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5-2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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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진핑이 말레이시아를 2박 3일 방문하고 돌아갔다. 시진핑은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회담하고 양국 협력 강화 방안과 국제 현안을 논의했는데 이는 명목상이고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세계 시장이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동남아시아와 연대하려는 측면이 강하다. 게다가 올해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국인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 전체가 미국의 일방적 관세 부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전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진핑의 방말은 아세안 국가들 자체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또 다른 해방구가 있음을 일부러 미국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 안와르 총리는 지난 16일에 일본과 보복 관세 문제를 협의하고 어제 17일에는 태국 방콕을 방문하여 패통탄 총리를 만나국경 문제를 협의하면서 태국에게 부과된 미국 관세에 대해서도 공동 대응을 모색했다. 태국 또한 미국에게 36%의 관세율을 부과받았기에 미국에 협상단을 파견한 반면,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다른 아세안 국가 정상들과 만나며 바쁘게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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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alaysia is committed to working together with China in various fields of mutual interest encompassing economy, trade, and investment, to new technologies including artificial intelligence (AI), said Prime Minister Datuk Seri Anwar Ibrahim. 출처 : Bernama pic, Malay mail

 

이어 안와르 총리는 방콕의 한 호텔에서 미얀마 군정 수장아 민 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과 비공개로 회담했다. 미국발 관세 폭탄은 동남아시아 각 국의 입장으로 볼 때 중요한 문제인 것은 맞고 이에 따라 각국이 바쁘게 움직이며 새로운 무역활로를 모색 중에 있다. 미국하고 관세 협상에 집중하기 보다는 다른 새로운 무역루트를 찾는 것에 사활을 걸고 있는 중인 것이다. 그리고 그 틈새를 파고 들어온 것이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자신의 앞마당인 동남아시아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인도-태평양을 통해 아프리카와 수에즈, 중동 일대와 연결되어 있는 동남아시아는 미국으로 볼 때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대륙임은 확실하다. 중국 입장에서도 기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분쇄하고 인도양으로 일대일로를 통한 국제지역적 문제, 경제적 문제 등을 해결하려면 동남아시아에 대한 완전한 중국화는 필수적인 문제다. 미국과 중국 양국의 각종 이익들이 충돌하는 대륙 또한 동남아시아인 것은 확실하다. 우리 또한 석유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들이 남방인 동남아시아를 통과하여 들어오기에 동남아시아는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따라서 한국의 경제, 수입 및 수출 문제 또한 동남아시아를 제외하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 그래서 동남아시아는 우리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대륙일 수밖에 없다.본래 말레이시아와 중국과의 관계는 썩 좋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일단 경제적으로 상당히 교류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자체의 무역으로는 중국과의 교류가 월등한 입장이다.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지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경제적 유기성과 문화적 동질성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로 인해 상호 관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서로는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기도 하고 특히 양국의 경제적 유기성은 매우 깊다. 

 

중국은 말레이시아의 최대 수출 시장 중 하나이며, 말레이시아는 중국의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고 그로 인해 이득을 보고 있다. 양국 간의 무역 관계는 전자제품, 원자재,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하게 이어져 있으며 이에 대한 예를 들어 보자면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전자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경제적인 상호 의존성은 양국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역사적으로 말레이시아와 중국은 매우 밀접한 편이다. 말레이시아에는 오래 전부터 화교들이 많이 진출해 있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다지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말레이시아가 영국에서부터 독립했을 당시에는 싱가포르와 함께 말레이 연방을 이루고 있었지만, 이후에 싱가포르는 말레이 연방에서 독립하게 되면서 다수의 화교가 싱가포르로 넘어갔다. 사실 말레이시아의 경우 화교 문화가 발달되어 있기에 주민 대다수 중 절반에 가까운 규모가 중국계 인사들이 많다. 

 

그 수효는 인접 국가인 싱가포르와 비슷할 정도다. 그러나 중화권이 무조건 같은 정책을 동조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들이 화교라고 하더라도 대륙 중국에 무조건 우호적이지 않다. 오히려 이들은 대만을 더 가깝게 생각하고 있으며 대륙 중국보다는 대만을 더 우선시 하고 있다. 그래도 중국과 말레이시아 두 나라 정부의 인증을 받은 대학교가 최근에 세워지는 등 두 나라의 관계 또한 많이 나쁜 편도 아닌 거의 그저 그런 관계였다.


특히 최근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Belt and Road Initiative, BRI)은 중국이 2013년에 시작한 글로벌 개발 전략 때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현대판 실크로드를 구축하기 위한 인프라 및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인데 그 중요한 축 중 하나가 말레이시아와 말라카 해협이다. 이 정책은 도로와 해상 실크로드를 포함해 전 세계 여러 국가의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무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포함하고 있으며 본래 중국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손을 내민 나라도 말레이시아였다. 

 

이와 같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은 중화권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는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일대일로 파트너 국가들의 인프라 발전을 지원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그에 대한 댓가를 받아 상호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중국의 동남아시아 일대일로 정책의 최초 파트너 국가이자 중국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로 중국의 다양한 투자를 받았다. 즉, 중국의 투자는 말레이시아의 경제 성장과 중국의 이익을 뒷받침하는 중요 요소가 된다. 이처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말레이시아와 중국 간의 무역 및 투자 관계는 몇 년 동안 깊게 이어져 온 것이 현실이다. 


특히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양국 간의 무역 관계는 급속도로 발전했다. 특히 2016년 이후로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은 말레이시아의 가장 큰 투자국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말레이시아의 인프라 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많은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제적 협력은 양국 간의 관계를 더욱 강화시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상호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러한 교류들이 진척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진핑은 12년 만에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서 시진핑 주석은 전략적 자주성을 유지하고 고위급 인사들의 협력 강화하며 고품질 물품들을 개발하는 기술 협력을 확대하는 것에 합의했다. 그리고 세대 간의 우호를 계승하며 문명 교류 심화 등을 제안했다. 그런데 이 같은 문제는 굳이 시진핑이 오지 않고 왕이 외교부장 정도급의 인사만이 와서 해결해도 되는 문제다. 정작 시진핑이 방문해서 해결할 문제는 다른 것에 있다. 이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중화권 국가들의 공동 대응 문제에 대한 협의다. 


이전에 베트남은 미국과의 공동 대응 문제에 대해 아무런 확답을 주지 않았지만 말레이시아는 베트남과 달리 중국과 함께 공동 대응을 약속했다. 말레이시아는 본래 미국과 중국 간의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펼치는 국가였다. 중국과 112억 달러 규모의 철도 사업을 포함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여러 건 진행하는 한편 미국과도 우호적 관계를 맺으며 군사 교류 및 합동 훈련 등을 병행해왔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에 부과된 24%의 관세는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은 아니다.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미얀마에 부과한 관세의 경우, 중국 기업의 "라벨갈이" 관세 우회 수출 전략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방어를 위해 조치를 취한 것으로 이해되었지만 말레이시아는 중국 기업이 속칭 "라벨갈이" 수출을 할 수 있는 그런 개발도상국 같은 국가가 아니다.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 브루나이와 더불어 동남아시아에서 나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국가이자 최소 중진국으로 분류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인도네시아 및 싱가포르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말레카 해협의 통제권도 인도네시아와 양분하고 있다. 


미국의 태평양 일대와 미 대륙 서부 지역의 석유와 천연가스 및 원자재들도 말레카 해협을 통과해서 이동한다. 말레이시아에 부과한 높은 관세는 미국 서부 지역의 오히려 위태롭게 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가 보복으로 말레카 해협을 통과하는 미국 배에 100% 이상의 관세를 때려버리면 이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트럼프의 관세 전쟁 국면에서 미국이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전략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콸라룸푸르 경제계 쪽과 콸라룸푸르 말레이시아 국립대학 국제전략과 교수들도 “미국이 시작한 관세 전쟁은 바라던 동맹을 얻지 못하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미국으로부터 소외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면서 “오랜 시간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균형 외교를 하면서 위험 헤지 전략을 추구해 온 말레이시아가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했다. 다른 나라는 몰라도 미국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부과된 관세를 15% 정도 낮추고 말라카 해협 주변국들에게 인심을 얻어 미국의 무역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중국에 협력하는 것은 동북아시아 정세 입장에서도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다. 더불어 미국 수출입과 직결되는 무역 경제에 있어서도 좋은 현상은 아니다. 따라서 트럼프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와 적극 협상으로 임하며 신중해야 한다. 말레이시아 이브라힘 총링와 시진핑의 공동 발표와 둘의 협력은 미국과 한국, 일본 모두에게 그리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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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말레이시아 방문의 의미와 미국이 해야할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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