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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이다.(사진=연합)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헌법재판소 난동을 사전 모의하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 갤러리'(미정갤)에서 헌재를 대상으로 한 폭력 행위를 계획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와 경찰이 작성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지난 7일 오전 3시경 "헌재 주변 탐색하고 왔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헌재 건물 안팎의 사진과 함께 ‘답사 인증’을 남겼다. 


그는 "헌재는 주변 담벼락도 낮고 마음만 먹으면 넘어가기는 쉬울 것 같다"며 침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한 경찰이 저지할 경우를 대비해 "근처 식당이 많으니 카페 간다고 하거나 북촌에 놀러 온 척하라"는 구체적인 위장 방법까지 제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헌재 시위 가능한 장소 확인'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헌재 내부의 전층 평면도를 공유했다. 이러한 자료는 건물 침입과 내부 점거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데 악용될 소지가 크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찰 차벽을 넘기 위한 사다리 준비, 폭력적 대치 수단으로 활용할 야구방망이 구비 등의 내용을 담은 게시물도 다수 올라왔다.


이들은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마지막 변론을 진행하는 오는 13일을 '초코퍼지 입고일'로 암호화했다. 해당 게시글은 하루 만에 160여 개의 추천을 받으며 빠르게 확산했다.


작성자는 "입고 위치는 헌재 앞이다. 입고 수량 넉넉하니 많이 찾아달라"고 적었으며 이는 다수가 특정 날짜에 맞춰 헌재 앞에 집결하도록 유도하는 선동 행위로 볼 수 있다.


'초코퍼지'는 원래 빙과류 제품명이지만 이들이 이 용어를 사용한 것은 2013년 개봉한 미국 영화 '더 퍼지(The Purge)'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영화는 일정 시간 동안 살인, 폭행 등 모든 불법 행위가 합법으로 인정되는 '퍼지데이'를 배경으로 한다. 


이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암호처럼 사용한 것은 폭력 행위를 정당화하고 실행을 위한 결집을 유도하는 조직적 시도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일부 작성자는 노골적으로 폭력을 선동하기도 했다. 한 이용자는 "퍼지데이가 무슨 문제 있느냐. 미정갤이 가장 바라마지않던 그날 아니냐"며 "화교 척살의 그날, 우리 손으로 척살하는 날"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사용했다. 이는 명백한 증오 범죄 선동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뿐만 아니라 법원과 검찰청에 대한 폭력적인 행동을 논의한 정황도 드러났다. 지난달 16일에는 서울 서부지방법원의 담벼락 높이와 후문 출입 경로를 분석하는 글이 올라왔다.


특히, 윤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임박한 17~18일 사이에는 경찰의 배치 현황,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량의 차종·번호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폭력 행위를 계획하는 게시물이 잇따랐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진보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준비위원회가 성명불상의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들을 고발한 사건을 접수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해당 글 작성자들을 추적 중이며 게시물의 작성 과정 및 공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공간에서 이루어진 폭력 선동이라 하더라도 실제로 실행될 가능성이 있거나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위험이 크다면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사이버 수사를 통해 가담자를 끝까지 추적하고, 실질적인 폭력 모의가 드러나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허위 선동이나 장난이 아닌 실제 폭력 행위를 모의하고 실행을 유도하는 심각한 범죄 행위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폭력 모의를 조직적으로 논의해 집결을 유도하며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공유하는 행위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과거에도 온라인 공간에서 선동된 폭력이 현실에서 실행된 사례가 있었다. 이번 헌법재판소 난동 모의 역시 강력히 차단해야 한다. 


경찰과 사법기관은 단순히 작성자를 추적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사한 폭력 선동이 확산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엄정한 법적 대응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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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조직된 헌재 난동 모의… 경찰, 강력 대응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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