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무신 저작권 분쟁 종결…故 이우영 작가 유족 승소
7년 만의 판결, 창작자 권리 보호 전환점 될까?
‘검정고무신’ 7년 분쟁 마침표…故 이우영 작가 추모전, 부천서 열려
[서울=2026.01.12.]
국민 만화 ‘검정고무신’의 저작권을 둘러싼 7년간의 법적 분쟁이 지난 8일 대법원 판결로 종결되었다. 고(故) 이우영 작가의 유족 측 손을 들어준 이번 판결은 창작자 권리 보호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한편, 이우영 작가를 기리는 추모 전시 ‘검정고무신 없는 검정고무신’이 2024년 6월 3일부터 10일까지 경기 부천에서 개최되며 작가의 뜻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대법원, 형설출판사 상고 기각…유족 최종 승소
2026년 1월 8일, 대법원은 형설출판사 장 대표가 제기한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 이로써 서울고등법원의 “사업권 계약은 무효이며, 검정고무신 캐릭터 사용을 금지한다”는 판결이 확정됐다.
앞서 이우영 작가는 2007년 형설앤과 사업권 계약을 체결했으나, 2019년 출판사가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작가는 반소를 통해 저작권 침해 금지를 청구했다. 분쟁이 장기화되며 이우영 작가는 2023년 3월 세상을 떠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이 작가를 ‘검정고무신’ 캐릭터의 단독 저작자로 인정한 바 있다.
“검정고무신 없는 전시”…창작자의 부재가 말하는 것
이우영 작가를 추모하는 전시 ‘검정고무신 없는 검정고무신’이 2024년 6월 3일부터 10일까지 경기 부천 원미구의 못그린 미술관에서 개최됐다. 전시는 동료 작가 9인이 참여했으며, 이우영 작가의 캐릭터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작가의 정신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통해 부재 속 존재감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 김동훈 위원장은 “검정고무신의 부재를 통해 오히려 그것의 존재를 드러낼 수는 없을까 고민했다”며, “창작자의 권리가 온전히 돌아가야 한다는 염원을 담은 전시”라고 설명했다.
창작자 권리 보호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
이번 판결은 단순한 개인 간의 법적 분쟁을 넘어 창작자 권리 보호와 불공정 계약 구조의 문제를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4년 3월 ‘제2의 검정고무신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만화·웹툰 표준계약서 2종을 제정하고, 6종을 개정해 공정한 계약 문화를 조성하고자 했다.
개정안에는 ▲2차 저작물 작성 시 사전 고지 의무 ▲수익 분배 구조의 투명화 ▲정산 관련 정보 제공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표준계약서는 권고안으로 법적 강제력은 없다.
창작자 보호,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
이번 ‘검정고무신’ 판결은 창작자의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권리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사건이다. 유족의 승소는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적 개선의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문화예술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돌아보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