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성인에게 버금가는 분 가운데 맹자가 있잖아요. 어느 날 그가 양나라의 혜왕을 만났을 때 일이에요.
맹자와 마주 앉은 양혜왕이 이런 질문을 합니다.
“선생님, 이렇게 먼 길을 와주셨는데 우리나라에 어떤 이익을 주기 위해선가요?”
맹자는 웃으면서 답을 합니다.
“왕이시여, 왜 하필 이익을 말씀하시나요? 나라가 제대로 다스려지려면 ‘이익’보다는 ‘어진 마음(仁)’과 ‘마땅한 행동(義)’이 더 중요합니다.”
그 이유를 맹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만약 왕께서 나라를 다스리며 이익을 앞세우시면 그 나라는 반드시 어지러워지고 맙니다. 왜냐고요, 높은 자리를 차지한 조정의 관료들도 자기 가문이 어떻게 하면 더 이로울까를 생각할 것이고, 백성들은 자기 자신의 이로움만 추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위아래 사람들 모두가 자기중심의 이익만 쫓다가 나라가 위험에 빠지고 말겠지요. 그러므로 나라가 정말 강하고 평화로워지려면 위아래 사람들과 이웃 간에 서로를 배려하고 도우려는 어진 마음과 바른 행동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지게 됩니다.”
이는 결국 주역에서 강조하는 하늘과 땅의 덕에 대한 내용의 설명입니다. 사실 맹자는 전체적인 텍스트의 내용이 오로지 주역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역이라는 단어를 한 마디도 사용하지 않지만 그는 주역의 전도사였던 셈이지요. 공자의 손자 자사의 학통을 이어받은 당연한 결과이겠지요. 실제 그가 주장하는 인의(仁義) 즉 세상 사랑의 정신은 역에서 강조하는 만물을 위한 하늘과 땅의 덕 그것을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인간을 포함해서 산천초목 및 갖가지 동물들의 생존을. 하늘에서 베풀어주는 빛과 비의 도움 없이 생존할 수 있나요. 거기에 땅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씨앗을 품어 모든 생명이 자랄 수 있게 하는 공덕 그게 바로 맹자의 인의(仁義) 정신이랍니다.
실제 맹자의 주장이 아니라도 우리의 삶은 물론 한 나라의 기강까지도 하늘과 땅의 신비로운 힘이 아니면 일상의 평온함을 누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맹자는 이렇게 가르쳤어요.
“하늘은 모든 생명을 시작하게 하고, 땅은 생명을 키우는 일을 해요. 사람도 하늘처럼 어진 마음으로 돕고, 땅처럼 바르게 행동해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무엇인가 느껴지는 게 있지 않나요.
하늘이 땅을 도와 만물의 생명을 북돋듯 우리는 서로의 생각이 다른 사람까지도 배려하고 도우려는 어진 마음과 올바른 행동이라야 나 자신의 평온함이 보장되는 삶을 살 수 있게 된다는 이치의 반영이죠.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하늘과 땅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면서 주변 사람과 함께 잘 살기 위해 꼭 필요한 마음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맹자의 전체 내용입니다.
압축된 내용의 송(頌)
혜왕이 묻기를
무엇이 이 나라에 이익이 될 정책인가?
그 질문을 마주한 맹자의 한마디
오직 건곤(乾坤)의 기운이 합해진 덕
그대로의 인의(仁義)임을 거침없이 알려주니
이익만 좇으면 초래되는 어지러움
나라 사람 모두가 이익만을 쫓으면서
나라가 무너지는 그 풍토가 될 것이니.
진정한 이익이란 서로를 배려하고
마음으로 위로하는 어질고 바른 도리
주역에서 말하는 인의(仁義)가 전부일 뿐
그것은 밤낮으로 내리쏟는 햇빛과 비의 작용
만물 위한 하늘의 신비한 역할이요
품 안에 씨앗 담고 키우는 땅 같겠기에
사람 또한 그처럼 사심 없고 어질어야
자기 삶도 평온한 세상살이 될 것이니
이 같은 맹자의 말 자기 안에 깊이 새겨
하늘과 땅 도움받은 우리의 한 생애도
건곤(乾坤)의 덕 따라 사는 길을 걸어가며
뜻이 아름다운 자기 삶이 돼야 할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