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1차 시추 결과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시추 작업 중 일부 가스 징후를 확인했으나 그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대왕고래' 사업이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며 정부가 AI 연구에 투자할 수 있는 예산을 낭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대왕고래 1차 시추 결과를 발표하면서 "가스 징후는 일부 확인됐지만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해저 2,000m 이상의 심해에서 천연가스를 발견하고자 추진됐다. 전문가들은 초기 단계부터 채산성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
정부는 이번 시추를 통해 경제성이 충분히 확인되면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결과로 추가적인 시추 작업을 계속 진행할 것인지는 불투명해졌다. 이는 윤 대통령이 직접 홍보했던 것이라 정치적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이번 발표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가가 AI 연구를 위해 최고급 GPU(그래픽처리장치) 3,000장을 살 수 있는 돈을 대왕고래 시추에 다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이재명은 "대한민국에서 AI를 연구해야 하는데 GPU가 부족해 연구를 못 하고 해외로 나가는 상황이다"라며 "이 돈을 아껴 GPU 3,000개를 샀다면 AI 연구자들이 연구에 얼마나 도움이 됐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기업들이 수만 개의 GPU를 보유한 것과 비교하며 한국이 AI 연구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환경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왕고래 사업은 윤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을 방어를 위해 급조한 사업"이었다며 "이제는 정부와 여당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대왕고래 사업을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규정하며 대통령이 직접 개입한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왕고래 예산을 방어하겠다며 큰소리를 쳤지만 결국 사기극이 되고 말았다"라면서 "국민께 사과하고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실질적인 산업 지원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미 실패가 예견된 프로젝트였지만 윤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을 방어하기 위해 무리하게 발표했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 생중계하고 온갖 퍼포먼스를 벌인 것이 부산 엑스포에 이어 또 한 번 세계적 망신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가 "정치적 배경이 있었다"고 언급한 점을 지적하며 "윤 대통령의 입김으로 무리하게 추진된 것이 아닌지 국민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 역시 "대통령의 개입과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에 대해 국민적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AI 연구를 위한 GPU 확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안에 고성능 GPU 1만 5,000개를 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상임 장관은 "국내 연구진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이 GPU 부족 문제이며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단순히 GPU를 구매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운영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 하정우는 "AI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프라 확장이며 정부가 GPU를 어떻게 배분하고 운영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왕고래 사업 논란은 단순히 자원개발 실패에 대한 문제를 넘어 한국이 어떤 산업에 예산을 투자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AI 연구를 위한 GPU 확보 문제와 비교되면서 미래 산업에 대한 국가적 투자 방향성이 올바른가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