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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법 정의는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2026년 1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법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려진 ‘내란 우두머리’ 사형 구형은 한국 민주주의가 감당해야 할 질문을 정면으로 던졌다. 30년 전 전두환에게 사형을 구형했던 그 법정의 기억이 다시 소환되면서, 한국 사회는 “이번에는 과거와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가”라는 냉혹한 자문 앞에 서 있다.

사법 정의는 어디까지 도달해야 하는가. 권력자가 헌법 질서를 공격했을 때, 법원은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선을 긋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헌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단죄로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선례를 남겨야 하는가. 윤 전 대통령의 사형 구형은 이 두 요구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에 있다.

2) 사형 구형에 이르기까지

내란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훨씬 전인 2023년 하반기부터 계엄 계획을 검토하고, 군·경·정보기관을 동원해 국회 봉쇄, 야당 정치인 체포, 언론 통제 시나리오를 준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이를 “공직 엘리트가 국가 폭력 기구를 사적으로 동원해 입법·사법권을 장악하려 한 헌법 파괴 행위”로 규정했다.

결심공판에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법정형 중 최고형인 사형을, 함께 기소된 국방부 장관·경찰청장 등 고위 공직자 10여 명에게는 무기징역 또는 징역 10~30년을 각각 구형하며 내란 조직의 체계성을 강조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비상계엄은 국가 위기를 알리기 위한 경고이자 호소였을 뿐, 국헌 문란 의도는 없었다”며 공소장을 “망상과 소설”이라고 비난하며 전혀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유지했다.

3) 전두환 재판과의 닮은 점과 다른 점

한국 현대사에서 전직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사형 구형을 받은 사례는 전두환과 윤석열, 두 번뿐이다. 전두환은 12·12 군사반란과 5·18 유혈 진압의 책임을 물어, 항소심에서도 사형이 구형되었고 결국 1심에서 사형,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확정 후 특별사면으로 형 집행이 멈추었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모두 합헌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무력 또는 국가 폭력 기구의 동원’이라는 점이고, 차이는 전두환이 이미 발생한 유혈 쿠데타와 학살의 책임자였다면, 윤 전 대통령은 “실행 직전까지 준비된 내란”을 둘러싼 책임을 묻는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과거가 ‘일어난 쿠데타’를 단죄했다면, 이번 재판은 ‘막을 수 있었던 쿠데타 시도’를 어디까지 처벌할 수 있는지 경계를 시험하고 있다.

4) 분열된 여론과 정치 보복의 그림자

여론조사들은 12·3 비상계엄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해 국민 다수가 ‘내란’에 가깝게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응답자의 64%는 12·3 비상계엄을 “내란에 해당한다”고 답했고, 27%는 “내란이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명백한 내란”이라는 응답이 63%, “구국의 결단에 가깝다”는 답변이 15%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정치보복 우려’도 적지 않다. 같은 조사에서 “진실 규명과 관련자 처벌이 우선”이라는 응답이 52%로 다수였지만, “사회 통합이 우선”이라는 응답도 42%에 달해, 강한 처벌 요구와 피로감이 공존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정당별 지지층에 따라 계엄 성격과 수사·재판의 정당성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은, 사법 판단이 내려진 뒤에도 판결이 곧바로 정치적 프레임 전쟁의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을 예고한다.

5) 계엄과 내란을 막기 위한 제도 설계

이번 사건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엄벌’이라는 순간적 감정에 머무르지 않고 재발 방지 시스템으로 이어져야 한다. NBS 조사에서 12·3 계엄과 관련해 “진실 규명과 관련자 처벌이 우선”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겼다는 것은, 시민이 여전히 제도적 안전장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는 방증이다.

구체적으로는 몇 가지 제도 개선이 논의될 수 있다.


  • 비상계엄 선포 요건과 절차, 국회 동의 방식 등을 헌법·법률에 보다 엄격하고 명확하게 규정해 ‘정치적 계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것
  • 대통령과 권력 핵심이 군·경·정보기관을 동원해 국회 봉쇄, 야당 탄압, 언론 통제를 기도할 경우 ‘미수’ 단계에서도 중대범죄로 가중 처벌하는 특별 규정을 둘 것
  • 비상 상황에서도 헌법재판소·법원·언론의 최소한의 기능을 보장하는 긴급조항을 신설해, 권력 내부에서 견제가 작동하지 않을 때라도 제3의 제동 장치를 마련할 것
  • 여야를 막론한 초당적 진상조사·기록화 위원회를 설치해, 향후 어느 정권도 이번 사건을 편의적으로 재해석하거나 삭제하지 못하도록 공적 기억으로 남길 것


이러한 장치들은 특정 정당이나 진영의 이해관계를 넘어, “다시는 계엄과 내란 시도가 통치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한다”는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를 법제화하는 과정이다.


6) 정치 보복을 넘어, 민주주의의 시험대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 구형은 한국 사법 시스템이 헌정 질서 파괴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그리고 그 반응이 얼마나 일관되게 유지될 수 있을지 가늠하는 분기점이다. 사법부가 내릴 1심 선고는 전직 대통령 개인의 운명을 넘어, 앞으로 어떤 권력도 헌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또 한 번의 정치적 타협 신호로 읽힐 수도 있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투표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권력을 잡은 자가 법 앞에 평등하게 서고, 그 과정이 정치 보복 프레임이 아닌 공정한 사법 절차로 작동하고 있다고 시민이 신뢰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비상계엄은 국민을 위한 호소였다”는 항변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그 호소가 왜 국회 봉쇄와 야당 체포, 언론 통제 계획과 함께 등장했는지부터 설명돼야 한다. 지금 이 법정에서 다뤄지는 것은 한 사람의 운명이 아니라, 법이 권력을 심판할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인지에 대한 한국 민주주의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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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사형 구형, 한국은 다시 역사를 반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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