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러시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한다. 그런데 그런 제재는 이미 바이든 때도 했던 제재라는 것이다. 그런 제재를 해봤자 미국은 제 발등만 찍을 뿐이다. 러시아는 미국에게 석유나 가스 같은 에너지보다 더한 약점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러시아에게 농축우라늄 수입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산 농축우라늄 수입을 금지하는 법을 지난해 5월에 제정했음에도 미국의 원자로 연료 최대 공급국은 러시아다. 2024년 러시아가 미국 상업용 원자로에 사용된 농축우라늄의 20%를 공급했다.
다만 미국의 에너지 정보국은 대체 공급원이 없거나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될 경우 2028년까지 예외를 허용했다. 현재까지 예외 승인을 받은 기업으로는 컨스털레이션 에너지와 센트러스 에너지가 있다. 그런데 트럼프가 원자력 발전 확대를 예고한 이후에 러시아 에너지 부분 제재 조치가 시행된 것이다. 미국은 원전 연료를 거의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데 앞으로 10년 동안 우라늄 공급이 상당히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에너지정보국은 미국에서 10년 동안 부족할 우라늄 물량이 1억 8,400만 파운드(약 83,460톤)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미국의 3년치 우라늄 소비량에 해당된다.
미국은 지난해 4월 약 30여년만에 신규 가동된 보글(Vogtle) 원자로 1, 2, 3, 4기를 포함해 현재 총 94기의 상업용 원자로를 통해 전체 전력의 약 18%를 충당하는 세계 최대 원전국가로 알려져 있다. 그 중 캐나다산 우라늄이 전체의 2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카자흐스탄과 호주산 우라늄이 각각 21%씩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미국 내에서 생산된 우라늄은 전체 구매량의 5%에 불과했다. 우라늄에 대한 탈러 현상을 벌이고 있지만 미국은 우라늄에 한 해 탈러를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농축우라늄을 러시아에 의존했던 이유는 과거 러시아의 무기 등급 고농축우라늄을 저농축우라늄으로 전환하여 미국 발전소에 공급하는 'HEU-LEU' 프로그램을 통해 안정적으로 원자력 발전 원료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세계 최대의 농축 우라늄 생산국 중 하나이며, 미국의 우라늄 농축 기술 개발이 핵확산 금지 조약 등으로 인해 제약을 받아왔다. 1993년부터 미국과 러시아는 'HEU-LEU' 프로그램을 통해 러시아의 핵무기 해체 과정에서 나온 고농축우라늄을 저농축우라늄으로 전환하여 미국 원자력 발전소에 공급했다. 러시아는 미국 전력의 약 10%를 꾸준히 공급해준 셈이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우라늄 농축 기술과 대규모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은 자체 생산 능력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뿐더러 농축할 수 있는 기술자들이 많지 않다. 그래서 러시아의 농축 우라늄을 수입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과거에 농축 우라늄 시장을 지배했지만 지금은 이를 생산하는 자국 업체가 없다. 러시아가 보유한 막대한 양의 고농축 우라늄의 농도를 낮춰 민수용으로 전환한 이후, 채산성이 떨어진 미국 업체들은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국에서 우라늄을 채굴한다 해도, 러시아로 보내 농축시킨 다음 가져와야 한다. 미국은 우라늄을 농축시킬 수 있는 설비, 기술, 장소 등이 거의 없거나 시설이 노후화 되어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미국이 제재해도 그동안 여유있게 그러거나 말거나 했던 이유는 미국이 자국의 원자로에 이상이 생기면 안 되니 러시아로부터 계속 우라늄을 수입하고 있었기에 제재가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다른 우라늄을 수입한다해도 어차피 러시아로 보내져 농축시켜 올 것인데 광물 금속들을 쌓아 놓아 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 러시아가 그나마 미국에게 우라늄 수출 중단을 하지 않았던 것은 인도주의적인 차원이다. 러시아의 농축 우라늄이 제대로 원자로에 공급되지 않으면 전력 생산은 물론이고, 냉각수의 온도가 급상승해 핵분열 및 폭발로 인한 방사능 노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바이든 때와 마찬가지로 러시아를 에너지 부분에서 제재한다 하지만 농축우라늄이라는 약점이 잡혀 있기에 바이든 이상으로 제재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인도와 중국이 직격탄을 맞는다 하던데, 중국은 미국에 희토류 약점을 잡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고 있는 이유는 원유 수급의 활로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란에서부터 원유 수입을 늘린지 오래다. 즉, 러시아로부터 수급에 의존하지 않고 수입의 다각화를 노리고 있다는 얘기다. 인도도 마찬가지다. 모디는 트럼프와 등을 돌린지 오래고, 중국과 화의를 통해 중앙아시아로부터 아프가니스탄 회랑을 통해 원유와 가스를 공급받고 있다. 그리고 인도는 미국 은행에 대한 의존을 벗어난지 오래다. 거래는 위안화로 하고 있고, 러시아로부터는 루블로 거래하고 있는데 미국의 제재를 받는다고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것에 흔들렸다면 트럼프가 인도에 관세 50% 부과했을 때, 진작을 무릎을 꿇었을 것이다. 중국과 인도는 여전히 러시아 원유와 가스를 축적할 것이고, 트럼프의 경고는 그러거나 말거나 하며 무시할 것은 당연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