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에서 민주주의가 탄생한 배경, 데모크라티아(Δημοκρατία)

입력 : 2024.07.24 01:49
이메일 글자확대 글자축소 스크랩

아테네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애초부터 민주주의가 실행되었던 국가가 아니었다. 아테네의 중심은 아레오파고스(Areopagos)이다. 아레오파고스에서는 329명의 위원들을 중심으로 공동통치의 사회를 이룩해냈다. 여기에서 9명의 아르콘(Archon)을 뽑는데 이들이 사실상 아테네을 이끌어가는 지도층이었다. 이들 9명의 아르콘들은 국가의 위기가 생겼을 때 서로 의견을 통합하곤 했는데 임기가 1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의미없는 직책이나 마찬가지였다. 


452079103_8121494674576195_5108642959091819769_n.jpg
사진 : Painting of ancient Greek democracy in action, 출처 : libcom.org, Author : C. L. R. James

 

아르곤은 그리스어로 "지배하다" 라는 뜻을 가진 동사 아르크(ἀρχ)에서 파생된 분사다. 여기에는 1명만 지칭되는 단수형으로 흔히 여기지는데 ἄρχοντες (아르콘테스)는 여러 명을 한꺼번에 지칭하는 복수형이다. 따라서 지배자로 음역될 수 있는데 고대 마케도니아어로는 "의미없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니 1년 밖에 없는 임기에 329명이 돌아가면서 지배층이 되는 시스템에 대한 비꼬는 뜻으로 볼 수도 있겠다.


이러한 폐해의 결정적인 부분은 아테네에서 발생한 총체적 난국으로 대표되고 있는데 아티카 일대는 농경지와 수자원의 만성적인 부족에 시달렸으며, 그나마 남은 농경지는 일부 지주에게 집중화되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아테네는 만성적인 식량부족과 심각한 경제양극화를 겪는다. 평민들은 소출의 1/6을 지주에게 바쳤고,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어 토지를 갖지 못한 자들은 날품팔이로 연명하였다.


그러나 당시의 정치적 경제적 불안정은 많은 인구의 이동을 초래하였고, 아티카 일대는 외부인구의 유입으로 인해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게 되면서 아테네의 빈민층은 크게 증가했다. 빈민들은 토지는 물론이고 심지어 가족이나 자신의 신체를 담보로 대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들에게 채무를 갚을 경제력은 애초부터 없었고, 귀족과의 빈부격차가 심화됨에 따라 두 계층이 서로 반목하는 상태로 나타난다. 


게다가 귀족들끼리도 심각한 내부분열이 존재했다. 당시 9명의 아르콘 중 하나인 메가클레스는 고리 대금으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못갚은 시민들을 노예를 부리거나 경지들에 투자하여 자신의 땅으로 만들고 그 영지를 살라미스 해안가까지 늘려갔던 것이다. 이는 즉, 당시 그리스에서 부동산 개념과 투기의 개념이 최초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부분이다.


B.C 632년 올림푸스 제전에서 우승하고 월계관을 수여받은 킬론은 메가클레스가 이에 시셈하여 그의 땅을 막대한 돈을 주고 사들였으며 졸지에 집을 잃은 킬론의 자신의 친구들을 이끌고 아크로폴리스와 아레오파고스를 장악하려 했다. 그는 두 지역을 장악하고 참주에 등극하여 부정부패를 일삼고 있던 메가클레스를 제거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를 알아차린 메가클레스는 킬론을 제거하기 하기 위해 킬론과 킬론의 친구들을 아크로폴리스 신전으로 끌어들였다. 


이 과정에서 메가클레스 일파들은 중대한 신성모독죄를 범했는데, 그들은 아테나 신전에 들어와 있었던 킬론 일파에게 복수의 여신들 신전 앞에서 재판받으라고 설득해놓고는 킬론 일당이 아테나 신전에서 복수의 여신 신전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척살해버렸던 것이다. 당시 신전에서 누군가를 살해하는 것은 명백한 신성모독이었다. 


그 결과로 인해 킬론의 남은 세력들은 메가클레스와 그의 일파를 "저주받은 자들"이라고 비난했고 이에 메가클레스에게 땅과 재산을 잃은 시민들이 킬론의 편을 들어 메가클레스를 비난하는 시위를 일으키는 등 아테네는 중대한 사회적 갈등으로 내흥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이 때 솔론이라는 거물이 나타나서 오늘날 아테네의 민주정이라 말하는 대대적인 개혁을 일으키는데 데모크라티아(Δημοκρατία)의 원조가 된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대한민국에 솔론과 같은 영웅은 과연 탄생할수 있을까?, 그가 누구일까? 누가 킬론이고 누가 메가클레스 같은 자일까? 그 전횡으로 인한 피해는 누가 볼까? 생각과 칼자루는 여러분들에게 있다.


정길선 기자 lukybaby7@gmail.com
© 저널인뉴스 - jink & jinkorea.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칼럼 많이 본 기사

  1. 1헤겔 철학, 그 역사적 전개와 의미
  2. 2지나친 역사 미화를 하는 분들의 마지막 여정
  3. 39월 2일은 베트남 독립기념일 - 베트남 독립의 기폭제가 된 디엔비엔푸 전투 이전의 배경에 대하여 언급해본다.
  4. 4제주 지역 역사 유산들, 방치에 가까한 행태에 대한 비판
  5. 5러시아 역사상 최고의 전략가이자 전술의 마왕(魔王), 알렉산드르 수보로프(Александр Суворов)
  6. 6러시아의 조국전쟁(Отечественная война 1812 года), 러시아와 프랑스의 격돌, 나폴레옹 원정의 황혼기
  7. 7러시아 국민시인 알렉산드르 푸쉬킨 동상이 우크라이나에서 수난 중
  8. 8세계 향수시장의 중심이 된 파리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고대 그리스에서 민주주의가 탄생한 배경, 데모크라티아(Δημοκρατία)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