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성일 글로벌한인병원 원장님이 올리신 캄보디아 비상대책위원회 1차 회의 최종 정리를 보고 생각에 잠겼다. 특히 6번째 항목인 <온라인 범죄 관련자 캄보디아 재입국 금지 강화> 부분에 있어 과연 캄보디아 정부가 이 부분까지 손을 대려 할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캄보디아 입국 관련 부분은 전적으로 캄보디아의 주권에 따른 부분이라 한인회에서 이런 얘기를 한다 해서 캄보디아 정부나 외교 관련 부서들이 들어줄리 만무하다. 그리고 관련 범죄자 블랙리스트 정보를 캄보디아 정부와 공유한다고 하는데 ‘코리안데스크’ 설치도 거부한 마당에 정말 캄보디아 정부가 블랙리스트 정보를 공유하려 할지도 의구심이 든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필리핀에도 있는데 필리핀에 ‘코리안데스크’가 있지만 숫자가 매우 부족하다. 2025년 8월, 마닐라, 앙헬레스, 울롱가포, 세부, 딸락 등 5개 지역에 총 8개의 코리안 데스크가 공식 출범했지만 데스크 인원은 고작 3명 정도, 데스크가 이전보다 늘어난 만큼 인원이 늘었겠지만 그래봤자 10명 이하일 것이고, 한 5명 정도로 추정된다. 캄보디아 사정을 봤을 때 만약에 된다 해도 3~5명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그리고 캄보디아 여행 주의 설정 지역도 범죄 주요 장소인 지역들은 여행 금지로 설정해 놓았고, 나머지는 특별여행제한 지역, 그리고 시아누크빌은 철수권고로 해놓았다. 다행히 완전히 캄보디아 전국을 여행 금지로 설정한 것은 아니라서 이 정도는 그나마 잘했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부패한 현지 공권력이다. 범죄 조직이 수시로 상납하고 그 대가로 현지 경찰은 단속 정보를 미리 알려준다는 것은 다 알려진 얘기다. 이는 캄보디아 뿐 아니라 필리핀도 유사하다. 양국의 공통점은 경찰관의 월급이 적어 상납금을 받지 않으면 생활이 어렵다는 것에 있다. 즉, 이는 현지 정부의 개선의지와 관련이 있다. 현지 정부 또한 부패하여 자신들의 몫을 챙기는 것에만 관심이 있지 경찰 행정과 업무, 그들의 삶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다. 관심이 없다보니 경찰의 일상은 피폐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결국 이는 부패로 연결된다. 필리핀의 주요 범죄는 셋업 범죄이지만 캄보디아의 납치도 사실상 필리핀의 셋업 범죄에서 진화된 또 다른 이름의 셋업 범죄다. 현지 경찰이 대대적으로 범죄 단지를 단속했다며 가끔 보도자료를 배포하지만, 이는 보여주기 식이고 잡힌 범죄자들은 보석금만 내면 석방되어 나올 수 있다.
한국에서 데려온 64명 대부분 범죄자들인데 각 범죄단지들의 규모들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적어도 3~4,000명이 능히 머물 수 있는 곳이다. 그들을 다 놓치고 데려온 64명은 꼬리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즉, 진짜 머리들은 다 놓치고 꼬리들만 잡아서 데려오니 이들이 꼬리 자르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같은 범죄를 셋팅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캄보디아의 각 경찰들이 이들 범죄조직의 상층부에게 정보를 흘리고 이들은 사업장을 은밀히 정리한다. 이들이 정리하고 떠난 다음 범죄단지 내부에 들어오면 텅 비어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수사될 자료와 단서들을 찾는 다는 것은 모래에 떨어뜨린 바늘 찾는 것이 오히려 더 쉬운 일일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 요청으로 현지 경찰이 한국인 3명을 구출할 때도 보면 최소 수백명이 머물던 범죄 단지에 고작 한국인 3명만 남아 있었던 것도 이상한 일이다.
결국 정보도 별로 없는 자들, 꼬리 자르기에 용이한 자들만 남겨 놓고 도주한 셈이다. 이들을 조사하여 캐네봤자 얻는 것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들 범죄단지를 후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캄보디아 금융서비스 대기업 후이원(Huione) 그룹의 여러 계열사에 이사로 등재된 훈 토(Hun to)의 경우, 훈 마넷 총리와 사촌 지간이라, 훈 센 가문을 토벌하지 않으면 이들과 연관관계를 수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범죄단지도 단속할 때는 범죄자들이 다 빠졌다가 다시 와서 범행하는 식으로 성행할 가능성이 높고, 아니면 라오스 국경 지대를 통해 골든 트라이앵글로 들어가 미얀마와 연계해서 같은 방식의 하우스들을 설치하여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캄보디아 뿐 아니라 필리핀도 유사한 부분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있었을 시절, 이와 같은 경찰 부패는 많이 줄어들었었지만 현 봉봉 마르코스 대통령 시대에 이르러 다시 두테르테 대통령 이전으로 회귀하고 있다. 필리핀 경찰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셋업범죄’의 주 원인이다. 경찰은 범죄조직과 적극적으로 결탁해 외국인들의 가방, 호텔방, 사무실 등에 마약, 총기 등을 몰래 넣은 뒤 발견한 척 하고 협박하며 돈을 요구하는 수법에서 보이스피싱과 온라인 고소득 취업 사기, 온라인 도박 등으로 수법이 진화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경찰 봉급을 두배로 올려 방지하고자 했지만 봉봉 마르코스는 이를 원 상태로 돌려놨다. 과거 김미영 팀장 사건도 그러했고, 마약왕 박왕열 사건도 그러했다. 훨씬 이전에는 최세용 일당의 필리핀 5인조 납치 사건도 있었다. 필리핀이든, 캄보디아든, 그들 스스로 내부에서 정화하며 개혁하지 않는 한, 이런 범죄는 근절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