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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인민군 창건 77주년을 맞아 국방성에서 열린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창건 77주년을 맞아 열린 행사에서 핵 무력을 포함한 모든 억제력을 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근본 원인이라며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김정은은 지난 8일 북한 국방성을 방문하여 열린 행사에서 군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핵 역량을 포함한 모든 억제력을 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속해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국가의 자주권과 영토 보전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 핵 무력을 더욱 고도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이나 새로운 무기 개발 계획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전술핵 운용 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다양한 미사일 시험 발사와 군사 훈련을 진행해왔다. 특히, 핵어뢰 ‘해일’과 극초음속 미사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김정은이 이번 연설에서 “새로운 계획”을 언급한 만큼,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에 핵전략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미국이 한반도에서 군사적 대결을 조성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 한국이 추진하는 3자 군사 협력이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TV는 "미·일·한 3자 군사 동맹체제와 그를 기축으로 하는 아시아판 나토의 형성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정을 해치는 요인"이라는 김정은의 발언을 전했다. 이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한미일 안보 협력과 미군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동안 한미 연합훈련과 미군 전략자산 전개를 '대북 적대 정책'의 증거로 간주해왔다. 지난해에도 북한은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H와 핵추진 항공모함이 한반도에 전개될 때마다 강하게 반발했다. 


김정은의 이번 발언 역시 이러한 기조를 유지하며 한미일 협력 강화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한반도 문제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미국을 비난했다. 그는 "미국이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분쟁을 조장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근본적인 책임도 미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를 비판해왔다. 최근에는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정은의 이번 발언은 러시아와 연대를 강조하고 미국과 서방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의도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점은 김정은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피했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한 것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은 과거 트럼프와 세 차례 정상회담을 하며 관계를 유지했던 경험이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을 살피며 유리한 협상 국면을 만들기 위해 발언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직접 반응하기보다 미국의 대북 위협 때문에 핵 무력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강조하고 있다”며 “앞으로 미국의 대응에 따라 북한의 메시지 강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김정은이 올해 연설에서 한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인민군 창건일 연설에서는 한국을 ‘제1적대국’으로 규정하며 강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올해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북관계보다 미·중·러 관계를 우선시하면서 당분간 대남 메시지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또한, 최근 한국 내 정치적 변화를 지켜보면서 향후 대남 전략을 재조정할 수 있다.


김정은의 이번 발언은 미국과의 대립각을 유지하면서도 향후 협상을 고려하는 전략적 접근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 무력 고도화’를 공식 선언한 만큼 향후 ICBM 시험 발사나 새로운 전술핵 무기 개발 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현재 군사적 도발을 강화하면서 미국과 한국의 대응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따라서 향후 한미 연합훈련이나 미국의 대북 제재에 따라 북한의 대응 수위가 달라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무력 강화를 공식화한 만큼 앞으로 추가적인 군사적 도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트럼프와의 관계를 고려해 미국을 강하게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전략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번 연설을 통해 북한은 핵 개발과 군사력 강화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도 향후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미국과 한국의 대응에 따라 북한의 추가 도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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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핵 역량 강화 선언… “한반도 긴장의 책임은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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