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첫 인선 단행…김민석 총리·강훈식 비서실장 내정
국정 안정 포석…이재명, 첫날부터 김민석·강훈식 카드 꺼내
[속보] 이재명 정부 첫 인선 단행…김민석 총리 유력, 강훈식 비서실장 내정
‘무계파 실용’ 강조 속 친명계 전면 배치…“속도감 있는 국정 운영” 시사
[서울=2025.06.04]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이 4일 제21대 대통령 취임식과 동시에 핵심 참모진 및 내각 일부 인선을 발표하며 새로운 정부 출범을 알렸다. 인수위원회를 꾸리지 않고 곧바로 임기를 시작한 이 대통령은 첫날부터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번 인선은 이 대통령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측근들을 중심으로 짜였으며, ‘안정감’과 ‘능력 중심 인사’를 기조로 한다. 특히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와 강훈식 비서실장 내정자는 친명(친이재명)계의 대표 인사로, 신임 대통령의 국정 방향성을 짐작하게 하는 상징적인 선택으로 풀이된다.
김민석 총리 후보자…‘복심 중 복심’의 귀환
가장 주목받는 인선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의 국무총리 내정이다. 김 후보자는 4선 중진 의원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정책 라인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1996년 32세의 나이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DJ 정부에서 ‘젊은 피’로 주목받았고, 이후 정치적 부침을 겪었으나 2020년 총선에서 국회로 복귀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이재명 당선인의 당대표 연임 시기에 함께 지도부에 입성했으며, 지난 총선에서는 전략본부장을 맡아 선거 전략을 주도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핵심 전투 사령탑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상황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검토설’을 가장 먼저 보고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자의 발탁이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복잡한 국내외 경제 상황 속에서 ‘국정 안정’을 위한 상징적 인사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기재부 차관을 지낸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이 경제 부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이러한 ‘기능 중심 내각’ 구상의 일환이다.
강훈식 비서실장…‘계파 중립’의 전략가
대통령비서실장에는 충남 아산을 지역구의 3선 의원 강훈식이 내정됐다. 그는 손학규계 출신으로 출발했으나, 민주당 내에서는 계파색이 옅은 전략통으로 평가받는다. 이재명 대통령과는 20대, 21대 대선을 거치며 실무를 공유했고, 이번 대선에서는 본선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전략적 균형을 이끌었다.
강 내정자는 민주당에서 전략기획위원장, 수석대변인 등을 거쳤으며, 대야(對野) 협상력을 갖춘 실무형 인사로 평가된다. 친명계는 물론 친문계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보수 정당 인사들과도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정 전반의 ‘허브’ 역할이 기대된다.
다만 국회의원직과 대통령비서실장을 겸할 수 없기에, 강 의원은 조만간 의원직을 사퇴하고 청와대로 입성할 예정이다. 이는 과거 노무현 정부의 문희상, 이명박 정부의 임태희 전 실장과 유사한 행보다.
안보·정책 라인도 속속 정비…이종석·위성락·이한주 유력
국가정보원장에는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유력하다. 그는 20대 대선 당시부터 이재명 후보의 외교·통일 노선 수립에 깊숙이 관여해왔으며, 문재인 정부 초 서훈 국정원장처럼 외교·안보 라인을 통합 조율하는 역할이 기대된다.
국가안보실장 후보로는 위성락 의원이 거론된다. 위 의원은 외교부 북미국장,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주러시아 대사 등을 지낸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을 상대했던 경험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정책실장에는 ‘기본소득’의 설계자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이 가장 앞서고 있다. 그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멘토로, 이번 대선에서도 선대위 정책본부장을 맡았다. 미래 먹거리 산업 및 디지털 경제 구상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국정 안정·속도전 방점…“내각 전체는 한 달 내 구성”
이 대통령 측은 향후 내각 인선의 기조 역시 ‘속도와 안정’을 기본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인수위 없이 바로 출범하는 만큼 핵심 인사를 먼저 발표한 후, 나머지 부처 장관 인사는 한 달 이내로 완료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민정수석에는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오광수 전 대구지검장이 내정됐으며,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에는 김현지 보좌관, 부속실장에는 김남준 전 민주당 정무부실장이 각각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계파 간 줄세우기가 아닌 실무 중심의 인사라는 평가와 함께, 오랜 시간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온 측근들을 중심으로 국정 철학의 일관성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