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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

 

앞태 뒤태 모두 예쁜 다섯 번째 동시집,

파도는 파도 파도 파도출간한 이정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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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록 시인

 

-본인을 소개하면?

저는 작가입니다. 거의 전 장르를 다루고 싶은 욕심꾸러기라서, 스스로 잡가라고 소개합니다. 저는 1964년 초가을에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를 여섯 살에 입학하는 바람에 혼자 놀다가 문학적 감수성이 싹튼 것 같습니다. 1981년 공주사대에 입학해서 한문교육을 전공했습니다. 스물두 살에 광천중학교에 부임한 뒤로 37년간 평교사로 재직하다가 2022년 봄에 명예퇴직했습니다. 현재는 이야기발명연구소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1989<대전일보> 신춘문예와 1993<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천상병동심문학상, 풀꽃문학상, 한성기문학상, 박재삼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김달진문학상, 김수영문학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그간 출간한 책은 시집 그럴 때가 있다」 「동심언어사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아버지학교」 「어머니학교」 「정말」 「의자」 「제비꽃 여인숙」 「버드나무 껍질에 세들고 싶다」 「풋사과의 주름살」 「벌레의 집은 아늑하다와 청소년시집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 「까짓것」 「반할 수밖에와 산문집 시가 안 써지면 나는 시내버스를 탄다」 「시인의 서랍과 동화책 노는 물을 바꿔라」 「아들과 아버지」 「대단한 단추들」 「미술왕」 「십 원짜리 똥탑과 동시집 파도는 파도 파도 파도」 「아홉 살은 힘들다」 「지구의 맛」 「저 많이 컸죠」 「콧구멍만 바쁘다와 그림책 의자」 「어디가 아프세요?」 「오리 왕자」 「나무의 마음」 「어서 오세요 만리장성입니다」 「아니야!」 「황소바람」 「달팽이 학교」 「똥방패등입니다.

 

-동시집 <파도는 파도 파도 파도>를 소개하면?

동시집으로 다섯 번째 동시집입니다. 책을 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이 책을 내려고 이제껏 달려왔구나!’입니다. 이번에도 더 좋은 동시집을 낼 수 없겠다는 착각이 듭니다. 앞태 뒤태 모두 예쁩니다. , 이 책 냄새, 이 설렘의 숨결. ‘너는 어떻게 내 품으로 왔니?’ 머리맡에 놓고 아침저녁으로 한 번씩 읽어줍니다. 책의 콧구멍은 어디 있나? 배꼽은 어디에 숨어 있나? 지은이가 사랑해주지 않으면 세상에 나간 동시집이 고아가 될 것 같습니다. 찌개 뚝배기 밑받침으로 둥근 화인이 찍힐 것만 같습니다. 책이 나오면 한 달쯤 안아주고 쓰다듬습니다. 재채기와 옹알이를 시작하고 세상 속으로 걸음마를 시작할 때까지.

 

-동시집을 내게 된 동기는?

동시는 어린이세상의 즐거운 놀이와 슬픔과 작은 깨달음을 노래로 엮은 둥지입니다. 그 둥지에는 천진난만한 상상력이 부화 중이고요. 알에서 깬 세발자전거는 하늘을 날며 계속 알을 낳지요. 동시는 읽는 이를 맑게 합니다. 상처를 치료해 주고 마음의 먹구름을 걷어냅니다. 동시의 내용이 깜깜할지라도 행간의 커튼 사이로 밝은 빛이 들이칩니다. 초록 이파리로 팔랑거리는 작가의 눈빛이 시나브로 독자에게 건너갑니다. 시인은 마음 치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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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동시집을 읽으실 독자들께 팁이 있다면?

동시는 저에게 축복입니다. 시와 산문으로 찌들어버린 영혼에 산삼 녹용으로 위무해 줍니다. 태초에 동심이 있었습니다. 언어는 동심의 놀이터거든요. 신은 아이가 뚫어놓은 문구멍으로 세상을 내다봅니다. 동심에는 침이 묻은 손가락이 있습니다. 키가 자라는 문구멍이 있습니다. 반짝이는 작은 눈동자와 빛나는 너른 세상이 있습니다.

동심을 이야기하는 일은 즐겁습니다. 동시를 읽고 얘기를 나누는 동안, 상처 많았던 어린 자신을 불어내어 위로합니다. 함께 어깨를 두드려줍니다. 위로를 받는 일은 또한 위로하는 일이라서 상처끼리 얼싸안는 게 보입니다. 마음은 넉넉한 보자기 같아서 서로를 잘 감싸 줍니다. 마음은 팔이 길어서 여럿과 한꺼번에 어깨동무할 수 있습니다. 동심은 하늘처럼 깊고 넓고 쓸쓸해서 먹구름까지도 다 품습니다. 먹구름의 끝자리에 맑은 하늘과 별을 선물합니다.

동심의 세상은 어른들의 세상보다 훨씬 큽니다. 어린이의 눈과 마음은 어른들의 작은 세상을 다 품고도 남기 때문입니다.

 

-애착이 가는 동시 한 편은?

아주 조심스러운 질문입니다. 모두 애착이 가기 때문입니다. 동시도 개별적으로 다 마음이 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삐질까 걱정입니다. 동시 속에 등장하는 용접공 아빠의 쾌유를 비는 의미에서 <손난로>란 동시를 소개하겠습니다.

 

 

   손난로

 

 

새벽 일찍

멀리 일 나가던 아빠가

트럭 운전석에서 뛰어내립니다.

 

가슴이 너무 뜨겁고

따끔거린다고

수술했던 심장을 부여잡습니다.

 

엄마가 서둘러

아빠를 부축하고

  누나는 119에 전화합니다.

 

아빠, 미안해!

다 나 때문이야!”

 

아빠가 용접 불똥이 난

점퍼 안주머니에서

내가 넣어 둔 손난로를 꺼냅니다.

 

누나와 엄마와 아빠가

부둥켜안고 웁니다.

등짝을 맞은 나도

가운데 갇혀서 엉엉 웁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시월에 100세 그림책 참 빨랐지 그 양반과 내년 봄에 유아 그림책 함께가 좋아서를 준비 중입니다. 잇대어 시집도 나옵니다. 몇 권의 책이 일 년에 두어 권씩 차례차례 나오겠지요. 당구도 골프도 제 취미가 아니라서, 오로지 글만 쓰면서 지냅니다. 제가 지치지 않도록 독자님들께서 응원해 주세요.

 

-독자들께 한 마디

문학은 불입니다. 어둠을 밝힐 수도 있고, 구들장을 녹일 수도 있죠. 누군가에게 등대 불빛이 될 수도 있고, 생쌀을 익힐 수도 있죠. 그리고 숯을 남기죠. 마음에서 불길이 타오르도록 하죠. 천천히 언 땅을 녹여서 봄 언덕을 맞이하죠. 그래서 처음의 불길이 붉은 꽃봉오리로 바뀌죠.

여러분들이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추구하듯, 작가도 아름다운 감동을 책에 담아냅니다. 아름다움을 가꾸는 일은 신과 인간의 공통점이자 접점입니다. 여러분들이 창조하는 미의 세계에 저도 오래 동참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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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집 '파도는 파도 파도 파도' 출간한 이정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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