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감 환자가 급증하며 방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소아청소년 감염병 중 메타뉴모바이러스(HMPV)가 올해 가장 큰 우려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층에서 발병 가능성이 높아 관련 기관과 의료진의 주의가 요구된다.
HMPV는 주로 호흡기 비말이나 감염자의 분비물을 통해 전파되며, 발열, 기침, 콧물 등 일반적인 호흡기 증상부터 심할 경우 폐렴과 같은 하기도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 바이러스는 국내에서도 검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HMPV 관련해 “아직 급격한 확산이나 특이 동향은 관찰되지 않았다”며 현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아감염병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를 들어 국내에서도 확산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15일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기자회견에서 HMPV를 올해 가장 우려되는 감염병으로 꼽았다. 전국 120개 회원 병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3명 중 30%가 HMPV를 올해 소아감염병 중 가장 큰 위협으로 지목했다.
다음으로 독감(13%), 마이코플라즈마(12%), 아데노바이러스(9%)가 주요 우려 감염병으로 언급됐다. 응답자의 46%는 지난해 대비 소아감염병 발생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소아청소년 감염병 확산에 대한 경각심을 드러냈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은 “중국에서 HMPV가 유행 중이라는 보고가 있어 국내 상황도 긴장해야 한다”며 “독감과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증은 예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HMPV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협회는 소아감염병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위중증 소아 환자 이송을 위한 의료 네트워크 강화, 발열클리닉 홍보 확대, 소아감염병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시는 독감 환자 급증에 따라 설 연휴를 앞두고 13일부터 27일까지 ‘마스크 자율착용 실천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캠페인은 버스, 지하철, 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의 중요성을 홍보하며, 설 연휴를 독감 유행 방지의 ‘골든타임’으로 삼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HMPV는 전 세계적으로 흔한 바이러스임에도 면역력이 약한 소아청소년층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내 방역 체계와 의료 대응의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독감 및 기타 감염병과 함께 소아청소년 감염병 관리가 올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와 의료기관의 긴밀한 협력 및 국민들의 개인위생 수칙 준수가 감염병 확산 방지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