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2(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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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두 번 구입한 이유

 

조카가 약국을 하는데 우리 부부는 몇 개월에 한 번씩 비타민, 종합영양제, 유산균 등을 시켜 먹는다.

 

한 달쯤 전일이다. 이번에도 떨어진 약을 시켰다. 19만 원어치다. 그런데 약을 시켰는데 오지 않는다. 약국을 이전해 바빠서 그런가 하고 있다가 열흘이 지나도 약이 도착하지 않자 조카한테 카톡을 보냈다. 돌아온 답은 주문한 다음날 바로 보냈다며 우체국택배 운송장번호까지 보내왔다.

 

우체국택배 아저씨에게 전화했더니 열흘 전에 배달 완료했다고 한다. 집안 곳곳을 다시 찾아보아도 택배가 없다. 택배사 아저씨가 와서 CCTV를 확인하고 나와 함께 아파트 20층까지 확인했는데도 없다.

택배사 아저씨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약값을 돌려주겠다며 계좌번호를 물었다. 일처리 하는 게 깔끔하고 정확했다. 마음에 들었다. 돌려받은 19만원으로 아내가 종로에 있는 약국에 가서 약을 구입했다. 무려 26만원이나 들었다.

 

그런데 그제, 영화 촬영 일 때문에 오랜만에 집에 온 딸이 자기 방에 쌓아놓은 택배 물건을 정리하다 자기 것이 아닌 것 같다며 택배 박스 하나를 내민다.

 

아뿔사, 그 박스에는 약이 가득 들어 있었다. 기가 막혔다. 택배는 정확히 우리 집에 배달된 것이었다. 딸의 택배도 일일이 확인했었는데 왜 발견하지 못했는지 지금도 궁금하다.

 

어쨌든 황송한 마음으로 택배 아저씨께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마이너스 통장에서 19만원을 이체시켰다. (지금 마이너스 인생인데 19만원이 더 마이너스된다고 무슨 대수랴. 마음이 편해야지.)

 

택배 아저씨로부터 카톡이 왔다.

돈 잘 받았습니다. 선생님 찾으셔서 다행이에요. 제가 추후에 선물 하나 보내드리겠습니다. 연락주셔서 무척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어제 이런 선물(사진)까지 집 앞에 놓고 갔다.

우리가 미안한데 선물까지 놓고 가다니 우린 뭐로 보답하지요?”

 

신세지기 싫어하는 아내는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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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1

  • 56959
프로박

이완근 기자님 수고하셧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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