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종점 바꾸면 편의 봐주겠다” 정황에 특검 수사 본격화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강상면 노선 제안 정황…김 여사 일가 땅 집중 논란
[서울=2025.07.17.] 김건희 특검, 양평고속도로 ‘노선 특혜 의혹’ 본격 수사…“강상면으로 바꾸면 편의 제공” 정황 드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선 직후,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을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집중된 ‘강상면’으로 변경하면 “용역 수행에서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국토교통부 담당자의 발언 정황이 드러났다. 해당 발언은 설계 용역업체에 직접 전달된 것으로, 김건희 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압수수색 및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은 2022년 3월 29일,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지 20일 만에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국토부 도로정책팀장이 세종시 사무실에서 양평고속도로 타당성 조사를 수행하던 동해종합기술공사와 경동엔지니어링 측 관계자들을 만나 "기존 양서면 대신 강상면을 종점으로 설정해 대안 노선을 제시하면 향후 용역 수행에 있어 편의를 봐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관계자 진술이 확보됐다.
이 발언을 들은 용역업체들은 곧바로 움직였다. 2022년 5월 24일 강상면을 종점으로 설정한 대안 노선 설계에 착수했으며, 그해 11월까지 타당성 조사를 완료했다. 이후 국토부는 2023년 5월 기존 양서면 노선과 함께 강상면 노선을 병행해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곧 강상면 일대에 김건희 여사 일가가 소유한 20여 필지의 토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확산됐다.
해당 의혹이 불거지자,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2023년 7월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번 김건희 특검 수사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닌, 고위공직자의 권한 남용 및 공적 자원의 사적 활용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2025년 7월 14일 세종시에 위치한 국토부 도로정책과를 포함해, 예비타당성 조사에 참여한 용역업체 2곳, 한국도로공사 설계처 등 총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 단행했다. 해당 기관들은 이미 경찰 수사 당시(2025년 5월)에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으며, 이번은 특검의 강제 수사로 수위가 한층 높아진 셈이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국토부와 용역업체 간 오간 이메일, 보고서, 통화 녹취 등 핵심 증거들을 확보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15일부터 용역업체 경영진 등 관계자 5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이들은 기존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참고인이었으나, 업무상 배임 혐의가 드러나며 피의자로 전환됐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특검이 압수수색 영장에 원희룡 전 장관을 ‘피의자’로 명시했다는 점이다. 혐의에는 ‘허위공문서 작성’,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특검은 원 전 장관이 노선 변경 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원 전 장관은 이에 대해 “김 여사 일가의 땅 소유를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는 전혀 몰랐다”며 “만약 알고 있었다면 장관직과 정치생명을 걸었을 것”이라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번 수사는 단순한 노선 변경을 넘어선 정치-행정 간 유착 가능성을 둘러싼 심층적 조사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특검은 국토부 담당자 외에도 해당 시점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던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서도 조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 의원은 당시 양평군수 출신으로, 강상면 종점안을 지지하며 주민설명회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의원 역시 “지역구 의원으로서 주민 편익을 위한 행동이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경기 하남시 감일동에서 양평군 양서면까지 총 연장 약 27km를 연결하는 왕복 4차선 고속도로로, 2031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돼 왔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인프라 사업을 넘어, 고위공직자에 의한 정책 결정의 투명성, 이해충돌 여부, 그리고 국민 신뢰의 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향후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고속도로 재추진 여부는 물론, 윤석열 정부 시기 주요 정책 결정 전반에 대한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치권과 사회 전반의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