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4-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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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그래픽이다.(그래픽=저널인뉴스)

 

중국 정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부유함을 과시하는 콘텐츠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청년 실업률 증가 속에서 대중의 상대적 박탈감을 조장하고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 차단을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다수의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계정 정지 처분받고 있으며 금융업계에서도 과도한 사치 행위를 금지하는 지침이 도입될 전망이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약 5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중국의 유명 틱톡 인플루언서 구첸첸(顾茜茜)의 계정이 전날 영구 차단됐다. 


구첸첸의 계정 정지 소식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으며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구첸첸뿐만 아니라 "하루 수입이 30만 위안(약 6,000만 원)이다", "누워만 있어도 돈이 들어온다", "세상 살기 편하다" 등 재력을 과시하는 영상을 게시한 다수의 인플루언서도 계정 정지를 처분받았다. 


당국이 이러한 콘텐츠를 사회 불안을 야기하는 요소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의 부의 과시 단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에도 43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 인플루언서 왕훙취안신(王红权星)의 계정이 갑자기 삭제된 바 있다. 


당시 왕훙취안신은 "최소 1,000만 위안(약 20억 원)어치의 장신구를 착용하지 않으면 외출하지 않는다", "베이징에 호화 아파트 7채를 보유하고 있지만 살지 않아 비워둔 상태" 등의 발언을 했다. 


그의 계정 삭제 이유에 대한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지나친 부의 과시가 문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단속 역시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종료된 직후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기조 변화와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SNS 사용자들은 당국의 이번 조치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에서는 “이 시국에 부자라는 걸 과시하냐”, “많은 사람이 빚을 지고 있다”,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의 청년(16~24세) 실업률은 16.1%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 불황으로 인해 많은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지나치게 사치스러운 생활을 자랑하는 것이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돈 자랑 금지 지침은 인플루언서들뿐만 아니라 금융업계에도 확대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증권업협회(SAC)는 최근 증권사 임직원의 과도한 사치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증권업계 지침 개정안을 공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증권사 임직원이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는 것이 적발될 경우, 해당 증권사는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SAC는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있으며, 해당 지침이 공식적으로 도입되면 금융업계의 분위기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사회적 불평등과 계층 간 갈등을 조장할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를 강력히 규제하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2021년에는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을 내세우며 재벌과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규제를 강화했고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의 소득과 활동에도 엄격한 제한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번 SNS 단속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경제 불황 속에서 사회적 불만이 증폭되는 것을 방지하고 대중의 분노가 특정 계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도 인플루언서와 고소득 계층의 재력 과시 행위에 대한 감시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며 사회 전반적으로 ‘절제된 소비 문화’가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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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SNS ‘돈자랑’ 단속 강화… 유명 인플루언서 계정 잇따라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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