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깜짝 실적’ 이후, 한국 반도체는 어디로 가야 하나
미국 공급망 재편·2나노 경쟁 속 메모리 편중 구조를 바꿔야 살아남는 K-반도체
TSMC의 실적 급등과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방향 전환을 요구하는 구조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TSMC는 2025년 4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5% 증가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AI 서버용 고성능 칩 비중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AI 슈퍼사이클’을 누리고 있다. 동시에 미국은 CHIPS법을 통해 수백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과 세액 공제를 제공하며 TSMC·삼성의 공장을 자국으로 끌어들이는 ‘반도체 안보 동맹’ 전략을 본격화했다.
TSMC 중심 공급망에 대한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면서, 미국과 글로벌 IT 기업들은 삼성전자를 ‘두 번째 전략 파운드리’로 부각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2047년까지 700조 원 규모의 K-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용인·평택을 중심으로 첨단 파운드리·메모리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국내 팹리스 육성으로 TSMC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TSMC는 2나노 공정 조기 양산과 연간 520억~560억 달러 수준의 설비투자로 기술 격차를 벌리고 있어, 삼성전자의 수율·고객 포트폴리오 측면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미국 현지 공장 확대는 인건비·전력비·규제 비용 증가와 함께 중국 내 투자 제한 조건까지 겹치면서, 한국 기업의 수익성 저하와 ‘제조 기지의 미국 편중’이라는 구조적 리스크를 동반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처럼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 제조 특화 모델’을 강화해, 설계보다 파운드리 신뢰도와 장기 계약 중심의 비즈니스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는 700조 원 국내 투자 계획을 축으로, 미국 투자와 국내 클러스터 투자를 균형 있게 조정하고, 국가핵심기술과 3nm 이하 공정은 국내 중심으로 유지하는 방향의 인센티브·규제 패키지를 설계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TSMC의 실적과 미국의 공급망 재편은 한국 반도체 기업과 투자자에게 동시에 기회와 위험을 제공하는 변수로, 단기 주가 흐름만이 아니라 기술 경쟁력·설비투자·지역별 생산 비중 등의 구조적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본 기사는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분석 자료일 뿐이며, 개별 종목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투자로 인한 손실과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전제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