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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23)

 

즉석 질문에 즐거울 락

김송포(1960~ )

 

 예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그거 아카데믹한 질문이오 붓으로 그림을 그리며 눈을 치켜뜨며 붕어라고 생각해 왜요 덕화가 촬영만 끝나면 가방 메고 가길래 어디 가냐고 물었더니 낚시를 간다고 하더군 낚시꾼이 낚시할 때 제일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오 붕어요 붕어는 잡았다가 놓아준다고 합디다 그저 좋아서 하는 거죠 나도 좋아서 하는 거요 내가 그림을 그리는 순간이 제일 재미있기 때문이오 당신들과 얘기 나눌 때 그림을 그려도 이해해 줄 수 있겠죠 나는 잠시도 손을 놓고 싶지 않소 시간이 아깝기 때문이오 나는 이상을 이상 이상이었다라고 소개하고 싶소 이상의 소설 날개알지 그거 하나면 충분해 그렸다가 버려두고 다시 붓을 잡고

 

 그리는 그리는 그리는 그리고

 

 버리는 버리는 버리는 붕어

 

 또 질문 있어요 혹시 사후에 이 많은 그림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나는 현재 그리는 것도 버거운데 죽은 후까지 생각하고 싶지 않소 나의 그림으로 영생을 바라고 싶지 않소 그저 매일 좋아서 색칠하고 붙이고 오리고 덧칠하고 붕어처럼 바다에 놓아주고 잡고 놓아주고 반복만이 즐거울 락

 

김송포 시인

전북 전주 출생. 2008년 시집 집게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으로 부탁해요 곡절 씨』 『우리의 소통으로 로큰 롤이 있음. 시문학우수작품상, 포항소재문학상, 푸른시문학상 수상. 2021년 상상인 시집창작지원금, 2023년 용인문화재단 예술 공모 지원 사업 선정. 성남FM방송라디오 문학 프로 진행자.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123번째 시는 김송포 시인의 즉석 질문에 즐거울 락입니다.

 

제게 누군가 예술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예술이 무엇인지는 모르겠고, 단지 그것은 재미있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예술은 만드는 사람이나 느끼는 자 모두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평소의 지론입니다. 예술 작품이 아니더라도 일상 생활도 가급적이면 재미있게 즐기며 하자는 생각 역시 같습니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란 공자 말씀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즐기며 하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최상이라 여겨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송포 시인의 이 시는 예술론에 다름 아닙니다. 예술은 그저 좋아서 하는 거”, 맞습니다. 화가는 그리는 그리는 그리는사람입니다. 왜 그릴까요? “그리는 순간이 제일 재미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기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낚시꾼이 낚시할 때 제일 좋아하는 것이” “잡았다가 놓아주는 것이 듯, 화가는 그저 매일 좋아서 색칠하고 붙이고 오리고 덧칠할 뿐이네요. “그런 반복만이 즐거울 락이라니! 시인은 예술의 경지를 꿰뚫어보는 심미안을 가졌군요.

 

예술은 길고 버리는 작업은 끝이 없습니다.

 

이완근(시인, 뷰티라이프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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