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이기는 이미지메이킹 (1/2)
찌는 더위와 장맛비에 도시의 직장인들은 지쳐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력서를 움켜 쥐고 이리저리 뛰고 있는 구직자들에게는 더더욱 힘든 계절이다. 반짝이는 골프채를 트렁크에 싣고 인천공항으로 달려가는 사람 들과 바다나 계곡에 묻혀 있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실감나지 않을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느 더운 날 택시 기사님과의 대화에서 인생살이의 오묘한 철학을 깨달았다. "7~8 월 땡볕에 벼 익는 소리를 들어보셨어요?", "네? 글쎄요...벼 익는 소리도 들리나요? 전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햇볕이 쨍쨍 내리 쬐는 날에 한 번 논에 나가보세요!. 그러면 '사각사각' 소리가 난답니다." 지난달 비 오는 어느 날 급해서 탄 택시기사님의 말씀은 좀 놀랍기도 했지만,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지금과 같이 30도 이상의 찜통더위를 달갑 게 여길 사람은 드물겠지만, 택시기사님의 이야기 덕분인지 올해 여름에는 사각사각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더위와 친해졌다.
"저는 고향이 충남입니다. 지금은 택시운전 을 하고있지만 예전엔 농사를 지었습니다. 오늘 같은 비가 그친 후, 강렬한 햇살을 받으 면 벼들은 더욱 무럭무럭 자라죠. 성장속도 가 무척 빨라서 크는 소리가 난답니다.
겹쳐 있는 까칠한 자기 몸을 비집고 벼 이삭이 나오는 소리가 들판 가득히 사각사각 들리죠. 아마 비나 땡볕이 없다면 우리가 밥도 먹기 힘들겠죠? 저같이 농사를 지어본 사람은 곡식을 키우며 흘리는 내 땀 냄새의 기쁨을 압니다. 너무 기분 좋고, 살아있다는 느낌까지 주거든요!"
"그런데 요즘 날씨때문에 투덜거리는 손님이 너무 많아 걱정입니다." "웬 종일 비야", "더워서 짜증나 죽겠어.""정말 날씨 때문에 스트레스 받네...““이런 말씀을 들으면 좀 답답합니다.” “사람들의 의지대로 자연현상을 만들 수도 없고, 자연을 이길 수도 없는데 말이죠. 저는 자연의 고마움을 체험했기 때문인지 이렇게 비 오는 것이나 더운 것이 오히려 고맙습니다.”“자연에 대한 고마움이 제 여름 나기 개똥철학이죠."
한 택시기사님이 제시한 “개똥철학”은 최근 읽은 몇 권의 책보다 더 많은 삶의 지혜와 더불어 사는 행복을 느끼게 한 그야말로 인생철학이었다.
그 중 첫째는 자연에 순응하고 감사하는 모습이다. 우리는 통계 숫자로 사는 게 아니 라 그 해 여름, 그 해 겨울을 살기에 언제나 그 해 여름이 가장 덥고, 그 해 겨울이 가장 춥다고 한다. 덥지 않은 여름이 없고, 춥지 않은 겨울이 없듯이 내가 지금 체험하고 있는 날씨가 더욱 가혹하게 느껴지나 보다.
우리나라의 초대 기상 통보관을 지낸 김동완 (71세)도 더운 여름을 지혜롭게 지내는 방법은 날씨에 순응하는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한다. 농부가 들판에서 흘리는 땀 냄새 가 향긋하듯, 무더운 여름을 "내 땀 냄새가 좋다 "라고 외치며 만끽하고 즐겨 보자.
둘째는 함께 더불어 사는 모습이다. 21C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프로가 되기 위한 조건 으로 NQ(Network Quotient)가 높아야 한다고 한다. NQ란 이 시대에 서로가 잘 살기 위한 공존능력을 말하는 것으로 한마디 로'함께 살아갈 능력'이다. 어디에서든 스스로 노력해서 남과 함께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겸허히 자신을 낮추고 남을 배려하면 모든 사람에게 존경 받고 또한 스스로의 가치도 올라가게 된다. 언젠가는 그것이 큰 힘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오게 된 다는 것이 바로 NQ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내일은 2부로 이어집니다.)
오늘도 오락가락하는 장마비와 무더위를 잘 견디는 월요일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한국이미지메이킹학회
초대(명예)회장 박철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