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제의 혼자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47)
혼자
조양제(1969~ )
소월이 얘기했듯이
사람은 누구나
저만치 혼자 피어 있는 꽃이지
같이 있는 듯 하지만
저만치 떨어져 있는
같이 사는 듯 하지만
혼자 외로움의 꽃을 피우는
그런데 가만 보니
소월이 못 본 게 있지
다들 저만치 혼자 피어 있지만
사실은 혼자가 아니라는 거
발을 간지럽히는 잡초가 있고
느닷없이 등장한 강아지 콧김이 있고
늘 엥엥거려 목을 움츠리게 하는 벌도 있는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지
혼자 살지만 같이 살고
같이 살지만 혼자 살고
같이 외로움에 흔들리다가
혼자 그리움에 몸서리치는
그렇게 혼자
그렇게 같이

조양제 시인
부인과 두 아들을 둠. 경기도 부천 원미동 출생. 한양대 국어국문과 졸. 현재 강원도 원주 치악산 자락 전원주택에서 살고 있음. 대필작가협회 이사 겸 메인 작가, 카피라이터. 2023년 <문학과 행동>으로 시인 등단. 컨셉추얼리스트, 네이미스트, 대필윤문작가, 자서전, 사보작가. 현재 서울을 비롯 전국 곳곳에 일 받으러 돌아다니는 프리랜서.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이번 달 시는 조양제 시인의 “혼자”입니다.
며칠 전에는 일찍 사업을 시작해서 꽤 큰돈은 번 친구, 정치에 입문해 세상을 자기 것같이 생각하는 친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친구, 회사에 다니다 퇴직한 친구, 그리고 잡지를 만들며 돈도 안 되는 시를 쓴다고 애쓰는 필자 등 다섯이 만나 낮술을 기울이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각자 저마다의 사명(?)을 띠고 열심히 일하며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설왕설래 끝에 우리들의 이야기는 사람과의 인연 관계의 중요성과 성공한 인생에 대한 것에서 합의점이 도출되었습니다. 즉, “혼자”는 결코 우리 생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성공은 부나 명예가 아니라 남들에게 손가락질받지 않으며 자기만의 만족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사람들이 생을 영위한다는 것은 “꽃”의 생과도 비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만치 혼자 피는 꽃이” 있듯이 혼자 잘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 보”면 “사실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가 모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잡초” “강아지 콧김” “목을 움츠리게 하는 벌”로 상징되는 많은 것들이 우리의 삶을 살찌우고, 우리네 삶을 지탱해주는 매개체가 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었습니다. “혼자 같지만 같이 살고/ 같이 살지만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같이 외로움에 흔들리”며, “혼자 그리움에 몸서리치”며...... 그런들 그게 무슨 대수겠습니까. 어떤 꽃을 피우느냐는 것은 각자의 몫입니다.
혼자 조용히 “혼자”를 읽습니다. 여러 사람의 모습이 떠오르는 건 인지상정 때문일까요?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