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전 장관, 내란 혐의 구속영장 청구…31일 영장심사
비상계엄 지시 연루 의혹…한덕수·윤 전 대통령 수사 확대 여부 주목
[서울=2025.07.29.] 내란 혐의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비상계엄 공모 및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등을 핵심 혐의로 판단하며, 국무위원 중 두 번째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사건은 향후 윤 전 대통령 및 정부 고위 인사 수사 확대로 이어질 중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은석 특별검사가 이끄는 ‘12·3 내란사태’ 특검팀은 2025년 7월 28일 오후 1시 47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위증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25일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약 19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3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12월 3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JTBC, MBC,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여론조사기관 ‘꽃’ 등에 대한 전기·수도 공급 차단(단전·단수)을 소방청에 하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소방청장 허석곤은 “이상민 장관으로부터 경찰 요청 시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으며, 이영팔 소방청 차장과 황기석 서울소방재난본부장도 단전·단수 관련 협조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을 내놨다.
하지만 이 전 장관은 특검 조사와 앞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그런 지시는 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특히 그는 "소방청과 관련된 문건을 멀리서 본 적은 있지만, 명확히 받은 적은 없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특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 CCTV에서 이 전 장관이 문제의 문건을 손에 쥐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확보하며 위증 혐의를 병합해 적용했다.
특검은 비전시 상황에서 계엄 선포 및 해제를 건의할 수 있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지위에 주목하며, 이 전 장관을 ‘내란 주무장관’으로 규정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언론 브리핑에서 “행안부 장관은 단순한 부처 장관이 아닌, 계엄 실행에 직접 책임을 지는 위치”라며 “범죄의 중대성, 증거인멸 우려,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또한, 특검은 이 전 장관이 12월 4일, 즉 계엄 해제 직후 대통령 안가에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김주현 전 민정수석,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함께 회동을 가진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회동은 참석자들이 ‘사적 친목 모임’이었다고 주장하지만, 특검은 계엄 연장 또는 수습 방안 모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이 전 장관의 구속영장 청구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이어 국무위원으로서는 두 번째다. 이로써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주요 국무위원들에 대한 사법적 책임 추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추가 소환도 검토되고 있어, 수사의 최종 종착점이 어디일지 정치권과 법조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앞서 특검은 24일 한덕수 전 총리의 주거지 및 총리 공관을 압수수색했으며,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허위로 작성한 ‘사후 계엄 선포문’을 폐기하라는 한 전 총리의 지시 정황도 확보한 바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구속될 경우 한 전 총리와 강 전 실장 등에 대한 신병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고위 공직자의 직권남용을 넘어서, 헌정질서의 핵심을 겨누는 내란 혐의라는 점에서 향후 한국 정치사와 사법사에 중대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 이상민 전 장관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31일 밤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