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의 영유권 분쟁 중인 카슈미르 지역에서 총기 테러가 발생한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이 무력 충돌이 지속되어 민간인들의 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다. 어제 7일에는 인도군은 이날 새벽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내 테러리스트들이 사용하는 기반 시설 등 9곳을 공격하는 ‘신두르 작전’을 개시했다. 여기에서 나타나는 신두르는 인도 여성들의 미간에 붉은 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도에서는 결혼한 여성을 상징하고 있다. 이 작전 이름이 붙여진 것은 아마도 두 가지의 의미로 해석된다. 인도 이미 결혼한 신부나 마찬가지인 카슈미르를 되찾아 오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간에 점을 찍기 때문에 테러 분자들의 중심지를 공격하여 일망타진(一網打盡) 하겠다는 것이다. 파키스탄 참모총장의 발표에 의하면 이날 인도의 위법적인 군사 행동으로 인해 민간인 26명이 사망하고 46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인도 경찰 역시 파키스탄의 맞대응 포격으로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10명이 사망하고 48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집계된 양국 사망자 수는 36명, 부상자는 94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양국은 핵을 가진 핵 보유국이다. 언제든, 핵을 사용할 수 있는 위험성이 감지되고 있는 국가들이라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양국 모두 핵 전쟁은 자멸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핵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쟁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런데 이 분쟁을 보면 묘하게 6년 전에 발생했던 카슈미르 분쟁과 닮아있다. 때는 2019년 2월 14일, 인도의 잠무-카슈미르 지방 경찰학교에서 차량을 이용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하여 인도 경찰 36여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25년에는 총기 난사로 인한 사건이지만 이 때는 자살폭탄 테러로 인한 사건일 뿐, 테러의 매개체 다를 뿐이지 일어난 상황은 2025년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때도 인도 당국은 테러의 배후지로 파키스탄을 지목하게 되는데 이 때도 인도는 파키스탄에 대한 보복을 천명하여 공격을 감행하게 된다. 2019년 2월 26일, 인도 공군은 1971년 이후 48년 만에 인도-파키스탄 국경을 넘어 미라주 2000 전투기 12대로 접경 지역인 카슈미르 주 바라코트 지역에 있는 테러리스트 단체 '자이시 에 무함마드(Jaesi-e-Muhammad)'의 캠프에 SPICE-2000 유도 폭탄 수 발을 폭격했다. 당시 인도 공군 측에서는 공습 대상이 잠무-카슈미르에서 폭탄 테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의 테러 조직 훈련 캠프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파키스탄 측에서는 애초에 그와 같은 테러 시설은 존재하지 않고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당시 인도군의 발표에 의하면 이 공습으로 3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양국간 총격전까지 발생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인도군의 공습은 숲에 떨어져 숲의 나무들만 상했다. 즉, 목표였던 테러단체 캠프가 아닌 것이다. 당시 파키스탄은 환경파괴 혐의로 유엔에 인도를 제소하겠다고 조롱하기도 했는데 이는 인도 측이 테러단체를 노린 것보다는 파키스탄에게 강력한 경고를 주고자 하는 일종의 메시지라는 측면이 더 강했다. 이에 2019년 2월 27일, 파키스탄 공군은 전날 있었던 인도의 공습에 대한 반격을 개시했다. 파키스탄 공군 전투기들은 인도 영내의 공터를 폭격했으며, 이 같은 공격 과정에서 자국 영공에 침입한 인도 공군의 MiG-21 2기를 격추시켰다고 발표했다. 1대는 파키스탄 영토에 떨어졌고 나머지 1대는 인도 영토에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더불어 파키스탄 군 대변인 가푸르 소장은 인도 측 조종사 1명을 지상에서 생포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파키스탄은 영공을 봉쇄하였으며, 인도 역시 델리 이북의 민항기 이륙을 모두 금지시키면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당시 인도 공군의 발표에 의하면 인도의 MiG-21이 파키스탄의 F-16 1기를 격추시켰으며 이후 파키스탄 군에 의해 격추되었다고 한다. 인도군 MiG-21 조종사는 비상탈출했으나 파키스탄 군중들에게 둘러싸여 집단 폭행을 당하다 파키스탄 군에게 구출되면서 포로가 되었다.
반면 파키스탄 공군은 인도 공군기 2기를 격추했으며 자국 공군의 손실은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작전 보안상의 문제로 전투 참가 기종들 중 어떤 기종이 출격했는지에 대해 비밀에 붙였다. 따라서 F-16이 전투에 참가했는지의 여부에 대해 부인했는데, 파키스탄은 미제 F-16을 인도와의 전투에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미국으로부터 공급받았기 때문에 전면 부인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도는 파키스탄 공군의 주장은 거짓말이고 미제 AMRAAM 공대공 미사일 파편이 인도 측 잠무-카슈미르에 떨어져 있는 것을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F-16이 격추되었다는 확실한 증거는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 암람 잔해는 양국 공군을 통틀어 유일하게 암람을 운용 가능한 F-16이 전투에 참가했다는 증거는 되었지만 이를 두고 F-16을 격추했다는 증거는 될 수 없다. 당시 인도 공군은 파키스탄 영내로 추락했기 때문에 밝힐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주장했지만 어찌됐든 현재까지 조사에 의하면 물증이 없는 상태이다. 현재 F-16의 제조사인 록히드 마틴에 의하면 F-16의 최신 모델을 F-21로 이름을 바꾸어 인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었다.
록히드 마틴은 F-21을 210억 달러에 114기를 인도 공군에 판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는데 이 때 파키스탄과 인도 측의 발표로 인해 미제 전투기의 성능에 대한 의구심이 생겨 판매 전망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인도 공군이 F-16을 MiG-21로 격추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계열형인 F-16의 이미지가 인도 내에서 좋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인도가 운용 중이었던 MiG-21은 현대화된 MiG-21 Bison 모델이기 때문에 조종사의 기량에 따라 충분히 F-16을 상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인도가 당시 F-16이 추락한 잔해라며 항공기 잔해 사진을 공개했지만 이를 자세히 분석한 결과 오히려 인도 측의 미그기 잔해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인도 측은 F-16을 격추했다는 확실하게 입증하지 못했다. 이후 미국 항공 분야 전문가들이 파키스탄에 초청 받아 76대의 F-16을 모두 세어 본 결과, 공중전에서 손실이 없다는 파키스탄 공군의 주장은 사실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또한 수십년 만에 인도-파키스탄 공군 간에 공중전이 벌어졌다는 것에서 중요한 실전 임무에 MiG-21이나 미라지 2000 등 인도 공군이 가장 구식이면서 성능이 낮은 전투기들을 투입했다는 것에 주목을 받고 있다.
당시 인도는 Su-30MK등 MiG-21보다 훨씬 더 고성능의 신예기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인도 공군이 발표한 바에 의하면 Su-30 역시 전투에 참가했으며, 파키스탄 공군의 F-16에게 암람으로 공격받았으나 적절한 기동으로 모두 회피했다고 알려져 러시아제 수호이 전투기의 성능이 훨씬 훌륭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어 2월 28일, 파키스탄 공군 측은 포로로 잡은 인도군 조종사의 신원을 공개했다. 포로가 된 조종사는 아비난단 바르타만(Abinandan Bartaman)이라는 인물로 파키스탄 공군이 공개한 영상에 의하면 격추된 이후, 파키스탄 군중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해 심각한 부상들을 입고 있었다. 파키스탄 군이 당시 촬영한 영상에서 파키스탄 군이 성난 파키스탄 군중들로부터 자신을 구해줘서 겨우 살 수 있었으며, 파키스탄 군에게 살려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바르타만의 인터뷰가 실렸다는 것에 있다. 당시 인도 정부는 이 영상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으며 이에 파키스탄 군은 즉각 영상을 내리고 상호 간에 긴장을 완화할 의지가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 같은 날 샤 메흐무드 쿠레시(Sha Mehmed Qureshi) 파키스탄 외무장관이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인도 측과 대화를 나눌 의향이 있으며, 포로가 된 인도군 조종사의 송환을 적극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파키스탄 총리도 평화를 위한 유화 현상으로 인도 조종사를 돌려보내겠다고 했으며, 2019년 3월 2일, 파키스탄 정부는 억류된 인도군 조종사를 송환했다. 그러나 여전히 접경 지대에서는 포격전이 계속되었으며 인도군과 파키스탄 군은 카슈미르에서 서로 포격을 가해 민간인 6명과 파키스탄 군인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후 전직 파키스탄 공군 조종사가 공중전 경과를 상세히 밝힌 것에 따르면 양측은 모두 정교한 현대 공중전 기술을 상당히 효과적으로 운용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다만 파키스탄 공군의 역량이 당시에는 더 뛰어났던 것으로 보여지며 공중전 격추 전과는 F-16이 올렸고 JF-17은 폭격 임무를 맡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처럼 핵 보유국 사이에서 이틀 연속으로 공습을 주고 받은 것이 역사상 처음이라 로이터 통신이 발표했지만 핵 보유국 사이에 일어난 최초의 군사적 충돌은 중국-소련 국경분쟁으로 이 분쟁이 발생하기 무려 50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중국-소련 국경 분쟁은 난투극으로 시작하여 지상전으로 승화된 사례인 반면, 인도-파키스탄 분쟁은 처음부터 공군력을 이용한 대규모 공습을 실시하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편 발등 불 떨어진 국가는 미국이다. 분쟁 중에 자국산 전투기인 F-16을 파키스탄이 실제로 동원했는지를 조사했다. 문제는 F-16이나 F-21이 실제로 격추되어 추락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미국은 이미 2016년 이후 파키스탄에게 미국산 무기의 수출을 제재하고 있었으며 파키스탄의 F-16은 이 제재 이전에 구입한 것이다. 그러나 대외군사판매(FMS) 합의에 따라 대테러 임무에만 한정하기로 미국과 계약을 맺은 상태였기 때문에 미국이 이 분쟁에 끼어들 명분이 생긴 셈이 되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견제를 위해서 인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중국이 일대일로를 시도 중이자 친중 국가인 파키스탄에 대해 압박을 가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그 보다 미국 전투기의 성능에 대한 의구심 차단, 그리고 군사력을 강화 중인 중국과 러시아에 맞서 미제 전투기들이 경쟁력이 있는지 등에 대해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다. 그래서 미국의 입장에서는 파키스탄과 맺은 계약보다 위와 같은 부분이 매우 중요했다. 어찌됐던 중국, 러시아의 전투기보다 미제 전투기가 훨씬 우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무기를 판매에 더 많은 이득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6년 뒤, 현재 거의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만약 실제로 인도와 파키스탄이 전면전에 들어간다면 전쟁은 인도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인도는 더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인더스 강의 수운을 통제하고 있다. 즉, 단기전에서 파키스탄이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전으로 갈수록 인도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인도는 인더스 강의 수운을 통제함으로써 파키스탄 내 경제를 파탄시켜 전쟁을 수행할 수 없게 만들고, 장기적으로 이같은 사태를 끌고 간다면 파키스탄을 오히려 정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파키스탄에는 두 가지 변수가 존재하고 있는데 첫 번째가 파키스탄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의 존재다. 핵무기는 인도가 장기전의 수행을 가로 막게 만드는 최상의 무기이다. 전체적으로 군사력과 경제력에서 인도보다 한참 못 미치는 파키스탄의 입장에서 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매개라 볼 수 있다. 파키스탄이 갖고 있는 핵무기의 존재는 인도, 주변의 이란 및 아프가니스탄, 중국 등 주변 국가들의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
두 번째 변수는 중국의 움직임이다. 파키스탄은 중국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국가다. 중국이 아라비아 해로 진출해 중동으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일대일로의 전략적 요충지가 바로 파키스탄이다. 따라서 중국은 오랜 기간 동안 파키스탄에 공을 들여왔다. 중국의 사업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면 중국군이 참전할 명분을 주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핵을 가진 3개의 국가가 모이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인도 또한 그와 같은 최악의 연출은 피하고 싶을 것이다. 이와 같은 부분들 때문에 인도와 파키스탄은 이번에도 전면전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행여나 전면전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카슈미르 일대를 벗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결국 2019년처럼 흐지부지 넘어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