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7-13(일)
  • 로그인
  • 회원가입
  • 지면보기
  • 전체기사보기
 

옷은 보는 사람을 위해서 입어야 한다

 

사우나탕에 알몸으로 있는 사람들을 보면 누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 수가 없지만,  하나 둘씩 옷을 입고 나가는 것을 지켜보면 그 사람들의 정체를 알 수 있어 참 재미가 있다. 얼굴이나 몸 어디를 봐도 연약하기 짝 이 없고, 별볼일이 없을 것 같던 사람도 깔끔 하게 정장으로 차려 입고 난 뒤에 보면 준수 한 직장인으로 변하고, 훤칠한 키에 근육질 의 멋진 남자도 아무렇게나 걸쳐 입고 나가 는 것을보면 그렇게 초라해 보일수가 없다. 


알몸일 때는 인간 모두가 똑같다. 그러나 옷을 입음으로써 신분이 달라지는 것이다.  복장은 그 사람의 신분과 역할을 잘 나타 내는 매개체이다. 어떤 탤런트에게 경찰복 을 입혀 놓으면 그는 여지없이 경찰관 같이 보이고 지저분한 옷으로 분장하면 바로 거지처럼 변한다. 어떤 의상으로 분장하느 냐에 따라서 그는 숙녀가 되기도 하고 탕녀가 되기도 한다.


예전부터 남자들에게 붙여지는 불명예스런 얘기지만, '남자는 예비군복만 입으면 개가 된다(?)'는 말이 있다. 왜 그런가? 양복을 빼 입거나 사복을 입었을 때는 그렇게도 얌전 하고 조신하게 굴던 사람이 예비군복만 입으면 확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비군 훈련장 어디를 가도 비슷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복장을 풀어헤친 채 아무렇게나 앉거나 벌러덩 드러누운 사람이 많다. 


양복을 입었을 때도 저럴까 싶을 정도다.  그러다가 저 멀리서 할머니만 지나가도  '앗, 여자다!'라고 외치며 휘파람을 불어대며 낄낄거린다. 평상시에는 일부러 하라고 해도 못할 행동들이 아닌가! 사람 자체가 바뀐 것은 분명히 아니다. 단지 옷차림 하나가 바뀌었을 뿐인데, 그들은 딴 세상 사람들처럼 변해 버리고 만다.


'음식은 먹는 사람을 위해서 만들어야 하고,  옷은 보는 사람을 위해서 입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40대 주부가 10대 소녀 같이 날개 같은 옷을 입고 팔랑거리며 나타나면 바로 웃음거리밖엔 되지 못한다. 젊어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자리일수 록 옷은 나이에 알맞게 입어야 한다. 반대로 젊은 사람이 너무 노티나게 입고 다녀도 패기가 없어 보이고 '애 늙은이' 같은 이미지를 면할 수 없게 된다.


또한 매치 포인트를 무시해도 이상해지고 만다. 짙은 색 양복에 흰 양말도 문제지만,  무슨 방패처럼 커다란 벨트를 차고 다니는 것도 웃음거리다. 풍채가 좋은 남자가 양쪽 뒤가 터진 상의를 입으면 더 넓어 보이고,  홀쭉한 남자가 가운데 터진 상의를 입으면 더 말라 보인다.


밤색 자체는 고상한 색이지만 키가 작고 몸집이 왜소한 사람이 입으면 간밤에 영등포역에 갓 상경한 사람처럼 촌스럽게 보이기 쉽고, 감청색 양복은 품위 있는 색상이지만 깡마르고 흰 얼굴의 사나이가 입으면 차갑고 사납게 느껴지기 쉽다.  거기에다 금테 안경까지 쓰게 되면 더욱 분위기가 스산해지리라.


아무리 옷이 날개라지만 자신의 신분과 역할에 맞게 입지 않으면 낭패를 당하거나,  타인에게 아주 잘못된 이미지를 안겨주고 만다. 그래서 패션 학에서는 때(Time),  장소(Place), 분위기(Occasion)에 맞게 연출해야한다고 가르친다. 아무리 바빠도 문상 갈 때에는 붉은 색 계통의 넥타이는 삼가야 한다. 센스 있는 남자는 근무처의 책상 서랍이나 승용차에 검은 넥타이를 한 두개 넣어둔다. 다급한 동료에게도 멋진 서비스가 될 수 있다.


코디네이션에서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입 기 전에 목적에 맞게 잘사야한다는 것이다.  그때 그때의 기분대로 충동구매를 하게 되면 나중에 정작 입을 때 연출이 어색해 진다.  따라서 어떤 목적으로 입을 옷인가를 염두에 두어 계획구매를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가격과 메이커가 문제가 아니 라 좋은 옷을 얼마나 싸게 사서 잘 입느냐가 문제다. 여성들의 흔한 투정 중에 하나가  '장롱 속에 걸려있는 옷은 많은데 정작 입을 만한 옷은 없다'라는 것이다. 어떤 때 어떤 옷과 매치가 되는지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사 놓은 결과이다.


고정관념에서 약간만 벗어나면 훌륭하고 다양한 코디네이션이 가능해 진다. 고집스 런 색상, 편중되어 온 스타일, 자기만의 취향에서 조금만 이탈해 보면 놀랍게 변화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멋지다'라는 의미는 '변화되었다'라는 의미 다. 조그마한 변화가 큰 변화를 불러오는 법 이다. 우리들이 복장에 신경을 써야하는 진 정한 이유는, 옷만 멋지게 입었다고 모두에 게 인정받고 성공할 수는 없지만 옷을 잘 못 입어서 실패하는 경우는 흔하기 때문이다. 

(김경호박사/한국이미지경영학회 이사장)


오늘도 옷을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을 위해서 멋지고 아름답게 입는 기분 좋은 금요일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한국이미지메이킹학회

초대(명예)회장 박철효

태그

전체댓글 0

  • 22568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옷은 보는 사람을 위해서 입어야 한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