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구조연구본부의 박정준 박사팀이 '이산화탄소를 먹는 콘크리트(CEC)'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 콘크리트는 이산화탄소를 영구적으로 저장하는 동시에 기존의 물이 섞인 콘크리트보다 강도와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기술로, 탄소중립을 위한 필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CEC는 이산화탄소가 녹아들어간 나노버블수와 시멘트로 만들어졌으며, 1㎥당 1~1.8㎏의 이산화탄소를 내부에 저장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는 이산화탄소 직접 주입 기술 분야의 세계 선도 기업인 캐나다 '카본큐어'의 방식으로 저장한 양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콘크리트는 전 세계에서 연간 300억 톤이 생산되는 중요한 인공재료다. 도시화와 사회기반시설 수요로 인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이 재료는, 생산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여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5%를 차지한다.
연구진은 나노버블을 사용하여 일반 대기압 조건에서도 이산화탄소를 고농도로 저장할 수 있게 만들었다. 나노버블수는 다량의 나노버블이 존재하는 물에 이산화탄소가 고농도로 녹아있는 상태다. 연구진은 최적의 온습도 조건과 배합기술을 CEC에 적용하고, 이산화탄소 반응성이 높은 산업 부산물을 사용하여 시멘트 사용량도 절약했다.
이 기술은 기존 증기 양생 기술에 비해 콘크리트 생산에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이산화탄소 양생 기법을 적용하여 기존 대비 동등 이상의 압축 강도를 갖는다. 또한, 높은 이산화탄소 저장 효율을 갖는 것이 큰 장점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국내 레미콘 시장에서 연간 50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감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CCU 콘크리트는 이론적으로 2050년까지 0.1~1.4Gt(기가 톤)의 이산화탄소를 격리할 것으로 추정된다. CCU 콘크리트는 포집된 이산화탄소와 콘크리트의 반응을 통해 광물탄산화하여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재방출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콘크리트 내부에 저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속가능한 건설 및 건축 재료 분야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앞으로의 연구와 산업 적용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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