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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이스라엘-이란 곧 평화” 발언…현실은 무력 충돌 격화
    [신문기사] 트럼프 "이스라엘-이란 곧 평화 올 것" 주장…현실은 보복과 확전 [서울=2025.06.1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두 국가 간 "곧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이란은 협상해야 하며, 내가 인도와 파키스탄을 설득했던 것처럼 협상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는 "많은 통화와 회의가 진행 중이며, 나는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인정받지 못한다. 하지만 국민은 이해해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자신이 세르비아-코소보, 이집트-에티오피아 분쟁 등 과거 국제 중재에 성공한 전례를 언급했다. 이어 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스라엘-이란 사태에 대한 통화를 공개하며 "푸틴도 중재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러한 낙관적 전망과 달리, 현지 상황은 악화일로다. 이스라엘은 지난 13일부터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시설을 시작으로, 14일에는 세계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 등 에너지 인프라까지 공습하며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이란은 텔아비브, 하이파 등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 미사일 보복을 단행했으며, 보복은 계속될 것이라 경고했다.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이란은 민간인을 사전에 계획해 살해했다"고 비난했으며, 이란 혁명수비대는 "복수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군사적 보복을 공식화했다. 이번 충돌로 현재까지 이스라엘 측 최소 13명, 이란 측 최소 78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란 핵합의(JCPOA) 파기와 이후의 강경 정책이 현재의 위기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란은 현재 일주일 내 핵무기 생산이 가능할 정도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미국은 이미 중동에 항모 전단을 급파하고 핵 협상을 중단한 상태다. 미 국방부는 이스라엘 공습 이전부터 주중동 외교 공관 직원들을 철수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시도는 현실과의 괴리 속에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이 이 갈등에 본격 개입할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중동에서의 무력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에너지 시장에도 심각한 파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 뉴스
    • 지구촌
    2025-06-16

문화 검색결과

  • 에세이집 '차곡차곡 걸어 산티아고' 출간한 연명지 시인
    우리의 발걸음을 이끄는 이야기, 에세이집 『차곡차곡 걸어 산티아고』 출간한 연명지 시인 연명지 시인 -본인 소개 저는 시의 정전기가 많은 괴산에서 태어나 책만 보면 두 눈을 번쩍이며 자랐습니다. 자연과 큐비츠하며 걷기를 좋아하는 시인입니다. 제 시에는 비애의 정서가 많아, 한때 ‘하나님이 슬픔을 재능으로 주셨나’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두 번의 산티아고 길을 걸으며 타인을 향해 귀를 낮추는 방법과 마음의 속도를 줄이는 사랑법을 배웠습니다. 앞으로도 끝 모를 깊이를 가진, 다정한 위로와 명랑함을 잃지 않는 시인으로 살고 싶습니다. 2013년 미네르바 시선으로 『가시비』를 출간하며 문단 활동을 시작했고. 시집으로 『사과처럼 앉아있어』 전자 시집 『열일곱 마르코 폴로 양』이 있습니다. 호미문학상과 경북일보 청송객주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2025년에는 시 작품이 코소보 오르페우스 신문, 파키스탄, 인도 등에 현지어로 번역되어 소개되었고, 이탈리아 토리노 시에서 주최하는 “딜런 토마스데이” 국제시 축제에 시 ‘로뎀나무 등불’로 참가했습니다. -에세이집 『차곡차곡 걸어 산티아고』를 소개해주세요. 2019년 봄 프랑스 길, 2021년 산티아고 은의 길을 걷고 나서 Camino Blue에 빠졌습니다. 2022년 산티아고 여정을 생각하며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고, 저와 남편이 찍은 사진들을 성심껏 골라 본문에 실었습니다. 한 편의 산문이 끝날 때마다 길이 나를 지나가며 슬픔에서 건져주는 경험을 했습니다. 지나간다는 것은 비우는 것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비워보니 나를 넘어 우리가 보였습니다. 우리는 모두 비우고 싶어서 떠난 사람이었고, 순례길은 하나님이 나의, 나는 순례객들의 슬픔을 미행하는 여정이었습니다. 『차곡차곡 걸어 산티아고』는 그런 우리의 발걸음을 이끄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에세이집을 내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두 번의 산티아고 길을 걸으며 사람들과 만나고 치유 받은 경험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누군가의 요구에 응답하고 어떤 상황에 응답하면서 저는 전보다 성숙해졌다고 느낍니다. 산티아고 길에 대한 글을 쓰는 것도 상처 속에 웅크린 누군가를 향한 응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통해 저희가 잠시나마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계획 중인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네이버 카페 중에 <까미노 친구 연합>이라는 카페에 가입하면 산티아고 관련해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길을 걷다가 위기에 처할 때면 단톡방에 도움을 구해도 됩니다. 준비물로 자기 발보다 큰 사이즈의 운동화, 바세린, 발가락 양말은 필수입니다. 짐은 최대한 가볍게! -가장 마음이 가는 에세이 한 편 소개해주세요. 엄마의 보따리(카세레스) 성벽으로 둘러싸인 카세레스 구도심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다. 로마, 이슬람, 북부 고딕 및 이탈리아 르네상스 건축 양식이 남아서 중세 시대의 모습이 온전하게 보존된 곳이다.이곳에서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되기도 했다. 카세레스에 도착한 날, 일찍 짐을 풀고 시간이 남길래 근처 현대미술관에 방문했다. 내부를 둘러보던 중 그곳에서 김수자 작가의 <보따리>를 만났다. 처음 보는 작품인데도 지금은 돌아가신 엄마가 만들어준 혼수 이불이 문득 떠올랐다. 부잣집 막내딸이자 막내 며느리였던 엄마. 나이 마흔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는 맏이인 내게 전적으로 의지했지만, 우리는 서로 다정하지 못하고 오래 불화했다. 내가 결혼할 때 엄마는 목화솜으로 혼수 이불을 만들어주셨다. 붉고 푸른 홑청은 아름다웠지만 이불을 무겁게 만드는 주범이었다. 결국 몇 년 쓰다가 목화솜만 새로 틀고 홑청은 버렸는데, 내가 버린 홑청과 같은 색의 홑청이<보따리>라는 작품이 되어 시선을 끈 것이다. <보따리> 앞에 멈춰 서서 호스피스 병동에서 마지막 숨을 몰아쉬던 엄마를 생각한다. 자주 찾아뵙지 못했던 딸임에도 마지막 힘을 끌어내어 내 손을 꼭 쥐던 엄마. 그때 엄마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엄마와 나는 아직도 비스듬히 기대어 보이지 않은 곳에 창을 내고 있다. 미안함도 그리움도 모두 사랑이라는 걸까. (…) -앞으로의 계획 여전히 자연과 소통하기 위해 걷고 자연의 언어를 가져와 시를 쓸 것입니다.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는 팔이 긴 시를 쓰기 위해 고요하게 세상을 바라볼 것이고, 12월쯤에 3번째 시집을 출간하려 합니다. -독자들께 한 말씀 누군가에게 “네 뒤에 내가 있어”라는 말을 듣는 날은 참 행복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적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주변에 명랑하고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는 독자들과 함께 사랑의 범위를 조금씩 넓혀가길 소망합니다.독자님들의 삶이 유쾌한 소란으로 가득하기를 늘 기도하겠습니다.
    • 문화
    • 문학
    2025-06-25

칼럼 검색결과

  • 이란-이스라엘 12일 전쟁, 미국의 개입으로 불안정한 중동 정세
    이란과 이스라엘의 12일 전쟁은 미국이 이란을 직접 폭격했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대응으로 가기 직전에 – 이란 의회를 의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최종 승인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선언으로 끝났다. 미국은 B2 스텔스 폭격기로 이란의 핵 시설과 농축 우라늄 시설이 있는 나탄즈, 포르도 및 이스파한을 정밀 타격했고, 이란은 이에 맞서 중동의 미군 기지 두 곳(카타르와 이라크)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때 이란은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미국에 이를 통보했고 미군은 미리 대피했기 때문에,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그런데 이란의 이 두 가지는 사실상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사용하면서 미국의 공격에 대해 결사 항전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이란의 핵 시설 및 농축 우라늄 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자랑했지만, 이란은 지상의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을 뿐이다. 특히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시설 및 핵 시설이 있는 포르도와 나탄즈에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해서 벙커버스터인 GBU-57를 12발을 투하했다. 이스파한은 미군 잠수함에서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24발 이상의 공격을 받았다. 그런데 미국의 공습 이전에 이란은 아마도 가장 중요한 농축 우라늄을 빼돌렸거나 다른 기존보다 훨씬 더 깊은 지하 시설로 옮겼을 것이다. 만일 미국이 실제로 이란의 핵 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면, 방사능은 분명히 노출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여기에서 우리의 의문은 과연 트럼프의 말대로 이번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이란의 핵 시설 및 농축 우라늄 시설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 성공했는가에 있다. 오히려 이와 반대로 이란이 핵 개발을 한층 촉진시킬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되었고, 테러 지원국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서방으로부터 각종 경제적 제재를 받고 있어서 이 기회에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라는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최근 이란은 이번 미국의 공격을 방관한 국제 원자력 기구를 압박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이번 미국의 이란에 대한 공습에서 트럼프는 미군이 더 이상 국제적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공약을 스스로 어겼으며, 미국 의회의 승인조차 거치지 않았다. 트럼프 지지자들 내부에서도 이란의 공습에 대해 찬반으로 갈리면서 내부 균열이 발생하고 있었다. 트럼프는 철저한 기만전술과 비밀작전으로 이스라엘의 요청을 받아들면서도 동시에 이란-이스라엘 전쟁을 휴전으로 만들어야 트럼프 자신의 정치적 승리를 보여주려고 했다. 심지어 트럼프는 자신의 휴전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또다시 이란을 폭격하려고 하자, 곧바로 이스라엘 총리와 설전을 벌인 직후 이스라엘의 조종사들이 되돌아가는 상황도 있었다. 이것은 트럼프 자신의 결정에 반기하는 사람은 그 누구든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각인시킨 것이라고 하겠다. 불과 12일간의 전쟁이었지만, 이란과 이스라엘도 각각 피해가 컸지만, 다행스럽게도 본격적인 지상전이 벌어지지 않았다. 피해에 차이가 있다면 이란의 드론과 탄도 미사일 공격으로 이스라엘은 민간인 피해보다는 각종 인프라와 건물 및 군 기지 등에서 피해가 컸다. 민간인들은 방공호로 대피해서 인명피해가 비교적 적었지만, 이란에 의한 대량의 드론과 탄도 미사일은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뚫으면서 좁은 지역에 밀집한 건물들을 파괴했다. 이와 반대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주로 핵 시설과 군 지휘부를 겨냥해서 이루어졌고, 방공호가 별로 없는 이란 민간인들의 피해가 컸다. 초기에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은 미국이 개입하면서 미국 대 이란의 전쟁으로 진화하기는 했지만, 결국 각국이 서로 승리를 자화자찬하면서 공식적으로 휴전이 성립했다. 그런데 이러한 승리는 정치적 승리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지율 상승으로 가자 전쟁에 집중하는 조건을 만들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부의 문제를 무마하면서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을 통한 휴전을 이끌어 내는 해결사로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하메네이는 정치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반미를 통해 이란 내부의 지지를 공고히 하면서 자신의 후계 구도를 만드는데 유리한 국면을 조성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승리들은 전쟁의 부수적 결과로 얻어진 것일 뿐, 중동의 평화를 실제로 가져오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서서히 드러나는 사실은 미국의 이번 이란 공격이 사실 트럼프의 말과 반대로 이란의 핵 사설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이란의 핵 과학자들과 군 수뇌부들을 제거했다고 해서 그것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제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폭격으로 이란의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는 명분만 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되면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있을 것이다. 이란은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따라 취약한 방공망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방공망을 구축할 것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으로 드론과 탄도 미사일을 대량으로 섞어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이 효과적이었음을 확신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이란의 취약한 공군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인도와 파키스탄의 충돌과정에서 상당히 존재감을 보여주었던 중국의 전투기에 이란은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이란이 이번 기회에 러시아보다는 중국에 밀착하면서 중국의 신실크로드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조한다면, 이른바 반미동맹으로 대표되는 듯이 보였던 CRINK에서 중국-이란이 가까워지고 러시아-북한이 밀착하는 방식으로 나아갈 것이다. 물론 이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미국의 이란 공격이 향후 중동 문제를 실타래처럼 얽혀 들어갈 수 있다. 만일 이스라엘의 요청으로 인한 미국의 이란에 대한 공격이 이란의 핵 무기화에 아무런 성과가 없었음이 드러난다면 그 후폭풍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엄청난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이다. 트럼프는 시리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풀면서 이란도 미국의 요구대로 협상 테이블로 나오지 않으면 또다시 폭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지만, 이란이 현재로서 미국과의 협상에 나올 가능성은 없다. 쉽게 말해 이란이 굳이 그래야 할 명분도 이익도 현재로서 없을 뿐만 아니라 자위권을 어느 정도 갖추기 전에는 이란이 미국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다. 이란의 대리전 역할을 그동안 수행했던 시아파 벨트가 이스라엘의 공격에 상당히 주춤하고 시리아가 내전으로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탓에, 이란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축소될 것은 사실이다. 그나마 후티가 버티고 있어서 이란으로서는 그래도 중동에서 영향력은 유지될 것이다.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당분간 자력갱생으로 버틸 것인데, 문제는 시리아가 과연 안정된 평화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인가다.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매우 어렵고 서서히 악명 높은 IS도 출현하고 있어서 매우 불투명하다. 이번 미국과 이란,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은 중동 전체에 복잡한 현실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이란의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으로 – 비록 약속 대련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 중동 국가들은 방공망 구축을 위해 미국과 서방에 손을 내밀 것이다. 중동에서 이란이 고립되고,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이 서로 이익에 의해 가까워진다고 해서 중동의 평화가 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야말로 순진한 생각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어쩌면 민심과 한참 거리가 먼 정치적 야합으로 이스라엘에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이것이 중동의 화약고를 스스로 건드리는 꼴이 될 수 있음을 중동의 지도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중동의 불안정한 상황은 미국과 이란의 치열한 샅바 싸움과 아직 끝나지 않은 가자전쟁 그리고 시리아의 어두운 그림자로 인해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다. 이것은 중동의 근본적인 문제가 여전히 제대로 된 첫 단추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 칼럼
    • Nova Topos
    2025-07-02
  • 이란과 이스라엘 12일 동안의 전쟁, 어느 누구의 승리도 아니다.
    이란과 이스라엘, 12일간의 전쟁에서 이 전쟁은 휴전 상태가 됐다. 그러나 누구의 승전도 아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고위 장성들과 핵 과학자들을 상대로 정밀 타격을 하여 암살했고, 이란은 이스라엘의 방공시스템을 뚫어 초토화시켰다. 세상의 어느 군대도, 이스라엘을 그렇게 초토화 시킨 나라가 없었다. 그리고 미국은 이스라엘을 도와 이란의 핵 시설에 벙커버스터를 투하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싸움에 미국이 끼어든 셈인데 만약에 이스라엘이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었다면 미국이 끼어들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텔아비브를 비롯한 이스라엘의 영토가 초토화 되는 것을 미국이 모를리 없다. 결국 이스라엘 편에 선 미국은 이란에 공격을 날렸다. 그러나 이란이 입은 피해는 미미했다. 만약 이란의 핵 시설이 파괴되었다면 그 안에 우라늄 농축액은 거대한 폭발을 일으켜 이란 전국 뿐 아니라 이라크, 터키, 쿠웨이트, 바레인, 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멀리 러시아에도 방사능인 세슘이 강한 농도로 검출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검출된 방사능은 이란 핵 시설 주변에 국한되었고 그 또한 방사능 유출이 미미했다. 핵 연료인 우라늄 농축액을 다른 안전한 곳으로 옮기지 않고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결국 미국은 어느 하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게 없다. 다만 달성한거라곤 임시 미봉책으로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을 휴전으로 바꾼 것 뿐이다. 트럼프 혼자 자화자찬(自畵自讚) 하며 성공했다 발표하고 한국 언론에서는 미국이 이겼다며 트럼프를 "승장"으로까지 표현했다. CNN이나 NYT도 그따위식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무슨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일방적으로 승리를 거둔 양 헤드라인과 기사를 장식했다. 말 그대로 이는 정신 승리에 가깝다. 그리고 아직은 전쟁이 끝난 것도 아니고 결과가 확정된 것도 아니다. 이스라엘은 방공미사일을 비롯한 대규모 방공시스템들을 점검하며 수정하려 할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각 지역에 대한 복구는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많은 곳이 파괴된 텔아비브는 복구가 최소 한 달 정도는 걸릴 것이다. 그만큼 테헤란도 복구가 빠르다. 한편 테헤란에서는 승리 축하 파티가 여러 곳에서 열고 있다. 이란 입장에서는 1. 이스라엘의 최강 방공시스템을 통과 및 파괴, 2. 물론 약속대련이지만 미군 기지를 직접 때렸다는 것은 이란 역사에 있어 이는 매우 기념비적인 일이다. 게다가 이스라엘의 폭격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쿠스드군 사령관 이스마일 카니(Esmail Qaani)가 살아있는 상태로 테헤란 축제에 나타나 테헤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이스라엘이 그를 제거했다고 뉴스를 띄운 서방 매체들이 모두 경악할만한 일이다. 그는 벙커에서 군을 지휘하느라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휴전이 성사되고 폭격이 멈추자 테헤란 집회 현장에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한국 언론들은 카니 대역으로 누군가를 변장시켜 건재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했다고 억지를 쓸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은 이란에 상륙을 피했다. 공습은 핵 관련 시설에 불과했다. 직접 전쟁에 참여하는 것에 많은 고심을 했을 것이다. 이전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중동 전쟁에 직접 참전한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예년과 다르다는 것은 미국이 이란과 전면전을 치를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러한 예측들을 두고 일부 한국인들은 그 예측이 틀렸다며 좋아하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자들은 오히려 확전을 바라는 것 같다. 전쟁을 겪어본 적도 없는 것들이 확전이 나면 호전적으로 변한다. 필자는 전쟁이 벌어지면 예측이 맞아 떨어지는 것보다 틀리길 더 바라는 사람이고 전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같은 것도 사실 틀리길 바랬다. 당장 여행업을 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비행기 유류할증료가 폭등할텐데 그걸 좋아하고 바라고 있는게 정상이라 보는가? 그런데 그런 자들을 가만히 보면 전쟁에 열광하는 히틀러 총통의 지배 시기의 독일 국민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아야 하는데 아마 평생 가도 모를듯 싶다. 필자는 이스라엘의 약점을 보았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최강의 방공망들인 사드, 에로시리즈, 다비즈실링, 페트리어트, 아이언 돔이 무력화 되는 것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이 방공망 미사일들이 풀충전 됐을 때는 어느 정도 막아냈지만 2~3일이 지나니 거의 속수무책으로 떨어졌다. 그 상태로 2주만 더 지나면 방어시스템의 미사일은 바닥났을 것이다. 그 때부터는 서서 맞는 것이나 다름없다. 일찍이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 이후, 역사상 이렇게 얻어 맞은 적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점을 간과하고 의미를 축소시키는데 이게 그렇게 의미 없다고 폄하할 정도가 아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더 그렇다. 우리 대한민국의 방공망은 안전한가? 북한의 미사일이 이란처럼 서울 상공에 쏟아내면 우리의 사드와 페트리어트가 이를 방어해낼 수 있을까? 우리 또한 이스라엘처럼 최상의 방공망을 유지하고 있음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방공망이 뚫리는 것을 보았고 북한은 이를 보고 충분히 학습했을 것이다. 이것이 가장 무서운 점이다. 솔직히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재고가 얼마나 있는지 제대로 잘 모른다. 폐쇄국가의 특성상 이걸 확실히 파악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그리고 이스라엘 못지 않게 우리는 작은 사이즈의 국가이기 때문에 지형, 지리적으로 불리하다. 사실 미국 아니었으면 이스라엘은 오래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그거 뚫은것 자체, 최강 방어시스템 자체의 약점을 알아냈다는 것 자체가 이란 입장에서는 최고의 성과다. 장성이야 죽으면 대체할 수 있고 핵과학자는 러시아나 북한에서 영입하면 그만이지만 이스라엘 입장에서 방어시스템이 뚫렸다는 것은 바로 대체가 가능할 정도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도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북한이 쏘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말이다.
    • 칼럼
    • Nova Topos
    2025-06-28
  • 아리아계 민족의 분파, 이란의 조상인 페르시아인들의 기원
    아리아계는 인도유럽어족 중에 인도이란어파의 한 분파인 인도아리아어군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종족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은 본래 중앙아시아, 오늘날 투르크메니스탄 메르브에서 기원하여 아프가니스탄을 넘고 인도 대륙에 정착한 또 다른 사카 계통 민족들의 후손으로, 청동기 시대 때 반농반목, 반유목민이었던 이들이었다. 아리아인들은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이동하다가 비옥한 장소를 찾으면 곡물을 파종하고 정착했으며, 인구가 늘어나면 다시 무리를 이끌고 수레를 타며 이동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거주 영역을 넓혀나갔다. 이들의 후손들로 여겨지는 오늘날 국가들은 주로 인도, 파키스탄, 네팔,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몰디브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은 인도 대륙에 정착한 민족을 설명할 때 주로 아리아인이라고 칭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리아인은 이란계 민족으로 여기에 누리스탄 족도 포함되기 때문에 정확한 설명이라 보기에는 어렵다. 현 인도인과 인도-아리아인의 차이점에 견지한다면 전자는 인도에 거주하는 사람이나 인도 문화권 사람을 의미한다면 후자는 인도아리아어군 언어를 모어로 구사하는 사람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리아계 민족들은 피부가 밝고 코가 높으며 아리아인에게 정복당한 인더스 문명의 원주민인 드라비다 계통의 민족은 피부가 어둡고 비교적 코가 뭉툭하다. 서북쪽으로 갈수록 피부가 밝고 동남쪽으로 갈수록 피부가 어두워진다. 실제로 아리아계 민족 중에 동쪽에 거주하는 오리야인, 벵골인, 로힝야 족은 드라비다 인처럼 피부색이 어두우며 서쪽에 거주하는 카슈미르 인, 펀자브인 은 이란인처럼 피부색이 밝은 편이다. 그리고 인도 동북부의 아삼 족이나 벵골 인들은 티베트 버마어파계 제 민족이나 오스트로아시아어족 계통인 문다 족 같은 동아시아인과의 혼혈로 인해 유라시아 인으로서의 특징이 있다. 아리아인들은 현재 주로 인도 공화국에 대략 9억 1,100만 명 정도가 거주하며 파키스탄엔 1억 7,000만 명, 방글라데시엔 1억 6,000만 명이 거주한다. 그 중에서 힌두스탄 인이 대략 3억 2,900명으로 중국 한족 다음으로 2위이다. 대한민국에서는 파키스탄인, 방글라데시인, 스리랑카인, 네팔인 노동자는 보기 쉬워도 인도인들은 보기 좀 어려운데, 인도인들이 주로 진출하는 곳은 문화적으로 비슷한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언어적으로 어느 정도 접점이 있는 유럽, 특히 영어가 공용어인 영국과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등 영국, 미국 권, 중남미이기 때문에 보기 어려운 편이다. 처음부터 동아시아권은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과 달리 문화적으로나 언어적으로나 인도 문화권과는 접점이 없고, 거리도 가깝지 않으니 오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힌두교인들은 바다 밖으로 나가면 카스트를 잃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종교적 이유를 거론하는데 이는 종교적인 관점에서 나타난 선민사상의 일종일 뿐이다. 인도인들은 웬만한 브라만 카스트 힌두교 원리주의자가 아닌 바에야 힌두교의 가르침을 모두 지키고 사는 것 또한 당연히 아니다. 동아시아로 잘 오지 않을 뿐이지, 애초에 해외에 진출한 인도인만 해도 3,000만 명이 넘는다. 규모로는 5,000만 명에 달하는 화교 다음으로 많다. 오늘날 이란계 민족은 이란어군 언어 모어 화자들을 보면 2022년 기준 파슈토어 구사자 약 6,000만 명, 페르시아어 구사자 약 4,500만 명, 쿠르드어 구사자 약 3,600만~4,500만 명, 다리어 구사자 약 900~1,200만 명, 타지크어 구사자 약 800만 명, 루르어 구사자 약 4~500만 명, 발루치어 구사자 약 3~500만 명, 길라크어 및 마잔데란어 구사자 약 4~500만 명, 자자어 구사자 약 130만 명, 오세트어구사자 약 60만 명, 탈리시어 구사자 약 수십만 명, 타트어 구사자 약 수만 명 등이 있다. 이 중에서 페르시아어는 이란의 공용어, 파슈토어와 다리어는 아프가니스탄의 공용어, 타지크어는 타지키스탄의 공용어이다. 인구수는 모어 화자를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공용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합치면 좀 더 많아진다. 크게 파슈토어가 속해있는 동부 이란어군을 사용하는 동부 이란계 민족과 페르시아어가 속해있는 서부 이란어군을 사용하는 서부 이란계 민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오늘날에는 각 어군의 대표적인 언어인 파슈토어와 페르시아어가 동쪽, 서쪽에 위치해 있어 이와 같은 명칭이 붙여졌다. 역사적으로 볼 때, 원시 이란인 중 북쪽에 있었던 분파가 스키타이계인 동부 이란계 민족으로 분화되었고 남쪽에 있었던 분파가 페르시아계인 서부 이란계 민족으로 분화되었다. 그러나 원래 북쪽에 분포하던 동부 이란계 민족은 중세 이후 유라시아 대초원 일대의 거주민이 이란계에서 투르크계로 대체되어 소멸하여 오늘날에는 동부 이란어계 민족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민족이 파슈툰 인이 된 것이다. 이란계 민족이란 표현은 학술적인 분류일 뿐 당사자들로서 동질감을 느끼는 개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란 내의 소수민족인 쿠르드 인이나 발루치인 다수는 이란 계열이라는 표현이나 이란과의 관계를 철저하게 부정하며 이란인과는 다른 민족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의 파슈툰 인들은 타지크 인들과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지만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감은 느끼지 않으며 사이도 좋지 않다. 이와 같은 반감들이 이란의 쿠르디스탄, 발루치스탄 분리주의 투쟁, 타지키스탄 내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유혈사태와 전쟁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이란계 민족들이 단합해야 한다는 범이란주의 사상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란 내에 이를 주장하는 쇼비니즘 정당인 Pan-Iranist Party가 있지만 국내외에서 큰 반향을 얻지는 못했다. 현재는 시아파 신정 정부에 의해 불법화되어 정식 정당은 아니지만 활동은 계속 하고 있다. 현재 인도 뭄바이에 대규모로 살고 있는 파르시라는 이란계 인도인들은 조로아스터교를 믿고 구자라트 문자를 사용한다. 가수였던 프레디 머큐리가 대표적인 파르시 계통의 영국인인데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로 만든 후 많은 파르시들이 인도를 떠나 홍콩, 영국 등으로 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콩 섬에는 조로아스터교 공동체도 있다. 페르시아 인들은 이란 뿐 아니라 러시아, 미국, 캐나다 등에도 이주민 집단으로 정착했다. 러시아 등 구소련 국가의 페르시아 인들은 러시아식 이름으로 ~프(남성형) / 바(여성형)라는 돌림 성씨를 쓰는 경우가 많다. 중국에서도 소수민족 중 이란계 민족들이 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페르시아 인이 아닌 파슈툰 계통 사리콜 인과 와키 인을 일컫는 말이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 서부 파키스탄 접경지경 타슈쿠르간 자치 현에 거주한다. 이란계 민족들은 고대에 유라시아 스텝 지대 서부와 중부에 걸쳐 널리 분포했으나, 서부 스텝이라 불리는 오늘날의 헝가리, 루마니아, 몰도바, 우크라이나, 러시아 서부 지역의 이란계 민족들은 대부분 인구수가 적은 유목민이었기 때문에 다른 유럽 계통 민족들에 흡수되어 완전히 사라졌다. 우선 발칸반도에 살던 이란계 민족들은 B.C 4세기에 켈트족들에게 학살당하고 동화되었으며 서기 4세기에 훈족이 대두할 때 일부는 훈족에 흡수되고, 일부는 게르만 족의 대이동 시대에 게르만 족과 함께 이동하다 동화되었으며, 스텝 지대에 남은 인구는 6세기 이후 대부분 슬라브족이나 투르크족에 흡수되었다. 중앙아시아 스텝,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과 아제르바이잔의 이란계 민족들은 서기 6세기~15세기 투르크 민족들의 대 이주를 거치며 점차 투르크화 되었다. 그러나 이 지역은 원래 이란계 인구가 많았던 데다 투르크화 되는 동안에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페르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페르시아어와 페르시아 문화의 영향이 강하게 남았다. 페르시아는 이란계 고대 민족과 그들이 세운 국가로써 이란 북서부 고원에서 건국되었으며, 당대 세계의 중심이었던 서아시아의 강대국이었다. 영어로는 Medes / Media, 고대 페르시아어로는 마다이(Madai)였으며, 중심지는 엑바타나였다. <개역 성경>에서의 표기는 메대(Mede)라 불렸으며 청동기 말기에 이란 고원으로 이주해 온 초기 이란계 부족들로 추측되며, 이란에서 현재 메디아 인들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기 유물들이 발굴되고 있다. 고대 메디아 왕국의 멸망 이후에는 이란 북서부 일대를 가리키는 지명으로 사용되었다. 현대 지명으로 보면 동으로는 테헤란, 서로는 케르만샤, 북으로는 아제르바이잔에 이르는 지역이다. 그리고 아케메네스 왕조가 이란 역사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면, 메디아는 이란 역사의 기초를 다진 국가였다. 메디아 인들은 이란 고원에 거주하면서 뛰어난 말을 사육하는 것으로 명성이 높았다. 그들은 원래 신(新) 아시리아 제국의 속국이었으며 한 때 스키타이인의 침공을 당했지만, 퀴악사레스(Qiwaksares) 왕 시대에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퀴악사레스는 국력을 일신하여 영토를 이란 고원 건너편인 트란스옥시아나 일대까지 확장하고, 서쪽으로는 신(新) 바빌로니아와 함께 신(新) 아시리아 제국을 공격했으며 결정적으로 수도 니네베를 함락시켜 멸망시켰다. 이에 그치지 않고 동쪽으로는 인더스 강 유역까지 점령했고, 아나톨리아 일대에 있었던 서방의 강국 리디아까지 침공했으나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카파도키아를 경계로 삼아 휴전했다. 이후 퀴악사레스의 아들 아스튀아게스(Astuiages)는 카파도키아에서 이란 동부까지 펼쳐진 광대한 제국을 물려받았다. 리디아와는 휴전 이후 점차 우호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신(新) 바빌로니아는 신(新) 아시리아 멸망 때부터 지속적으로 우방이었기 때문에 아스튀아게스 시대의 메디아는 별 문제 없이 번영을 누렸다. 하지만 남쪽의 속령 파르스(Pars)에서 키루스 2세가 반란을 일으키고, 여기에 중신 하르파고스(Harpagos)까지 가담하면서 아스튀아게스는 패배하고 키루스 2세에게 직접 처형을 당한 뒤 공식적으로 메디아 왕국은 멸망했다. 그러나 키루스 2세가 세운 아케메네스 왕조 페르시아는 사실상 메디아 왕국의 패권과 왕통을 계승한 국가였으며, 메디아 인과 파르스 인은 언어, 문화, 인종, 습속이 같았으므로 자연스럽게 그냥 메디아-페르시아 인으로 묶이게 되었다. 조로아스터교가 이란에 널리 퍼진 것도 메디아 왕국 시대의 일이다. 다만 이 역사의 상당 부분은 헤로도토스의 기록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유물이나 기록과의 교차 검증이 되지 않는 부분을 중심으로 그 실체에 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메디아 당대의 자료가 부족한 것은 메디아의 수도로 여겨지는 엑바타나에 현대 도시인 하마단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유적을 발굴하기도 어려운 상태이며 연구된 메디아의 고고학적 자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 칼럼
    • Nova Topos
    2025-06-27
  • 이란-미국 : 이스라엘 전쟁, 휴전의 의미
    트럼프는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하는 것으로 완전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이란과의 전면전을 피하고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는 중동 사태를 진정시켜 보려는 일시적인 미봉책일 뿐이다. 그리고 이 휴전이 성사되더라도 실제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이다. 그 이유는 트럼프와 미국의 중재 및 그에 대한 신뢰도는 이미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란은 미군 폭격기가 핵 시설을 공습한 지 하루만에 보복으로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قاعدة العديد الجوية) 미 공군기지에 미사일을 날렸다. 이 기지는 카타르 도하 남서쪽에 있는 두 개의 군사 기지 중 하나이며 아부 나클라 공항 ( مصار ابو نهلة ) 으로도 알려져 있다. 카타르 에미리 공군, 미국 공군 (USAF), 영국 왕립 공군 (RAF) 및 기타 외국 군대가 주둔하고 있으며 미국 중부사령부 전방 본부, 미 공군 중부사령부 본부, 제83원정항공단(RAF), 그리고 미 공군 제379원정 항공단이 이곳에 주둔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기지는 중동 미 공군 사령부의 본부 역할을 하고 있는 곳으로 서아시아 미군의 가장 중요한 전략 자산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이 보복할 카드, 이란의 보복 선택은 미군 기지 공습이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최강의 시나리오가 있었지만 이는 하는 척 행세만 하고 만 상황이 되었다. 이란은 카타르에 날린 미사일 수가 미군이 이란 핵 시설에 투하한 폭탄의 수와 같았다. 언론 악시오스(Axios)는 카타르에 약 10발의 미사일이 발사됐고 최소 1발이 이라크를 향해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미 5함대 사령부가 있는 바레인으로도 미사일을 날린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러자 바레인은 자국 영공 내 항공편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를 빚어왔다. 미국의 비어있는 세 곳의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이지만 양측의 피해는 놀라울 정도로 미미하다. 그리고 보복이 끝나자 카타르의 총리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 사니(Sheikh Mohammed Bin Abdulrahman Al Thani)가 하메네이를 설득했고 이란은 종전의 주장대로 이스라엘이 먼저 공격을 멈추고 휴전을 하면 이란 또한 휴전안을 받아들이겠다는 기존의 주장을 명확시했다. 미국과 네타냐후는 이란이 공격을 멈추면 이스라엘도 휴전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결국 휴전 합의안은 이루어졌지만 다시 말하거니와 이는 종전이 아니다. 이란의 12시간 휴전(공격행위 중단)과 이스라엘의 12시간 휴전으로 이어지는 '3단계 종전안'이라는 내용이 나오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데로 이는 일시적이다. 그리고 미국과 트럼프를 믿을 수 없는 것이, 앞서 비슷한 맥락으로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휴전을 했지만 휴전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한 지상군 작전을 전개했다. 명백하게 휴전 원칙을 위반한 이스라엘에 대해 이 또한 미국과 사전 협의가 있지 않았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그런 전적이 있기 때문에 이란이 이를 온전히 믿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휴전을 한 것은 양측의 폭격으로 인해 서로 간의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휴전이 성사된다면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어떤 부분이 좋은 면일까? 우선 이스라엘은 파괴된 텔아비브와 하이파 등 이스라엘 각 도시들을 재건할 수 있게 되고, 아이언 돔, 다비즈실링, 에로우 시스템, 사드, 페트리어트 등의 방공체계에 미사일들을 재충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 그 동안 이란과의 폭격전으로 인해 이스라엘의 대부분 미사일이 소진되었다. 이대로 일주일만 더 가면 이스라엘은 더 견디지 못하게 된다. 이스라엘이 휴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선 재정비가 필요하고, 미국의 지원품도 받아야 한다. 게다가 내부에서 네타냐후에 대한 불만이 폭증하면서 이스라엘 정치권 내부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네타냐후는 정치권 내부도 정리하면서 다시 있을 전쟁을 대비하려는 측면이 크다. 그래서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휴전이 절실하다. 이스라엘은 스스로 휴전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모양새도 빠질 뿐더러, 자신들의 행동을 보고 있는 수니파 이슬람 국가들 앞에서 면이 서지 않는다. 게다가 이란에게 패배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에 선택한 것이 미국을 움직여 휴전을 요청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이란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파괴된 지역을 복구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잇단 군 총책임자들이 제거되었기에 새로운 인물을 정식으로 인선하고 군의 사기를 독려해야 한다. 즉, 이란도 재정비가 필요한 것이다. 이란 입장에서는 그동안 40년 넘게 축적해온 미사일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방어시스템을 총 점검하여 풀 가동시키고, 휴전 이후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우라늄 농축물이야 어차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으니 이는 우려할 바가 못 된다. 한국이나 서방 언론에서는 이란이 수세에 몰리고 있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이스라엘에 반격을 가해 이스라엘 각지를 초토화시켰고, 미군 기지를 공격해 어느 정도 체면을 차렸다. 이스라엘이 하메네이 정권 붕괴를 노리고 접근한 전략 또한 모두 실패하고, 결국 이란 국민들만 단결시켰다. 하메네이에 저항적인 야당 의원들도 이란의 승리 기원에 동참했다. 이스라엘, 미국과의 전쟁을 통해 이란은 스스로 단결 및 단합에 성공했다. 이번 휴전을 통해 이스라엘은 이란의 단결과 단합을 루즈하게 만드려는 의도도 있지만 현 상황으로 볼 때는 아직 전쟁 중이므로 이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스라엘이다. 이번 전쟁을 통해 이스라엘이 내세우는 세계 최강의 방공망들이 무력해졌음을 드러냈다. 2~300개를 날리면 풀 충전한 상태의 이스라엘 방공망들은 대부분은 요격에 성공할지 몰라도 요격시키지 못한 것에 우라늄을 농축해 만든 소형 탄두를 탑재시킨다면 2~300개 중에 적어도 10개는 떨어질테니 그로 인한 엄청난 폭발력으로 초토화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격율 100%라면 모를까 8~90% 따위는 아무 의미가 없다. 결국 이스라엘의 방공망은 풀 충전됐을 때의 한계를 보여준 셈이 되었고, 이란은 여기에 힌트를 얻은 셈이 되었다. 게다가 우라늄 농축물들은 아직도 건재하다. 시간이 지나 방공미사일이 소진됐을 때, 최강의 이스라엘의 방공망은 이란의 끊임없는 미사일 공격에 그대로 취약점을 노출했다. 이스라엘이 언론을 통제하고 막아도 일반 시민들의 소셜 네트워크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스라엘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은 자신들이 촬영한 이스라엘 피해의 영상들을 각 네트워크에 올렸고, 이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우리가 이스라엘이 대량으로 파괴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시민들이 올려 놓른 개인 영상들 덕택이다. 어떤 영상에서 이스라엘 도시를 불벼락이 떨어지듯 수없이 낙하하는 이란 미사일에 속수무책인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보기도 했고,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자기 진영에 떨어지는 이스라엘의 방공미사일을 보기도 했다. 요즘 같이 온라인 플렛폼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보도를 통제하고 언론을 통제한다고 진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란은 이로써 이스라엘을 어떻게 공격할 수 있을지의 해답을 찾았다는 것이 소기의 성과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란의 무지막지한 미사일과 드론들을 어찌 감당해야 할지, 과제로 남았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소진시키기 위해 최대한 드론 제작의 수를 늘릴 것이고, 이번에 출정시킨 드론이 300대에 이른다면 다음 계획은 3,000대를 한꺼번에 출격시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방공망을 소진시킨 다음 미사일 수백발을 쏘아 올리면 이스라엘은 다음 방어가 어렵게 된다. 즉 속수무책으로 그대로 거의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를 타겟으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발사대는 다시 만들면 그만이다. 아니면 중국이나 러시아, 파키스탄에서 수입하면 된다. 한편 협상을 중재한 미국 또한, 전면전으로 가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는 부분 또한 하나의 약점으로 지목된다. 현재 들리는 미국 내의 소식통들에 의하면 미국은 현재 전면전을 치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한다. 예전 같으면 이런 협상보다는 이란 내에 상륙해 전격전을 기획했을 것이다. 그러면 대규모 폭격을 이란에 가해야 하는데 아프가니스탄에서 한 것과 유사한 작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후에 지상군이 상륙하게 되는데 이란의 지형은 아프가니스탄보다 험준하다. 마주하게 될 것은 이란의 혁명수비대 게릴라들일 것이고, 베트남,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게 자명하다. 그리고 그만한 준비조차도 되어있지 않다. 게다가 미군은 자국의 제조업 상황도 그리 좋지 않으며 희토류를 중국에 의지하고 있어 첨단 무기 생산하는 것도 상당 부분이 제동이 걸려 있는 판이다. 예전의 미국이었으면 이런 협상 따위는 없었다. 그냥 치고 들어가 융단 폭격과 더불어 지상군이 진입해 적을 제거했다. 그렇게 희생된 인물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리비아의 무아마르 알 카다피,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오사마 빈 라덴 등이다. 그러나 미국은 공격 이후, 협상을 제시했다. 겉으로는 유화책이라 볼 수 있고, 트럼프의 공약 중 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을 위반하는 경우일 수도 있기에 이런 저런 딜레마에 걸려 있다. 그리고 미국의 위상 약화도 문제다. 여태까지 트럼프가 걸친 국제 문제에 단 한 건도 속시원하게 해결한 적이 없다. 마치 큰 불은 잡았다 할지라도 잔불 처리를 하지 않아 다시 큰 불로 발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스스로의 신뢰도를 깎아 먹은 셈이 된 것이고, 그의 말은 동의해주고, 따라주는척 하면서 하던 것을 계속하면 된다는 식의 모습이 계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러시아, 중국, 이스라엘이라 볼 수 있겠다. 중동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저 숨고르기를 하고 있을 뿐,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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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25
  • 이란-이스라엘 전쟁에서 이제는 이란-미국 : 이스라엘 전쟁으로 바뀐 것으로 보아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선제 공습으로 시작된 두 나라간 의 전쟁은 미국이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해 폭격을 감행했다. B-2 폭격기로 벙커버스터 GBU-57을 투하했다 하는데 B-2 폭격기 여러 대가 괌 기지에서 출발했고 이들이 벙커버스터를 투하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트럼프가 이번 한 방으로 이란의 핵 시설을 모두 제거함으로써 중동의 평화가 찾아왔다고 천명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것은 트럼프의 "거대한 착각"이다. 이번 한 번으로 모든 것이 종결된다는 것은 망상에 가깝다.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군 기지에 대한 공습을 강화할 것이고, 이로써 전쟁은 이란과 미국의 전쟁으로 표어가 바뀔 것이다. 그런데 이란의 핵 시설에 있던 농축된 우라늄들이 다른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미국이 벙커버스터로 때린 곳은 빈 곳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있다. 이렇게 되면 이란은 자국에 대한 미국의 공격으로 인식하고 미군 기지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이란과 미국은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하게 되며 앞으로의 귀추는 미 지상군이 언제 이란 영토에 투입되느냐, 미 함대가 언제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여부에 달려 있다. 미국의 여태 전쟁에 있어 주요 전략은 지난 걸프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걸프전 때 미국은 엄청난 양의 폭격을 감행했다. 이러한 폭격으로 모든 장애물들을 제거한 뒤, 해병대들이 들어가 지상군이 상륙할 곳의 적군들을 제거하고, 함대에 탑승한 지상군들이 걸프만에 진입해 바그다드의 남은 이라크군들을 진압하고 바그다드 함락을 선포했다. 아마 이란도 그러할 것이다.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도시들에 약 1~2주 동안의 폭격이 이어지고 그와 더불어 지상군을 실은 미 함대가 호르무즈 해협의 통과를 시도하여 걸프만에 진입하려 할 것이다. 걸프전 때는 이라크 후세인에 대한 원한이 많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그저 관망만 했다면 이제는 그 양상이 달라질 것이다. 호르무즈를 통과하기 위해 미군과 이란군의 격전 또한 무시 못하고 이에 맞춰 예멘에서 호르무즈로 배후 타격을 할 가능성도 무시 못한다. 이 때문에 예멘을 상대로는 이스라엘이 나설 공산이 크다. 만약 미국이 호르무즈를 통과하거나 미국이 해협을 봉쇄하더라도 땅덩이가 이라크와 비교도 안 될 정도 크기의 이란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처럼 이란 고원의 특징을 이용해 특유의 게릴라 전을 행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는 파키스탄의 움직임이다. 파키스탄 또한 미군의 행보들을 주시하고 있다. 파키스탄이 미군의 배후를 노릴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파키스탄의 배후에는 인도가 있지만 인도가 미국을 돕기 위해 나설지는 미지수다. 이스라엘이 아닌 미국이 나섰다 하면 러시아나 중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국내의 유태인들 때문에 중동 문제 참전에 소극적이었던 러시아는 미국이 참전한다 하면 얘기가 다르다. 미국이 참전하는 순간, 러시아 또한 참전 가능성이 있지만 러시아가 참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미국과의 분위기가 그리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가 트럼프와 관계를 해치면서까지 나설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또한 변수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확실히 마무리 짓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군을 차출한다는 것은 유럽 쪽의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군을 투입한다거나 아니면 우크라이나의 전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시간을 벌어다 줄 것이다. 이런 위험성들 때문에 잔불 제거를 하지 않고 다른 곳에 신경을 쓰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이란에 관심이 쏠려 있는 동안 지원이 줄어들 것을 최대한 활용해 우크라이나를 항복시켜야 한다. 어쩌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호재이자 최고의 기회다. 우크라이나도 항복시키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국가들에게 원유와 천연가스를 저렴한 값에 열어준다. 그러면 유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원하는 고객 국가들은 이전보다 훨씬 많아지게 된다. 자연히 러시아의 경제는 호황을 맞을 것이다. 반면 중국은 그동안 갈고 닦아왔던 자국의 군사력을 시험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은 이란에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여차하면 참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이란을 지원한다고 볼 때, 이란은 계속 버틸 가능성이 높다. 하메네이가 설사 미국의 정밀 타격으로 죽을 수 있다 해도, 이미 이란은 이슬람 저항군들의 특정상, 대체 수장을 이미 선정해 놓았을 것이다. 다만 그게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고 있을 뿐이다. 미국이 이란을 무력으로 제압하는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쉽지 않다. 우선 이란은 땅이 넓고 인구가 많아 국가적인 하드웨어는 타 중동 국가들을 압도한다. 이란의 면적은 무려 1,648,000km²로 라이벌 국가인 터키 면적 783,562km² 보다 훨씬 넓다. 비록 사우디아라비아의 2,150,000km²보다 작지만 지형이 사우디보다 험준하고 고원 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아프가니스탄과 매우 유사한 지형이다. 게다가 미국이 이전에 전쟁을 벌였던 아프가니스탄 면적652,230km²보다 2.5배 이상 더 넓고 이라크의 면적인 438,317km²보다 4배 가까이 넓은 나라다. 심지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두 나라 면적을 합친 것보다도 1.5배 정도 더 넓은 영토를 갖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못지 않게 사막, 험준한 산지, 추운 기후 등이 어우러져 군사 작전을 벌이기 쉽지 않다. 또한, 이라크 인구4,100만의 2배가 넘는 9,200만의 인구를 갖고 있으며, 이 인력을 바탕으로 약 54만의 상비군과 40만의 예비군을 보유하고 있고, 여러 민족들의 군대까지 본다면 거의 100만을 상회한다. 무엇보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2021년에 미국의 패전으로 종결되었기 때문에 아프가니스탄도 이기지 못한 미국이 그보다 더 강하고 험준한 지형을 가진 이란을 굴복시킨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이란은 무장 세력들이 활개치고 다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비해 국가가 잘 통합되어 있는 편이다. 더불어 국가 행정력도 좋은 편이기 때문에 반군 무장 정파 세력들이 거의 없는 국가로 꼽힌다. 이란의 경우, 타 중동 국가들에 비해 내정이 매우 안정되어 있는 것이다. 참고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 후티, 터키는 쿠르드족 때문에 몸살을 앓아왔던 것과 완전히 대치된다. 이란에는 이라크의 쿠르드족과 같이 정부 통치에 반대하고 독립을 강하게 주장하는 소수민족, 반정부 세력이 많지 않다. 그나마 이들 소수민족 세력도 서로 분산되어 있어 하나로 통합되기 어렵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처럼 군벌이 서로 난립하는 국가도 아니며 종교적으로도 시아파 외 종교는 약 9%로 소수다. 이들 소수 종교 또한 아르메니아 정교회 및 유태교, 조로아스터 등이 존재하며 이란 의회 의원석 자체도 이들 종교에 따라 쿼터로 지정되고 있다. 최소한 이슬람교 말고 타 종교도 믿을 권리는 보장되기 때문에 이들 타 종교 신도들도 미국이 공격한다고 해도 미국을 굳이 편들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오히려 미국에 저항할 가능성이 크다. 이란 내에서 현대 이슬람 공화국 하메네이 정권에 확실하게 반발하는 세력들은 분명 존재한다. 이들은 서부 이란 국경 지방에 있는 쿠르디스탄의 이란계 쿠르드인들, 그리고 서부 아제르바이잔 독립 세력, 역시 이라크 국경인 후제스탄 지방의 수니파 아랍인들과 발루치스탄 지역의 발루치인들, 그리고 지정학적 중심을 가지지 않는 바하이 교도들과 지하에 몇 명 남아 있다고 추정되는 공산주의 계열 인민 무자헤딘 정도 뿐이다. 이들 분리주의, 반정부 세력의 현황으로 본다면 쿠르디스탄, 서부 아제르바이잔 세력들의 독립 문제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소강 상태에 있는 편이다. 공산주의 인민 무자헤딘 세력은 이슬람 혁명 당시에 나름 큰 세력으로 현대 이슬람 공화국의 주축이 된 이맘들과 경쟁했을 벌였었다. 이후 지도부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완전히 분열되면서 상당수가 사담 후세인이 다스리는 이라크로 망명했는데, 이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거의 행적이 묘연하여 존재 자체도 찾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 또한 왕정인 팔레비 왕가의 복고를 주장하는 이란인도 이란 국내에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물론 미국이나 서방에는 꽤 많은 편인데 이들이 바로 팔레비 디아스포라들이다. 현재 미국 등 외국에 거주하는 일부 세속 성향의 이란계 팔레비 디아스포라들은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서방에서 팔레비 왕조 망명 정부를 세우고 팔라비 왕조의 왕정 복고와 군주제 부활을 주장하며 서방 세력과 이스라엘에 협조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이미 이란을 떠난지 오래됐기 때문에 이란 내 기반들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설령 이들이 미국의 도움으로 다시 권력을 쟁취한다 해도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후제스탄 아랍인 분리주의는 최근 다시 불 붙고 있다. 이들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은 막대한 투자를 해주었다. 이들이 이란 정부에 저항할수록 이란 내부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제스탄 아랍인들은 아직까지 규모가 많지 않은데다 세력이 상대적으로 이란계 쿠르디스탄보다 약하다. 발루치스탄 독립 운동만이 만성적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각종 테러나 봉기 등 활동이 과거에 비하면 많이 줄어들면서 이들도 세력이 그다지 크지 않다. 게다가 이웃 국가인 파키스탄에서도 발루치스탄 독립운동은 매우 위협적이다. 게다가 인구 1,500만이 넘는 파키스탄 최대 도시 카라치가 이 지역에 속해 있기에 필사적으로 이들 반군 세력들을 제압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이란과 협조 및 공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미군이 발루치인들을 끌어들여 이란 정부에 저항을 유도하고 있지만 파키스탄 발루치스탄 지역의 눈치도 보아야 하는데다 파키스탄은 공식적인 핵 보유 국가라 처리도 어렵다. 이란군 견제한다면서 이란 발루치인들을 돕게 되면 파키스탄에서도 심각한 반발이 일어나게 되니 미국 입장에서는 이를 움직이기 사실상 어렵다 보면 된다. 이처럼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와 같이 미국이 현지에서 협조할 정도로 하메네이 정권에 불만이 쌓인 집단이 많지도 않으며 있다 하더라도 세가 약하다. 강력한 현지 동맹을 구하지 못한 채 미군과 이스라엘과 동맹하여 전쟁을 벌이게 된다면, 미군 입장에서 피해 최소화는 대단히 어렵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예멘 후티에 대해 막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예멘의 미사일 자산은 미국 함정도 어찌할 수 없음이 이미 입증되었었기 때문이다. 결국 후티와 파키스탄이 이 전쟁의 중요한 열쇠가 될 공산이 크다 본다. 따라서 이란은 최근 미국이 전쟁을 벌인 적들과 차원이 다르기에 미국 입장에서는 설사 승리하더라도 완전한 승리는 불가하며 베트남이나 아프가니스탄처럼 게릴라 전에 나서게 된다면 미국이 일으킨 이 전쟁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재탕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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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23
  • 이란-이스라엘 전쟁 전에 발생했지만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으로 인해 묻힌 이란-중국 간의 철도 완공 및 개통
    중국 시안을 출발한 이란행 열차는 2025년 5월 25일 이란의 물류 허브인 아프린(Afrin)에 도착했다. 이 열차 노선은 이란과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의 일환으로 약 4,00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협정을 체결한 직후인 2021년부터 합의 및 건설되어 왔던 것이 실현된 것이다. 이 철도의 개설과 완공, 그리고 개통은 엄청난 유라시아 대륙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중국이 주도한 신(新)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마무리 됨을 의미하고 있고, 동아시아와 중앙아사아-중동을 거쳐 유럽으로 나아가는 교통이 연결되면서 본격적으로 유라시아가 하나로 연결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과거의 실크로드는 중국이나 동아시아의 비단이 북방 흉노와 돌궐의 영향권을 우회하여 서방으로 들어갔다면 현재는 중국의 산업재가 이제 미국의 모든 영향권, 군사 기지, 제재 통제를 우회하여 육로를 통해 이란으로 직접 운송된다는 것이다. 이란은 단순히 물자를 공급받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지역을 연결하는 주요 환승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이는 과거에도 그러했다. 과거의 이란은 페르시아였고, 페르시아는 과거 실크로드 시절에도 로마, 중동, 인도, 멀리는 러시아와 이탈리아, 이집트, 아프리카, 멀리는 베트남과 일본까지 연결하는 주요 환승 허브 역할을 했었던 고대 시대부터 현재까지 동과 서를 연결하는 물류 교통의 요충지였다. 이란은 현재, 중국과의 철도를 연결함으로써 남쪽으로는 러시아, 카스피해, 인도를 통과하는 남북 회랑으로 연결되고 서쪽으로는 이라크, 시리아, 터키, 지중해로 이어지는 육로, 동쪽으로는 중국 공급망으로 직접 연결되는 통로의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육로를 통해 연결함으로써 대항해시대 이후 유럽의 전유물로 세계를 지배해왔던 해상 교통의 독점적인 지위가 약화되는 현상을 가져오게 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수에즈 해협이 미국 또는 친미 세력의 통제 하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륙 실크로드의 회생은 이들에게 있어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이로써 이란은 서구와 미국이 적극 제재하고 있는 물류적 고립에서 벗어나 중국, 러시아, 인도, 그리고 중동을 연결하는 대륙 신실크로드의 연결 고리로 부활했다. 이러한 모든 부분은 미국과 서구 동맹국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지경제적 위협에 따른 일이다. 따라서 이란이 아시아 횡단 물류 체계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과거 실크로드 물류 교통의 요충지로 부활함과 동시에, 이란을 체계적으로 파괴하려는 시도 또한 대륙 국가들과 밀착으로 인해 제어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은 단순히 핵 프로그램과 개발이 문제가 아니다. 이런 부분은 단순히 이스라엘의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 가장 큰 이유는 이란이 새로운 유라시아 체제의 물류 허브가 되어 충분히 힘을 얻지 못하도록 막는 것에 있다. 이란의 성장은 미국과 서구, 이스라엘에 있어 매우 재앙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육상 실크로드 때도 그러했다. 과거 페르시아를 정복했던 민족과 국가들은 페르시아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억제했다. 고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를 정복한 이후, 페르시아인들의 반골 기질을 억제하기 위해 헬레니즘 제국의 수도를 바빌론으로 정했다. 이는 페르시아의 발전을 막고, 페르시아가 누린 부(富)를 착취하기 위해서였다. 로마 제국 또한 메소포타미아를 장악하고 파르티아와 박트리아의 분열을 교묘히 이용해 이들의 성장을 적극 방해했으며 신흥 이슬람 제국 또한 사산 왕조의 페르시아를 정복하고 수도를 다마스쿠스와 바그다드에 두면서 페르시아 문화를 흡수하는 한편 페르시아의 성장을 철저히 억제했다. 그리고 이는 후일 셀주크, 몽골의 일한국, 티무르 제국 또한 마찬가지였고, 제국주의 시대의 영국(대영제국)과 러시아 제국도 이란의 발전보다는 이란 영토 내의 막대한 자원을 탈취하여 이란의 성장을 억제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그리고 이는 팔레비 왕조마저 성장을 억제하고 호메이니 정권에 막대한 경제 제재를 부과함으로써 이란의 성장을 철저히 억압했다. 이란의 경제력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 좋은 자원을 두고도 성장하지 못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란은 이와 같은 오랜 성장의 정체라는 한계를 벗어 나고 싶어한다. 오랜 제재 기간 동안 이란은 자신들을 억압하는 서구의 제재에 저항하기 위해, 혹은 자신들도 살기 위해 중국, 시리아, 소련, 북한과 손을 잡았다면 이제는 경제 성장의 한계를 딛고 성장하려는 측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세기 독일의 지리학자 페르디난드 폰 리히트호펜(Ferdinand von Richthofen)이 중국과 트랜스옥시아나 및 인도와 비단 무역을 매개하였던 이란과 중앙아시아의 교통로를 가리켜 실크로드라고 명명한지, 100여 년이 훌쩍 지났다. 그리고 이란과 중국의 철도 연결과 그로 인한 물적, 인적 교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9월 7일 카자흐스탄에서 시진핑은 실크로드 경제벨트(絲綢之路經濟帶) 구축에 관한 구상을 처음 발표한 것에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2014년 4월 10일 보아오 포럼에서 리커창 총리는 아시아 지역 경제협력 전략으로 일대일로(一帶一路) 건설 추진을 강조하면서 중앙아시아와 이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벨트는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게 된다. 이후 중국은 12년에 걸친 기간 동안 20~30개국과 고속철도 건설에 대한 협력을 논의하면서 육상 실크로드 구축을 추진했다.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해상 실크로드 연계를 위한 항구 건설 협력을 추진하면서 육지와 바다를 통해 유라시아 내 광역 네트워크를 하나로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우선 유라시아 고속철도의 일부로 중국에서 독일까지 운행하는 노선을 개통했다. 그리고 중앙아시아 고속철도의 일부로 카자흐스탄까지 잇는 고속열차를 개통하면서 대 중앙아시아 프로젝트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이후 중국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예멘, 탄자니아, 그리스 등 해상 루트의 주요 거점 국가를 대상으로 항구 건설 협력을 추진했다. 이와 같은 중국의 대 실크로드 전략은 중국과 협력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인프라를 개선해주고 그로 인해 발생한 이익들의 상당수를 중국이 가져갔다. 더불어 해당 국가들의 인프라 개선은 이들 국가들의 이득에도 부합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서방 국가들과 일부 신흥국들은 이와 같은 중국의 실크로드 굴기에 대해 거부감이 크다. 우리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전략과 중국의 신(新) 실크로드 전략은 모두 중앙아시아와 이란, 터키를 연결하는 지역적인 배경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과 중국은 양자간의 조율과 여러 협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의 실크로드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한 투자 및 진출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적절한 경쟁과 견제를 하면서 한국만의 루트를 개척할 필요가 있다. 2016년에는 중국과 이란을 연결하는 첫 실크로드 고속열차가 대륙의 철도를 타고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도착하면서 철도 네트워크의 시작을 알렸다. 당시 고속열차는 컨테이너 32개를 싣고 중국을 출발해 9,500㎞를 달려 종착역인 테헤란에 안착한 것이다. 이 열차는 무려 14일 동안 중국과 카자흐스탄 알마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사마르칸트, 투르크메니스탄 등을 통과했다. 이란 국영철도회사(RAI)는 실크로드의 부활은 매우 중요하다며 화물을 선박으로 운송하는 것보다 30일이 더 단축됐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어 카자흐스탄을 거쳐 중국 호남성(湖南省)의 행정 중심부인 장사(长沙)에서 이란으로 가는 신규 화물 열차 노선이 개통됐다. 이 열차의 운행구간은 특히 중국 철도 간선망을 통과하며 호르고스, 카자흐스탄 볼라샥, 투르크메니스탄을 지나 테헤란까지 운행되었다. 중국 장사에서 이란 테헤란 구간의 총 길이는 10,297㎞ 정도다. 역시 수송 기간은 14일이 소요되어 바다로 이용했을 시 소요되는 기간인 25-30일 보다 훨씬 빠르다. 이 화물열차에는 다양한 소비재가 들어간 40kg 컨테이너가 50개 이상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이러면서 중국 기업들의 이란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 핵 합의와 제재 등으로 인해 서방 기업들과 한국 기업들이 이란에서 대거 빠져나갈 때에도 중국 기업들은 이란에 많이 진출하면서 이란에도 영향력을 확대했다. 중국이 유라시아 일대에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 볼 때 그리 좋은 일은 아니다. 우리는 유라시아 지역에서 어차피 중국과 경쟁하고 적절히 견제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중국은 물량에서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질적인 부분에서 승부를 해야 한다. 그리고 질적인 부분으로도 중국은 많이 향상되었기에 우리는 중국보다 질적인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원자제 공급망 확보와 끊임없이 기술 개발을 해야한다. 이란-중국 간의 철도 완공 및 개통과 신(新) 실크로드의 완성은 분명 우리에게는 적신호지만 북미나 유럽이 아닌 유라시아에 속해 있기 때문에 중국과 경쟁 속에서 끊임없이 득이 되는 것이 있다면 무조건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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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22
  •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습
    이란은 3일 전, 16일 새벽 이스라엘의 하이파 발전소와 정유공장 등 에너지 인프라를 타격했다. 일부 전력망이 파손됐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미 CNN 방송은 이 날 "텔아비브가 밤새 이란의 집중적인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날이 밝자, 텔아비브의 거리는 공포와 혼란, 불안으로 가득 찼다(Tel Aviv was hit by a barrage of Iranian missiles overnight. As day dawned, the streets of Tel Aviv were filled with fear, chaos and anxiety)."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이란의 탄도 미사일에 피격된 공습 현장에서는 이스라엘 구조대원들과 군인들이 거리에 널려 있는 잔해를 치우고 있다고도 했다. 이와 같은 장면들은 불과 6일 전인 13일 밤,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기습 공격으로 인해 이란의 피해 상황이 대대적으로 전해질 때만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 전개로 나타난다. 서방의 외신들은 당시 파괴된 이란 핵 관련 시설과 군사 기지, 미사일 발사대 등에 관한 영상을 내보내며 이란 핵 전문가와 군 고위 지휘관 수십명을 제거했다고 이스라엘 측 발표를 집중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드론을 미리 투입하는 '트로이 목마' 작전을 실시했고 이란의 방공망을 사전에 무력화했다 주장하는 전략에도 흥분했다. 하지만 이틀 후인 15일에는 이란의 대 이스라엘 방공망 교란으로 인해 이스라엘에서 방공 미사일이 부메랑처럼 지상으로 떨어지는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방공시스템 아이언돔이 돌파되었다는 증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또한 네타야후 이스라엘 총리가 테헤란 시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촉구하자, 이란은 15일 밤 보복 공격을 예고하면서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안전을 위해 핵 및 에너지 시설과 방사선 연구 센터, 방사성 물질이 있는 위험 지역으로 가지 말라는 요청을 하면서 맞섰다. 이어 이란 최정예부대로 꼽히는 이슬람 혁명 수비대(IRGC)는 언론 성명을 통해 "주요한 목표물을 겨냥한 집중적인 공격은 이스라엘 정권이 붕괴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스라엘 영토가 곧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될 것이니, 일찍 이스라엘을 떠나라(The intensive attacks on key targets will continue until the Israeli regime collapses. Leave Israel early, as Israeli territory will soon become uninhabitable)"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란-이스라엘 전쟁은 이제 겨우 6일째로 접어들었지만, 서방 언론과 국내 언론은 우크라이나 전쟁 보도와 똑같은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래서 뉴스 보도에 의하면 이란은 곧바로 항복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해 이란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CNN 등 미국 언론에서는 이스라엘이 초기 판세를 잘못 짚었다며 오류들을 정정하는 기사들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는 한국 언론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를 하기 때문에 수정을 대체로 잘 하지 않는다. CNN 방송은 16일 퀸시 국가대응전략 연구소 부소장인 트리타 파르시(Trita Parsi)를 인용하여 이스라엘은 이란의 군부 지도부들이 제거한 이후, 이란의 보복 능력을 과소평가했다고 분석했다. 파르시 부소장은 CNN에 이스라엘은 이란 군 최고 지휘부 제거에 성공한 이후, 이란의 군 지휘 체제를 흔들었다고 생각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생각을 바꿔야 했다. 이란의 미사일, 당시 러시아 언론에서는 극초음속 미사일로 분류학 있다. 이미 이스라엘의 3중, 4중 방공 시스템인 아이언 돔을 돌파하고 있다고 했다. 그와 같은 결과로 인해 텔아비브 거리는 공포와 혼란, 불안 등으로 소요 사태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블룸버그 도 15일에 "많은 이스라엘인들은 이란 미사일의 파괴력에 충격을 받았으며, 적이 보유한 미사일 규모를 생각하면 그같은 공격이 몇 주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고 두려워하고 있다. 그래서 이 전쟁의 끝을 알 수 없다(Many Israelis are shocked by the destructive power of Iranian missiles, and given the size of the enemy’s missile arsenal, they fear that such attacks will continue for weeks, so there is no end in sight to this war.)."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발언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유명한 극우주의자로 알려진 요아브 리모르(Yoav Limor)는 자신들의 매체인 이스라엘 하욤(יִשְׂרָאֵל הַיּוֹם) 기관지의 기고에서 이스라엘은 초기의 성공에 만족해서는 안 되고, 장기전에 휘말려서도 안 된다라고 언급하며 빨리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크네세트의 집권여당이자 원내 제1당인 리쿠드당의 기관지인 "하욤" 또한 이런 말을 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과 이란은 서로 더욱 강력한 '보복 공격'을 예고했다. 이스라엘은 16일 생방송 중인 이란 국영 방송국을 폭격했다. 이에 여성 앵커가 스튜디오에서 급히 대피하는 생생한 영상이 올라왔다. 이스라엘의 프로파간다용 홍보 효과로는 최상의 영상인 셈이다. 앞으로는 발전소와 정유 시설 등 에너지, 사회 인프라를 파괴하는 공습과 피해 상황들은 영상으로 한꺼번에 공개되지 않고 자신들이 유리한 국면일 때 조금씩 공개될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쪽이 더 유리하다고 섣불리 단정하기는 힘들다. 어느 쪽에 유리한 지에 대한 관건은 경제적, 군사적 잠재력에 따라 달려 있다. 누가 더 많은 미사일 보유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보충할 능력이 있는지에 군사적 우위 능력이 좌우될 것이다. 그 다음의 관건은 동맹국의 지원이다. 미국은 이미 이스라엘을 돕기 위해 공중 급유기 수십 대를 유럽 측으로 보냈다고 밀리터리 워치 매거진(Military Watch Magazine )이 지난 16일에 보도했다. 한편 러시아는 이란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협정'을 추진 중에 있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본다. 그 이유는 이미 앞서 필자의 수많이 포스팅과 칼럼에서 밝힌 바 있어 생략한다. 하지만 중국은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에 미사일과 방공 시스템을 보내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몇 대의 대형트럭들이 중국에서 출발해 파키스탄 국경을 통과해 이란으로 들어오고 있는 장면들이 포착되었다. 따라서 중국은 현대 공중전에서 자국 무기를 시험해 볼 수도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중국이 이스라엘에서 운용 중인 F-35 전투기와의 교전을 통한 자국 전투기의 성능 확인을 위해 이란에 전투기를 제공할 것이라는 예상도 할 수 있다. 네타냐후는 이란인들에게 현 정권을 전복할 것을 대놓고 선동했다. 이란의 보수적인 제정일치(祭政一致) 정권에 불만을 품은 세력들이 이에 호응해 반 정부 시위에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란 현 정권에 불만을 가진 세력보다 현 정권을 지지하는 세력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반 정부 세력들에게 하메네이 정권의 전복을 촉구하고 있지만 이는 최고 지도자의 대국민 장악력이 더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피해를 입은 이란인들이 하메네이의 권위에 도전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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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va Topos
    2025-06-21
  • 이란이 고립되어 있는 국가? 이란의 배경에는 러시아와 중국이 존재한다.
    이란은 표면적으로 볼 때, 절대 다수의 수니파 국가와, 적대국인 이스라엘, 이란을 제재하고 견제하려는 집단 서방과 미국에게 둘러싸여 고립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은 시아파의 수장국이고, 시아파들을 규합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리고 이란은 이와 같은 고립화를 경계하여 다방면으로 고립을 피하기 위한 외교를 벌여왔다. 이란은 수니파 국가들과 종파만 같을 뿐, 이해관계가 다른 중앙아시아의 5개국과 협력을 시도하고 있으며 혈통적으로 비슷한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을 통해 중국 및 러시아를 끌어들여 고립을 탈피하고자 하고 있다. 그리고 멀리 북한, 예멘과도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중에서 이란한테는 강력한 뒷배가 러시아와 중국이다. 대개 사람들은 이란과 중국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이란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고작 알아봤자 군사 협력 정도이고, 이란이 러시아제 무기를 다수 사들인 것 정도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본 칼럼은 이란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원래 이란과 러시아는 사이가 좋은 국가는 아니었다. 러시아 제국은 그레이트 게임을 통해 중앙아시아를 장악했고, 이란에 영향력을 뻗어오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코사크나 노가이족 위주로 소규모 접전을 벌이던 방식 대신 본격적으로 대군을 투입하여 카프카스 동부를 공략하면서 이란과 마주하게 되었고, 이어 이란의 카자르 왕국과 투르크멘차이 조약이 맺어졌지만 이 또한 오래가지 못하고 양국은 전쟁을 벌이게 되는데 이를 러시아-이란 전쟁이라 부른다. 러시아 제국은 20세기 들어 이란에 대한 경제적 수탈을 강화하였고, 아제르바이잔 남부 일대에 세력을 확대하는 등의 내정 간섭을 벌였으며 러시아를 평소에 견제하고 있던 영국이 이란을 지원했다. 러시아의 지나친 간섭에 분노한 테헤란의 군중들이 러시아 은행을 파괴하기도 하였으며 반러감정은 깊어져 갔다. 그러한 상황에서 1908년 이란 입헌 혁명이 발발해 카자르 왕국이 붕괴되었다. 1941년 소련과 영국은 이란의 팔레비 왕조를 점령한 바 있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군은 철수했으나, 소련군은 이란 북부에서 철수하지 않고 여러 괴뢰 국가들을 세우며 이란을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만들려고 했다. 1953년 친소적 인사인 모하메드 모사데크(Mohamed Mosadek) 총리가 체포되었으며, 영국 주도의 중앙조약기구에 가담하며 소련과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했지만 팔라비 2세는 미국과 소련 사이를 저울질하며 양국 정상들을 연이어 만났으며 팔라비 2세는 크레믈린에 초청되기도 했다. 1979년에 이란 호메이니 혁명으로 이슬람 신정 정권이 수립되면서 무신론의 소련을 더욱 증오하게 된다.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이란은 시아파 계통의 무자헤딘을 지원했다. 이후 이란-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란은 소련에게 접근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란-이라크 전쟁 초창기 당시 이란군의 무기는 대부분 미국제였다. 이란 호메이니 혁명 이후, 이란의 외교가 친미에서 반미로 변화하면서 미국이 이란 측에 군수물자 수출을 완전히 금지했다. 당시 미국이나 집단서방은 이라크에 모든 지원을 했었다. 당시 이란은 프랑스나 중국 등으로부터 무기를 수입했으나 미국의 지원을 받은 이라크와의 맞대결에서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1989년부터 러시아와 이란은 관계 개선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양국은 매우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이란 정부는 팔레비 왕조 시절 당시 구입한 미국산 F-4 팬텀 전투기 등에 대해 부품 구입이 어려워 수리를 못하는 상황에서 소련에 이 전투를 증여하고, 그 대신 막대한 군수물자를 받았다. 이후 2010년대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면서 이란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면서 미국을 견제하는 것과 관련한 이해 관계가 겹치게 되면서 양국의 우호관계가 증진되었다. 러시아와 이란이 경제적으로 서로 가스 공급 계약을 합의했다. 그리고 이란 유학생들이 러시아에서 유학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했으며 이란에도 수천 여 명 규모의 이란계 러시아인이 거주하고 있는데 대개 이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긴장상태가 높아지고 2015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자 해당 지역 러시아인들이 이란으로 건너와 난민이 되었다. 그리고 구소련 내 옛 카자르 왕조 영토 지역의 잔류한 이란인 후손들의 경우는 이란계 러시아인으로 분류되기보다는 아제르바이잔 인으로 편입되었다. 이들은 냉전 시절 소련으로 망명한 공산주의 성향이란인의 후손들과 푸틴 대통령의 정책으로 러시아의 경제가 성장한 이후 러시아로 생계형 이민을 떠난 이란인으로 나뉘고 있다. 현재 세계 정세는 점차 전략적 다극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중동에서 영향권을 확대하려는 집단서방과 미국, 그리고 러시아, 중국 간의 다자간 전략적 관계가 형성되면서 중동 또한 다극 세계 질서에 편입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기로에 서있다. 중동 지역에서 4개국이 보이는 행보를 보자면 이란과의 직, 간접적 협력 심화를 타진하는 러시아와 중동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여를 늘리는 미국과 EU로 대표되는 집단서방,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을 자국의 영향권으로 포섭하고자 하는 중국이 중동에서의 다극화를 촉발하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이란은 오랫동안 중동에서 나타나는 분쟁의 중심에 있었으며,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핵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의 하산 로하니(Hassan Rouhani) 전 대통령은 8년 동안의 재임기에 걸쳐 미국 및 EU와 핵 협상을 추진하면서 미국과 갈등을 봉합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2018년 5월 9일에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합의 내용을 담은 포괄적 공동 행동 계획(JCPOA, 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 탈퇴를 선언하면서 양국 간의 협상은 파국을 맞게 되었다. 이후 이란은 대미 강경 기조를 강화하면서 핵 개발 의지를 불태우게 되었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대이란 제재를 재개하는 방식으로 응수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국이 러시아에 제재를 부과한 이래, 이란과 러시아는 자국에게 부과된 경제 제재를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 이러한 국제 정치에 있어 한 축을 이루는 강대국들 간의 영향권 확대 경쟁은 세계 평화를 위협할 수 있는 중대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적대함과 동시에 이슬람교 종파 갈등의 대상인 사우디아라비아 왕실과도 마찰을 빚었었지만 최근에 화해 분위기로 가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배경으로 군사력을 강화해 나가는 이스라엘을 경계하면서 자국의 안보에 대한 불안정성을 타개하려는 일환으로 핵 개발이라는 강수를 두게 되었다. 이스라엘로 인한 안보 우려는 미국의 안보 지원 하에 있는 이스라엘의 입장으로 볼 때 자신들은 충분히 핵 억지력(Nuclear deterrence)를 갖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인도 언론 비즈니스 스탠다드(Business Standard)의 보도에 의하면 이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i) 전임 이란 대통령은 몇 년 전, 기자회견에서 민간 부문에서의 원자력 산업과 역량 개발은 이란 국가와 국민의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하며 핵 개발에 대한 의혹을 전면 부정했다. 2022년 1월에 집권한 이래 최초로 이틀 동안 러시아를 방문한 이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방러 일정을 하루 앞두고 이번 방문이 양국 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중동과 중앙아사아 내에서 큰 영향력을 지닌 독립 국가인 이란과 러시아가 앞으로도 긴밀한 양자 대화를 바탕으로 안보와 무역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니서 6개월 후인 2022년 7월 19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이란 및 터키와의 3자 정상회담을 위해 테헤란(Teheran)을 방문했고, 이를 계기로 알리 하메네이(Ali Khamenei) 이란 종교 최고지도자와도 면담했다. 해당 방문과 모임의 주체는 이란과 러시아의 협력으로 보여졌으며 터키의 역할은 내전으로 피폐해진 시리아에 관해 새로운 군사적 전략을 논의하는 정도로만 여겨졌다. 비록 이란 내부에서도 정부의 친러 노선이 오히려 이란을 러시아의 식민지와 유사한 상태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비판적인 의견 또한 나오고 있다. 현재 세계 정세를 감안하면 러시아 이 외에 밀착할 만한 잠재적 동맹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란 정부는 러시아와의 연계 강화를 포기하지 않고 있으며 이런 이란 내부의 움직임은 하메네이 정권에 대한 공공연한 불만을 토해내게 되었다. 서방의 오랜 제재로 인한 한계성은 이란 내의 불만을 심어주는 요인이 되었고 이번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자 해당 불만을 품었던 자들도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적인 공세와 규탄을 촉구하는 등, 오히려 이란 국내의 단결력이 강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하메네이 입장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부분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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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va Topos
    2025-06-16

포토뉴스 검색결과

  • 이란과 이스라엘 12일 동안의 전쟁, 어느 누구의 승리도 아니다.
    이란과 이스라엘, 12일간의 전쟁에서 이 전쟁은 휴전 상태가 됐다. 그러나 누구의 승전도 아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고위 장성들과 핵 과학자들을 상대로 정밀 타격을 하여 암살했고, 이란은 이스라엘의 방공시스템을 뚫어 초토화시켰다. 세상의 어느 군대도, 이스라엘을 그렇게 초토화 시킨 나라가 없었다. 그리고 미국은 이스라엘을 도와 이란의 핵 시설에 벙커버스터를 투하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싸움에 미국이 끼어든 셈인데 만약에 이스라엘이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었다면 미국이 끼어들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텔아비브를 비롯한 이스라엘의 영토가 초토화 되는 것을 미국이 모를리 없다. 결국 이스라엘 편에 선 미국은 이란에 공격을 날렸다. 그러나 이란이 입은 피해는 미미했다. 만약 이란의 핵 시설이 파괴되었다면 그 안에 우라늄 농축액은 거대한 폭발을 일으켜 이란 전국 뿐 아니라 이라크, 터키, 쿠웨이트, 바레인, 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멀리 러시아에도 방사능인 세슘이 강한 농도로 검출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검출된 방사능은 이란 핵 시설 주변에 국한되었고 그 또한 방사능 유출이 미미했다. 핵 연료인 우라늄 농축액을 다른 안전한 곳으로 옮기지 않고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결국 미국은 어느 하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게 없다. 다만 달성한거라곤 임시 미봉책으로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을 휴전으로 바꾼 것 뿐이다. 트럼프 혼자 자화자찬(自畵自讚) 하며 성공했다 발표하고 한국 언론에서는 미국이 이겼다며 트럼프를 "승장"으로까지 표현했다. CNN이나 NYT도 그따위식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무슨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일방적으로 승리를 거둔 양 헤드라인과 기사를 장식했다. 말 그대로 이는 정신 승리에 가깝다. 그리고 아직은 전쟁이 끝난 것도 아니고 결과가 확정된 것도 아니다. 이스라엘은 방공미사일을 비롯한 대규모 방공시스템들을 점검하며 수정하려 할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각 지역에 대한 복구는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많은 곳이 파괴된 텔아비브는 복구가 최소 한 달 정도는 걸릴 것이다. 그만큼 테헤란도 복구가 빠르다. 한편 테헤란에서는 승리 축하 파티가 여러 곳에서 열고 있다. 이란 입장에서는 1. 이스라엘의 최강 방공시스템을 통과 및 파괴, 2. 물론 약속대련이지만 미군 기지를 직접 때렸다는 것은 이란 역사에 있어 이는 매우 기념비적인 일이다. 게다가 이스라엘의 폭격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쿠스드군 사령관 이스마일 카니(Esmail Qaani)가 살아있는 상태로 테헤란 축제에 나타나 테헤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이스라엘이 그를 제거했다고 뉴스를 띄운 서방 매체들이 모두 경악할만한 일이다. 그는 벙커에서 군을 지휘하느라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휴전이 성사되고 폭격이 멈추자 테헤란 집회 현장에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한국 언론들은 카니 대역으로 누군가를 변장시켜 건재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했다고 억지를 쓸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은 이란에 상륙을 피했다. 공습은 핵 관련 시설에 불과했다. 직접 전쟁에 참여하는 것에 많은 고심을 했을 것이다. 이전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중동 전쟁에 직접 참전한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예년과 다르다는 것은 미국이 이란과 전면전을 치를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러한 예측들을 두고 일부 한국인들은 그 예측이 틀렸다며 좋아하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자들은 오히려 확전을 바라는 것 같다. 전쟁을 겪어본 적도 없는 것들이 확전이 나면 호전적으로 변한다. 필자는 전쟁이 벌어지면 예측이 맞아 떨어지는 것보다 틀리길 더 바라는 사람이고 전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같은 것도 사실 틀리길 바랬다. 당장 여행업을 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비행기 유류할증료가 폭등할텐데 그걸 좋아하고 바라고 있는게 정상이라 보는가? 그런데 그런 자들을 가만히 보면 전쟁에 열광하는 히틀러 총통의 지배 시기의 독일 국민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아야 하는데 아마 평생 가도 모를듯 싶다. 필자는 이스라엘의 약점을 보았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최강의 방공망들인 사드, 에로시리즈, 다비즈실링, 페트리어트, 아이언 돔이 무력화 되는 것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이 방공망 미사일들이 풀충전 됐을 때는 어느 정도 막아냈지만 2~3일이 지나니 거의 속수무책으로 떨어졌다. 그 상태로 2주만 더 지나면 방어시스템의 미사일은 바닥났을 것이다. 그 때부터는 서서 맞는 것이나 다름없다. 일찍이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 이후, 역사상 이렇게 얻어 맞은 적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점을 간과하고 의미를 축소시키는데 이게 그렇게 의미 없다고 폄하할 정도가 아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더 그렇다. 우리 대한민국의 방공망은 안전한가? 북한의 미사일이 이란처럼 서울 상공에 쏟아내면 우리의 사드와 페트리어트가 이를 방어해낼 수 있을까? 우리 또한 이스라엘처럼 최상의 방공망을 유지하고 있음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방공망이 뚫리는 것을 보았고 북한은 이를 보고 충분히 학습했을 것이다. 이것이 가장 무서운 점이다. 솔직히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재고가 얼마나 있는지 제대로 잘 모른다. 폐쇄국가의 특성상 이걸 확실히 파악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그리고 이스라엘 못지 않게 우리는 작은 사이즈의 국가이기 때문에 지형, 지리적으로 불리하다. 사실 미국 아니었으면 이스라엘은 오래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그거 뚫은것 자체, 최강 방어시스템 자체의 약점을 알아냈다는 것 자체가 이란 입장에서는 최고의 성과다. 장성이야 죽으면 대체할 수 있고 핵과학자는 러시아나 북한에서 영입하면 그만이지만 이스라엘 입장에서 방어시스템이 뚫렸다는 것은 바로 대체가 가능할 정도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도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북한이 쏘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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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va Topos
    2025-06-28
  • 아리아계 민족의 분파, 이란의 조상인 페르시아인들의 기원
    아리아계는 인도유럽어족 중에 인도이란어파의 한 분파인 인도아리아어군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종족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은 본래 중앙아시아, 오늘날 투르크메니스탄 메르브에서 기원하여 아프가니스탄을 넘고 인도 대륙에 정착한 또 다른 사카 계통 민족들의 후손으로, 청동기 시대 때 반농반목, 반유목민이었던 이들이었다. 아리아인들은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이동하다가 비옥한 장소를 찾으면 곡물을 파종하고 정착했으며, 인구가 늘어나면 다시 무리를 이끌고 수레를 타며 이동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거주 영역을 넓혀나갔다. 이들의 후손들로 여겨지는 오늘날 국가들은 주로 인도, 파키스탄, 네팔,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몰디브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은 인도 대륙에 정착한 민족을 설명할 때 주로 아리아인이라고 칭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리아인은 이란계 민족으로 여기에 누리스탄 족도 포함되기 때문에 정확한 설명이라 보기에는 어렵다. 현 인도인과 인도-아리아인의 차이점에 견지한다면 전자는 인도에 거주하는 사람이나 인도 문화권 사람을 의미한다면 후자는 인도아리아어군 언어를 모어로 구사하는 사람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리아계 민족들은 피부가 밝고 코가 높으며 아리아인에게 정복당한 인더스 문명의 원주민인 드라비다 계통의 민족은 피부가 어둡고 비교적 코가 뭉툭하다. 서북쪽으로 갈수록 피부가 밝고 동남쪽으로 갈수록 피부가 어두워진다. 실제로 아리아계 민족 중에 동쪽에 거주하는 오리야인, 벵골인, 로힝야 족은 드라비다 인처럼 피부색이 어두우며 서쪽에 거주하는 카슈미르 인, 펀자브인 은 이란인처럼 피부색이 밝은 편이다. 그리고 인도 동북부의 아삼 족이나 벵골 인들은 티베트 버마어파계 제 민족이나 오스트로아시아어족 계통인 문다 족 같은 동아시아인과의 혼혈로 인해 유라시아 인으로서의 특징이 있다. 아리아인들은 현재 주로 인도 공화국에 대략 9억 1,100만 명 정도가 거주하며 파키스탄엔 1억 7,000만 명, 방글라데시엔 1억 6,000만 명이 거주한다. 그 중에서 힌두스탄 인이 대략 3억 2,900명으로 중국 한족 다음으로 2위이다. 대한민국에서는 파키스탄인, 방글라데시인, 스리랑카인, 네팔인 노동자는 보기 쉬워도 인도인들은 보기 좀 어려운데, 인도인들이 주로 진출하는 곳은 문화적으로 비슷한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언어적으로 어느 정도 접점이 있는 유럽, 특히 영어가 공용어인 영국과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등 영국, 미국 권, 중남미이기 때문에 보기 어려운 편이다. 처음부터 동아시아권은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유럽과 달리 문화적으로나 언어적으로나 인도 문화권과는 접점이 없고, 거리도 가깝지 않으니 오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힌두교인들은 바다 밖으로 나가면 카스트를 잃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종교적 이유를 거론하는데 이는 종교적인 관점에서 나타난 선민사상의 일종일 뿐이다. 인도인들은 웬만한 브라만 카스트 힌두교 원리주의자가 아닌 바에야 힌두교의 가르침을 모두 지키고 사는 것 또한 당연히 아니다. 동아시아로 잘 오지 않을 뿐이지, 애초에 해외에 진출한 인도인만 해도 3,000만 명이 넘는다. 규모로는 5,000만 명에 달하는 화교 다음으로 많다. 오늘날 이란계 민족은 이란어군 언어 모어 화자들을 보면 2022년 기준 파슈토어 구사자 약 6,000만 명, 페르시아어 구사자 약 4,500만 명, 쿠르드어 구사자 약 3,600만~4,500만 명, 다리어 구사자 약 900~1,200만 명, 타지크어 구사자 약 800만 명, 루르어 구사자 약 4~500만 명, 발루치어 구사자 약 3~500만 명, 길라크어 및 마잔데란어 구사자 약 4~500만 명, 자자어 구사자 약 130만 명, 오세트어구사자 약 60만 명, 탈리시어 구사자 약 수십만 명, 타트어 구사자 약 수만 명 등이 있다. 이 중에서 페르시아어는 이란의 공용어, 파슈토어와 다리어는 아프가니스탄의 공용어, 타지크어는 타지키스탄의 공용어이다. 인구수는 모어 화자를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공용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합치면 좀 더 많아진다. 크게 파슈토어가 속해있는 동부 이란어군을 사용하는 동부 이란계 민족과 페르시아어가 속해있는 서부 이란어군을 사용하는 서부 이란계 민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오늘날에는 각 어군의 대표적인 언어인 파슈토어와 페르시아어가 동쪽, 서쪽에 위치해 있어 이와 같은 명칭이 붙여졌다. 역사적으로 볼 때, 원시 이란인 중 북쪽에 있었던 분파가 스키타이계인 동부 이란계 민족으로 분화되었고 남쪽에 있었던 분파가 페르시아계인 서부 이란계 민족으로 분화되었다. 그러나 원래 북쪽에 분포하던 동부 이란계 민족은 중세 이후 유라시아 대초원 일대의 거주민이 이란계에서 투르크계로 대체되어 소멸하여 오늘날에는 동부 이란어계 민족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민족이 파슈툰 인이 된 것이다. 이란계 민족이란 표현은 학술적인 분류일 뿐 당사자들로서 동질감을 느끼는 개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란 내의 소수민족인 쿠르드 인이나 발루치인 다수는 이란 계열이라는 표현이나 이란과의 관계를 철저하게 부정하며 이란인과는 다른 민족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의 파슈툰 인들은 타지크 인들과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지만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감은 느끼지 않으며 사이도 좋지 않다. 이와 같은 반감들이 이란의 쿠르디스탄, 발루치스탄 분리주의 투쟁, 타지키스탄 내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유혈사태와 전쟁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이란계 민족들이 단합해야 한다는 범이란주의 사상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란 내에 이를 주장하는 쇼비니즘 정당인 Pan-Iranist Party가 있지만 국내외에서 큰 반향을 얻지는 못했다. 현재는 시아파 신정 정부에 의해 불법화되어 정식 정당은 아니지만 활동은 계속 하고 있다. 현재 인도 뭄바이에 대규모로 살고 있는 파르시라는 이란계 인도인들은 조로아스터교를 믿고 구자라트 문자를 사용한다. 가수였던 프레디 머큐리가 대표적인 파르시 계통의 영국인인데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로 만든 후 많은 파르시들이 인도를 떠나 홍콩, 영국 등으로 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콩 섬에는 조로아스터교 공동체도 있다. 페르시아 인들은 이란 뿐 아니라 러시아, 미국, 캐나다 등에도 이주민 집단으로 정착했다. 러시아 등 구소련 국가의 페르시아 인들은 러시아식 이름으로 ~프(남성형) / 바(여성형)라는 돌림 성씨를 쓰는 경우가 많다. 중국에서도 소수민족 중 이란계 민족들이 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페르시아 인이 아닌 파슈툰 계통 사리콜 인과 와키 인을 일컫는 말이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 서부 파키스탄 접경지경 타슈쿠르간 자치 현에 거주한다. 이란계 민족들은 고대에 유라시아 스텝 지대 서부와 중부에 걸쳐 널리 분포했으나, 서부 스텝이라 불리는 오늘날의 헝가리, 루마니아, 몰도바, 우크라이나, 러시아 서부 지역의 이란계 민족들은 대부분 인구수가 적은 유목민이었기 때문에 다른 유럽 계통 민족들에 흡수되어 완전히 사라졌다. 우선 발칸반도에 살던 이란계 민족들은 B.C 4세기에 켈트족들에게 학살당하고 동화되었으며 서기 4세기에 훈족이 대두할 때 일부는 훈족에 흡수되고, 일부는 게르만 족의 대이동 시대에 게르만 족과 함께 이동하다 동화되었으며, 스텝 지대에 남은 인구는 6세기 이후 대부분 슬라브족이나 투르크족에 흡수되었다. 중앙아시아 스텝,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과 아제르바이잔의 이란계 민족들은 서기 6세기~15세기 투르크 민족들의 대 이주를 거치며 점차 투르크화 되었다. 그러나 이 지역은 원래 이란계 인구가 많았던 데다 투르크화 되는 동안에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페르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페르시아어와 페르시아 문화의 영향이 강하게 남았다. 페르시아는 이란계 고대 민족과 그들이 세운 국가로써 이란 북서부 고원에서 건국되었으며, 당대 세계의 중심이었던 서아시아의 강대국이었다. 영어로는 Medes / Media, 고대 페르시아어로는 마다이(Madai)였으며, 중심지는 엑바타나였다. <개역 성경>에서의 표기는 메대(Mede)라 불렸으며 청동기 말기에 이란 고원으로 이주해 온 초기 이란계 부족들로 추측되며, 이란에서 현재 메디아 인들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기 유물들이 발굴되고 있다. 고대 메디아 왕국의 멸망 이후에는 이란 북서부 일대를 가리키는 지명으로 사용되었다. 현대 지명으로 보면 동으로는 테헤란, 서로는 케르만샤, 북으로는 아제르바이잔에 이르는 지역이다. 그리고 아케메네스 왕조가 이란 역사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면, 메디아는 이란 역사의 기초를 다진 국가였다. 메디아 인들은 이란 고원에 거주하면서 뛰어난 말을 사육하는 것으로 명성이 높았다. 그들은 원래 신(新) 아시리아 제국의 속국이었으며 한 때 스키타이인의 침공을 당했지만, 퀴악사레스(Qiwaksares) 왕 시대에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퀴악사레스는 국력을 일신하여 영토를 이란 고원 건너편인 트란스옥시아나 일대까지 확장하고, 서쪽으로는 신(新) 바빌로니아와 함께 신(新) 아시리아 제국을 공격했으며 결정적으로 수도 니네베를 함락시켜 멸망시켰다. 이에 그치지 않고 동쪽으로는 인더스 강 유역까지 점령했고, 아나톨리아 일대에 있었던 서방의 강국 리디아까지 침공했으나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카파도키아를 경계로 삼아 휴전했다. 이후 퀴악사레스의 아들 아스튀아게스(Astuiages)는 카파도키아에서 이란 동부까지 펼쳐진 광대한 제국을 물려받았다. 리디아와는 휴전 이후 점차 우호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신(新) 바빌로니아는 신(新) 아시리아 멸망 때부터 지속적으로 우방이었기 때문에 아스튀아게스 시대의 메디아는 별 문제 없이 번영을 누렸다. 하지만 남쪽의 속령 파르스(Pars)에서 키루스 2세가 반란을 일으키고, 여기에 중신 하르파고스(Harpagos)까지 가담하면서 아스튀아게스는 패배하고 키루스 2세에게 직접 처형을 당한 뒤 공식적으로 메디아 왕국은 멸망했다. 그러나 키루스 2세가 세운 아케메네스 왕조 페르시아는 사실상 메디아 왕국의 패권과 왕통을 계승한 국가였으며, 메디아 인과 파르스 인은 언어, 문화, 인종, 습속이 같았으므로 자연스럽게 그냥 메디아-페르시아 인으로 묶이게 되었다. 조로아스터교가 이란에 널리 퍼진 것도 메디아 왕국 시대의 일이다. 다만 이 역사의 상당 부분은 헤로도토스의 기록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유물이나 기록과의 교차 검증이 되지 않는 부분을 중심으로 그 실체에 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메디아 당대의 자료가 부족한 것은 메디아의 수도로 여겨지는 엑바타나에 현대 도시인 하마단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유적을 발굴하기도 어려운 상태이며 연구된 메디아의 고고학적 자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 칼럼
    • Nova Topos
    2025-06-27
  • 이란-미국 : 이스라엘 전쟁, 휴전의 의미
    트럼프는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하는 것으로 완전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이란과의 전면전을 피하고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는 중동 사태를 진정시켜 보려는 일시적인 미봉책일 뿐이다. 그리고 이 휴전이 성사되더라도 실제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이다. 그 이유는 트럼프와 미국의 중재 및 그에 대한 신뢰도는 이미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란은 미군 폭격기가 핵 시설을 공습한 지 하루만에 보복으로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قاعدة العديد الجوية) 미 공군기지에 미사일을 날렸다. 이 기지는 카타르 도하 남서쪽에 있는 두 개의 군사 기지 중 하나이며 아부 나클라 공항 ( مصار ابو نهلة ) 으로도 알려져 있다. 카타르 에미리 공군, 미국 공군 (USAF), 영국 왕립 공군 (RAF) 및 기타 외국 군대가 주둔하고 있으며 미국 중부사령부 전방 본부, 미 공군 중부사령부 본부, 제83원정항공단(RAF), 그리고 미 공군 제379원정 항공단이 이곳에 주둔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기지는 중동 미 공군 사령부의 본부 역할을 하고 있는 곳으로 서아시아 미군의 가장 중요한 전략 자산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이 보복할 카드, 이란의 보복 선택은 미군 기지 공습이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최강의 시나리오가 있었지만 이는 하는 척 행세만 하고 만 상황이 되었다. 이란은 카타르에 날린 미사일 수가 미군이 이란 핵 시설에 투하한 폭탄의 수와 같았다. 언론 악시오스(Axios)는 카타르에 약 10발의 미사일이 발사됐고 최소 1발이 이라크를 향해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미 5함대 사령부가 있는 바레인으로도 미사일을 날린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러자 바레인은 자국 영공 내 항공편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를 빚어왔다. 미국의 비어있는 세 곳의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이지만 양측의 피해는 놀라울 정도로 미미하다. 그리고 보복이 끝나자 카타르의 총리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 사니(Sheikh Mohammed Bin Abdulrahman Al Thani)가 하메네이를 설득했고 이란은 종전의 주장대로 이스라엘이 먼저 공격을 멈추고 휴전을 하면 이란 또한 휴전안을 받아들이겠다는 기존의 주장을 명확시했다. 미국과 네타냐후는 이란이 공격을 멈추면 이스라엘도 휴전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결국 휴전 합의안은 이루어졌지만 다시 말하거니와 이는 종전이 아니다. 이란의 12시간 휴전(공격행위 중단)과 이스라엘의 12시간 휴전으로 이어지는 '3단계 종전안'이라는 내용이 나오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데로 이는 일시적이다. 그리고 미국과 트럼프를 믿을 수 없는 것이, 앞서 비슷한 맥락으로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휴전을 했지만 휴전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한 지상군 작전을 전개했다. 명백하게 휴전 원칙을 위반한 이스라엘에 대해 이 또한 미국과 사전 협의가 있지 않았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그런 전적이 있기 때문에 이란이 이를 온전히 믿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휴전을 한 것은 양측의 폭격으로 인해 서로 간의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휴전이 성사된다면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어떤 부분이 좋은 면일까? 우선 이스라엘은 파괴된 텔아비브와 하이파 등 이스라엘 각 도시들을 재건할 수 있게 되고, 아이언 돔, 다비즈실링, 에로우 시스템, 사드, 페트리어트 등의 방공체계에 미사일들을 재충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다. 그 동안 이란과의 폭격전으로 인해 이스라엘의 대부분 미사일이 소진되었다. 이대로 일주일만 더 가면 이스라엘은 더 견디지 못하게 된다. 이스라엘이 휴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선 재정비가 필요하고, 미국의 지원품도 받아야 한다. 게다가 내부에서 네타냐후에 대한 불만이 폭증하면서 이스라엘 정치권 내부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네타냐후는 정치권 내부도 정리하면서 다시 있을 전쟁을 대비하려는 측면이 크다. 그래서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휴전이 절실하다. 이스라엘은 스스로 휴전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모양새도 빠질 뿐더러, 자신들의 행동을 보고 있는 수니파 이슬람 국가들 앞에서 면이 서지 않는다. 게다가 이란에게 패배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에 선택한 것이 미국을 움직여 휴전을 요청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이란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파괴된 지역을 복구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잇단 군 총책임자들이 제거되었기에 새로운 인물을 정식으로 인선하고 군의 사기를 독려해야 한다. 즉, 이란도 재정비가 필요한 것이다. 이란 입장에서는 그동안 40년 넘게 축적해온 미사일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방어시스템을 총 점검하여 풀 가동시키고, 휴전 이후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우라늄 농축물이야 어차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으니 이는 우려할 바가 못 된다. 한국이나 서방 언론에서는 이란이 수세에 몰리고 있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이스라엘에 반격을 가해 이스라엘 각지를 초토화시켰고, 미군 기지를 공격해 어느 정도 체면을 차렸다. 이스라엘이 하메네이 정권 붕괴를 노리고 접근한 전략 또한 모두 실패하고, 결국 이란 국민들만 단결시켰다. 하메네이에 저항적인 야당 의원들도 이란의 승리 기원에 동참했다. 이스라엘, 미국과의 전쟁을 통해 이란은 스스로 단결 및 단합에 성공했다. 이번 휴전을 통해 이스라엘은 이란의 단결과 단합을 루즈하게 만드려는 의도도 있지만 현 상황으로 볼 때는 아직 전쟁 중이므로 이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스라엘이다. 이번 전쟁을 통해 이스라엘이 내세우는 세계 최강의 방공망들이 무력해졌음을 드러냈다. 2~300개를 날리면 풀 충전한 상태의 이스라엘 방공망들은 대부분은 요격에 성공할지 몰라도 요격시키지 못한 것에 우라늄을 농축해 만든 소형 탄두를 탑재시킨다면 2~300개 중에 적어도 10개는 떨어질테니 그로 인한 엄청난 폭발력으로 초토화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격율 100%라면 모를까 8~90% 따위는 아무 의미가 없다. 결국 이스라엘의 방공망은 풀 충전됐을 때의 한계를 보여준 셈이 되었고, 이란은 여기에 힌트를 얻은 셈이 되었다. 게다가 우라늄 농축물들은 아직도 건재하다. 시간이 지나 방공미사일이 소진됐을 때, 최강의 이스라엘의 방공망은 이란의 끊임없는 미사일 공격에 그대로 취약점을 노출했다. 이스라엘이 언론을 통제하고 막아도 일반 시민들의 소셜 네트워크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스라엘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은 자신들이 촬영한 이스라엘 피해의 영상들을 각 네트워크에 올렸고, 이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우리가 이스라엘이 대량으로 파괴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시민들이 올려 놓른 개인 영상들 덕택이다. 어떤 영상에서 이스라엘 도시를 불벼락이 떨어지듯 수없이 낙하하는 이란 미사일에 속수무책인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보기도 했고,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자기 진영에 떨어지는 이스라엘의 방공미사일을 보기도 했다. 요즘 같이 온라인 플렛폼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보도를 통제하고 언론을 통제한다고 진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란은 이로써 이스라엘을 어떻게 공격할 수 있을지의 해답을 찾았다는 것이 소기의 성과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란의 무지막지한 미사일과 드론들을 어찌 감당해야 할지, 과제로 남았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소진시키기 위해 최대한 드론 제작의 수를 늘릴 것이고, 이번에 출정시킨 드론이 300대에 이른다면 다음 계획은 3,000대를 한꺼번에 출격시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방공망을 소진시킨 다음 미사일 수백발을 쏘아 올리면 이스라엘은 다음 방어가 어렵게 된다. 즉 속수무책으로 그대로 거의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를 타겟으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발사대는 다시 만들면 그만이다. 아니면 중국이나 러시아, 파키스탄에서 수입하면 된다. 한편 협상을 중재한 미국 또한, 전면전으로 가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는 부분 또한 하나의 약점으로 지목된다. 현재 들리는 미국 내의 소식통들에 의하면 미국은 현재 전면전을 치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한다. 예전 같으면 이런 협상보다는 이란 내에 상륙해 전격전을 기획했을 것이다. 그러면 대규모 폭격을 이란에 가해야 하는데 아프가니스탄에서 한 것과 유사한 작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후에 지상군이 상륙하게 되는데 이란의 지형은 아프가니스탄보다 험준하다. 마주하게 될 것은 이란의 혁명수비대 게릴라들일 것이고, 베트남,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게 자명하다. 그리고 그만한 준비조차도 되어있지 않다. 게다가 미군은 자국의 제조업 상황도 그리 좋지 않으며 희토류를 중국에 의지하고 있어 첨단 무기 생산하는 것도 상당 부분이 제동이 걸려 있는 판이다. 예전의 미국이었으면 이런 협상 따위는 없었다. 그냥 치고 들어가 융단 폭격과 더불어 지상군이 진입해 적을 제거했다. 그렇게 희생된 인물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리비아의 무아마르 알 카다피,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오사마 빈 라덴 등이다. 그러나 미국은 공격 이후, 협상을 제시했다. 겉으로는 유화책이라 볼 수 있고, 트럼프의 공약 중 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을 위반하는 경우일 수도 있기에 이런 저런 딜레마에 걸려 있다. 그리고 미국의 위상 약화도 문제다. 여태까지 트럼프가 걸친 국제 문제에 단 한 건도 속시원하게 해결한 적이 없다. 마치 큰 불은 잡았다 할지라도 잔불 처리를 하지 않아 다시 큰 불로 발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스스로의 신뢰도를 깎아 먹은 셈이 된 것이고, 그의 말은 동의해주고, 따라주는척 하면서 하던 것을 계속하면 된다는 식의 모습이 계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러시아, 중국, 이스라엘이라 볼 수 있겠다. 중동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저 숨고르기를 하고 있을 뿐,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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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25
  • 이란-이스라엘 전쟁에서 이제는 이란-미국 : 이스라엘 전쟁으로 바뀐 것으로 보아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선제 공습으로 시작된 두 나라간 의 전쟁은 미국이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해 폭격을 감행했다. B-2 폭격기로 벙커버스터 GBU-57을 투하했다 하는데 B-2 폭격기 여러 대가 괌 기지에서 출발했고 이들이 벙커버스터를 투하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트럼프가 이번 한 방으로 이란의 핵 시설을 모두 제거함으로써 중동의 평화가 찾아왔다고 천명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것은 트럼프의 "거대한 착각"이다. 이번 한 번으로 모든 것이 종결된다는 것은 망상에 가깝다.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군 기지에 대한 공습을 강화할 것이고, 이로써 전쟁은 이란과 미국의 전쟁으로 표어가 바뀔 것이다. 그런데 이란의 핵 시설에 있던 농축된 우라늄들이 다른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미국이 벙커버스터로 때린 곳은 빈 곳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있다. 이렇게 되면 이란은 자국에 대한 미국의 공격으로 인식하고 미군 기지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이란과 미국은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하게 되며 앞으로의 귀추는 미 지상군이 언제 이란 영토에 투입되느냐, 미 함대가 언제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여부에 달려 있다. 미국의 여태 전쟁에 있어 주요 전략은 지난 걸프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걸프전 때 미국은 엄청난 양의 폭격을 감행했다. 이러한 폭격으로 모든 장애물들을 제거한 뒤, 해병대들이 들어가 지상군이 상륙할 곳의 적군들을 제거하고, 함대에 탑승한 지상군들이 걸프만에 진입해 바그다드의 남은 이라크군들을 진압하고 바그다드 함락을 선포했다. 아마 이란도 그러할 것이다.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도시들에 약 1~2주 동안의 폭격이 이어지고 그와 더불어 지상군을 실은 미 함대가 호르무즈 해협의 통과를 시도하여 걸프만에 진입하려 할 것이다. 걸프전 때는 이라크 후세인에 대한 원한이 많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그저 관망만 했다면 이제는 그 양상이 달라질 것이다. 호르무즈를 통과하기 위해 미군과 이란군의 격전 또한 무시 못하고 이에 맞춰 예멘에서 호르무즈로 배후 타격을 할 가능성도 무시 못한다. 이 때문에 예멘을 상대로는 이스라엘이 나설 공산이 크다. 만약 미국이 호르무즈를 통과하거나 미국이 해협을 봉쇄하더라도 땅덩이가 이라크와 비교도 안 될 정도 크기의 이란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처럼 이란 고원의 특징을 이용해 특유의 게릴라 전을 행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는 파키스탄의 움직임이다. 파키스탄 또한 미군의 행보들을 주시하고 있다. 파키스탄이 미군의 배후를 노릴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파키스탄의 배후에는 인도가 있지만 인도가 미국을 돕기 위해 나설지는 미지수다. 이스라엘이 아닌 미국이 나섰다 하면 러시아나 중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국내의 유태인들 때문에 중동 문제 참전에 소극적이었던 러시아는 미국이 참전한다 하면 얘기가 다르다. 미국이 참전하는 순간, 러시아 또한 참전 가능성이 있지만 러시아가 참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미국과의 분위기가 그리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가 트럼프와 관계를 해치면서까지 나설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또한 변수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확실히 마무리 짓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군을 차출한다는 것은 유럽 쪽의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군을 투입한다거나 아니면 우크라이나의 전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시간을 벌어다 줄 것이다. 이런 위험성들 때문에 잔불 제거를 하지 않고 다른 곳에 신경을 쓰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이란에 관심이 쏠려 있는 동안 지원이 줄어들 것을 최대한 활용해 우크라이나를 항복시켜야 한다. 어쩌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호재이자 최고의 기회다. 우크라이나도 항복시키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국가들에게 원유와 천연가스를 저렴한 값에 열어준다. 그러면 유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원하는 고객 국가들은 이전보다 훨씬 많아지게 된다. 자연히 러시아의 경제는 호황을 맞을 것이다. 반면 중국은 그동안 갈고 닦아왔던 자국의 군사력을 시험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은 이란에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여차하면 참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이란을 지원한다고 볼 때, 이란은 계속 버틸 가능성이 높다. 하메네이가 설사 미국의 정밀 타격으로 죽을 수 있다 해도, 이미 이란은 이슬람 저항군들의 특정상, 대체 수장을 이미 선정해 놓았을 것이다. 다만 그게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고 있을 뿐이다. 미국이 이란을 무력으로 제압하는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쉽지 않다. 우선 이란은 땅이 넓고 인구가 많아 국가적인 하드웨어는 타 중동 국가들을 압도한다. 이란의 면적은 무려 1,648,000km²로 라이벌 국가인 터키 면적 783,562km² 보다 훨씬 넓다. 비록 사우디아라비아의 2,150,000km²보다 작지만 지형이 사우디보다 험준하고 고원 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아프가니스탄과 매우 유사한 지형이다. 게다가 미국이 이전에 전쟁을 벌였던 아프가니스탄 면적652,230km²보다 2.5배 이상 더 넓고 이라크의 면적인 438,317km²보다 4배 가까이 넓은 나라다. 심지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두 나라 면적을 합친 것보다도 1.5배 정도 더 넓은 영토를 갖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못지 않게 사막, 험준한 산지, 추운 기후 등이 어우러져 군사 작전을 벌이기 쉽지 않다. 또한, 이라크 인구4,100만의 2배가 넘는 9,200만의 인구를 갖고 있으며, 이 인력을 바탕으로 약 54만의 상비군과 40만의 예비군을 보유하고 있고, 여러 민족들의 군대까지 본다면 거의 100만을 상회한다. 무엇보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2021년에 미국의 패전으로 종결되었기 때문에 아프가니스탄도 이기지 못한 미국이 그보다 더 강하고 험준한 지형을 가진 이란을 굴복시킨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이란은 무장 세력들이 활개치고 다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비해 국가가 잘 통합되어 있는 편이다. 더불어 국가 행정력도 좋은 편이기 때문에 반군 무장 정파 세력들이 거의 없는 국가로 꼽힌다. 이란의 경우, 타 중동 국가들에 비해 내정이 매우 안정되어 있는 것이다. 참고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 후티, 터키는 쿠르드족 때문에 몸살을 앓아왔던 것과 완전히 대치된다. 이란에는 이라크의 쿠르드족과 같이 정부 통치에 반대하고 독립을 강하게 주장하는 소수민족, 반정부 세력이 많지 않다. 그나마 이들 소수민족 세력도 서로 분산되어 있어 하나로 통합되기 어렵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처럼 군벌이 서로 난립하는 국가도 아니며 종교적으로도 시아파 외 종교는 약 9%로 소수다. 이들 소수 종교 또한 아르메니아 정교회 및 유태교, 조로아스터 등이 존재하며 이란 의회 의원석 자체도 이들 종교에 따라 쿼터로 지정되고 있다. 최소한 이슬람교 말고 타 종교도 믿을 권리는 보장되기 때문에 이들 타 종교 신도들도 미국이 공격한다고 해도 미국을 굳이 편들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오히려 미국에 저항할 가능성이 크다. 이란 내에서 현대 이슬람 공화국 하메네이 정권에 확실하게 반발하는 세력들은 분명 존재한다. 이들은 서부 이란 국경 지방에 있는 쿠르디스탄의 이란계 쿠르드인들, 그리고 서부 아제르바이잔 독립 세력, 역시 이라크 국경인 후제스탄 지방의 수니파 아랍인들과 발루치스탄 지역의 발루치인들, 그리고 지정학적 중심을 가지지 않는 바하이 교도들과 지하에 몇 명 남아 있다고 추정되는 공산주의 계열 인민 무자헤딘 정도 뿐이다. 이들 분리주의, 반정부 세력의 현황으로 본다면 쿠르디스탄, 서부 아제르바이잔 세력들의 독립 문제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소강 상태에 있는 편이다. 공산주의 인민 무자헤딘 세력은 이슬람 혁명 당시에 나름 큰 세력으로 현대 이슬람 공화국의 주축이 된 이맘들과 경쟁했을 벌였었다. 이후 지도부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완전히 분열되면서 상당수가 사담 후세인이 다스리는 이라크로 망명했는데, 이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거의 행적이 묘연하여 존재 자체도 찾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 또한 왕정인 팔레비 왕가의 복고를 주장하는 이란인도 이란 국내에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물론 미국이나 서방에는 꽤 많은 편인데 이들이 바로 팔레비 디아스포라들이다. 현재 미국 등 외국에 거주하는 일부 세속 성향의 이란계 팔레비 디아스포라들은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서방에서 팔레비 왕조 망명 정부를 세우고 팔라비 왕조의 왕정 복고와 군주제 부활을 주장하며 서방 세력과 이스라엘에 협조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이미 이란을 떠난지 오래됐기 때문에 이란 내 기반들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설령 이들이 미국의 도움으로 다시 권력을 쟁취한다 해도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후제스탄 아랍인 분리주의는 최근 다시 불 붙고 있다. 이들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은 막대한 투자를 해주었다. 이들이 이란 정부에 저항할수록 이란 내부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제스탄 아랍인들은 아직까지 규모가 많지 않은데다 세력이 상대적으로 이란계 쿠르디스탄보다 약하다. 발루치스탄 독립 운동만이 만성적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각종 테러나 봉기 등 활동이 과거에 비하면 많이 줄어들면서 이들도 세력이 그다지 크지 않다. 게다가 이웃 국가인 파키스탄에서도 발루치스탄 독립운동은 매우 위협적이다. 게다가 인구 1,500만이 넘는 파키스탄 최대 도시 카라치가 이 지역에 속해 있기에 필사적으로 이들 반군 세력들을 제압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이란과 협조 및 공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미군이 발루치인들을 끌어들여 이란 정부에 저항을 유도하고 있지만 파키스탄 발루치스탄 지역의 눈치도 보아야 하는데다 파키스탄은 공식적인 핵 보유 국가라 처리도 어렵다. 이란군 견제한다면서 이란 발루치인들을 돕게 되면 파키스탄에서도 심각한 반발이 일어나게 되니 미국 입장에서는 이를 움직이기 사실상 어렵다 보면 된다. 이처럼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와 같이 미국이 현지에서 협조할 정도로 하메네이 정권에 불만이 쌓인 집단이 많지도 않으며 있다 하더라도 세가 약하다. 강력한 현지 동맹을 구하지 못한 채 미군과 이스라엘과 동맹하여 전쟁을 벌이게 된다면, 미군 입장에서 피해 최소화는 대단히 어렵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예멘 후티에 대해 막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예멘의 미사일 자산은 미국 함정도 어찌할 수 없음이 이미 입증되었었기 때문이다. 결국 후티와 파키스탄이 이 전쟁의 중요한 열쇠가 될 공산이 크다 본다. 따라서 이란은 최근 미국이 전쟁을 벌인 적들과 차원이 다르기에 미국 입장에서는 설사 승리하더라도 완전한 승리는 불가하며 베트남이나 아프가니스탄처럼 게릴라 전에 나서게 된다면 미국이 일으킨 이 전쟁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재탕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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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23
  • 이란-이스라엘 전쟁 전에 발생했지만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으로 인해 묻힌 이란-중국 간의 철도 완공 및 개통
    중국 시안을 출발한 이란행 열차는 2025년 5월 25일 이란의 물류 허브인 아프린(Afrin)에 도착했다. 이 열차 노선은 이란과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의 일환으로 약 4,00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협정을 체결한 직후인 2021년부터 합의 및 건설되어 왔던 것이 실현된 것이다. 이 철도의 개설과 완공, 그리고 개통은 엄청난 유라시아 대륙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중국이 주도한 신(新)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마무리 됨을 의미하고 있고, 동아시아와 중앙아사아-중동을 거쳐 유럽으로 나아가는 교통이 연결되면서 본격적으로 유라시아가 하나로 연결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과거의 실크로드는 중국이나 동아시아의 비단이 북방 흉노와 돌궐의 영향권을 우회하여 서방으로 들어갔다면 현재는 중국의 산업재가 이제 미국의 모든 영향권, 군사 기지, 제재 통제를 우회하여 육로를 통해 이란으로 직접 운송된다는 것이다. 이란은 단순히 물자를 공급받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지역을 연결하는 주요 환승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이는 과거에도 그러했다. 과거의 이란은 페르시아였고, 페르시아는 과거 실크로드 시절에도 로마, 중동, 인도, 멀리는 러시아와 이탈리아, 이집트, 아프리카, 멀리는 베트남과 일본까지 연결하는 주요 환승 허브 역할을 했었던 고대 시대부터 현재까지 동과 서를 연결하는 물류 교통의 요충지였다. 이란은 현재, 중국과의 철도를 연결함으로써 남쪽으로는 러시아, 카스피해, 인도를 통과하는 남북 회랑으로 연결되고 서쪽으로는 이라크, 시리아, 터키, 지중해로 이어지는 육로, 동쪽으로는 중국 공급망으로 직접 연결되는 통로의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육로를 통해 연결함으로써 대항해시대 이후 유럽의 전유물로 세계를 지배해왔던 해상 교통의 독점적인 지위가 약화되는 현상을 가져오게 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수에즈 해협이 미국 또는 친미 세력의 통제 하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륙 실크로드의 회생은 이들에게 있어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이로써 이란은 서구와 미국이 적극 제재하고 있는 물류적 고립에서 벗어나 중국, 러시아, 인도, 그리고 중동을 연결하는 대륙 신실크로드의 연결 고리로 부활했다. 이러한 모든 부분은 미국과 서구 동맹국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지경제적 위협에 따른 일이다. 따라서 이란이 아시아 횡단 물류 체계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과거 실크로드 물류 교통의 요충지로 부활함과 동시에, 이란을 체계적으로 파괴하려는 시도 또한 대륙 국가들과 밀착으로 인해 제어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은 단순히 핵 프로그램과 개발이 문제가 아니다. 이런 부분은 단순히 이스라엘의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 가장 큰 이유는 이란이 새로운 유라시아 체제의 물류 허브가 되어 충분히 힘을 얻지 못하도록 막는 것에 있다. 이란의 성장은 미국과 서구, 이스라엘에 있어 매우 재앙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육상 실크로드 때도 그러했다. 과거 페르시아를 정복했던 민족과 국가들은 페르시아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억제했다. 고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를 정복한 이후, 페르시아인들의 반골 기질을 억제하기 위해 헬레니즘 제국의 수도를 바빌론으로 정했다. 이는 페르시아의 발전을 막고, 페르시아가 누린 부(富)를 착취하기 위해서였다. 로마 제국 또한 메소포타미아를 장악하고 파르티아와 박트리아의 분열을 교묘히 이용해 이들의 성장을 적극 방해했으며 신흥 이슬람 제국 또한 사산 왕조의 페르시아를 정복하고 수도를 다마스쿠스와 바그다드에 두면서 페르시아 문화를 흡수하는 한편 페르시아의 성장을 철저히 억제했다. 그리고 이는 후일 셀주크, 몽골의 일한국, 티무르 제국 또한 마찬가지였고, 제국주의 시대의 영국(대영제국)과 러시아 제국도 이란의 발전보다는 이란 영토 내의 막대한 자원을 탈취하여 이란의 성장을 억제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그리고 이는 팔레비 왕조마저 성장을 억제하고 호메이니 정권에 막대한 경제 제재를 부과함으로써 이란의 성장을 철저히 억압했다. 이란의 경제력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 좋은 자원을 두고도 성장하지 못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란은 이와 같은 오랜 성장의 정체라는 한계를 벗어 나고 싶어한다. 오랜 제재 기간 동안 이란은 자신들을 억압하는 서구의 제재에 저항하기 위해, 혹은 자신들도 살기 위해 중국, 시리아, 소련, 북한과 손을 잡았다면 이제는 경제 성장의 한계를 딛고 성장하려는 측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세기 독일의 지리학자 페르디난드 폰 리히트호펜(Ferdinand von Richthofen)이 중국과 트랜스옥시아나 및 인도와 비단 무역을 매개하였던 이란과 중앙아시아의 교통로를 가리켜 실크로드라고 명명한지, 100여 년이 훌쩍 지났다. 그리고 이란과 중국의 철도 연결과 그로 인한 물적, 인적 교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9월 7일 카자흐스탄에서 시진핑은 실크로드 경제벨트(絲綢之路經濟帶) 구축에 관한 구상을 처음 발표한 것에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2014년 4월 10일 보아오 포럼에서 리커창 총리는 아시아 지역 경제협력 전략으로 일대일로(一帶一路) 건설 추진을 강조하면서 중앙아시아와 이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벨트는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게 된다. 이후 중국은 12년에 걸친 기간 동안 20~30개국과 고속철도 건설에 대한 협력을 논의하면서 육상 실크로드 구축을 추진했다.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해상 실크로드 연계를 위한 항구 건설 협력을 추진하면서 육지와 바다를 통해 유라시아 내 광역 네트워크를 하나로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우선 유라시아 고속철도의 일부로 중국에서 독일까지 운행하는 노선을 개통했다. 그리고 중앙아시아 고속철도의 일부로 카자흐스탄까지 잇는 고속열차를 개통하면서 대 중앙아시아 프로젝트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이후 중국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예멘, 탄자니아, 그리스 등 해상 루트의 주요 거점 국가를 대상으로 항구 건설 협력을 추진했다. 이와 같은 중국의 대 실크로드 전략은 중국과 협력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인프라를 개선해주고 그로 인해 발생한 이익들의 상당수를 중국이 가져갔다. 더불어 해당 국가들의 인프라 개선은 이들 국가들의 이득에도 부합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서방 국가들과 일부 신흥국들은 이와 같은 중국의 실크로드 굴기에 대해 거부감이 크다. 우리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전략과 중국의 신(新) 실크로드 전략은 모두 중앙아시아와 이란, 터키를 연결하는 지역적인 배경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과 중국은 양자간의 조율과 여러 협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의 실크로드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한 투자 및 진출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적절한 경쟁과 견제를 하면서 한국만의 루트를 개척할 필요가 있다. 2016년에는 중국과 이란을 연결하는 첫 실크로드 고속열차가 대륙의 철도를 타고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도착하면서 철도 네트워크의 시작을 알렸다. 당시 고속열차는 컨테이너 32개를 싣고 중국을 출발해 9,500㎞를 달려 종착역인 테헤란에 안착한 것이다. 이 열차는 무려 14일 동안 중국과 카자흐스탄 알마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사마르칸트, 투르크메니스탄 등을 통과했다. 이란 국영철도회사(RAI)는 실크로드의 부활은 매우 중요하다며 화물을 선박으로 운송하는 것보다 30일이 더 단축됐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어 카자흐스탄을 거쳐 중국 호남성(湖南省)의 행정 중심부인 장사(长沙)에서 이란으로 가는 신규 화물 열차 노선이 개통됐다. 이 열차의 운행구간은 특히 중국 철도 간선망을 통과하며 호르고스, 카자흐스탄 볼라샥, 투르크메니스탄을 지나 테헤란까지 운행되었다. 중국 장사에서 이란 테헤란 구간의 총 길이는 10,297㎞ 정도다. 역시 수송 기간은 14일이 소요되어 바다로 이용했을 시 소요되는 기간인 25-30일 보다 훨씬 빠르다. 이 화물열차에는 다양한 소비재가 들어간 40kg 컨테이너가 50개 이상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이러면서 중국 기업들의 이란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 핵 합의와 제재 등으로 인해 서방 기업들과 한국 기업들이 이란에서 대거 빠져나갈 때에도 중국 기업들은 이란에 많이 진출하면서 이란에도 영향력을 확대했다. 중국이 유라시아 일대에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 볼 때 그리 좋은 일은 아니다. 우리는 유라시아 지역에서 어차피 중국과 경쟁하고 적절히 견제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중국은 물량에서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질적인 부분에서 승부를 해야 한다. 그리고 질적인 부분으로도 중국은 많이 향상되었기에 우리는 중국보다 질적인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원자제 공급망 확보와 끊임없이 기술 개발을 해야한다. 이란-중국 간의 철도 완공 및 개통과 신(新) 실크로드의 완성은 분명 우리에게는 적신호지만 북미나 유럽이 아닌 유라시아에 속해 있기 때문에 중국과 경쟁 속에서 끊임없이 득이 되는 것이 있다면 무조건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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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22
  •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습
    이란은 3일 전, 16일 새벽 이스라엘의 하이파 발전소와 정유공장 등 에너지 인프라를 타격했다. 일부 전력망이 파손됐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미 CNN 방송은 이 날 "텔아비브가 밤새 이란의 집중적인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날이 밝자, 텔아비브의 거리는 공포와 혼란, 불안으로 가득 찼다(Tel Aviv was hit by a barrage of Iranian missiles overnight. As day dawned, the streets of Tel Aviv were filled with fear, chaos and anxiety)."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이란의 탄도 미사일에 피격된 공습 현장에서는 이스라엘 구조대원들과 군인들이 거리에 널려 있는 잔해를 치우고 있다고도 했다. 이와 같은 장면들은 불과 6일 전인 13일 밤,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기습 공격으로 인해 이란의 피해 상황이 대대적으로 전해질 때만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 전개로 나타난다. 서방의 외신들은 당시 파괴된 이란 핵 관련 시설과 군사 기지, 미사일 발사대 등에 관한 영상을 내보내며 이란 핵 전문가와 군 고위 지휘관 수십명을 제거했다고 이스라엘 측 발표를 집중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드론을 미리 투입하는 '트로이 목마' 작전을 실시했고 이란의 방공망을 사전에 무력화했다 주장하는 전략에도 흥분했다. 하지만 이틀 후인 15일에는 이란의 대 이스라엘 방공망 교란으로 인해 이스라엘에서 방공 미사일이 부메랑처럼 지상으로 떨어지는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방공시스템 아이언돔이 돌파되었다는 증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또한 네타야후 이스라엘 총리가 테헤란 시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촉구하자, 이란은 15일 밤 보복 공격을 예고하면서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안전을 위해 핵 및 에너지 시설과 방사선 연구 센터, 방사성 물질이 있는 위험 지역으로 가지 말라는 요청을 하면서 맞섰다. 이어 이란 최정예부대로 꼽히는 이슬람 혁명 수비대(IRGC)는 언론 성명을 통해 "주요한 목표물을 겨냥한 집중적인 공격은 이스라엘 정권이 붕괴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스라엘 영토가 곧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될 것이니, 일찍 이스라엘을 떠나라(The intensive attacks on key targets will continue until the Israeli regime collapses. Leave Israel early, as Israeli territory will soon become uninhabitable)"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란-이스라엘 전쟁은 이제 겨우 6일째로 접어들었지만, 서방 언론과 국내 언론은 우크라이나 전쟁 보도와 똑같은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래서 뉴스 보도에 의하면 이란은 곧바로 항복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해 이란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CNN 등 미국 언론에서는 이스라엘이 초기 판세를 잘못 짚었다며 오류들을 정정하는 기사들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는 한국 언론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를 하기 때문에 수정을 대체로 잘 하지 않는다. CNN 방송은 16일 퀸시 국가대응전략 연구소 부소장인 트리타 파르시(Trita Parsi)를 인용하여 이스라엘은 이란의 군부 지도부들이 제거한 이후, 이란의 보복 능력을 과소평가했다고 분석했다. 파르시 부소장은 CNN에 이스라엘은 이란 군 최고 지휘부 제거에 성공한 이후, 이란의 군 지휘 체제를 흔들었다고 생각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생각을 바꿔야 했다. 이란의 미사일, 당시 러시아 언론에서는 극초음속 미사일로 분류학 있다. 이미 이스라엘의 3중, 4중 방공 시스템인 아이언 돔을 돌파하고 있다고 했다. 그와 같은 결과로 인해 텔아비브 거리는 공포와 혼란, 불안 등으로 소요 사태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블룸버그 도 15일에 "많은 이스라엘인들은 이란 미사일의 파괴력에 충격을 받았으며, 적이 보유한 미사일 규모를 생각하면 그같은 공격이 몇 주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고 두려워하고 있다. 그래서 이 전쟁의 끝을 알 수 없다(Many Israelis are shocked by the destructive power of Iranian missiles, and given the size of the enemy’s missile arsenal, they fear that such attacks will continue for weeks, so there is no end in sight to this war.)."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발언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유명한 극우주의자로 알려진 요아브 리모르(Yoav Limor)는 자신들의 매체인 이스라엘 하욤(יִשְׂרָאֵל הַיּוֹם) 기관지의 기고에서 이스라엘은 초기의 성공에 만족해서는 안 되고, 장기전에 휘말려서도 안 된다라고 언급하며 빨리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크네세트의 집권여당이자 원내 제1당인 리쿠드당의 기관지인 "하욤" 또한 이런 말을 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과 이란은 서로 더욱 강력한 '보복 공격'을 예고했다. 이스라엘은 16일 생방송 중인 이란 국영 방송국을 폭격했다. 이에 여성 앵커가 스튜디오에서 급히 대피하는 생생한 영상이 올라왔다. 이스라엘의 프로파간다용 홍보 효과로는 최상의 영상인 셈이다. 앞으로는 발전소와 정유 시설 등 에너지, 사회 인프라를 파괴하는 공습과 피해 상황들은 영상으로 한꺼번에 공개되지 않고 자신들이 유리한 국면일 때 조금씩 공개될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쪽이 더 유리하다고 섣불리 단정하기는 힘들다. 어느 쪽에 유리한 지에 대한 관건은 경제적, 군사적 잠재력에 따라 달려 있다. 누가 더 많은 미사일 보유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보충할 능력이 있는지에 군사적 우위 능력이 좌우될 것이다. 그 다음의 관건은 동맹국의 지원이다. 미국은 이미 이스라엘을 돕기 위해 공중 급유기 수십 대를 유럽 측으로 보냈다고 밀리터리 워치 매거진(Military Watch Magazine )이 지난 16일에 보도했다. 한편 러시아는 이란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협정'을 추진 중에 있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본다. 그 이유는 이미 앞서 필자의 수많이 포스팅과 칼럼에서 밝힌 바 있어 생략한다. 하지만 중국은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에 미사일과 방공 시스템을 보내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몇 대의 대형트럭들이 중국에서 출발해 파키스탄 국경을 통과해 이란으로 들어오고 있는 장면들이 포착되었다. 따라서 중국은 현대 공중전에서 자국 무기를 시험해 볼 수도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중국이 이스라엘에서 운용 중인 F-35 전투기와의 교전을 통한 자국 전투기의 성능 확인을 위해 이란에 전투기를 제공할 것이라는 예상도 할 수 있다. 네타냐후는 이란인들에게 현 정권을 전복할 것을 대놓고 선동했다. 이란의 보수적인 제정일치(祭政一致) 정권에 불만을 품은 세력들이 이에 호응해 반 정부 시위에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란 현 정권에 불만을 가진 세력보다 현 정권을 지지하는 세력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반 정부 세력들에게 하메네이 정권의 전복을 촉구하고 있지만 이는 최고 지도자의 대국민 장악력이 더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피해를 입은 이란인들이 하메네이의 권위에 도전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 칼럼
    • Nova Topos
    2025-06-21
  • 이란이 고립되어 있는 국가? 이란의 배경에는 러시아와 중국이 존재한다.
    이란은 표면적으로 볼 때, 절대 다수의 수니파 국가와, 적대국인 이스라엘, 이란을 제재하고 견제하려는 집단 서방과 미국에게 둘러싸여 고립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은 시아파의 수장국이고, 시아파들을 규합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리고 이란은 이와 같은 고립화를 경계하여 다방면으로 고립을 피하기 위한 외교를 벌여왔다. 이란은 수니파 국가들과 종파만 같을 뿐, 이해관계가 다른 중앙아시아의 5개국과 협력을 시도하고 있으며 혈통적으로 비슷한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을 통해 중국 및 러시아를 끌어들여 고립을 탈피하고자 하고 있다. 그리고 멀리 북한, 예멘과도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중에서 이란한테는 강력한 뒷배가 러시아와 중국이다. 대개 사람들은 이란과 중국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이란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고작 알아봤자 군사 협력 정도이고, 이란이 러시아제 무기를 다수 사들인 것 정도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본 칼럼은 이란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원래 이란과 러시아는 사이가 좋은 국가는 아니었다. 러시아 제국은 그레이트 게임을 통해 중앙아시아를 장악했고, 이란에 영향력을 뻗어오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코사크나 노가이족 위주로 소규모 접전을 벌이던 방식 대신 본격적으로 대군을 투입하여 카프카스 동부를 공략하면서 이란과 마주하게 되었고, 이어 이란의 카자르 왕국과 투르크멘차이 조약이 맺어졌지만 이 또한 오래가지 못하고 양국은 전쟁을 벌이게 되는데 이를 러시아-이란 전쟁이라 부른다. 러시아 제국은 20세기 들어 이란에 대한 경제적 수탈을 강화하였고, 아제르바이잔 남부 일대에 세력을 확대하는 등의 내정 간섭을 벌였으며 러시아를 평소에 견제하고 있던 영국이 이란을 지원했다. 러시아의 지나친 간섭에 분노한 테헤란의 군중들이 러시아 은행을 파괴하기도 하였으며 반러감정은 깊어져 갔다. 그러한 상황에서 1908년 이란 입헌 혁명이 발발해 카자르 왕국이 붕괴되었다. 1941년 소련과 영국은 이란의 팔레비 왕조를 점령한 바 있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군은 철수했으나, 소련군은 이란 북부에서 철수하지 않고 여러 괴뢰 국가들을 세우며 이란을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만들려고 했다. 1953년 친소적 인사인 모하메드 모사데크(Mohamed Mosadek) 총리가 체포되었으며, 영국 주도의 중앙조약기구에 가담하며 소련과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했지만 팔라비 2세는 미국과 소련 사이를 저울질하며 양국 정상들을 연이어 만났으며 팔라비 2세는 크레믈린에 초청되기도 했다. 1979년에 이란 호메이니 혁명으로 이슬람 신정 정권이 수립되면서 무신론의 소련을 더욱 증오하게 된다.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이란은 시아파 계통의 무자헤딘을 지원했다. 이후 이란-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란은 소련에게 접근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란-이라크 전쟁 초창기 당시 이란군의 무기는 대부분 미국제였다. 이란 호메이니 혁명 이후, 이란의 외교가 친미에서 반미로 변화하면서 미국이 이란 측에 군수물자 수출을 완전히 금지했다. 당시 미국이나 집단서방은 이라크에 모든 지원을 했었다. 당시 이란은 프랑스나 중국 등으로부터 무기를 수입했으나 미국의 지원을 받은 이라크와의 맞대결에서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1989년부터 러시아와 이란은 관계 개선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양국은 매우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이란 정부는 팔레비 왕조 시절 당시 구입한 미국산 F-4 팬텀 전투기 등에 대해 부품 구입이 어려워 수리를 못하는 상황에서 소련에 이 전투를 증여하고, 그 대신 막대한 군수물자를 받았다. 이후 2010년대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면서 이란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면서 미국을 견제하는 것과 관련한 이해 관계가 겹치게 되면서 양국의 우호관계가 증진되었다. 러시아와 이란이 경제적으로 서로 가스 공급 계약을 합의했다. 그리고 이란 유학생들이 러시아에서 유학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했으며 이란에도 수천 여 명 규모의 이란계 러시아인이 거주하고 있는데 대개 이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긴장상태가 높아지고 2015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자 해당 지역 러시아인들이 이란으로 건너와 난민이 되었다. 그리고 구소련 내 옛 카자르 왕조 영토 지역의 잔류한 이란인 후손들의 경우는 이란계 러시아인으로 분류되기보다는 아제르바이잔 인으로 편입되었다. 이들은 냉전 시절 소련으로 망명한 공산주의 성향이란인의 후손들과 푸틴 대통령의 정책으로 러시아의 경제가 성장한 이후 러시아로 생계형 이민을 떠난 이란인으로 나뉘고 있다. 현재 세계 정세는 점차 전략적 다극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중동에서 영향권을 확대하려는 집단서방과 미국, 그리고 러시아, 중국 간의 다자간 전략적 관계가 형성되면서 중동 또한 다극 세계 질서에 편입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기로에 서있다. 중동 지역에서 4개국이 보이는 행보를 보자면 이란과의 직, 간접적 협력 심화를 타진하는 러시아와 중동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여를 늘리는 미국과 EU로 대표되는 집단서방,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을 자국의 영향권으로 포섭하고자 하는 중국이 중동에서의 다극화를 촉발하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이란은 오랫동안 중동에서 나타나는 분쟁의 중심에 있었으며,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핵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의 하산 로하니(Hassan Rouhani) 전 대통령은 8년 동안의 재임기에 걸쳐 미국 및 EU와 핵 협상을 추진하면서 미국과 갈등을 봉합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2018년 5월 9일에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합의 내용을 담은 포괄적 공동 행동 계획(JCPOA, 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 탈퇴를 선언하면서 양국 간의 협상은 파국을 맞게 되었다. 이후 이란은 대미 강경 기조를 강화하면서 핵 개발 의지를 불태우게 되었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대이란 제재를 재개하는 방식으로 응수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국이 러시아에 제재를 부과한 이래, 이란과 러시아는 자국에게 부과된 경제 제재를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 이러한 국제 정치에 있어 한 축을 이루는 강대국들 간의 영향권 확대 경쟁은 세계 평화를 위협할 수 있는 중대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적대함과 동시에 이슬람교 종파 갈등의 대상인 사우디아라비아 왕실과도 마찰을 빚었었지만 최근에 화해 분위기로 가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배경으로 군사력을 강화해 나가는 이스라엘을 경계하면서 자국의 안보에 대한 불안정성을 타개하려는 일환으로 핵 개발이라는 강수를 두게 되었다. 이스라엘로 인한 안보 우려는 미국의 안보 지원 하에 있는 이스라엘의 입장으로 볼 때 자신들은 충분히 핵 억지력(Nuclear deterrence)를 갖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인도 언론 비즈니스 스탠다드(Business Standard)의 보도에 의하면 이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i) 전임 이란 대통령은 몇 년 전, 기자회견에서 민간 부문에서의 원자력 산업과 역량 개발은 이란 국가와 국민의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하며 핵 개발에 대한 의혹을 전면 부정했다. 2022년 1월에 집권한 이래 최초로 이틀 동안 러시아를 방문한 이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방러 일정을 하루 앞두고 이번 방문이 양국 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중동과 중앙아사아 내에서 큰 영향력을 지닌 독립 국가인 이란과 러시아가 앞으로도 긴밀한 양자 대화를 바탕으로 안보와 무역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니서 6개월 후인 2022년 7월 19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이란 및 터키와의 3자 정상회담을 위해 테헤란(Teheran)을 방문했고, 이를 계기로 알리 하메네이(Ali Khamenei) 이란 종교 최고지도자와도 면담했다. 해당 방문과 모임의 주체는 이란과 러시아의 협력으로 보여졌으며 터키의 역할은 내전으로 피폐해진 시리아에 관해 새로운 군사적 전략을 논의하는 정도로만 여겨졌다. 비록 이란 내부에서도 정부의 친러 노선이 오히려 이란을 러시아의 식민지와 유사한 상태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비판적인 의견 또한 나오고 있다. 현재 세계 정세를 감안하면 러시아 이 외에 밀착할 만한 잠재적 동맹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란 정부는 러시아와의 연계 강화를 포기하지 않고 있으며 이런 이란 내부의 움직임은 하메네이 정권에 대한 공공연한 불만을 토해내게 되었다. 서방의 오랜 제재로 인한 한계성은 이란 내의 불만을 심어주는 요인이 되었고 이번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자 해당 불만을 품었던 자들도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적인 공세와 규탄을 촉구하는 등, 오히려 이란 국내의 단결력이 강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하메네이 입장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부분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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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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