이설(德移說)로 표현하는데 그 의미는 결국 사물이 태어나서 자라나고 늙고 병들어 죽는 이치를 적용한 오행(五行)의 음양(陰陽) 성쇠와 관련시킨 하나의 방법론이다. 그렇듯이 상수학적인 측면에서 주(周)나라의 국가적 성격을 오운(五運) 덕이설에 바탕을 두고 바라볼 때는 목덕(木德)으로 분류를 하게 된다. 이에 시경에서 주나라의 풍속도 그런 시각에서 바라볼 수가 있다는 뜻이다. 다만 앞 문헌의 구분과 달리 여기에는 술(戌)이 하나 더 포함되어 있으니 천문이 열리는 하늘의 별자리를 거기에 덧붙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보면 옛사람들이 음양(陰陽)의 이치에 세상의 흐름을 얼마나 철저하게 적용하려고 들었는지를 잠시 짐작해볼 수가 있다. 어쨌든 소아(小雅)에 실린 사모(四牡)는 나라가 처음 일어나는 봄철의 목기운(木氣運)으로 그 성격을 분류한다. 실제로 사모(四牡)에는 나라가 일어나던 무렵의 분위기가 잘 반영되어 있다. 잠시 녹명지즙의 앞 구절에 실린 사모(四牡) 편 일부를 음미해보자. 네 필 숫 말 끝없이 달리나 주로 가는 길 멀기만 하다. 四牡騑騑 周道倭遲 어찌 돌아가고 싶지 않으리요? 豈不懷歸 나라일 끝나지 않았으니 내 마음 아파 오도다.王事靡盬 我心傷悲 네 필 숫 말 달리니 헐떡거리는 숨길 애처롭도다. 四牡騑騑 嘽嘽駱馬 어찌 돌아가고 싶지 않으리요? 豈不懷 歸 나라 일 끝나지 않았으니 잠시도 편히 쉴 틈 없도다. 王事靡盬 不遑啟處 처음 나라를 일으켜 세우려는 군자의 고단한 심정을 엿볼 수가 있지 않는가? 물론 처음 나라를 일으킬 수 있으려면 하늘의 천명이 나라를 일으키려는 당사자에게 쏠려야만 한다. 그래서 그 내용을 읊고 있는 시는 대명(大明)이다. 그 시는 대아(大雅) 문왕지십(文王之什)에 실려 있다. 밝고 밝아 땅 위를 비추며 빛나고 빛나 하늘에도 오르도다. 덧없이 하늘을 믿을 것이 아니다. 임금 노릇은 쉽지 않으니 천자의 자리 이어온 은나라 자손들 하늘은 응징해 주나라로 주었다네 물론 그 안에는 문왕이 주나라의 토대를 마련한 출생 내력도 함께 언급되고 있다. 마치 주남(周南)의 관저(關雎) 편에서 문왕과 문왕 비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부터 시작하는 음양(陰陽) 이치의 반영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의 구성이다. 지(摯)나라 둘째 딸 임씨가 저 은나라로부터 주나라로 시집오시어 주나라의 부인이 되시니 이에 왕계와 함께 하시어 어진 덕을 행하시고 태임께서 회임을 하시어 이내 문왕을 낳으셨네 오직 이 문왕께서는 마음을 삼가고 조심하여 밝게 상제를 섬기시고 많은 복을 누리섰으니 그분의 덕 어긋남 없어 제후국을 얻으시었네. 하늘은 세상을 살피면서 문왕에게 천명이 돌아가게 된 내용의 언급인 것이다. 그것은 주(周)나라의 시작과 관련이 있으므로 오행(五行) 상의 분류로는 수기운(水氣運)의 시초가 되는 해(亥)에 분류하는 이유다. 이처럼 시경(詩經)의 전체 내용에 함축해 있다는 다섯 제회의 배경이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그 까닭에 성호는 그 의미가 주시(周詩)로써 해의 운행에 맞추어 그 융성하고 쇠퇴해 가는 과정을 돌아보게 하는 데 있다고 하였다. 동시에 대명(大明)이 해(亥)에 속한 것은 그 해(亥)가 음(陰)이 극성하여 양(陽)에 항거하는 무렵으로 그때를 당하면 혁명(革命)이 있다고 보아 대명(大明)에는 무왕이 상나라를 정벌한 사실이 등장하게 된다. 이처럼 시경의 구성은 그 뜻이 음양오행(陰陽五行)의 변화와 일치하는 내용의 구성이다. 그렇게 보면 목기운(木氣運)을 반영하는 사모(四牡)에서 처음 나라가 일어나는 기상을 보여주고 임금이 애써 신하로 하여금 백성을 위한 정치만이 하늘의 축복을 불러오는 위정자의 뜻을 시경에서 일깨워주는 옛사람의 세계관을 우리는 여기에서 짐작해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실제 묘(卯)에 속하는 천보(天保)는 그 자리가 음양(陰陽)의 교대하는 때이므로 국가적으로도 그때 어지러움을 극복하고 차츰 다스려 나가야 하는 당면 과제를 생각할 수가 있다. 그래서 하늘이 보호한다는 천보(天保)에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보답하는 행위를 통해 세워진 나라가 더욱 왕성해가는 뜻을 말했기 때문에 의미가 앞뒤로 이어지는 것이고, 가어(嘉魚)가 사(巳)에 속하는 것은 그 사(巳)가 양(陽)의 왕성한 때를 상징하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주역에서 양(陽)의 기운이 왕성하면 그때의 시절 상황이 태평하다고 볼 수가 있는데 가어(嘉魚)에는 임금과 신하들이 서로 잔치하며 즐거워하는 상황을 읊고 있는 시의 내용이다. 단락을 바꾸기 전에 그 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잠시 목기운(木氣運) 묘(卯)에 속하는 천보(天保)와 화기운(火氣運) 사(巳)에 속하는 가어(嘉魚) 몇 구절만을 잠시 소개하고 넘어가자. 먼저 하늘이 보호하사라는 뜻의 천보(天保) 편이다. 하늘이 보호하고 안정시켜, 또한 매우 견고하게 하시네. 하늘이 후덕하게 도우시니, 무슨 복인들 주시지 않겠나? 하늘이 많은 도움을 주시니, 그 복이 많아 한이 없겠네. 하늘이 보호하고 안정시켜, 왕성하지 않음이 없으시네. 산 같고 언덕 같으시며, 산등성이 같고 구릉 같으시네. 냇물이 흘러내려는 것 같으니, 불어나지 않음이 없다네. - 이하 생략 - 다음은 화기운(火氣運)의 반영으로 이해하는 가어(嘉魚) 편이다. 南有嘉魚(남유가어)하니 烝然罩罩(증연조조)로다. 君子有酒(군자유주)하니 嘉賓式燕以樂(가빈식연이요)로다. 남쪽에 맛 좋은 물고기가 있으니, 많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다닌다네. 군자에게 향기로운 술이 있으니, 훌륭한 손님들과 잔치하며 즐기네 태평한 나라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내용의 구성이다. 12지지의 구분으로 보아 양기(陽氣)가 성대한 사(巳)시의 때와 연결시킬 만한 내용의 시임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오(午)시의 국운(國運)에 채기(采芑)를 배치하는 것도 시의 내용을 살펴보면 나름 수긍되는 구석이 있다. 소아 세 번째 단락에 실려 있는 채기(采巷)는 씀바귀를 뜯는 모습의 평화로움을 연상시키는 내용이다. 그래서 제목이 벌써 씀바귀를 뜯세라고 번역이 되는 채기(采巷)다. 저기 새 밭에서도, 여기 묵은 밭에서도 씀바퀴 나물을 뜯어보세. 방숙님 오실 때, 그 수레 삼천이고, 군사와 무기를 살피시네. 방숙님 이끄시어, 네 필 말 타시니, 네 필 말 나란히 달리네. 붉은 수레 타고, 대자리에 어피전대, 복대와 고삐엔 쇠장식이로다. 방숙님 이끄시어, 네 필 말 타시니, 여덟 말방울 소리 짤랑짤랑. 나라의 기틀이 잡히고 난 뒤의 평화로움과 엄숙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시의 내용이다. 그래서 채기(采巷)를 양기(陽氣)가 성해진 12지지의 오시(午時)로 구분을 했다. 그때는 성해진 양기로 인해 어지러운 나라의 질서가 바로잡혀 국운이 성대함을 목격할 수가 있다. 그렇기에 채기에는 선왕의 중흥하는 정치를 칭찬하면서 그 분위기를 채기(采巷)에 담았다는 이해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다음은 음기(陰氣)가 성해지면서 나라가 장차 어지러워지는 홍안(鴻雁-큰 기러기)이다. 이는 12지지(地支)로는 신(申)의 때에 속한다. 그 이유는 시기상으로 신(申)이 되면 음기(陰氣)가 성해지는 무렵에 해당하므로 그 상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큰 기러기를 소재로 한 홍안(鴻鴈)이 여기에 등장하게 되어 있디. 실제로 그때는 선왕에 대한 유민(流民)들의 원망이 자자해지면서 나라의 기운이 쇠퇴 일로를 겪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즉 서리가 내리면서 금기운(金氣運)이 성해지는 의미의 반영이 되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성호의 경사문 사시오제(四始五際)에서도 그 점을 자세하게 확인해볼 수가 있다. 압축된 내용의 송(頌) 하늘과 땅이 보여주는 소통의 아름다움 세상이 변화하고 나라가 일어남도 음양(陰陽)의 변화로서 고전에 새겼나니 시로서 엮어진 옛 기록의 역사 그 이치를 빌려서 전체 내용 살펴보면 하늘이 힘을 싣던 문왕의 거룩한 덕 겨울의 수기운에 태어난 빛과 같아 천명이 이윽고 그에게로 실려지되 봄의 나무가 새싹을 틔우듯 나라의 기틀이 그로부터 일어나니 왕성한 여름의 불길이 타오르면 나라의 만물도 성대해지기 마련이요 가을의 금기운에 양기가 쇠락하면 나라의 운명도 쇠퇴함을 맞기 마련 그럼에 냉혹한 수기운에 뿌리 내린 나라와 개인의 삶 다를 수 없겠기에 그 이치 돌아보며 시경을 살펴보면 목기운의 싹이 틀 때 국운이 펼쳐지고 하늘의 덕 따를 적에 하늘이 돕는 이치 공자는 시경의 구조 안에 은밀하게 담았으니 이 변화를 따라가며 교훈으로 삼아보는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지혜로운 세상살이 십이지지(十二地支) 낱글자로 대신해 덧붙이면 묘(卯)와 유(酉)의 때에는 개정의 바람 불고, 오(午)와 해(亥)의 시기라면 혁명을 겪게 됨에 천명을 받든 이들 하늘이 돕는다는 시경에 숨어 있는 공자의 깊은 의중 단순한 시가 아닌 천지의 이치이니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세상살이 후회 없는 한 생애의 자기 뜻 펴자 하면 만물을 품어 아는 하늘 덕 새길지라.
    • 칼럼
    • 주역
    2025-03-19
  • 악(樂)의 율려(律呂)와 주역(周易)의 음양(陰陽)
    우리의 전통적인 음악(音樂))에 대해 살피자면 주역 뇌지예(雷地豫) 괘 상전의 문구를 떠올리게 되어 있다. 그곳에 보면 우레가 땅에서 나와 떨쳐 보임이 예(豫)니, 선왕은 이를 보고서 악(樂)을 지어 덕을 높여서 성대하게 상제께 올려 조상과 가까운 할아버지 등으로 짝을 지워 제사 지낸다고 하였다. 이 구절은 우리의 음악이 어떻게 틀이 잡혀야 하는가를 엿보게 하는 구절과 도 통해 있다. 음악 뿐만이 아니다. 일상적인 생활의 모든 이치가 마찬가지다. 계사전에서 하늘이 높고 땅이 낮아서 높고 낮은 것으로 베풀어진다고 하는 뜻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하늘의 변화에 기초를 두고서 우리 삶의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음양에 바탕을 둔 역의 전체적인 내용이 어떻게 악(樂)으로 표현되어 나타나며 천간(天干) 지지(地支)의 문화와는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개괄적인 형태로나마 그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기준음에 관한 한서(漢書) 율력(律曆) 지의 기록이다. 그곳의 본문에는 황제가 영륜을 시켜 대하(서역에 있는 나라의 이름)의 서쪽 곤륜의 북쪽에서 해곡의 대를 취해 그 두 마디를 잘라 황종의 궁으로 삼았다는 언급이 있다. - 이는 율려의 으뜸음인 11월 동지 소리에 해당하는 음(音)이었다. 또 이들 음(音)을 구성할 때 모든 종류를 12통으로 만들어 봉황의 우는 소리를 본받아 양(陽)의 여섯 음(音)으로 삼았으니 그것이 육률(六律)이고 암컷의 소리도 6으로 했는데 그게 육려(六呂)다. 이들 6률과 6려는 하나로 모으면 12률이 되고 일 년 12달의 12월에 각각 분배할 수가 있다. 그런데 그들 12률은 해와 달의 움직임에 따른 하늘의 해와 달이 12차에서 1년에 12번 만나는 천체의 변화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내용이다. 실제로 해와 달이 움직이면서 만나는 좌표점을 따라가 보면 오른편으로 돌면서 생겨나는 월별 바람 소리를 대신하는 게 되니 명칭이 육려(六呂)이고 북두칠성의 자루가 12신으로 지구상의 방위를 순차적으로 돌면서 운행을 하는데 그것이 왼쪽으로 월별 변화에 맞춰서 돌아가는 육률(六律)의 반영이다. 그 까닭에 그들 율려(律呂)는 양(陽)의 율(律)이 왼쪽으로 돌아 음려(陰呂)와 합하고 음(陰)의 여(呂)는 오른쪽으로 돌아 양률(陽律)과 합하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그때 12율이 순환하면서 생기는 자리는 양기(陽氣)의 출발점인 황종(黃鍾)으로부터 여덟을 세어 음기(陰氣)의 시작인 임종(林鍾)에 이르고, 임종으로부터 여덟을 세어 고선(姑洗)에 이르는 식으로 8칸을 건너뛰며 돌아가면서 다시 처음인 황종으로 돌아간다.(隔八 相生應氣圖說) 격팔상생(隔八相生)의 개념이 율려의 구성에 적용이 되는 이유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살피겠지만 그 대략만을 여기에 다뤄보면 하늘의 전체 360도 공간을 60등분했을 때 매해 정월 초하루의 시작이 8칸을 건너뛴 자리에서 출발점을 이루게 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로는 해와 달의 움직임이 일 년간 달의 한 바퀴 운행 도수가 354도 여(餘)이고 해는 365도 여(餘)로 그 차이점을 360도 원의 주기에 맞추었을 때 생겨나는 이치로 인한 수의 작용 원리에 있다. 한편 해와 달의 움직임을 1달 단위로 바꾸어서 생각하면 생겨나는 날수는 30일이 기본이다. 왜냐하면 해를 중심으로 달의 근점월은 27일 여(餘)이고 보름달이 만들어지는 삭망월의 주기는 29일 여(餘)이므로 그 차이점에 맞추어 날수를 헤아려 보면 생겨나는 일수가 1달 30일의 일수로 자연스럽게 맞아짐에 원인이 있다. 그리고 이런 움직임이 펼쳐지는 동안에 하늘에서의 해와 달이 움직이는 자리 및 북두칠성의 손잡이가 가리키는 방향 사이에 앞에서 말한 일치점이 묘하게 생겨나는 데 그것의 조합을 오행 문화의 상징인 십이지지(十二地支)로 구분해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자방(子方)과 축방(丑方)에서의 합이다. 둘째는 인방(寅方)과 해방(亥方)에서의 합이다. 셋째는 진방(辰方)과 유방(酉方)에서의 합이다. 넷째는 오방(午方)과 미방(未方)에서의 합이다. 다섯째는 신방(申方)과 사방(巳方)에서의 합이다. 마지막 여섯째는 술방(戌方)과 묘방(卯方)에서의 합이다. 위 내용을 도표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해와달이 만나는 자리 축방(丑方) 인방(寅方) 묘방(卯方) 진방(辰方) 사방(巳方) 오방(午方) 두병(斗柄)이 가리키는 자리 자방(子方) 해방(亥方) 술방(戌方) 유방(酉方) 신방(申方) 미방(未方) 둘은 서로 반대 개념을 적용해도 된다. 쉽게 말해 그 뜻은 자방(子房)에서 해와 달이 교차점을 만들었다면 북두칠성의 손잡이는 그 짝인 축방(丑方)을 가리킨다는 뜻이다. 그 반대도 이는 마찬가지다. 축방(丑方)에서 해와 달이 만난다면 북두칠성의 손잡이는 자방(子方)을 가리키게 된다는 의미의 설명이다. 그리고 이를 시경 칠월장의 주석에서 두병건신지월(斗柄建申之月)이라는 말로 그 변화를 기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적으로는 세종실록 32권 및 칠정산내편해제 등에 나온다. 그리고 일 년의 월별 바람 소리를 기준으로 12율려가 정해졌듯이 이를 주역의 8괘로 연결시키는 고리도 원리는 그와 동일하다. 12율려의 경우 해와 달이 만나는 월별 날수를 기준으로 삼았다면 주역은 천지인(天地人) 삼재 사상을 반영한 음양(陰陽) 이진법의 적용이 된다. 이는 회남자 천문훈 주석을 보면 자세히 알 수가 있다. 그곳에서 주역 팔괘(八卦)에 해당하는 팔풍을 설명하면서 일 년 360일을 다음과 같이 45일 단위로 구분하는 게 그 증거다. 곧 동지에서 45일이 지나면 조풍(입춘) 또는 융풍이 이르고 조풍에서 45일이 지나면 명서풍이 이르고 다음 45일 뒤가 청명풍 이렇게 45일마다 바람의 성질이 달라지는 8풍이 생겨난다고 하였다. 이것이 곧 악의 8풍이며 역의 8괘인 것이다. 8괘와 8풍의 배합표는 8풍도설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소리의 특징을 구분하면서 다시 오행(五行)을 적용하는데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악의 8풍은 다시 갑자(甲子) 을축(乙丑)의 금기운(金氣運)에서 오행이 시작하여 8차례를 건너뛴 임신(壬申)에서 다시 금기운(金氣運)이 돌아오고 경진(庚辰)에서 다시 또 금기운(金氣運)이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오행(五行)은 화기운(火氣運)이다. 육갑(六甲)으로는 무자(戊子)에서 화기운(火氣運)이 시작된 뒤 같은 형태의 순환을 계속하면서 금(金)→화(火)→목(木)→수(水)→토(土)의 차례로 바뀌면서 펼쳐지는 원리다. 이는 한 해의 출발점이 해와 달이 만나는 자리가 달라지면서 생겨나는 기운의 변화가 되니 그에 대한 내용의 자세한 언급은 다음 기회를 활용하기로 하겠다. 다만 해와 달의 움직임을 오행과 관련시켜 표시하면서 그 시작점을 금기운(金氣運)으로 이유는 오행(五行)의 여러 소리 가운데 금기운(金氣運)의 소리가 가장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개념의 성립 근거가 역시 수(數)의 작용에 바탕을 두면 자연스럽게 납득이 된다. 즉 양기운(陽氣運)의 조합인 갑자(甲子)와 음기운의 상징인 을축(乙丑)을 수(數)로써 표시해 보면 하늘의 해와 달이 동지(冬至)에 정북(正北)방에서 한 해의 시작점을 이루는 움직임을 반영하는 이치상의 당연한 반영이다. 그렇게 되면 갑(甲)과 자(子)는 십체구용(十體九用)의 맥락에서 임신(壬申)까지 거리가 아홉 마디 간격을 두고 있으므로 그 수를 9로 본다. 반면 을(乙)과 축(丑)은 한 사이클의 마디가 되는 임신(壬申)까지가 8이다. 이들 두 수를 합하면 몫이 34가 되므로 오행의 수를 거기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아진다. 34―30=4로서 4는 서경의 홍범구주장에 기초할 때 서방 금기운(金氣運)의 수가 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서경 홍범 구주에는 오행의 순서를 첫째는 수기운(水氣運), 둘째는 화기운(火氣運), 셋째는 목기운(木氣運), 넷째는 금기운(金氣運), 다섯째는 토기운(土氣運)이라고 했으니 이 또한 천문의 변화에 기초한 자연의 운행 법칙을 그대로 반영한 수(數)의 개념이다. 여기에서 이들 수가 기초하는 천문의 변화라면 당연히 주역의 시금석 역할을 하는 하도(河圖)의 배치도다. 대신 주역의 팔괘(八卦)가 아닌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로 이를 설명하자면 갑자(甲子)는 천간과 지지가 모두 양(陽)이고 을축(乙丑)은 천간과 지지가 모두 음(陰)이다. 따라서 음양(陰陽)을 하나의 짝으로 오행의 특성이 정해지므로 갑자(甲子)와 을축(乙丑) 둘을 하나의 짝으로 보아서 오행을 구분해야 하는 필연성이 생겨난다. 물론 나머지 병인(丙寅) 정묘(丁卯) 무진(戊辰) 기사(己巳) 등도 모두가 마찬가지다. 두 개의 간지(干支)가 하나의 짝으로 모여서 오행의 음(音)을 이루게 된다. 한편 이들 오행의 특성을 수와 연결시킬 때는 금(金)과 목(木)은 자체만으로 소리가 나므로 서경 홍범에서 구분하는 수(數) 3과 4를 그대로 쓰고 수(水)는 토(土)를, 화(火)는 수(水)를, 토(土)는 불에 달구어야 소리가 나기 때문에 화(火)는 수(水)의 수(數) 1을, 수(水)는 토(土)의 수 5를, 토(土)는 화(火)의 수(數) 2를 써서 거기에 해당하는 음(音)으로 삼는다. 그리고 이런 모든 이치가 오행에 붙게 되는 수(數)인 하늘에서의 해와 달 및 지구의 운행 이치에 바탕을 두고 생겨난다는 사실의 반영이다. 따라서 주역(周易)의 기본 8괘는 물론 그것이 거듭 겹쳐지며 펼쳐지는 64괘의 전체 괘상이야 당연한 결론이고 음악(音樂)의 기초가 되는 8풍 12율려(律呂) 등이 그 범주를 떠나 있지 않다는 점에서 예로부터 전해오는 우리의 전통 문화 양식은 그대로 천문 지리에 근거한 자연 과학의 결과임을 누구나 쉽게 수긍할 수가 있다. 압축한 내용의 송(頌) 우레가 땅을 울리는 양기(陽氣)의 반영 그를 본받아 예(豫)괘가 생겼나니 그 이치를 본받은 옛 성왕들의 노력 하늘의 이치를 쫒고자 음악으로 그 성스러움을 노래하니, 그것이 우리가 아는 옛 조상들의 지혜 삶을 예찬하는 악(樂)의 이치마저 하늘의 해와 달 움직임에 초점을 맞췄으니 해와 달이 돌면서 만나는 자리를 따라 북두칠성의 손잡이가 가리키는 자리, 열두 달 흐름 따라 일치점을 보여줌에 동지를 맞아 들려오는 바람 소리를 시작으로 황종(黃鍾)에서 시작되는 12율려(律呂)를 구성하고 여덟 칸을 건너뛴 임종(林鍾)에 닿게 되니 그것은 해와 달의 자연스러운 운행 법칙 천문의 기묘한 움직임의 반영이라 그럼에 율(律)은 왼쪽, 여(呂)는 오른쪽 일정한 법칙 아래 교차하는 음양(陰陽) 기운 십이율(十二律)의 구성에 숨어 있는 법칙으로 해와 달 및 북두칠성의 움직임이 우리 음악(音樂)에 숨어 있는 천문의 결과였지 그럼에 주역의 팔괘(八卦)와 팔풍(八風) 그 이치로 살펴야만 오행으로 구분되는 옛사람의 세계관이 금(金)에서 시작하는 이유를 알 수 있지 그 결과 개별 모든 오행의 뭇 특성들 금(金)→화(火)→목(木)→수(水)→토(土)로 이어지는 악(樂)의 소리로서 천지간 조화를 이룰 수가 있음이요 하나의 소리에도 천지자연의 신비로운 이치의 변화 아름다운 뜻으로 우리 삶에 채워질 수 있으리
    • 칼럼
    • 주역
    2025-03-16
  • 백의민족(白衣民族)의 전통과 음양(陰陽) 오행(五行) 사상
    고려 충렬왕 원년 천문 역수 등을 담당한 태사국에서 “동방은 봄철 목기운(木氣運)의 자리이므로 푸른빛을 숭상해야 알맞으니 우리가 입는 옷의 색깔은 그렇지 않은 흰색입니다. 그렇게 보면 흰 모시로 등거리를 많이 해 입음은 봄철의 목기운(木氣運)이 가을의 금기운(金氣運)에게 상함을 받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백성들이 이 흰 빛깔을 입지 않도록 금해주십시오.”라고 건의하였다. 물론 이 건의는 그대로 받아들여져 나라 안의 사람들이 모두 따라야 했다. 거기에 고려 원종 때는 원 세조가 체두(剃頭) 변발(辮髮) 등의 풍속으로부터 여섯 가지의 항목을 우리가 따르도록 강요해왔다. 고려에서는 원의 요구 사항을 모조리 허락했지만 의관만은 기존의 고려 풍속을 그대로 고치지 않고 유지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충렬왕 4년에는 그 노력도 허사로 돌아가 고려는 결국 원나라 의복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했다. 물론 그렇다고 흰색을 선호하던 옷차림에 대한 우리나라의 전통이 바뀐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즐겨 입는 흰빛은 주역의 색깔론과 관련이 있다. 주역 본문 산화비(山火賁) 괘상에 보면 겉을 꾸미지 않고 본질을 숭상한다는 구절이 있다. 그리고 이 구절이 바로 우리가 즐겨 입던 흰색 옷과 관련이 있는 내용이다. 참고로 그 부분은 중국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고대 국가였던 은(殷)나라도 흰 빛깔을 숭상하여 5백 년 동안 그 나라의 풍속을 이루는 전통을 구축했다. 그게 뒷날의 기록으로 기자가 주나라에 “흰 말을 타고 주나라에 조회했다.”는 설까지 남아 있으니 이 또한 우리나라 풍속의 유래가 될만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문헌통고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신라부인들은 아름다운 가발을 만들어서 머리 위에다 빙빙 둘렀고, 고구려 부인들은 말갈기처럼 만든 머리가 오른쪽 어깨에 드리워졌으며, 백제 부인들은 머리를 두 가닥으로 땋아서 맵시 있게 만들었다. 이는 대개 모두가 서로 비슷하게 되었는데 옛날 은(殷)나라 때 제도라고 한다.”고 하였다. 이는 모두 우리의 풍속이 주역에 바탕을 둔 중국의 영향을 받은 사실에 대한 간접적인 기록이라 말할 수가 있다. 그래서 우리의 고유 복장을 논하는 문헌들은 오히려 나라의 지정학적 특성에 주목하면서 흰빛보다는 푸른 빛깔을 극력 주장하기도 했다. 근거는 「옥룡기」다. 공민왕 6년 사천소감 우필홍은 도선의 주장에 근거하여 “ 그 문헌에 ‘우리나라 지세는 백두산에서 비롯하여 지리산에 가서 마쳤는데 생긴 형세가 물에 뿌리를 둔 나무의 형상[水根 木幹]으로 된 모양이다. 때문에 검은 빛깔을 부모로 삼고 푸른 빛깔은 자신으로 삼아야 한다. 또 풍속도 토기운(土氣運)에 순응하면 잘 되고 토기운(土氣運)을 거스르면 재앙이 생기게 된다. 이 풍속이란 것은 군신․백성․의복․관개冠蓋․악조樂調․예기禮器․즙용什用 등이다.’고 했습니다. 그렇기에 문무백관은 지금부터 흑의(黑衣)와 청립(靑笠), 중은 흑건(黑巾)과 대관(大冠), 여자는 흑라(黑羅)를 입도록 하고 또 모든 산에는 솔을 심어서 무성하게 만들며, 그릇은 유동(鍮銅)과 와목(瓦木)으로 만들어서 풍토에 알맞도록 하소서.”하였다. 이 건의도 또한 당시에 받아들여져 나라의 풍속으로 보급하였으니 모두 오행의 작용을 현실적으로 적응시킨 사례들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오행도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근본을 살리자는 뜻이 크다. 그 까닭에 목기운(木氣運) 중심의 세계관을 주장하는 담론이 시대적으로 일시에 일어나서 나라의 풍속으로 권장되었지만 흰색의 의복과 흰색의 백마를 구해 결혼식을 치루는 풍속이 천몇백 년을 지나도록 없어지지 않고 전해 내려왔으니 우리 민족의 지향하는바 삶의 본질을 여기서 다시 눈여겨 볼만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생명 본래의 흰색 기운에 관한 관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압축된 내용의 송(頌) 흰빛을 숭상하는 풍속 생명을 노래하는 우리의 전통임에 나라가 자리 잡은 구궁도(九宮圖) 상의 위치 비록 푸른 빛의 동북방(東北方)일지라도 우리가 입는 옷의 전통 언제나 흰 빛깔의 백의(白衣)였음에 봄가을의 기운이 부딪쳐 작용하는 이치를 피하려는 태사국의 지혜 푸른 빛의 옷차림을 권하는 때 있었음에도 민중의 의식 속에 이어져 온 백의(白衣)의 전통 흰 옷, 흰 말, 흰색 복장의 결혼까지 원나라의 강요에도 끊기지 않으면서 우리 민족의 상징 정신혼이 되었으니 그것은 겉을 꾸미지 않는 본질 그대로의 색 주역이 말하는 바로 그 흰빛이니 천 년을 지나도 사라지지 않음은 생명이 유래한 삶의 본래 자리 그 이치로 세상 사는 지혜의 발현이요 흰빛으로 상징되는 생명의 성스러움 내 삶을 감싸는 소명을 새김이라
    • 칼럼
    • 주역
    2025-03-12
  • 수(數)를 통해 알려주는 하늘 중심의 세계관 주역!
    수를 통한 주역의 체계는 앞서도 한 차례 다룬 내용이다. 다만 그 내용을 반복해서 언급함에는 까닭이 있다. 수로써 구성된 주역의 괘상이 전통적인 우리네 세계관과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살펴보고자 함이다. 옛사람들은 1년의 변화를 해와 달의 움직임에 따라 나누었을 때 생겨나는 마디가 바로 전통적인 역법(曆法) 24절기였다. 24절기의 핵심은 1년의 변화가 생겨나는 날짜의 단위를 약 15일로 나누어 생각했다는 데 있다. 그러므로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15”라는 숫자가 지닌 의미다. 왜냐하면 15라는 숫자는 십진법으로 설명했을 때 생겨나는 수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즉 15는 1부터 5까지의 합이니, 이는 다음과 같은 연산 작용의 결과다: 1 + 2 + 3 + 4 + 5 = 15 공자는 『주역』 계사전에서 이 숫자의 작용에 주목하여 주역을 해석한다. 곧 1부터 5까지의 숫자가 만물을 이루는 "생수(生數)"로 구분하는 방법이다. 그 까닭은 그 수의 작용이 세상 모든 만물의 변화를 구성하는 토대로서 작용한다는 뜻의 반영이다. 다만 그 수의 작용이 특이한 구석이 있는 게 아니다. 주역을 설명하면서 숫자를 들먹이는 까닭에 생소할 수는 있어도 주역의 좌표를 구성하는 해와 달의 움직임 그것에 지나지 않는다. 달이 차오르는 초하루에서 보름까지의 날짜 15일, 보름에서 초하루까지의 삭망월(朔望月) 15일이 1부터 5까지의 수로서 표기되었을 때의 반영일 뿐이다. 따라서 24절기로 나뉜 1년의 변화는 그들 수의 작용이 해와 달이 움직이면서 보여주는 모든 좌표점을 대신하므로 공자는 1부터 5까지가 만물을 낳는 생수(生數)로 이름을 붙인 뒤의 결론이다. 우리가 평소에 이런 문제를 생각하지 않는 까닭에 이런 설명이 어렵게 느껴질 수는 있으나 조금만 맘을 붙여 음미해보면 전혀 어렵지 않은 내용이다. 그럼 그들 수를 통해서 주역의 부호인 음양(陰陽)을 구성한다고 생각해보자. 어떤 지혜가 동원되어야 하겠는가? 음양(陰陽)과 숫자의 관계 답은 계사전(繫辭傳)에 있다. 공자는 계사전에서 숫자의 성격을 음양(陰陽)으로 다음과 같이 둘로 나누어 설명했음은 이미 밝힌 대로다. 첫째 홀수 (1, 3, 5)다. 계사전에서 공자는 그들 수를 하늘의 수, 양(陽)으로 구분했다. 둘째 짝수 (2, 4)다. 이것도 계사전에서는 땅의 수, 즉 음(陰)으로 구분했다. 이를 하나의 도표로 대신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진다. 1 3 5 2 4 양수陽數) 양수(陽數) 양수(陽數) 음수(陰數) 음수(陰數) 셋으로 나눠지는 온획[━]이다. 삼천(參天)의 수다. [1+1+1] 하나가 모자란 2획(劃
    • 칼럼
    • 주역
    202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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