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찐윤’ 논란 속 혁신 드라이브…국민의힘 당 구조 대수술
국민의힘, '최고위원 폐지' 단일지도체제 전환으로 리더십 강화 시동…혁신 성공할까?
[서울=2025.07.11.] 국민의힘이 당 혁신을 위한 중대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7월 11일, 윤희숙 신임 혁신위원장 체제 아래 최고위원회를 폐지하고 당대표 중심의 단일지도체제로 전환하는 혁신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당내 고질적인 갈등을 해소하고 책임 있는 리더십을 구축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당내외의 비판적인 시선 속에서 이번 혁신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고위원 폐지, 단일지도체제 전환의 배경과 목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이날 제2차 회의를 통해 현행 혼합형 최고위원제를 폐지하고, 당대표의 단일 지도체제를 강화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기존 최고위원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당내 혼란을 야기하고, 중요한 결정을 신속하게 내리지 못하게 하는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실제로, 지난 2022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최고위원들의 잦은 이견 표출과 공개적인 비판은 당내 혼란을 가중시켰고, 이로 인해 당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혁신위는 최고위원회를 폐지함으로써 당내 갈등과 '이전투구'를 줄이고, 당대표에게 책임과 권한을 집중시켜 신속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새롭게 도입될 중앙당무회의는 당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청년·여성위원장 등 총 9명으로 구성되어 매주 두 차례 회의를 통해 당무를 결정하게 된다. 이는 기존 최고위원회의 의사결정 방식보다 효율성을 높이고, 당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을 간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전국 시도당 대표들이 참여하는 ‘전국민심회의’를 함께 구성하여 당의 민심 수렴 구조를 강화하고, 지역별 민심을 중앙 당무에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당이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의 리더십과 '인적 쇄신' 논란
이번 혁신안은 7월 9일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후 신속하게 추진되었다. 윤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이루겠다"고 밝히며 강력한 혁신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동시에 "인적 쇄신의 칼을 휘두를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고 강조하여, 기존 안철수 의원 등이 제기했던 지도부 책임론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당내 인적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구조적인 혁신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알맹이 없는 혁신'이라는 비판을 제기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당내외의 비판과 혁신 성공의 과제
이번 혁신안 발표는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이 19%로 추락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당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주류는 지지율 하락에도 무감각하다”고 비판하며, ‘언더 찐윤’이라 불리는 숨은 친윤 세력이 수면 아래서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혁신 시도 자체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는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외부의 강한 의구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내에서도 모든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의원들은 “혁신위 동력은 이미 상실됐다”며 전당대회를 통해 빠르게 새로운 당 지도체제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이는 혁신위가 제시하는 개혁안이 충분하지 않거나,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당내 비판적 시각을 반영한다. 실제로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2025년 7월 첫째 주)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19%로 직전 조사 대비 3%p 하락했으며, 이는 2020년 4월 총선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혁신위가 당내외의 비판을 잠재우고, 당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혁신안은 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된 후 당원 투표에 부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당원 투표는 혁신안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당원들의 지지를 얻는 중요한 절차이지만, 동시에 당내 다양한 의견이 표출될 수 있는 장이 될 수도 있다. 만약 당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면 혁신안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국민의힘의 이번 '최고위원 폐지' 단일지도체제 전환은 당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하려는 과감한 시도로 평가된다. 그러나 낮은 지지율, 당내외의 비판, 그리고 '인적 쇄신'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과연 윤희숙 혁신위원장 체제가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국민의힘을 진정한 의미의 '재창당' 수준으로 혁신시킬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