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2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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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SaaS 산업을 잠식하고 있다는 위기론이 커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가벼운 SaaS’와 ‘깊은 SaaS’를 가르는 구조적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범용 AI가 기능 중심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대체하는 동시에, 산업 현장에서는 AI 기반 산업용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축으로 한 ‘소프트웨어 정의 산업’이 새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1. 사실적 배경: ‘사스포칼립스’와 산업용 로봇의 부상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SaaS 기업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 앤트로픽이 업무 특화 플러그인이 포함된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를 출시하자, 법률·재무·마케팅 등 지식 노동 영역을 겨냥한 SaaS 기업들의 주가가 하루 만에 두 자릿수 급락을 기록했고, 일주일 새 전 세계 SaaS·IT 서비스 기업 시가총액 약 2,850억달러가 증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플러그인이 문서 작성·검색·법률 검토·재무 분석 등 기존 SaaS가 제공해 온 기능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면서 “AI가 SaaS를 통째로 대체할 수 있다”는 공포가 증시에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같은 시기 산업 현장에서는 상반된 흐름이 나타난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AI 기반 산업용 로봇 시장은 2025년 약 168억달러에서 2035년 333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며, 연평균 성장률은 7.1%로 제시된다. 특히 자동차 산업이 산업용 로봇 수요의 약 30~35%를 차지하며 최대 수요처로 자리 잡고 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전체 산업용 로봇 설치의 60% 이상을 흡수하는 최대·최고 성장 지역으로 평가된다. 제조·자동차·전자 산업이 밀집한 한국 입장에서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국면이다.


2. 구조적 원인 

① 범용 AI 확산과 기능 평준화

범용 AI의 고도화는 검색, 문서 작성, 요약, 이미지 편집 등 단일 기능 중심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글로벌 AI 플랫폼이 제공하는 플러그인·에이전트는 과거 여러 SaaS를 조합해 수행하던 법률 문서 검토, 마케팅 캠페인 설계, 재무 모델링까지 통합 수행하며, ‘앱 스토어’식 생태계를 기반으로 기능을 흡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특정 기능 하나에 특화된 ‘얕은 SaaS’다. 이들 서비스는 가격 경쟁 압력에 직면하고, AI 도입으로 전환 비용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고객 이탈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반면 ERP, 협업툴, 제조 실행 시스템(MES)처럼 조직의 핵심 데이터·워크플로·권한 구조에 깊게 통합된 SaaS는 하루아침에 교체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단순 기능은 AI로 대체되지만, 조직의 운영체계와 얽힌 소프트웨어는 오히려 AI를 내재화하며 생산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것이다.


② 소프트웨어 정의 산업과 산업형 SaaS의 부상

AI 기반 로봇·스마트팩토리 확산은 전통 제조업을 ‘소프트웨어 정의 산업’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최근 산업용 로봇 시장 보고서는 하드웨어 판매보다 로봇 운영체제(OS), 제어·최적화 소프트웨어, 예측 유지보수 플랫폼, 로봇-애즈-어-서비스(RaaS) 구독 모델이 수익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로봇·제조·물류·디지털 트윈 환경에서는 생산 설비 상태 데이터, 공정 로그, 품질 데이터 등을 실시간 수집·분석하는 플랫폼이 필수다. 자동차와 전자 산업을 중심으로, 클라우드·엣지 컴퓨팅과 연계된 AI 분석 SaaS가 설비 고장 예측, 에너지 효율 최적화, 공정 자동 조정을 담당하면서 ‘산업 특화형 SaaS’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범용 생산성 툴은 위축될 수 있지만, 산업별 현장 데이터를 깊게 다루는 SaaS는 오히려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③ ‘해자’의 재정의: 데이터·전환비용·인프라 통합

업계에서 말하는 ‘해자(Moat)’는 더 이상 기술 알고리즘 자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하루아침에 옮길 수 없는 고객 데이터, 조직 프로세스와 결합된 워크플로, 기업별 인프라·보안 기준에 맞춘 커스터마이징, 온프레미스·프라이빗 클라우드·공공 클라우드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 전체가 해자를 이룬다.


이러한 요소는 전환 비용을 비약적으로 높인다. ERP, 그룹웨어, 금융 코어시스템, 제조 실행 플랫폼처럼 조직의 핵심 운영에 깊이 들어간 SaaS는 단기간에 다른 AI 도구로 대체하기 어렵고, 실제로도 고객사가 수년간 단계적 전환을 거치는 사례가 많다. 이들 솔루션은 AI 기능을 얹는 수준을 넘어, 수요 예측·리스크 관리·자동 의사결정 지원을 통합한 ‘AI 주도형 운영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새로운 해자를 구축하고 있다.


3. 이해관계 구조와 국내외 비교

이 같은 재편은 정책·시장 주체와 이해관계자 구도를 함께 바꾼다. 글로벌 AI 플랫폼 기업은 업무 플러그인과 에이전트로 기존 기능형 SaaS의 역할을 흡수하고, 산업 특화 SaaS 기업은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자를 강화하며, 전통 하드웨어 기업은 구독형 소프트웨어·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반대로 단일 기능형 SaaS 스타트업, 범용 툴 중심 서비스 기업, 하드웨어 매출에 의존해 온 로봇 업체는 생존 전략 재정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가별 구조도 다르다. 미국은 초거대 AI 플랫폼이 생태계를 흡수하는 구조가 강하고, 독립 SaaS 기업들이 이 생태계 위에서 ‘앱’처럼 포지셔닝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반면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아시아는 자동차·전자·정밀기계 등 고도 제조업을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산업용 로봇·제조 데이터 분석 SaaS에서 경쟁 기회를 확보할 여지가 크다. 특히 아시아·태평양이 AI 기반 산업용 로봇의 최대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고, 자동차가 전체 산업용 로봇 수요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한국 기업이 제조 데이터 기반 SaaS·산업 AI 통합 솔루션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6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자율공정·지능형 반도체 기반 미래 제조 생태계.png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자율공정·지능형 반도체 기반 미래 제조 생태계(생성형 AI)

 


4. 재발 방지·대책: ‘깊은 SaaS’를 위한 5가지 전략

전문가들은 “AI가 SaaS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얕은 SaaS를 정리하고 깊은 SaaS만 남기는 방향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 SaaS 기업이 취해야 할 전략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향이 제시된다.


데이터 독점화: 단순 기능 판매를 넘어, 고객 운영 데이터·도메인 데이터·현장 로그를 구조적으로 축적·분석하는 데이터 해자를 구축해야 한다.


워크플로 내재화: 조직의 승인·결재·품질관리·리스크 관리 등 핵심 프로세스에 깊게 들어가 “없으면 운영이 불가능한” 시스템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하이브리드 아키텍처: 금융·공공·제조처럼 규제가 강한 산업에서는 온프레미스와 프라이빗·퍼블릭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구조 지원이 필수다.


산업 특화 전략: 제조·물류·금융·의료 등 버티컬(Vertical)별 도메인 지식을 담은 산업형 SaaS로 전환해, 범용 AI가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깊이를 확보해야 한다.


AI 주도 재설계: 기존 제품에 AI 기능을 얹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 수집→AI 분석→업무 자동화까지 전 과정을 AI 중심으로 다시 설계하는 ‘AI 네이티브’ 구조가 요구된다.


정책 측면에서는 특정 기술·기업에 대한 지원 편향을 피하고, 중립적·개방형 표준을 바탕으로 제조 데이터 인프라, 클라우드·온프레미스 연계, AI 인력 재교육을 지원하는 방향이 중요하다. 사용자·노동자 측면에서도 AI 전환 과정에서의 일자리 영향·데이터 거버넌스·보안 이슈를 균형 있게 논의하는 사회적 대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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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SaaS를 대체한다? 살아남는 기업의 5가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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