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은 2022년부터 2023년 3분기까지 이어진 달러화 강세와 리라화 약세로 인해 터키 내에서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 리라화 약세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2023년 상반기까지 고수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고물가 저금리의 비정통성 경제 정책의 영향이 크다. 이로 인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 저하되어 외국인 투자가 상당수 감소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달러를 매각하면서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는 외환보유고가 급감하는데 원인이 되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재임 성공 이후, 전 부총리이자 정통적 경제 정책을 지지하는 메흐메트 심셰크를 재무부 장관으로 임명했고 전 골드만삭스의 이사였던 하피제 가예 에르칸을 중앙은행 총재로 임명하면서 고물가에 대응하고 정통적 경제 정책으로 회귀할 것으로 기대를 모있다.
고금리는 죄악이라 주장하며 높은 물가에도 불구하고 약 2년 반 동안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온 에르도안은 재임에 성공한 이후 6월부터 금리 인상을 감행하여 2023년 5월까지 8.5%였던 금리를 5회에 걸쳐 35%까지 인상했다. EIU를 비롯한 글로벌 경제기관들은 터키의 기준 금리가 최소 45~50%대에는 진입해야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현재 이스탄불의 물가는 천정부치로 올랐다.
여러 상황들을 고려해봤을 때 더 이상 파격적인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약 2.5~5%p 가량 인상하여 선거 시즌인 3월까지 최대 37.5~40%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오늘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42.5%에서 45.0%로 2.5%포인트 인상했다.
국내 수요와 서비스 가격 경직성, 지정학적 위험 등으로 물가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통화긴축의 효과 지연을 고려하면 현재 필요한 긴축 수준에 도달했다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스탄불의 물가는 살인적이다. 일반 레스토랑에서는 평균 230~250리라 (한화 약 10,130원~11,000원)을 호가하고 있고 이것 저것 산다해도 200리라 (한화 약 8,800원)을 가뿐히 넘기고 있다. 외식 한 번 하면 250리라가 문제가 아니라 터키 차이나 커피도 마셔야 하니 적어도 350~380리라 (한화 약 15,400원~16,700원)은 가볍게 넘겨야 한다.
이 살인적인 물가에 상당수의 터키인들은 길거리 캐밥 하나 (100~150리라, 4,450원~6,600원)을 사고 그마저 감당이 안 되면 40리라 (한화 약 1,760원)짜리 길거리 군옥수수 하나를 사서 끼니를 때운다. 터키 차이도 동네마다 다르긴 한데 탁심이나 이스틱클랄 지역은 70리라 (한화 약 3,080원) 호가하고 술탄아흐멧이나 베이지드 일대에도 싸면 50리라 (한화 2,200원) 정도로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올랐다. 아무래도 차값이 미친 모양이다.
아메리카노 커피는 70리라~100리라 (한화 약 3,080원~4,450원)로 한국과 근저한 가격까지 올라왔고 배낭여행자들은 아메리카노와 터키 차이를 후식으로 포기하고 30리라 (한화 약 1,320원)짜리 생수를 사서를 마신다. 요즘 이스탄불은 일반 서민 뿐 아니라 여행객들도 고물가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가장 많은 수혜를 입고 있는 국가 중 하나가 터키인데 서민 경제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듯 하다. 이스탄불 서민들이 에르도안의 이상한 경제정책으로 인한 불만이 높은 상황이지만 그 또한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