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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20)

 

외로움

나태주(1945~ )

 

맑은 날은 먼 곳이 잘 보이고

흐린 날은 기적소리가 잘 들렸다

 

하지만 나는 어떤 날에도

너 하나만 보고 싶었다

 

나태주 시인

1945년 충남 서천군 출생.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대숲 아래서등단. 2020~2021 43대 한국시인협회 회장 역임. 2020년 제31회 김달진문학상 시부문 수상 등 다수의 수상. 시집 <대숲 아래서> 등 다수.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20번째 시는 나태주 시인의 외로움입니다.

 

외로움을 사전에서는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둘이 있다면 외로움이 없어지나요? 아니겠지요. 외로움을 어떻게 사전적으로만 정의할 수 있겠어요. 알다가도 모르는 게 인간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십 몇 년 전, 미국 북동부와 캐나다의 국경 사이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큰 규모와 위용에 놀랐고 이어 폭포의 물소리에 무척 놀랐습니다. 폭포의 물소리는 세상을 뒤집어 놓고도 남을 만했습니다.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문뜩 곁에 누군가 있어서 같이 이 풍광을 온몸으로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는 말할 수 없는 외로움이 찾아왔습니다. 지구 한쪽 끝에 나만 있다는 생각! 같이 간 일행들이 많이 있었지만 그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외로움은 어떤 것일까요? “먼 곳이 잘 보이고” “기적소리가 잘 들렸지만 어떤 날에고/ 너 하나만 보고 싶은 게 외로움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외로움의 저쪽에는 사랑이 깃들어 있지 않을까요?

 

외로움과 사랑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사랑을 하면 외롭지 않을까요? 사랑과 외로움은 대척점이 아니라 자아 분열을 통한 일란성 쌍둥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외로움이 외로움을 만나면 사랑이 되고, 지독한 사랑은 외로움으로 발현하는...

 

짤막한 시 한 편이 많은 생각을 떠오르게 합니다.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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