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에스토니아에서는 나치와 히틀러가 재조명되고 있다. 1918년 2월 제1차 세계대전 막바지, 러시아 로마노프 제국이 몰락하고 새로 나타난 소련은 독일 제국과의 협상을 통해 발트 3국에 대한 지배권을 완전히 포기하고 에스토니아는 약 10개월 동안 독일 제국의 지배를 받게 된다. 이후 11월 제1차 세계대전이 종결되자 에스토니아는 꿈에 그리던 자신들만의 자주적인 나라를 손에 얻게 된다.

수천년 간의 끝이 보이지 않던 죽음의 행군 끝에 얻은 나라는 좋지 않았다. 1940년 7월 에스토니아 파시스트에 의한 반란을 진압하고 에스토니아를 해방시킨다는 목적으로 소련이 '합법적' 선거를 통해 에스토니아를 합병한다. 명목상으로는 에스토니아가 소련을 원하니 보호한다는 이야기지만 사실상 힘에 의한 지배였다. 1940년부터 1941년까지 불과 1년 사이에 1만여 명의 에스토니아인이 소위 '반동분자'로 걸러져 학살을 당했는데 그 중 8천여 명이 반체제 인사와 관계가 없는 노인, 여성, 아이들이었다.
불과 1년이란 기간동안 스탈린 치하의 에스토니아는 피비린내는 고통속에 살아야만 했다.소련이 에스토니아를 합병한지 1년, 나치 독일이 1941년 6월 22일 소련을 기습 침공한다 소련은 급하게 에스토니아 청년 5만 명을 끌고 가 붉은 군대의 총알받이로 사용했다. 당시 에스토니아의 총 인구는 채 100만이 안 되었다. 수백년간 자신들을 탄압한 지배자 러시아를 몰아내고 에스토니아를 해방시킨 해방자들을 온 나라가 열렬히 환영했고 실제로도 에스토니아 파르티잔의 활약으로 일부 지역을 소련군에게서 해방시킨 것을 제외하면 에스토니아 전 지역은 실질적으로 나치 독일군에 의해 압제자 소련을 몰아내고 해방되었다.
그리고 나치 독일 또한 박멸시켜야 될 '유대 볼셰비즘'의 앞잡이인 슬라브 계열이 많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와 달리 비교적 독일계가 많은 발트3국을 훌륭한 장기말로서 이용했다. 나치 독일은 러시아를 유린하면서 '볼셰비즘'을 초토화할때 에스토니아 의용군을 동원했고 이들은 나치의 편에 서서 소련과 맞서 싸웠다. 이후 1991년 소련이 붕괴될때까지 에스토니아는 소련의 치하에 있다가 독립한다. 러시아에 대한 증오심과 공산주의에 대한 분노감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편에 서서 러시아에 맞선 에스토니아계 독일군에 대한 신격화가 진행되었다.
독일군 출신 에스토니아 노년층의 반러감정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들은 공적인 자리에서도 나치 문양이 새겨진 상징물을 착용해도 인정 받을만큼 에스토니아 노년층은 나치의 편에 서서 지배자 러시아에 저항했다는 것이 큰 자부심이었고 사회적 분위기도 비교적 너그러운 편이었다.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지금, 에스토니아의 나치즘은 다시 끓어오르고 있다. 그 증거가 에스토니아의 서점들에 나타난다. 에스토니아의 서점들에서는 적잖은 나치 관련 서적들을 찾을 수 있다. 2007년 에스토니아 국회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 나치가 사용하던 문양과 소련의 상징의 공공장소 사용을 법률로 금지시켰다.
나치의 문양은 불교의 상징으로 익숙한 만(卍)자를 연상시키는 모습이고, 소련 상징은 붉은 바탕에 망치와 낫을 엇갈려 놓은 깃발을 말한다. 에스토니아 법무부 장관은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이 상징이 모든 장소에서 사용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공연이나 예술활동 같은 창조적 활동에서라면 제약 없이 사용이 가능하지만, 공공장소에서 사용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질서를 깨뜨릴 때는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서 그렇게 많은 고생을 겪은 에스토니아에서 역사적 비극과 전쟁의 상징물을 금지하는 것이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스러워 보이지만 최근에는 다시 묵인하는 경향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히틀러의 나치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사용한 스바스티카 (Svastika)는 불교의 만자와는 엄연히 다르다. 스바스티카는 흔히 나치의 전유물로만 알고 있지만, 그것은 발트3국, 인디언, 힌두인, 불교 신자들, 켈트인, 바이킹, 집시, 앵글로색슨, 아즈텍인, 페르시아인 등 여러 문화권에서 3000년이 넘게 사용되어 온 상징이다. 그 의미는 민족마다 다양하게 해석하고 있지만, 주로 태양과 범할 수 없는 지고의 권위 등을 의미하는 표시로 사용된다. '스바스티카(Svastika)'라는 단어는 고대 산스크리트에서 나온 말로 선(善)을 의미하는 'SU'와 존재를 의미하는 'ASTI', 그리고 'KA'라는 접미사가 결합되어 생긴 단어다.
독일 나치들이 그들의 트레이드 마크로 사용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 상징은 발트 3국에서 '태양신'을 상징하는 지극히 긍정적이고 일반적인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잠시 독립을 획득했던 라트비아는 당시 공화국 시절 수여되었던 최고의 훈장에 스바스티카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는 스바스티카로 목걸이, 장신구 등을 만들어 차고 다녔으며, 그들의 고대의 신을 섬기던 성스러운 자리엔 언제가 그 표시가 등장할 정도로 고귀한 힘과 성스러움을 상징하던 최고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