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1-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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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린 르펜의 체포와 피선거권 박탈의 적법성

  • 프랑스 대법원의 판결, EU 법과 충돌 논란

  • 마크롱 정부의 사법 개입 의혹과 삼권분립 위기

  • 2027년 대선 출마 불발, 르펜의 정치 리스크 확대


프랑스 대법원에서는 2025년 3월 31일, 마린 르펜에게 징역 4년 형을 선고하고, 그 중 절반인 2년의 집행을 유예한 이후 나머지 2년 형을 감옥에서 복역하는 것이 아니라 가택 연금된 상태에서 전자 발찌를 착용하는 등의 다른 방식으로 대체하여 복역하도록 했다. 또한 5년 간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그녀의 2027년 프랑스 대선은 완전히 물 건너가게 되었다. 그러나 르펜은 항소하겠다고 하였으나 항소심에 뒤집혀 무죄 및 무혐의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한다. 물론 이 불가능한 현실이 이루어져 무죄 및 무혐의가 이루어진다 할지라도 2027년까지의 판결 번복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이같은 판결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프랑스 형법에서 프랑스의 수형자 · 집행유예자, 선거 범죄자에 대한 선거권 및 피선거권 제한 사항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프랑스 형법>

제432-10조 1항 - 공무원 등 공공 사무 취급자가 조세, 분담금 및 기타 공과금의 납부 의무가 없음을 알고도 세금, 분담금 및 기타 공과금을 납부 받거나, 징수하거나 또는 그 납부를 요구 또는 명하거나, 납부 의무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하여 그 사정을 알면서 위와 같은 행위를 한 때에는 5년의 구금형 및 75,000유로의 벌금에 처한다.  


제432-12조 1항 - 공무원 등 공공사무취급자 또는 선거에 의하여 위임을 받은 자가 감독, 운영, 청산, 지급 등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함에 있어 그 대상 기업으로부터 또는 직무수행 과정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이익을 취득하거나, 수수하거나 또는 이를 유지하는 때에는 5년의 구금형 및 75,000유로의 벌금에 처한다.


제432-13조 1항 - 사기업에 대한 감시 · 감독 업무, 사기업과의 계약체결 업무, 사기업의 영업활동에 대한 의견표명 업무를 담당하였던 공무원등 공공사무취급자가 직무종료후 5년 이내에 관계 사기업에 대한 용역, 자문 및 자금의 제공행위를 하거나 이를 승낙한 때에는 2년의 구금형 및 30,000유로의 벌금에 처한다.


제433-2조 1항 - 그 주체가 누구이건 재물의 수수, 요구 또는 약속을 한 경우 그 목적이 서훈 수여, 고용 제공, 계약 체결 기타 모든 사항에 관하여 공공 행정기관으로부터의 호혜적인 결정을 위한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영향력 행사에 있는 때에는 5년의 구금형 및 75,000유로의 벌금에 처한다. 


제321-1조 1항 - 장물취급이라 함은 정을 알면서 중죄 또는 경죄로 인하여 생긴 장물을 은닉, 취득 또는 양도하거나 양도를 알선하는 행위를 말한다. 

3항 - 장물취급은 5년의 구금형 및 375,000유로의 벌금에 처한다.


르펜은 EU 자금 횡령과 유럽의회 보좌진 허위 고용 혐의로 기소되었고, 2024년 11월 14일 진행된 공판에서 검찰은  르펜에게 징역 5년과 공직선거 출마 제한 5년을 비롯 벌금 30만 유로를 구형했다. 그런데 이는 엄연히 위헌하다. 


첫 번째, EU 자금 횡령에 대해서는 유로저스트(Eurojust)나 유럽 연합 사법재판소(Court of Justice of the European Union, 약칭 CJEU)에서 재판을 받으면 된다. EU 같은 경우는 국내에 있는 법률이 헌법의 규정에 맞지 않는 상황일 경우에 해당 국가의 법원에서 헌법과 법률을 해석하여 적합성의 심사를 하게 되어 있는데 결정은 해당 국가가 아니라 CJEU에서 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최종 판결은 프랑스가 아닌 브뤼셀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종 판결의 장소는 브뤼셀이 아니었고, EU 자금 횡령에 관련된 법무관들도 EU의 5 대국(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의 국적을 가지는 사람들이 참여한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EU 사법재판소의 소장인 그리스 출신의 바실리오스 스쿠리스(Vassilios Skouris)는 아예 배제되었다. 이는 프랑스가 EU를 창설 때 맺은 로마 조약(Treaty of Rome)과 마스트리흐트 조약(Maastricht Treaty)을 위배한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애초부터 르펜에게 씌워진 혐의인 EU 자금 횡령과 유럽의회 보좌진 허위 고용 혐의에 절대로 관여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두 번째, 프랑스 사법부의 적법성 논란이다. 선출되지 않은 판사들이 선거와 정치에 간섭하는 것은 엄연한 삼권분립(Three branches of government)의 위반이다. 프랑스는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사법부가 독립되어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사법권 독립의 보장자로서 최고 사법 위원회의 의장을 겸하고, 최고 사법 위원회가 대법관 및 고등 법원장 임명을 제청하게 되어 있는 등 사법권에 관하여도 대통령은 상당한 권한을 보유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 이는 프랑스의 사법권이 완전한 독립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된다. 따라서 르펜에게 이 같은 부적격한 판결이 내려진 것은 대통령 마크롱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사법부가 행정부 수반의 영향력 아래에 놓인다는 것은 누구든 정치적 보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현재 프랑스의 각종 사회 문제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경제도 침체되어 있는데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막대한 지원 선동 및 러시아와의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모습 등으로 인해 그의 지지는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마크롱 입장에서 르펜의 부상은 정치 생명까지 갉아 먹힐 수 있는 위험한 존재로 인식되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세 번째, 프랑스의 형법을 보면, "프랑스의 수형자 · 집행유예자, 선거 범죄자에 대한 선거권 및 피선거권 제한 사항"을 두고 따져봤을 때, 적법한 조항이 없다. 즉, 프랑스의 수형자 · 집행유예자, 선거 범죄자에 대한 4년 형은 존재하지도 않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필자가 위에 나열한 항목들을 보면 죄다 1심에서 판결했던 5년 형으로만 골라 보았다. 여기에서 굳이 르펜에게 적용되는 혐의로 본다면 제432-12조 1항과 제321-1조 1-3항에 해당된다. 그런데 르펜은 지난 선거에도 마찬가지고 2027년 대선에서도 르펜에게 EU가 자금을 지원한 내용도, 그녀가 EU에서 자금을 횡령한 내용도 증거가 부족하다. 그리고 이는 어디까지나 프랑스 법에 의한 부분이지 EU에 관한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 제321-1조 1항의 내용도 마찬가지로, 장물 취득과 관련된 계좌를 공개한 적도 없었고, 르펜의 차명 계좌가 있었다 할지라도 차명 계좌와 르펜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증명하지도 못했다. 

유럽의회 보좌진 허위 고용 혐의도 마찬가지다. 보좌진 중에 누구를 허위 고용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이를 조사하기 위해 기소유예(Deferred Prosecution)를 할 수 있었겠지만 그럴 의지도 없어 보였다. 


※ 총평


베네딕트 드 페르튀스 판사는 르펜이 EU 기금 400만 유로 이상을 횡령하고 그 돈으로 극우 정당의 국내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하려는 음모의 중심에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문제는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이는 말이 안 되는 판결이다. 따라서 이는 마크롱과 사법부가 결탁한 정치 보복(Political Retaliation)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런 식으로 야권 인사의 손 발을 묶고 경고를 하는 셈이다. 그리고 이는 EU의 뜻이자 글로벌리스트들의 뜻일 가능성도 높다. 르펜은 이를 EU 사법재판소로 끌고 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지만 EU 측이 재소를 거부한다면 방법이 없다. 그러면 최후의 방법이 있긴 하다. 그것은 자신의 지지자들과 시민들에게 호소하는 것이다. 결국 혁명으로 모든 걸 바꾸게 하는 방법이 현재로써는 르펜이 다시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다. 


프랑스 대혁명과 나폴레옹 법전의 위계도 추락했다. 그러나 프랑스 시민들의 반발을 예상하여 이를 눈치 보는지, 아직까지 명령적 규범(Normes Réglementaires) 형태가 작동하기 전이다. 프랑스의 명령적 규범은 행정청이 발하는 규범, 즉 행정명령을 말하는 것인데 지난 31일에 선고가 되었지만 아직까지는 대통령과 총리가 발의하는 데크레(Décret)가발동하지 않고 있다. 결국 루마니아의 조르제스쿠에 이어 프랑스의 르펜마저 정치 보복으로 실각하게 된다면 EU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할 것이다. 과연 프랑스는 이 위기를 잘 이겨나갈 수 있을까? 


정의의 여신 디케(DIKE).jpg
사진 : 정의의 여신 디케(DIKE), 출처 : 선생님이 필요할 때, 쌤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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