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7(금)
  • 로그인
  • 회원가입
  • 지면보기
  • 전체기사보기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25)

 

진란(1959~ )

 

 미운 사람 없기, 지나치게 그리운 것도 없기, 너무 오래 서운해 하지 말기, 내 잣대로 타인을 재지 말기, 흑백논리로 선을 그어놓지 말기, 게으름 피지 말고 걷기, 사람에 대하여 넘치지 말기, 내 것이 아닌 걸 바라지 말기, 얼굴에 검정 색깔 올려놓지 말기, 미움의 가시랭이 뽑아서 부숴버리기, 그냥 예뻐하고 좋아해주고 사랑하기, 한없이 착하고 순해지기

 

 바람과 햇볕이 좋은 날 자주 걸을 것

 마른 꽃에 슬어 논 햇살의 냄새를 맡을 것

 그립다고 혼자 돌아서 울지는 말 것

 삽상한 바람 일렁일 때 누군가에게 풍경 하나 보내줄 것

 잘 있다고 카톡 몇 줄 보낼 것

 늦은 비에 홀로 젖지 말 것

 적막의 깃을 세우고 오래 걸을 것

 

 진란 시인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2002년 계간 <주변인과 > 편집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6회 미네르바 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혼자 노는 숲>, <슬픈 거짓말을 만난 적이 있다>가 있다.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25번째 시는 진란 시인의 입니다.

 

우리가 삶을 산다는 것은 타인과의 관계 설정에 다름 아닙니다. 삶이 온전하다거나 행복하다거나 성공했다고 느끼는 감정은 타인과의 관계가 어떻게 조화롭게 유지됐느냐의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주위를 뒤돌아보면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사기를 당했다거나, 꾼 돈을 못 받아 고통을 받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자기 글을 도용당해 억울해하는 이들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모두 을 잘 못 쉬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숨은 삶일진대 그런 사람들은 삶에서 고통이 느껴집니다. 많은 사람들은 삶에서 행복이나 기쁨을 느끼며 살고 싶을 것입니다. 모두가 그러기를 바라며 삽니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하면 내가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이웃으로 살고 있는지 반성도 해야 합니다. 내가 바라는 만큼 나도 이웃에게 베풀지는 못하더라도 폐를 끼치지는 않고 살아가는지 반추해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이 시 1연은 이웃과 잘 지내기 위한 내적 마음의 다짐이라면, 2연은 이웃에 내 마음을 전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주문합니다.

 

아무렴, 제대로 된 을 쉬며 살기 위해선, “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선, 이러한 강령들을 실천하며 살아야겠지요.

 

오늘, 그대 은 평안한가요?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