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바람 탄 코스피, 배당 확대·자사주 소각 ‘가속’
금융지주·대기업 중심 환원율 50% 시대 진입 임박
[서울=2025.11.21.] 코스피 4000 시대, 주주환원 ‘빅뱅’… 배당 확대·자사주 소각 가속
한국 자본시장이 코스피 4000 돌파와 함께 '주주환원'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제조업 대기업들이 앞다퉈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서면서, ‘주주환원율 50% 시대’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월 30일 기준, KB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5조1217억 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5조 클럽’에 진입했다. KB금융은 같은 날 주당 배당금을 930원으로 결정하고 1조67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이로써 올해 예상 주주환원율은 5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도 각각 44% 이상, 45.8%, 38%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및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과 발맞춘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보험업계는 상황이 다르다. 수조 원대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도 현행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탓에 배당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 보험사는 순이익이 1조 원에 달함에도 배당을 못하고 있으며, 지난해 상장 보험사 11곳 중 단 4곳만이 배당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적립 방식의 합리화 논의에 착수했고, 제도 개선이 현실화될 경우 내년부터 보험사들도 본격적으로 배당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 전반의 배당 확대 흐름도 가시화되고 있다. 동아일보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코스피 상장사 812개사 중 121개사가 중간 또는 분기 배당을 실시했으며, 총 배당액은 17조7370억 원으로 5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현대차는 1조95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8% 증가했고, SK하이닉스(7772억 원), 신한지주(8282억 원), KB금융(1조47억 원) 등도 배당을 크게 늘렸다.
한국 증시의 체질 개선을 위해선 배당 확대와 함께 자사주 제도 개편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뒷받침할 소득세법·법인세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가운데, 기존의 손익 거래로 보던 자사주 매입·처분을 자본 거래로 명확히 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러한 제도 정비는 상장사의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투자자 신뢰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코스피 5000 시대 진입을 목표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한 장기 투자 유도, 주주친화정책 강화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지수 목표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산업 경쟁력 제고와 기업의 근본적 체질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주 신뢰 회복을 위한 일관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기업, 투자자 모두의 인식 변화와 정책 정비가 어우러질 때, 단기 반등에 그치지 않는 주가 상승과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가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