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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들레헴=2025.12.6.] 3년 만에 다시 밝혀진 ‘희망의 불빛’…예수 탄생지에서 열린 평화의 성탄 트리 점등식

2025년 12월 6일(현지시각), 예수의 탄생지로 알려진 요르단강 서안 베들레헴 ‘구유광장(Manger Square)’에 대형 성탄 트리의 불이 다시 켜졌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로 지난 3년간 중단되었던 이 행사는, 지역 주민들에게 ‘기적 같은 회복’과 ‘희망의 부활’을 상징하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구유광장에는 이날 수천 명의 주민과 전 세계 관광객이 모였다. 무대에서는 지역 합창단의 성가와 어린이들의 전통춤이 어우러지며,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노래했다. 트리 꼭대기에 붉게 빛나는 별은 예수의 탄생을 알렸던 ‘베들레헴의 별’을 형상화한 것으로, 전쟁과 절망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평화의 염원을 담았다.

2 베들레헴 구유광장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행사 02.png

이날 행사는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한시적 휴전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10월 발발한 가자 전쟁 이후 베들레헴과 인근 팔레스타인 도시들은 대부분의 성탄 축제를 취소해왔지만, 이번에는 예외였다. 마히르 카나와티 베들레헴 시장은 “우리를 위한 희망의 불빛인 크리스마스는 결코 멈출 수 없다. 어둠 속에서도 빛은 반드시 찾아온다”고 말했다.

행사장 주변에는 종교와 국적을 초월한 축제의 열기가 이어졌다. 가톨릭 신자와 정교회 신자, 무슬림 주민, 각국 관광객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거리마다 아기자기한 조명과 어린이 놀이시설이 설치돼 오랜만에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베들레헴 지역 관광객 수는 지난해 대비 약 46% 증가했으며(팔레스타인 관광청 자료), 이 중 절반 이상이 종교·평화 목적 방문객이었다.

그러나 축제의 이면에는 여전히 비탄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불과 70km 떨어진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지속되고 있으며, 유엔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민간인 사망자는 1만8천 명을 넘어섰다. 바티칸에서 열린 성탄 메시지에서 교황 프란치스코는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무기의 소리가 멈추고, 정의로운 평화가 자리하게 되기를 기도한다”고 호소했다.

3년 만에 다시 밝혀진 베들레헴의 트리 불빛은 단순한 축제의 조명이 아니다. 갈등과 고통, 단절의 시대를 관통해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강한 불빛은 ‘희망’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 불빛이 예루살렘부터 서울까지, 분열된 세계의 모든 조용한 거리 위에 평화의 언어로 번지길 기원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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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고향 베들레헴, 3년 만에 성탄 트리 점등…‘희망의 불빛’ 되살아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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