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사들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경쟁에 돌입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에이닷(A.)'과 '익시오(ixi-O)'를 출시하며 시장에 진입했고, KT도 관련 서비스 출시를 검토 중이다. 업계는 AI 에이전트 서비스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과 시장 경쟁력 확보의 핵심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인 '익시오'를 아이폰12 이상 기종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했다. 기존 서비스는 아이폰14 이상에서 가능했다. 하지만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지원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익시오는 ▲보이는 전화 ▲전화 대신 받기 ▲통화 녹음 및 요약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 기능을 온디바이스(On-device) 환경에서 제공한다. 이러한 기능은 통화 관련 편의성을 극대화하며, 개인 비서 역할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익시오는 출시 10일 만에 다운로드 수 10만 건을 기록했고, 출시 한 달 만에 20만 건을 돌파했다. LG유플러스는 내년부터 안드로이드 단말기로도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며 AI 기술을 활용한 지속적인 서비스 고도화를 예고했다. 최윤호 LG유플러스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장은 “차별화된 AI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소비자 대상(B2C) AI 에이전트 '에이닷'을 출시한 이후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에이닷은 ▲통화 녹음 및 요약 ▲일정 관리 ▲음악 추천 ▲미디어 콘텐츠 제공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한 슈퍼앱으로 발전 중이다. 슈퍼앱은 여러 서비스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통합하여 제공하는 형태로, 사용자의 편리성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글로벌 거대언어모델(LLM) 7종의 엔진을 비교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며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외에도 음악, 증권, 영화예매 등 전문 에이전트를 탑재해 고객의 일상 관리와 여가 활동까지 통합적으로 지원한다.
출시 1년 만에 에이닷 가입자는 550만 명을 돌파했으며, 지난달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238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에이닷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KT는 아직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았지만, 내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검토 중이다. KT는 한국어 특화 AI 모델과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B2C와 B2B 모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하여 GPT-4 기반 한국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소형언어모델 '파이 3.5' 기반으로 공공·금융 등 산업별 특화 모델도 준비하고 있다. B2C 영역에서는 MS의 대화형 AI '코파일럿'을 도입해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AI 에이전트 서비스가 통신사들의 경쟁력을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통신사들은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 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는 고객에게 일상적인 편리함을 제공하며, 이러한 기술은 통신사의 경쟁력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통신사들이 자사의 네트워크와 결합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면서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의 익시오와 SK텔레콤의 에이닷은 AI 에이전트 시장의 선두를 놓고 경쟁 중이며, KT도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통신사들의 AI 에이전트 경쟁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소비자 경험과 서비스 혁신을 통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이제 통신사의 미래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