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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2025.07.28.] 총격 피해자 쓰러졌는데… 경찰은 70분간 문밖 대기

인천 송도 사제총기 사건, 총 맞은 남편 살릴 기회 놓쳐… 경찰 대응 ‘총체적 실패’

2025년 7월 20일 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사제총기 살인 사건이 경찰의 총체적 대응 실패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사건은 오후 9시 31분경 “남편이 총을 맞았다”는 신고 접수로 시작됐다. 신고자는 두 아이와 함께 방에 숨어 경찰에 세 차례나 구조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골든타임을 놓치고 무려 70분 동안 문밖에서 대기했다. 그 사이 총상을 입은 남편 A씨(33)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결국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문제는 경찰의 초동 대응에서 드러난 심각한 판단 착오와 지휘체계 부재였다. 신고 접수 직후 위급상황 최고 단계인 ‘코드0’이 발령돼 순찰차는 10여 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이어 경찰특공대도 4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경찰은 피의자 조모(62)가 집 안에 남아 있다고 오판해 진입을 미뤘다. 특공대의 진입은 10시 43분, 사건 발생 후 70여 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때는 이미 피의자가 범행 직후 아파트 1층 로비를 빠져나가 도주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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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대응이 늦어진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현장 지휘관의 부재였다. 경찰청 매뉴얼에 따르면, 코드0 발령 시 상황관리관은 초동대응팀과 함께 즉시 현장에 출동해 지휘해야 한다. 그러나 당시 연수경찰서 상황관리관 A경정은 무전 지시만 하며 경찰서에 머물다 신고 72분 뒤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그는 “매뉴얼을 숙지하지 못했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상황관리관이 출동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면, 현장 경찰 중 선임자가 대신 현장 지휘를 맡아야 했지만 이마저도 이행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경찰이 범인의 도주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다는 점이다. CCTV를 통해 조씨가 사건 발생 약 10분 후 현장을 떠났다는 사실을 확인한 시간은 밤 11시 18분으로, 신고 접수 후 무려 1시간 47분이 지난 후였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피해자의 아내에게 “시아버지를 설득해 피해자를 내보내라”는 등 상식 밖의 지시까지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피해자에게 직접적 위험을 전가하며 판단을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해당 사건은 경찰 지휘 체계와 초동 대응 시스템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로, 이미 2021년 인천 층간소음 흉기 사건 당시 대응 실패와도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에도 경찰은 피해자가 흉기에 찔리는 상황에서 현장을 이탈했고, 지휘관 부재와 판단 미숙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사건 이후 경찰청은 감찰에 착수했고, 연수경찰서장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현장 판단이 미흡했고,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상황관리관의 지휘 실패와 현장 판단 오류 등 복합적인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 중이며, 필요시 책임자 문책과 매뉴얼 개선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의 과실이 아닌 경찰 조직 전반의 문제라고 진단하고 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이윤호 교수는 “매뉴얼 숙지 부족, 경험 부족, 판단 미흡이 동시에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며 “현장 중심의 실전 훈련과 대응 능력 강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피의자 조씨는 “아들만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주장하며 며느리와 손주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조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하고, 서울 도봉구 자택에 대한 추가 수색을 벌였다. 조씨는 사제총기를 직접 제작해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경찰의 초동 대응 실패로 인한 비극이 다시금 반복됐다는 점에서 국민적 불신을 심화시키고 있다. ‘골든타임’을 허비한 경찰, 매뉴얼조차 숙지하지 못한 지휘관, 구조 요청에도 침묵한 대응 체계. 국민은 이제 묻는다. “누가 우리의 생명을 지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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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분간 문밖 대기한 경찰… 송도 총격사건, 골든타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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