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5-2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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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절은 1941-1945 대조국 전쟁, 혹은 대독전쟁(Великая Отечественная Война)에서 승리한 것을 기리는 날이다. 실제로 독일군 작전참모장 알프레드 요들은 5월 8일 오전에 군사행동을 종료한다는 항복문서를 서명했지만, 당시 소련의 지도자인 스탈린은 소련군이 참가하지 않은 서명은 인정할 수 없다고 하여 다시 5월 8일 밤인 러시아 시간으로는 5월 9일 새벽 00:43에 재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이 날 전승기념일로 간주한다. 소련군이 전쟁에서 승리한 이 날은, 게오르기 주코프 원수의 말에 따르면, '소련 인민의 삶에서 '영광의 순간'이 되었다. 이는 소련 역사상 사람들이 조국의 승리와 자유를 위해 감당한 상실의 의미가 명약관화했던 유일한 시기다." 라고 할 만큼 러시아 최대의 공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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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Russian President Vladimir Putin shakes hands with his Chinese counterpart Xi Jinping during a signing ceremony following their talks at the Kremlin in Moscow, Russia, May 8, 2025. 출처 : REUTERS / Evgenia Novozhenina (REUTERS)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현대 러시아인들의 국가적 자긍심, 긍지의 원천인 날이기도 하다. 이날은 많은 러시아인에게 특별한 날이다. 2,700만의 어마어마한 희생을 치른 국가적 총력전이었기 때문에 전쟁의 상실을 겪지 않은 가족은 러시아에서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며, 전쟁에 참가한 사람들도 아직까지 일부 살아 있다. 5월 9일이 조국 러시아에 자긍심을 느끼는 계기가 된다고 인정하는 러시아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군사 퍼레이드가 화려하게 치뤄진다. 오전 10시 Спасская башня (스빠스스까야 바쉬냐) 타워에서 종소리가 울리면 시작이 된다. 오전 10시에 이루어진 이유는 소련군이 5월 9일 베를린에 입성해 오전 10시에 베를린 국회의사당에 소비에트의 깃발 꽂은 시각이기 때문이다. 


이 군사퍼레이드의 하이라이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ypa! (우라!, 만세라는 뜻의 러시아어)하면 전 장병들이 ypa 삼창을 외치고 러시아 국가가 연주되는 것이다. 그 때 그 장엄함은 그 압도적인 장관에 온 몸에 소름 돋을 정도다. 더불어 이번에는 작년인 2024년과 마찬가지로 "그때 승리했고, 지금도 이기고 있다(Победили тогда, победим и сейчас)"라는 구호까지 붙였다. 80년전 나치 독일에 대한 승전 기분을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어가게끔 연출한 셈이다. 올해는 80주년인데 다른 때와는 달리 이번 전승절에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세계인들이 여기에 주목하는 이유는 세계 20개국의 정상들이 참여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퍼레이드는 중국 국가주석인 시진핑이 참관한다. 


시진핑이 참관으로 볼 때 현재까지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동맹관계라기 보다는 동상이몽 관계로서 단지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을 상대로 일시적으로 협력하는 관계라고 평가하는게 더 옳다는 의견이 존재하는데 이는 나도 같은 생각이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 향후 군사동맹 가능성을 배재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중국은 양국의 국경 문제를 확정했기 때문에 마찰을 일으킬 여지가 크게 줄어들었고, 러시아는 유럽 방면의 나토가, 중국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미국과 일본이 더 큰 주적이므로 공통의 적을 두고 손을 잡은 것이다. 이와 같이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이익을 위해 협력하고 있기도 하며 더욱이 양국 국민들의 정서 또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남중국해 분쟁 이후 양국이 서방을 견제하기 위해 서로를 적극 지원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서방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자국의 기여를 평가절하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세력을 비호한다고 불신하는 양국의 공통적인 인식도 내일 있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전후로 여러 역사 관련 이벤트가 벌어지는 와중에 러중 협력이 가속화되는데 일조하고 있다. 실제로 시진핑 주석의 모스크바 방문과 의장대 파견에 화답하여 중국의 전승절 초청에 가장 먼저 참석과 의장대 파견을 결정한 것도 러시아였기 때문이다. 두 정상은 양국 수교 75주년이었던 2024년 세 차례 만나 '중국과 러시아의 신(新) 시대 전면적 전략적 협조 동반자 관계' 공고화에 합의했다. 또한 5월의 러시아 전승절 행사와 9월의 중국 전승절 행사에 서로를 초대하고 흔쾌히 수락했다. 시 주석의 방러 준비를 위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지난 달 1일 러시아를 방문한 바 있다.


오늘 있었던 중국과 러시아 정상은 회담에서 양국 관계 및 미국과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 그리고 미국-중국과의 관세 전쟁과 이에 대한 후과를 대비해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이후 성명을 통해 시진핑 주석과 회담은 매우 유익하고 생산적이었다고 했다. 이후 있었던 양국의 공동 성명을 통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해결을 위해서는 전쟁이 발생한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시진핑도 알고 있는 해결 방법을 트럼프는 무턱대고 24시간 안에 종결한다는 섣부른 과오를 범한 셈이다. 특히 반러와 반중을 내세운 국가들과 연대, 특히 핵을 통한 블록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즉,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및 프랑스와 독일의 핵 공유 추진하겠다는 의미와 한국과 일본 등이 핵을 무장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고 견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미군의 방위비 부담 및 트럼프의 관세 정책 등, 여러 행보들에 대해 미군을 내보내고 핵 무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핵 무장에 대해 미국이 찬성한다 해도 중국과 러시아가 합심해 대한민국을 경제적으로 제재하고 견제한다면 대한민국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러시아를 적으로 돌린 사태가 러-중 간의 더 강력해진 밀착으로 다가왔고, 냉랭했던 러시아와 북한의 사이를 화해 무드로 만들어 견고한 동맹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핵 무장을 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경제 제재에 나서면서 대한민국은 더욱 어려운 국면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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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승절의 역사와 러-중 간의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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