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2-05(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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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발칸 5개국 관광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과 자그레브 시내 관광을 끝으로 귀국한다. 79일의 여행을 되돌아보면 헝가리, 오스크리아, 체코의 관광지는 웅장함과 화려함의 조화가 이루어졌다면,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돋보였다. 발칸의 두 나라는 동유럽 나라에 비해 강대국이 아니기에 동유럽 나라들이 간직한 화려하고 웅장한 역사적 유물들이 적은 것은 당연했다. 동유럽의 번영으로 인한 동유럽의 사람들의 피로감을 발칸에서 풀라는 자연의 조화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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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 자그레브에서 플리트비체까지는 버스로 약 3시간 걸린다. 가이드 말로는 자주 교통 정체가 발생하기에 정확한 시간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관광객들이 몰린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은 1979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가이드 안내에 따르면 플리트비체 호수는 석회암지대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땅 꺼짐으로 폭포가 형성되어 생긴 호수 지형으로 크고 작은 16개의 폭포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상부 폭포 12, 하부 폭포 4개가 있는데, 우리는 하부 폭포만 둘러본다. 유람선을 타고 큰 호수를 둘러보는 코스도 있는데, 우리는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다. 플리트비체 호수 전체규모는 서울의 반 정도라고 하니, 반나절 관광으로는 그 전체를 모두 볼 수 없음은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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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트비체 국립공원에 도착해서 본 첫 번째 광경은 물의 양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높이가 큰 폭포였다. 높이 78m의 벨리키 슬라브 폭포이다. 나를 경탄하게 만든 것은 플리트비체 호수의 물빛이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자연의 빛이었다. 푸른색이 아니라 에메랄드색, 혹은 비 온 뒤 맑게 개인 하늘색 빛에 가까웠다. 지금은 사진이라는 문명의 기술이 있어서 그 색을 사진에 담을 수 있지만, 사진이 없을 때 화가들은 그 색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해졌다. 인간의 생각이 과학기술의 발전을 낳았지만, 그와 함께 인간의 사고도 변화되었다. 인간의 기억력과 상상력은 퇴보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자연의 신비로운 광경을 나는 사진에 담았다. 내 눈의 기억은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호수를 건너는 다리는 나무로 만들어졌다. 아마도 자연보호 차원이었을 것이다. 하부 폭포를 둘러보는 중 위쪽 상부 폭포 쪽의 넓은 호수 위에 유람선이 보였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관광하려는 인간의 욕심이 큰 유람선을 띄우게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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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인간에게 숭고미를 가르치기도 하지만, 플리트비체 호수의 자연은 인간에게 고상한 아름다움을 가르치고 있었다. 에메랄드빛의 플리트비체의 호수는 보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에 휴식을 가져다주었다. 호수 위에는 유유자적하게 놀고 있는 오리도 있었다. 물론 물속에는 크고 작은 물고기들도 많았다. 에메랄드빛 호수의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발길을 돌리기에는 너무나 아쉬움이 많았다. 그래도 떠나야 했다. 자그레브로 돌아오는 도중에 자그레브발 인천행 비행기가 두 시간 지연 출발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다시 플리트비체 호수로 돌아갈 수도 없다. 이제는 자그레브에서 자유시간이 늘어났다. 어제는 단체로 자그레브 시내 관광을 했지만, 오늘은 자유여행으로 자그레브를 돌아다니게 되었다. 오늘날 내 눈이 유혹하는 대로, 내 발길이 닿는 데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다. 자유여행이 여행의 참 멋이다, 자그레브의 늦은 오후가 바로 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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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영국 런던 여행이 그랬다. 하루는 가이드를 통한 10명 남짓한 단체 관광으로 가이드 설명과 함께 런던 시내를 여행하였고, 그다음 날은 나 혼자 여행하였다. 여행에서의 복습은 여행의 추억거리를 더 많이 간직하게 해준다. 혼자 템즈 강변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저녁 먹었던 기억, 피카디리 광장에서 젊은이들의 거리 공연했던 광경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였다.

 

가이드는 옐라치치 광장에서 자그레브 대성당까지만 동반하였고, 그 이후로는 두 시간의 자유시간을 주었다. 자그레브 중앙역에서 자그레브 대성당까지의 길은 반복해서 걸었는 만큼 아직도 눈에 선하다. 나는 돌의 문과 그 위쪽에 있는 지붕이 예쁜 성 마르크 성당까지 다시 둘러보았다. 그리고 손자, 손녀들에게 줄 작은 선물을 사기 위해 이곳저곳 가게도 기웃거렸다. 그러던 중 이상하게 생긴 터널을 발견하여 그곳도 걸어봤다. 35도에 육박하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터널 안은 시원하였다. 특히 유럽은 습도가 낮아 터널 안은 더욱 시원하였다. 자유여행이 끝난 후에 가이드에게 그 터널을 알고 있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자신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나는 그곳을 여름철 자그레브 여행의 필수코스에 포함시키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더위를 시키기에는 가장 적당했다. 나는 가게에서 맥주를 사서 아내와 함께 근처 공원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자그레브에서의 시간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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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태우고 함께 여행한 버스 기사가 자신의 시간은 저녁 8시까지라고 해서 우리는 저녁 8시 조금 넘긴 시간에 자그레브 공항에 도착했다. 그 시간부터 비행기 탑승 시간까지 6시간을 자그레브 공항에서 머물러야 했다. 시간에 쫓기지 않는 여행의 즐거움이란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지겹다고 생각하면 지겨운 일이지만, 즐기자고 생각하면 그 시간은 그리 길지가 않다. 작은 생각의 차이가 지겨움을 즐거움으로 바꾼다. 나는 한적한 공항 의자에 누워 면세점에서 산 맥주를 마시며 79일의 여행을 되돌아보았다. 꿈만 같았다. 익숙한 것이 좋기는 하지만 새로운 것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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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발칸 5개국 여행기 7(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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