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 구속영장 기각…특검 내란 수사 제동
법원 “도주·증거인멸 우려 없어”…비상계엄 책임 규명 가로막히나
[서울=2025.10.15.]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구속영장 기각…비상계엄 특검 수사 제동
2025년 10월 15일 새벽,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에서 두 번째 구속영장 기각 사례다. 앞서 8월,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구속영장도 같은 이유로 기각된 바 있다.
영장전담 박정호 부장판사는 “구속의 상당성이나 도주, 증거인멸의 염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특히 “피의자가 위법성을 인식한 경위와 인식한 위법성의 구체적 내용, 객관적으로 취한 조치의 위법성 여부 등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며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앞선다”고 판단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지난 9일 박 전 장관이 계엄령 선포 이후 법무부 각 부서에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출국금지팀 대기, △구치소 수용공간 확보 등을 지시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같은 지시가 내란 실행 행위이며, 위법성을 인식하고 있었던 정황으로 대통령실 CCTV 영상, 관련 문건, 삭제된 자료 등을 제시했다.
영장심사는 14일 오전 10시 10분부터 4시간 40분 동안 진행됐으며, 특검 측은 120쪽 분량의 PPT와 230쪽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전 장관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이며, 자신은 통상적 지휘·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당시에는 내란이라는 인식이 없었으며, 증거인멸 우려도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박 전 장관은 계엄 당시 사용한 휴대폰 두 대를 특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각 결정은 남은 윤석열 정부 고위직 인사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무회의 참석자 중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의 조사 일정이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특검 수사의 동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법원이 구속의 ‘형사소송법상 최후 수단 원칙’을 중시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특검은 향후 불구속 기소 또는 영장 재청구 여부를 두고 내부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사건은 단순한 법적 쟁점을 넘어서 비상계엄 발동의 정당성과 윤석열 정부의 권력행사 방식에 대한 정치적 평가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내란 혐의라는 중대 사안에 대해 사법부가 어느 정도의 입증과 해석을 요구하는지에 대한 논쟁도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