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세지향적 입신양명(出世志向的 立身揚名)의 나라 조선
불법으로 고려를 뒤엎은 조선은 그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해 처음부터 사대를 할 수밖에 없는 국가였다.
유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단어가 충(忠), 효(孝), 의(義) 세 가지다. 충(忠)은 임금에게 충성하고, 효(孝)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스승을 부모같이 모시며, 의는 형제들과 우의를 다지고 친구와 의(義)를 지키며 우정을 나누며, 정의롭지 못한 것은 의(義)가 아니기 때문에 쳐다보지도 말라고 했으며 그러한 세 가지를 갖춘 자들을 선비라고 했고 선비의 도(道)가 가장 정의롭고 의로운 것으로 생각했다. 그 다음 그러한 충(忠), 효(孝), 의(義) 세 가지를 이루기 위해 선결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입신양명(立身揚名)이다.

자신의 뜻을 확립하고 이름을 드날린다는 뜻으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유명해지려면 출사하여 높은 고관이 되어 자신이 갖고 있는 원대한 계획을 실현시켜야 하는데 전통적으로 입신양명하는 것을 큰 효(孝)로 여겼다. 그러한 입신양명의 기본은 어떻게든 높은 지위를 차지해야만 안심할 수 있다는 관료주의적 사고가 그 바탕을 이루고 있는데 본래 입신양명의 좋은 취지는 이상하게 고려 말부터 변질되어 나라를 뒤엎는 것을 마다하지 않으니 출세지향적인 고사의 대표적인 명사로 입신양명(立身揚名)이 쓰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입신양명(立身揚名)이 곧 가문과 부모에게 최고의 효(孝)고 임금이 아닌 소위 대명(大明)의 황상(皇上)에게 사대하는 것이 최고의 충(忠)이며 우리의 자주성을 주장하는 것 자체를 베어버리는 것이 조선 시대 선비의 의(義)로움이었다.
나는 그것을 학술적으로 출세지향적 입신양명(出世志向的 立身揚名)으로 규정하며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조선이 세워진 정당성이자 모토였다. 그러한 출세지향적 입신양명은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필요에 따라 충(忠), 효(孝), 의(義)로 대표되는 유학의 기본모토를 갈아치울 수 있었고 자신들의 행위는 불의(不義)마저도 정의(Justice)로 정당화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행위로 나타난 것이 나라를 뒤엎고 왕을 갈아치우며 중국 명나라를 섬기고 사대를 대의(大義)로 여겼다.
그들은 중국 명나라에 사대하는 것은 어쩌고 보면 당연했다. 요동 철령위를 달라는 초창기 명나라의 무례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명나라를 토벌하여 자주성을 내세우자고 주장하는 최영 장군의 뜻을 꺾어 위화도모반(威化島謀反)을 일으켰고 무장인 이성계를 내세워 자주파를 축출하면서 신진사대부들의 뜻을 이루었다. 참고로 나는 그 위화도모반(威化島謀反)이 이 나라의 모든 비극을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위화도모반(威化島謀反)으로 인하여 이 나라의 자주성, 고조선과 고구려, 발해, 거란과 여진, 몽골을 애먹였던 고려의 기상이 중국에 대한 사대모화주의로 묻혀버렸기 때문에 우리 역사에 있어 최대의 분기점을 맞이한 비극이었다고 보는 것이다.
결국 우왕, 창왕, 공양왕까지 갈아치우고 결코 정당할 수 없는 정권인 조선을 개국했다. 고려 말, 원나라의 지배를 끝낸 것이 오랑캐로부터 자주성을 내세워 극복했던 것으로 공민왕의 개혁이 둔갑되었고 몽골과 40년동안 항쟁을 벌이며 우리의 자주성을 드러냈던 자랑스러운 역사가 명나라에 사대함으로 인해 그 의미가 퇴색되었다. 성리학자들로 구성된 신진사대부들은 그들 학문의 정신적 지주인 공자를 내세워 한족을 위대하다 여겼고 그럼으로 인해 명나라에 절대적으로 사대했다.
이들은 고려에 모반하여 나라를 뒤엎고 조선을 세웠다는 것 자체가 정당성에 매우 결여되는 일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불의(不義)한 뜻을 갖고 건국된 국가가 정의(Justice)의 탈을 쓰기 위해서는 갖은 또 다른 불의(不義)로 당위성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 이들에게 있어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는 그런 당위성 중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선은 자주국가가 되면 안되는 것이었다. 위화도모반이 있기 전, 명나라를 토벌하기 위해 이성계가 내세운 4불가론 중에서 내세운 최고의 이론은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었다.
감히 자신들이 최고의 성인(聖人)으로 모시던 공자의 나라를 치다니 그에 대한 최고의 불효(不孝)는 없었던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명나라 황상에 대한 충(忠), 공자에 대한 효(孝), 이를 지키는 것이 의(義), 이것이 사대주의자들이 내세운 충(忠)이자 효(孝)고, 의(義)였던 것이다. 그러기 위해 이들에게 있어 자주국가라는 것은 자신들의 정당성을 거스르는 반역이었던 것이고 명나라와 청나라 사이에서 철저한 중립외교를 펼친 광해군은 명나라의 뜻과 자신들이 내세웠던 사대를 거스른 역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인조반정이 일어난 것이다. 이 때도 그들이 내세운 명분은 명나라에 대한 의리, 사대였다.
불법으로 고려를 뒤엎은 조선은 그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해 처음부터 사대를 할 수밖에 없는 국가였다. 아니, 사대를 해야 하는 국가였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지 모르겠다. 그리고 역대 위대했던 조선 이전의 조상들이 가졌던 기상은 이들에게는 천시받아야 마땅한 것이었다. 그 DNA는 지금 현재에도 내려오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자주성을 잃고 강대국 바라기만 하고 있는 사대주의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우리의 위대성, 자랑스러운 것을 내세우면 국뽕, 혹은 환빠로 몰아 조리돌리고 외국의 우수한 것만 받아들여야만 했던 국가로 인식하며 그리 가르치고 있는 선생, 교수, 일부 네티즌들은 바로 여말선초에서부터 이어온 사대 노예의 DNA를 여전히 타고 온 것이나 다름없다. 그들에게 대한민국에 대한 충(忠)과 의(義)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