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1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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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정치의 속성과 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대한민국 


한국인들 상당수를 보면 전쟁에 대해 많은 감성과 환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가 총에 맞아 머리 터져 죽는 것을 보게 된다면 그날 밤에 그 죽은 사람이 얼굴이 떠오르고 계속 그것이 파노라마처럼 되뇌어서 돌아다닌다. 그것을 벗어나면 평소와 같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밤마다 꿈속에서 나오고 결국 불면증 때문에 폐인이 된다. 이 사람들은 그 트라우마가 오랜 세월이 지나며 사라질 수는 있겠지만 천둥만 치면 총이나 포를 쏘는 소리인 줄 알고 깜짝 깜짝 놀란다. 천둥이 바로 트리거가 되어 아직 심리적으로 잔상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는 죽을 때까지 갖고 갈 수밖에 없는 숙명이라고 한다. 


전쟁이 터지면 많은 인명이 죽는 것은 당연한거고 인권유린, 전쟁범죄, 그 외에도 할 수 있는 것, 끝도 없이 악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전쟁인거다. 거기에서 국제법 등을 다 지켜가며 인간적 다 따져가며 하는 전쟁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 나라가 했든, 그런거 하나 하나 다 지켜가며 하는 전쟁이 있던가?  전쟁 자체가 비도덕적이고 인권 유린인데 젊은 군인의 목숨과 약자 및 민간인들의 목숨, 다르다고 생각하는가? 사람의 목숨은 공평하게 1개 밖에 없고 어느 하나 귀하지 않은 목숨이 없다. 그 안에 고결한 도덕을 따지는 이상론들은 그저 상대방을 더 나쁘게 비난하는 선전도구이자 국제 정치적, 외교적으로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장치일 뿐, 아무 의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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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란, 터지기 시작하면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다하기 때문에 성역도 없고 도덕도 없고 서로 죽고 죽이는 처절한 살육만 있다. 그래서 전쟁은 늘 최후의 수단으로 쓰는 것이다. 그러니 그 안에서 인권 유린이니 전쟁 범죄니, 도덕성, 불쌍하다는 감성 따위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 없다. 어제 내가 러시아에서 일본에 제기한 사할린 학살, 중국이 오키나와에 원주민 언급한 것 등은 각 국가들끼리의 정치적 기싸움이다. 그러더가 선도 넘는 것이고, 관계도 악화되고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전쟁에 돌입하지 않는다. 하는 척, 긴장감만 올려 놓고, 각자 자국의 국내, 외적인 정치적 수사를 통해 입지를 강화하거나 상대를 견제하는 것이다. 그것이 국내가 됐든, 국제가 됐든, 관계란 그런 것이다. 그런데 그런 발언들을 자주 하여 국제적으로 상대를 자극한다는 것은 국내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외부로 환기시키며 주목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도 마찬가지다. 그의 정치적 권력 기반은 그렇게 튼튼하지 못하다. 게다가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핸디캡이 있다. 일본 사회는 다들 잘 알다시피, 여성에게 그리 좋은 사회는 아니다. 무엇보다 정치권은 매우 보수적이다. 그런데도 그녀가 총리가 되었으며 총리로써 권력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의 단합된 질서가 필요하다. 일본 국내의 권력 구도와 질서 확립은 그녀가 뭔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튼튼한 기반이 된다. 다카이치 사나에의 약점은 그런 기반이 불안정하다는 것에 있다. 그러려면 그녀에게 권력이 집중될 수 있는 "단합된 질서"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확고한 도구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안보 문제"다. 물론 미국이 원한 것일수도 있을 것이다. 


다카이치 사나에는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을 계속 자극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발언을 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에서 어제 강경발언을 했어도 이전 총리들에 비해 그 강도는 약했다. 그 이유는 사할린에 가스를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에게는 적당히 그 발언을 하고 넘어갈 수는 있다. 러시아 또한 지금까지 하는 것으로 봐서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듯 하다. 그러면 만만한 나라가 어디일까? 바로 중국이다.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의 역린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다카이치 총리가 모를리 없다. 그러나 그녀의 국내에서의 취약한 입지 등을 생각한다면 그 역린을 건드리는 것이 가장 큰 한 방이라 볼 수 있다. 그 역린을 건드리면서 중국이 발끈하면 그녀는 일본 내 국민들과 정치권, 군권 등의 단결을 요구하게 되고, 이렇게 단결된 힘은 그녀의 정치권력 구축에 큰 원동력이 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바로 그 점을 노리고 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중국에 대놓고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도전하는 미친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일본도 중국에 희토류에 약점이 잡혀 있다. 적당히 수위조절하면서 긴장감을 불어 넣어주고, 그로 인해 일본 내 그녀의 정치 권력의 입지가 단단해지면 그 때부터 관계 개선하는 측면으로 손을 내밀 가능성이 크다. 중국도 당장에 발끈하겠지만 이같은 다카이치 총리의 속사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정치란 그런 것이다. 상대의 발끈을 유도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입지를 안정적으로 만들면 그때부터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손을 잡는다. 그렇게 되면 상대는 못 이기는 척 받아준다. 


때로는 정치적으로 적당한 기만(Deceiver)과 위선(Hypocrisy)이 서로 윈윈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정치는 절대로 순수하게 보거나 접근하면 안 된다. 한국에게 부족한 것은 어줍잖은 순수함으로 접근한다는 것인데 국제 정치에서 그렇게 접근했다가는 조선처럼 되고 말 것이다. 세계 역사와 국제 정치, 외교를 평생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은 "나쁜놈이 가장 정치를 잘한다"는 것이다. 세계 각 국의 지도자들을 보면 답이 나오지 않는가? 


사진 :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출처 : Алексей Зён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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