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싱 새 전환점, 임애지 ‘양대 국제대회 메달’ 금자탑
파리올림픽 이어 세계선수권 메달 확보…여자 복싱 최초 기록
[리버풀=2025.09.11.] 임애지, 한국 여자 복싱 최초 세계선수권 메달…올림픽·세계선 동시 메달리스트 등극
한국 여자 복싱의 간판 임애지(26·화순군청)가 다시 한 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2025년 9월 11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제1회 월드 복싱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4㎏급 8강전에서 브라질의 타티아나 헤지나 지 지수스 샤가스를 5-0 전원일치 판정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 자동으로 동메달을 확보했다.
이로써 임애지는 2024 파리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세계선수권에서도 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여자 복싱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모두에서 메달을 따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남녀를 통틀어서는 2003년 세계선수권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조석환 이후 21년 만에 탄생한 쾌거다.
임애지의 이날 경기는 명확한 전략과 냉철한 운영이 돋보였다. 빠른 잽과 전방 압박으로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었고, 중거리 교환에서도 꾸준히 유효타를 적중시키며 샤가스를 압도했다.
1년 전 파리올림픽 16강전에서도 샤가스를 꺾은 바 있어 심리적 우위를 점한 채 경기를 풀어나갔다. 심판 5명 전원이 임애지의 손을 들어주는 만장일치 판정승이었다.
앞서 임애지는 16강전에서 개최국 영국의 맥키 로렌을 상대로 3-2 판정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한 바 있다. 두 경기 연속 판정승은 그의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과 집중력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오는 9월 13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에는 대만의 황샤오원과 결승 진출을 놓고 준결승전을 치른다. 임애지가 결승 무대에 오를 경우, 한국 복싱 사상 첫 세계선수권 결승 진출이라는 또 하나의 기록이 탄생하게 된다.
한편 이번 대회는 월드 복싱(World Boxing)이 창설 이후 처음 주최하는 세계선수권대회로, 총 70여 개국이 참가해 9월 14일까지 열전을 펼친다. 국제 복싱계는 국제복싱협회(IBA)와 월드복싱 간의 분열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회를 주목하고 있으며, 임애지의 성과는 단순한 개인의 기록을 넘어 한국 복싱의 국제 경쟁력과 위상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대한복싱협회 관계자는 “임애지는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입증한 선수다. 결승 진출 여부와 무관하게 이번 성과는 한국 복싱의 새로운 전환점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