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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전영관 시인)

 

시집을 읽는 팁은 마음의 로드뷰,

저와 함께 걸으시면 더 행복하겠습니다

시집 에덴 입장권출간한 전영관 시인

 

전영관1.청평호.jpg

         전영관 시인

 

-본인 소개 부탁합니다.

2011년 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했습니다. 첫시집 바람의 전입신고부터 부르면 제일 먼저 돌아보는, 슬픔도 태도가 된다, 미소에서 꽃까지및 이번 시집 에덴입장권을 포함해서 다섯 권의 시집을 냈습니다. 산문집도 5권 냈습니다. 많이 썼다는 말을 들을 수 있지만 51에 데뷔했으니 마음도 급하고 그간 담겨져 있던 문장들이 터져나온 거 아닌가 하고 저를 생각해봅니다. 무언가를 해내겠다는 욕심은 아니고 현대인의 삶과 외로움을 탐구하고픈 마음이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출생지 나이 학력같은 규격들은 생략하고 책으로만 소개올렸습니다.

 

-시집 <에덴 입장권>을 소개하면?

시인은 시 안에서 자신을 대변하는 화자(話者)를 구축하게 되는데 흔히 말해 부캐라할 수 있겠습니다. 제 부캐는 사랑을 잃은 독신, 자본주의에 치이는 급여생활자, 방을 얻느라 거리를 방황하는 주거난민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들의 진술과 시선이 시집의 흐름과 내용을 알려주는 셈이죠. 간간히 아내와의 추억, 가장의 애환 같은 것들을 수록했습니다.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게 시집 소개 아닐까 싶습니다.

 

표지사진 출판본.jpg

 

-이번 시집을 읽을 독자에게 드릴 팁이 있다면?

시에 등장한 사람의 시선, 걸음을 따라가는 듯이 읽으면서 느끼는 방법이랄까요. 그러다보면 풍경도 보이고 냄새까지도 느껴지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지도의 로드뷰로 그 지역을 돌아다니고 읽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좀 극성스럽죠 (웃음). 반계리라는 시의 반계리 은행나무도 고속도로 CCTV를 통해서 얼마나 물들었는지 확인하고 갑니다. 결국 시집을 읽는 팁은 마음의 로드뷰, CCTV가 되겠네요. 북토크처럼 독자여러분이 저와 함께 걸으시면 더 행복하겠습니다.

 

-평소 시에 대한 생각

시집이 생필품은 아니지만 세탁기 설명서 같아서 싱겁고,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책값이 아까운 경우도 있는데 취사선택은 독자들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의 정의는 너무 넓어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모호하고 싱겁거나 참혹한데 읽고나니 마음이 환기되는 글이라면 시에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접근하기 어렵더라도 들어가보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예술은 분명히 있습니다. 저는 독자님들의 그 길잡이가 되고 싶습니다.

 

-애착이 가는 시 한 편

 

청평호

 

하 많은 비밀들을 들었을 텐데 담담한

호수에서 고해소를 생각했다

살아온 일렁임을 엄살 부리고 싶어

드넓은 물만 바라보는 것이다

말하면 서늘해질 곳을 서로 잘 아니까

아카시아 꽃향기가 달곰해서

시럽도 필요 없겠다는 둥

우리는 말랑한 화제로만 에둘렀다

수면을 헤적이며 채록하는

물버들의 필체를 읽을 수 없다는 듯

나비가 팔랑거렸다

 

나이라는 죄를 지어서 엄살도 못 부리고

아비라는 종신형을 받아서 참기만 하고

남편이라는 굳건함을 자청했으니

댕돌같이 살았다

아픈 아들의 완치를 기원하는

눈 마주치면 눈 젖는 형편이니까

호수만큼이나 서로에게 빚을 진 사이여서

옆얼굴과 하늘만 번갈아보았다

 

행복과 우환이 갈마들어 불안해지면

왼손과 오른손의 이치라고 웃었다

호숫가의 하루를 잘 보내면

추억이라는 골동품이 되고

번민에 휩싸이면 고물상 개업하는 셈이라고

우리는 웃었다

오늘 오후는 우리 접시라고 믿었다

모든 속살거림이 다 담겼을 것이라고

생각이 많은 사람은 눈빛이 물빛이라며

손을 잡았다

 

전영관4.양수리.jpg

 

-앞으로의 계획

 

가장이고 직장인이니까 그 본분에 충실하며 시를 쓰고 싶습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시인으로서의 자발적 가난"은 동의하지 못하고요. 안정된 생계 위에서 시를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시인은 곤궁한 뒤에야 비로소 뛰어난 시를 쓸 수 있다는 뜻으로 시궁이후공(詩窮而後工)이라는 구양수의 말도 있습니다만ᆢ 시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여건만 된다면 더 낼수 있겠는데 시집이 안 팔리는 세상이니 출판사에게 부담만 주는 짓이라 서글픕니다. 더 좋은 작품으로 출판사와 제가 윈윈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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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에덴 입장권' 출간한 전영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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