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 가는 2025년의 마지막 즈음, 2026년의 국제정세는 어떻게 될 것인가?
강대국 거래외교와 분열의 시대, 2026년을 향한 세계의 선택
제목 : 저물어 가는 2025년의 마지막 즈음, 2026년의 국제정세는 어떻게 될 것인가?
2025년이 이제 불과 하루도 채 남지 않았다. 급변하는 국제정세는 어느 특정한 지역에 제한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이해 충돌로 인해 지구촌 곳곳에서 각종 분쟁과 전쟁 등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4년 차로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평화협정으로 이어지기에는 멀어 보인다. 중동에서는 이란이 주도했던 이른바 시아파 벨트가 약화된 틈을 타서 사우디와 튀르키예가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 동북아에서는 중국-일본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거기에 북한-중국-러시아의 연대가 드러나면서 한국-미국-일본의 심각 동맹에 맞서려는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그런데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와 이익과 거래 관계로 보면 대립과 협력이 유연하게 공존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바로 이 국가들의 공통점이 강대국이라는 점에서 얼마든지 막후 협상과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강대국의 이익 추구가 다른 국가들에 치명적인 손해를 입힐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은 대서양동맹보다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유럽을 압박하고, 트럼프식 고립주의로 가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치보다 협상과 거래로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국제관계에서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단일대오보다는 분열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안보 문제에서 서유럽 국가들은 이 기회에 자국 방위비를 늘리거나 재무장하는 쪽으로 가겠지만, 동유럽 국가들은 군수물자를 구매하는 쪽으로 갈 것이다. 그런데 이때 문제는 당연히 독일의 재무장이 될 것인데, 나치의 지배에 대한 공포감을 가고 있는 동유럽 국가들은 자칫 러시아로부터도 독일로부터도 위협을 받는 상황에 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프랑스는 독일과 최근 가까워지면서 나치에 대한 기억보다는 유럽연합의 주축국으로서 독일과는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영국은 저물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사이에서 줄다리기할 것이다. 하여튼 서유럽의 이러한 움직임에 있어서 명분은 러시아의 위협인데, 이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러시아의 서진 가능성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근거한다. 그런데 소련 연방이 해체되었을 때, 서유럽 국가들과 미국은 환호성에 젖어 동진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바뀌게 될 줄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러시아가 강대국으로서 위상을 이토록 빨리 되찾을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은 여러 번 러시아의 위협이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서방 지도자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그러나 이러한 서방의 불신은 뒤집어 보면 러시아의 의도와 상관 없이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그런 유럽의 계산법과 분명히 다르게 미국 자체의 이득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러시아와의 관계도 개선하지 못할 뚜렷한 까닭이 없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푸틴도 다른 미국의 지도자들보다 트럼프와 협상만 잘하면 손해 볼 것이 없고, 오히려 유럽을 분열시키는 결과가 러시아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이러한 점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평화 협상도 젤렌스키의 입장보다는 현재의 정세로 보면 트럼프가 푸틴의 입장을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 것인지가 관건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협상을 보면,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트럼프와 푸틴의 논의와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논의가 서로 완전히 다르다고 느낄 수도 있다. 러시아는 현재 전황이 자신에게 유리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이제 남부와 오데사까지 노리고 있는데, 여기에서 자신의 입장이 관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거기에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잇달아 터진 부정·부패 스캔들과 푸틴 관저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설 - 사실 여부가 현재의 시점에서 중요하지는 않다 - 등이 불거지면서, 젤렌스키는 더욱 궁지에 몰렸다. 이쯤 되면 트럼프도 난감할 것이다. 그러면 이 전쟁은 언제 끝날 수 있을 것인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내년 2월 20일 정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중동으로 눈을 돌려 보면, 시리아에서 또다시 IS에 의한 미군의 사상자가 나오자마자. 미국은 이에 대한 전방위적 폭격을 가하면서 중동에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란도 장거리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와 더불어 헤즈볼라에 대한 지원을 또다시 개시했다. 가자에서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2단계 휴전안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승인하면서 홍해가 각국의 각축장으로 변할 수 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소말릴란드로 이주시키려는 소문도 있다. 여기가 중요한 것은 바로 위에 지부티에는 중국과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맞은 편에 예멘(후티)과 아덴만이 있어서 전략적-지정학적 가치가 높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러한 이스라엘의 행보가 중동과 아프리카의 판세를 흔들어 이 지역을 둘러싸고 각국의 각축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소말리아인의 주권은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될 것이다.
동북아는 어떤가? 직접적인 군사적 충동은 없지만 여전히 긴장도가 높다. 최근 미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하면서 이에 맞서 중국이 대만을 포위하는 실탄훈련을 하고, 지역의 긴장도를 계속 높이고 있다. 일본도 고위층 인사가 핵무장을 발언하는가 하면,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고 있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일본의 재무장은 독일의 재무장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독일은 적어도 유럽에서만큼은 진정한 사과를 여러 차례 했으며, 이를 통해 독일의 위상을 높이려고 했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일본은 주변 국가로의 영향력을 확대하면서도 과거의 침략사에 대한 아무런 반성도 없이 과거사를 미화하기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과거의 무력한 청국이 아니고, 일본은 과거의 일본이 아닌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과거가 잊어져 가기를 바라고 있다. 그나마 일본은 한국과 이른바 셔틀 외교로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청산되지 않은 과거사는 여전히 일본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미국은 내년 중간 선거의 결과에 따라 트럼프의 정책도 다소 변수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공화당 소속의 의원들이 이탈해서 주지사로 나서는 것은 내년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염두에 두면 트럼프는 급할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실타래처럼 꼬인 현재의 모든 상황이 그다지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시적 봉합이 문제해결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문제해결을 하는 척이라고 해서 자신의 이미지를 보여주려고만 한다. 이것이 과연 미국에 이익이 될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중국은 이러한 정세에서 비교적 느긋하게 상황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면서 각국을 중국 편에 서게 하고 있다. 반대로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집요하게 압박하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이중적 전략은 미국과도 러시아와도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것인데, 이것은 중국의 실질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다. 문제는 중국의 내수 침체가 변수인데,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은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은 현재 상황으로 보면 APEC의 성공적 개최, 한미 정상회담, 한중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으로 그동안에 외교 공백을 만회했지만, 남북 관계가 별다른 진전이 없어서, 한반도 정세 전체가 아직 안정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한반도에서 남북이 모두 외부적 충격에 서로 영향을 받는 구도로서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없을 것이다. 필자는 적어도 남북문제에서 서로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서로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가 있다면 한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현실적으로 이용한다면 북한과도 어떤 식으로든 통로가 열릴 것이다. 북한이 다자외교에 출현한 것도 어쩌면 한국에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국제정세를 다각도로 분석하면서 느낀 점은 국제관계란 현실적 기반 위에서 서로의 이익이 공유될 수 있을 때,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될 수는 있지만, 미래에는 이익에 따라 누구의 손을 잡을 것인지는 선택만 있을 뿐 알 수 없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