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2-10(화)
  • 로그인
  • 회원가입
  • 지면보기
  • 전체기사보기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한 혐의를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내란 특검이 징역 15년을 구형하면서, 헌정질서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정치·사회 전반을 흔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는 1월 12일 결심공판을 열고 다음 달 12일 오후 2시 1심 선고기일을 확정했다.


이 전 장관은 2024년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 하에서 경찰·소방 조직을 통해 정부 비판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고, 언론사 봉쇄를 지시하는 등 내란 중요임무에 종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은 이 사건을 “국가 무력조직을 동원한 친위 쿠데타 시도”로 규정하며, 행안부 장관으로서의 핵심 역할을 문제 삼고 있다.


특검 측은 결심공판에서 “계엄의 위헌성을 인지하고도 국무회의에서 이를 제지하지 않았고, 오히려 언론사 단전·단수와 봉쇄 지시를 통해 여론 통제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소방청과 경찰청이 언론사 시설에 대한 전기·급수 차단을 준비한 정황을 들어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부처가 언론 자유를 제압하는 도구로 활용된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장관은 최후진술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비상계엄과 내란을 연결하는 것은 창의적 발상일 뿐, 사전 인지나 관여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대통령을 만류하려 했을 뿐이고,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은 적도 전달한 적도 없다”며 “법관·장관으로서 법과 양심에 따라 살아온 사람에게 내란 가담을 씌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1 “비상계엄과 언론 자유를 상징하는 이미지.jpg

이번 구형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혐의로 기소된 인사들 가운데 두 번째 중형 구형 사례로,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역시 징역 15년을 구형받은 바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내란 우두머리·일반이적 혐의 등에 대한 별도 재판이 진행 중이며, 재판부 구성과 기피 신청을 둘러싼 공방까지 더해지며 정치적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언론 자유 침해 여부는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다. 한국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언론사에 대한 직접적인 군·경 통제는 사라졌지만, 계엄하 언론 검열과 방송 중단 가능성은 여전히 법제도상 논쟁의 대상이었다. 국제 NGO ‘국경없는기자회’의 2024년 한국 언론자유지수 순위는 62위로, 정치적 압력과 소송 위험이 주요 문제로 지적된 바 있어 비상상황에서의 언론 보호 장치 강화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 현대사에서 계엄과 내란 관련 책임자들이 엄벌 대신 정치적 타협과 사면으로 마무리된 전례도 이번 재판에 대한 시선을 더 무겁게 한다. 12·12 군사반란과 5·18 유혈 진압에 책임이 있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7년 특별사면으로 형집행이 중단되면서, 고위층 내란 가담자에 대한 처벌이 ‘미완의 정의’로 남았다는 평가가 반복돼 왔다. 특검이 “엄벌이 없으면 시대착오적 쿠데타 시도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역사적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전체댓글 0

  • 20593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이상민 징역 15년 구형…‘언론사 단전·단수’가 남긴 계엄의 그림자”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