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1-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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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 협상, 이후 국제정세

 

이제 2025년이 서서히 저물고 있다. 냉혹한 국제 관계에서 지구촌 곳곳에 전쟁의 포성은 아직 멈추지 않고 진행 중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 정도가 러시아의 점령지로 들어 가면서, 현재의 전세는 러시아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푸틴은 젤렌스키에게 돈바스 전체를 러시아에 넘기라고 압박하면서,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을 향해서 외교 협상으로 근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겠지만, 이를 거부한다면 군사적 수단으로 역사적 영토를 해방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의 경고는 최근 러시아의 최첨단 무기들이 잇달아 공개되면서, 푸틴이 나름대로 자신감을 과시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젤렌스키는 현재 군사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을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터진 최측근들의 각종 비리로 인해 심각한 곤경에 빠져 있다. 젤렌스키는 유럽의 정상들과 미국의 트럼프를 계속 만나면서 평화 협상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만,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을 다시 세우기는 현재로선 매우 어렵다.

푸틴과 젤렌스키가 외교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 앉아 팽팽한 긴장 속 협상을 벌이는 모습.png

얼마 전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베를린 협상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을 위해 나토와 유사한 수준의 상호 방위를 제공할 수 있음을 제안했다. 이에 젤렌스키는 미국의 제안이 잘 지켜진다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포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젤렌스키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분명하게 우크라이나의 안정보장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만큼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는 수용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두 가지다. 첫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병력을, 현재 수준의 절반으로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약 80만명의 절반 수준인 약 40만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우크라이나 자체 병력으로 러시아의 지상군을 막아낼 수 없다는 점이다. 둘째, 러시아의 입장에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에 서방의 군대가 주둔하는 것을 수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다만 이때 방어적 목적에 합당하기 위해서는 서방의 군대가 비무장 상태라면 러시아와 협상도 전혀 없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를 지렛대로 러시아가 과연 무엇을 우크라이나와 서방에 요구할 것인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관해 이번 주말에 마이애미에서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의 실무회담은 진행할 것이다. 여기에서 어느 정도 생산적 합의가 나온다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도 희망의 빛이 비칠 것이다. 처음에 트럼프는 28개 항목의 평화안은 제시했는데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다 그 평화안에서 러시아에 유리한 내용(우크라이나의 동부 영토 양보, 군대축소, 나토 가입 제한 등)으로 대체로 되어 있어서 논란이 일자 미국·우크라이나·유럽 연합은 미국의 평화안을 일부 수정해서 19개 항목으로 축소하고, 영토 양보, 나토 가입 제한 등은 뒤로 미뤘다. 젤렌스키는 이 중애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해 수용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젤렌스키는 가장 중요한 영토 문제에 관해서는 기존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러시아와 협상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미국과 러시아가 이번 협상이 아무런 성과가 없을 경우, 이 전쟁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이고, 이에 따른 물적-인적 피해는 훨씬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우크라이나는 감당할 수 없는 피해에 매우 시달리고, 서방은 승리할 수 없는 전쟁에 막대한 전비 부담으로 피로감에 더욱 무기력해질 것이고,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분열될 것이 분명하다. 더 나아가 미국이 본격적으로 발을 뺄 것인데, 그렇게 되면 유럽 전체가 러시아의 위협에 노출될 것이다. 푸틴은 유럽을 공격할 생각이 없지만, 이와 반대라도 러시아는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된 까닭은 유럽의 지도자들이 대러시아 정책에 대한 명백한 실패일 뿐만 아니라, 러시아를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다. 실로 자업자득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럽연합은 트럼프가 문명의 소멸 위기라고 할 정도로 사실상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물론 이 발언은 타당하지 않다. 이 발언으로 과거의 대서양 동맹은 아마도 깨질 것이다. 푸틴도 이에 마치 화답이라고 하듯이 유럽의 지도자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러시아의 약화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려 했다고 말했다. 유럽은 이번 협상에서도 우크라이나 편을 들면서 물론 나름대로 명분이 없지는 않다 러시아의 불신을 그저 키우기만 했다. 과거 유럽의 동진으로 인한 각종 이득이 이제 러시아의 서진이라는 새로운 위협에 노출될 것이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우리의 시선을 동아시아로 한 번 돌려보자. 중국과 일본의 관계는 어쩌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다카이치의 대만 개입 발언으로 중국은 대대적으로 일본을 압박하고 있는데, 일본은 한 걸음 물러나는 모양새를, 중국은 계속 고삐를 죄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도 대만 문제에 관해 시진핑과 통화를 하면서 중국 측의 입장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은 말하자면 패싱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거기에 중국과 러시아의 폭격기가 오키나와 인근을 지나 도쿄 방향으로 이어지는 항로를 비행했다는 것도 단순히 훈련이라기보다 미국과 일본을 동시에 겨냥한 군사적 압박용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것은 일본이 대만 북쪽 인근 섬에 미사일 배치할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 할 것이다. 중국은 이른바 도련선 전략으로 태평양 진출을 노리고 있는데, 이때 걸림돌이 대만일 것이다. 항간에 중국의 대만 침공설이 나오기도 하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중국이 대만을 압박할 카드가 많은데, 굳이 그런 선택을 중국이 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 중국은 최근 캄보디아와 태국의 전쟁에 대해서 중재할 태세를 보임으로써 여전히 동남아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평화 협상, 중국과 일본의 긴장 등은 한국의 안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실로 크다고 하겠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특히 북한의 파병으로 인해 북러가 밀착하면서, 한반도에 러시아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 한국 입장은 이제 북한과 관련해서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의 관계도 복원할 필요가 있다. 최근 러시아가 한국에 유화 제스처를 취하면서 북극항로 프로젝트에 열린 태도를 보인 것은 한국에는 호재일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의 긴장도가 높아짐에 따라 두 나라 모두 한국과 더 밀착하려고 하는데, 한국은 어느 쪽에 서기보다는 균형적 입장에서 국익을 최우선에 두어야 할 것이다. 한미관계에서도 주한미군의 규모를 일방적으로 감축하는 것을 제한하는 이른바 국방수권법안이 공식 발효함으로써 주한미군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아마도 미국이 북러 밀착을 의식한 것이라 하겠다. 일본도 이번 기회에 재무장, 더 나아가 핵무장까지도 언급하면서 군비를 확충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반도 주변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럴수록 일본이 고립될 우려가 크고, 오히려 중국에 지지를 보내는 국가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필자가 요즘 국제정세를 분석하다 보면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우리가 과거보다 한층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할 상황이고, 이에 따라 한국의 외교력과 안보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내년에 북미대화, 남북회담 등도 중요한 이슈로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상황이 그대로 될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북한이 여하튼 어떤 방식으로 외교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국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 어쩌면 이것은 한국에 또 다른 기회일 수도 있는데, 한국이 나름대로 승부수를 던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비록 걸음이 더디지만 한 걸음이라도 아예 디디지 못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키워드 : 러시아, 우크라이나, 푸틴, 젤렌스키, 평화, 협상, 평화안, 유럽, 중국, 일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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