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특허로 기술을 보호하며 비공개 전략을 고수하던 기업들이 변하고 있다.
핵심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는 사례가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늘어나고 있다. 오픈소스는 이제 단순히 무료 기술 공유를 넘어 산업의 새로운 근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오픈소스는 기본적으로 무료지만, 이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마련한 기업들이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레드햇(Red Hat)과 몽고DB(MongoDB)가 있다.
레드햇은 리눅스, 클라우드, 컨테이너, 쿠버네티스 등을 포함한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오픈소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엔터프라이즈급 리눅스 배포판을 개발해 구독 모델을 도입하고, 품질 관리와 장기 지원을 보장하면서 기업용 고객을 확보했다.
1999년 IBM이 레드햇 리눅스를 기업용 서버에 탑재한 것을 시작으로 월스트리트 금융기관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레드햇을 도입했다. 이후 2002년 첫 프리미엄 엔터프라이즈 리눅스를 출시하며 2012년에는 오픈소스 기술 기업 최초로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2019년 IBM은 약 340억 달러를 들여 레드햇을 인수했으며, 현재 레드햇은 IBM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약 17.5%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19년 인수 당시 9.2%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몽고DB는 오픈소스 기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개발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성장한 몽고DB는 고급 보안 기능, 감사 기능, 전문 지원 서비스 등을 포함한 엔터프라이즈 솔루션과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수익화 모델을 구축했다.
2013년 시리즈 F 투자에서 1억5000만 달러를 유치했고, 2014년에는 포춘 500대 기업 중 30개 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성과를 거뒀다. 2024년 3분기 기준 몽고DB의 매출은 약 5800억 원에 달하며, 오픈소스 기반 수익 모델의 성공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신원 인증 솔루션을 제공하는 호패는 오픈소스를 시장 진입 전략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호패가 개발한 오픈소스 코드는 전 세계에서 200만 건 이상 다운로드되며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ID 인증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에 따르면, 글로벌 오픈소스 시장은 2022년 약 277억 달러(38조 4000억 원) 규모에서 연평균 18% 성장해 2028년에는 약 752억 달러(104조 2,0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오픈소스 기술과 이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임을 시사한다.
오픈소스는 기술 공유를 통해 생태계를 확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레드햇과 몽고DB 같은 선도 기업들의 성공 사례는 오픈소스 기술이 단순한 무료 소프트웨어를 넘어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오픈소스는 SW 산업에서 혁신을 이끄는 중요한 축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