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87 첫 추락, 241명 사망…‘형을 잃은 남자’ 유일한 생존자의 고백
[서울=2025.06.13.]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242명 중 단 1명 생존’, 기적 속 생환
현지 시각 2025년 6월 12일 오후 1시 39분,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의 사르다르 발라브바이 파텔 국제공항을 이륙한 에어인디아 소속 AI171편 여객기가 이륙 직후 인근 주거지역에 추락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탑승객과 승무원 242명 중 단 한 명만이 생존한 가운데, 현지는 물론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사고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사람은 영국 국적의 40세 남성 라메쉬 비스와시 쿠마르 씨였다. 그는 사고 여객기의 이코노미석 맨 앞줄인 11A 좌석, 즉 비상구 인근에 앉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통신과 힌두스탄 타임스 등에 따르면, 그는 비행기가 추락한 직후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났고, 주변에 시신과 불길이 가득한 상황에서 스스로 일어나 탈출했다.
비스와시 쿠마르 씨는 "눈을 뜨자 온통 피와 잔해로 뒤덮여 있었다. 너무 무서웠다. 본능적으로 뛰어나왔다"고 증언했다. 그는 피투성이 상태로 구조대에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현재 가슴과 다리, 눈 부위에 부상을 입은 채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형과 함께 인도 가족을 방문한 뒤, 영국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병원에 입원한 후에도 그는 반복적으로 “내 형은 어디 있느냐”고 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행기 탑승 당시 그는 손에 탑승권을 쥐고 있었으며, 의료진은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사고는 12일 오후 1시 39분경, 이륙 직후 약 30초 만에 발생했다. 영국 런던 개트윅 공항으로 향하던 에어인디아 AI171편은 공항 반경을 벗어나기 전 인근 주택가와 의과대학 식당 위로 추락했다. 사고기종은 미국 보잉사가 제조한 보잉 787-8 드림라이너로, 이 기체는 2011년부터 운항을 시작해 이번이 첫 추락 사례로 기록됐다.
인도 항공당국은 "이륙 직후 항공기가 구조 신호를 전송했으나, 곧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발표했으며, 항공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항공기의 신호는 약 185m 상공에서 끊겼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보잉사에 대한 불신은 다시 커지고 있다. 보잉 787은 기존까지 단 한 건의 추락 사고도 없었던 기체였지만, 최근 수년간 보잉 기종에서 각종 결함 및 대형 사고가 이어지며 ‘보잉 리스크’는 산업 전반의 신뢰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앞서 2024년 12월, 전남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 보잉 737-800 항공기가 추락해 179명이 사망했으며, 미국에서는 737 맥스9 기종의 기체 일부가 고도 5,000m 상공에서 이탈되는 사고도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보잉의 안전관리와 품질 통제에 대한 국제적인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에어인디아 측과 경찰 발표에 따르면, 사고 당시 기내에는 성인 217명, 어린이와 유아 13명, 승무원 1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국적은 인도 169명, 영국 53명, 포르투갈 7명, 캐나다 1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국인은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현장에서는 현재까지 204구의 시신이 수습됐으며, 신원 확인을 위해 DNA 감식이 병행되고 있다. 구조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나, 생존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특히 항공기가 의과대학 건물로 추락하면서 지상에서도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의대생 최소 5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보잉사는 사고 직후 성명을 내고 “인도 항공사고조사국과의 조사에 전면 협조하겠다”고 밝혔으며, 오트버그 CEO는 에어인디아 회장과 직접 통화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뉴욕 증시에서 보잉 주가는 약 5% 하락하며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극"이라며 희생자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했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또한 “영국 시민이 대거 탑승한 사고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